<일요대담> 광진구에 깃발 꽂은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오 브라더스, 고민정 잡으러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소신파, 27년 만에 보수 불모지를 뚫어내고 기적을 쓴 인물.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이력이다. 그런 그가 서울시를 떠났다. 21대 총선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에게 패배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대신해 오 브라더스 동생이 형의 복수를 이뤄낼 수 있을까? 오 전 정무부시장이 내년 총선서 다시 한번 기적을 쓰기 위해 보수의 험지 광진구로 향한다. 

“광진구는 익숙한 공간입니다.”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는 낯선 곳이 아니다. 아내의 동네이자, 정무부시장 때도 종종 방문했던 지역구로 광진구는 상당히 매력적인 곳으로 느껴왔다. <일요시사>가 오 전 정무부시장을 만나 정무부시장을 하면서 느낀 점, 광진구을 출마 여부, 정치철학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10개월간 몸담았던 서울시청을 떠났다. 되돌아본다면?

▲지난해 8월 첫 출근했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그 때는 110년 만의 집중호우로 전국이 물에 잠겼다. 오자마자 현장 수해 복구에 참여했다. 이날 임명장을 받아야 하는데, 바로 현장으로 투입되면서 늦어졌다. 시청에 계신 분들도 내게 관심을 쏟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게 화요일이 첫 출근이었는데, 금요일에 임명장을 받을 수 있었다. 이때 ‘일복이 참 많구나’라고 느꼈다. 10개월 정도 일을 하면서 1분1초를 낭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왔다. 정무부시장이라는 직책은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이다. 직원들과 소통, 외부에 계신 시민과 소통하며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한다. 아쉬운 점은 이태원 참사 분향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다.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분향소 유족에게 출구를 마련해드려야 하는데, 유족이 요구하는 특별법 문제를 국회가 결단 내려서 집으로 돌아가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는 어떻게 소통했나?

▲직접 연락하면서 소통 창구의 채널 역할을 했으나 서울광장으로 유가족이 오시면서 단절됐다. 끝까지 해결하지 못한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나도 자식을 둔 입장서 굉장히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웠고 그 마음을 나누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국회라는 입법기구를 경험하다 행정을 경험했다. 어떤 걸 느꼈나?

▲정치는 사건이 발생하면 문제를 제기하고 범인을 찾는 데 집중하는 측면이 있다. 이와 달리 행정은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이 관계자와 소통하면서 문제 해결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서는 책임지는 자세를 강조하지 않는다. 행정은 법적인 책임을 포함해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부분이라는 걸 배웠고, 무게감도 다르다는 걸 느꼈다. 국정 시야의 폭을 넓힌 계기이기도 하다.

-퇴임 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듯 보인다

▲어차피 정치인이라 언젠가는 나간다는 걸 전제로 행정 분야를 경험했다. 시기를 스스로 선택한 측면은 있다. 임명권자이고 인사권을 갖고 있는 오 시장에게 퇴임 한 달 전에 말했는데, 선택을 존중해줘 계획대로 다시 정치 현장으로 뛰어들 수 있을 것 같다.

행정 경험으로 시야 더 넓어져
“광진, 사실상 고향과 다름없다”


-본래 지역구는 관악구을이였는데, 광진구을 출마 소식이 들려온다. 확실히 밝혀달라

▲내년 총선은 광진구을로 나갈 생각이다. 그 지역은 민주화 이후 보수 정치인이 한 번도 당선되지 않은 지역이다. 관악구을서 두 번을 지냈는데, 양지를 찾아가려는 게 아니다. 어려운 지역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오 시장의 전 지역구이기도 한데, 그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지역 현안인 자양4구역 지구단위 개발 문제를 일단락 짓는 과정서도 주민들이 광진구을로 출마해달라는 많은 요청도 보내줬다. 광진구을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 지역주민의 니즈와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다. 관악구을서도 27년 만에 보수 정치인이 당선됐다.

-왜 광진구을인가?

▲경험의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정부의 중간평가적 성격을 띤다. 이런 측면서 광진구을은 우리 당이 반드시 넘어야 할 고지다. 민주화 이후 보수정당 후보가 이겨본 적 없는 험지가 서울에 세 곳있다. 그 중 하나인 관악구을서 내가 2015년 기적을 이뤘다. 27년 만이다. 

이제 남은 곳은 광진구을과 강북구을이다. 광진구을서 36년 만에 기적을 이뤄내면 국민의힘 총선 승리와 윤정부 후반기 국정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사도 했을 텐데, 지역을 좀 둘러봤나?

▲지난 22일에 이사했다. 사실 광진구는 나에게 익숙한 공간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건국대학교는 내 모교다. 더 익숙한 것은 아내의 고향이다. 7년간 연애를 하면서 자주 오갔다. 동네가 낯설거나 어색하진 않다. 다시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다. 

-오 시장과 민주당 고민정 의원의 리턴매치격 성격인가?

▲정치권에서는 나와 오 시장을 ‘오 브라더스’라고 부른다. 그런 의미서 ‘오 브라더스의 리벤지 매치’로 봐주면 감사하겠다. 오 시장과의 인연은 오래됐다. 지난 서울시장 보선 때 선거캠프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했었다. 사실상 정치적 동지와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광진구을로 나가는 게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오 시장이 출마했을 당시인 21대 총선서 광진구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 광진구는 인접한 주변 지역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돼있다. 오랜 기간 한쪽 정당의 정치인을 지지하고 선택해 고여 있는 느낌마저 든다. 지역이 새롭게 발전하기 위해 사람을 바꿀 기회가 왔다.

지금은 광진구청장도 국민의힘 소속이다. 광진구 주민의 마지막 선택이 22대 총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꾼 호소인이 아니라 진정한 진짜 일꾼을 광진구을 주민이 선택해주셨으면 좋겠다. 


“오 시장 함께 리벤지 준비 중”
양당 한발씩 물러나 협의해야

-광진구을은 보수당에게 험지로 불린다

▲험지를 떠나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곳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10년간 주거 정비사업과 관련해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 거의 부재하고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 그 욕구들이 폭발적으로 분출 중이다. 이런 욕구들이 나를 뜨겁게 만들었다. 단순히 주거 정비사업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광진구는 이런 가능성들이 상당히 열려 있는 곳이다. 

-본래 정치인이다. 시청에 있으면서도 꾸준히 지켜봤을 텐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

▲행정을 하면서 시민의 입장서 정치를 지켜봤다. 정치라는 건 누가 더 잘하느냐로, 국민에게 희망과 대안이 돼야 한다. 최근 정치는 누가 누가 더 못하냐 경쟁을 하는 것 같아서 불편한 마음이다. 정치는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대안이 되고, 희망이 돼야 한다. 민주당의 대선 불복 심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을 여전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감옥에 보낸 검찰총장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다. 정치 초보 프레임을 씌우고 매사 멸시와 증오의 언사로 헐뜯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을 존중하는 마음을 회복해 줬으면 바람이다. 물론 정치란 구조적으로 상대 정당이 잘못해야 국민에게 주목받는 맹점을 가졌다.

“중앙정부, 지방에 권력 이양해야”
“문제 제기보다 문제 해결이 먼저”

-원내대표를 경험해봤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 원내 협상 때 여론전을 자주 펼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의 존재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 당의 생각만 100% 관철하려 하면 양쪽이 합의를 도출할 수 없다. 조금 양보하고 상대의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양쪽 주장만 팽팽하게 맞서면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정치가 해결 능력을 잃어버린 그런 모양새가 그려지는데 그럴 때마다 안타깝다.

엄연히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곳이 국회다. 국회가 끌어안고 포용하면서 가야 하는 게 정치의 훈명이다. 이 점을 지금 정치인인들이 명심했으면 좋겠다. 

-국민의힘도 쇄신이 필요하다는 말들이 나온다

▲맞다. 국민의힘도 국민에게 다시금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고민해야 한다. 총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국민의힘도 앞으로는 미래 비전, 담론을 갖고 우리 사회와 국가를 어떻게 바꿀 것이라는 걸 국민에게 제시하면 좋겠다. 

-국회로 돌아오게 된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17개 시도 중 서울시도 한 지방정부다. 서울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지방 도시들이 늘 서로 견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무한 권력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예산권, 인사권, 조직권을 다 중앙정부가 틀어쥐고 있다.

국가의 균형 발전은 서울과 비서울,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할 때부터 시작된다. 중앙정부 혼자서는 광역 226개의 기초단체를 다 관장할 수 없다. 분권을 통해 지방에 역할을 부여하고 자율성을 담보하도록 해야 한다. 

-지방은 인구 소멸 문제도 심각하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고령화·저출생 문제가 그렇다. 서울 출생율 0.5명은 전대미문의 숫자다. 이 와중에 서울은 글로벌 유명 도시와 경쟁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이런 점을 빌어 자치권을 확대해 다양성으로 인구 소멸을 대비하기 위한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광진구 지역 주민과도 정무부시장을 하면서 만났나?

▲광진구을을 선택한 계기다. 정무부시장을 하면서 주거환경 정비사업에 대한 주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챙겼다. 이 중 광진구서도 자양 4동 1, 4구역 신통기획으로 지정돼있는 구역의 주민과 간담회를 했었다. 

-오신환은 어떤 정치인인가?

▲스스로 밝히기는 부끄럽지만 팔로우십과 실무능력이 괜찮다는 평가를 내려주신다. 나는 여의도서 유일하게 연극을 전공한 한예종 출신 정치인이다. 연극은 주연배우 혼자 할 수 없다. 누군가 대본을 쓰고 무대를 세우고 미술·조명·음악이 어우러져야 한 편의 작품이 만들어진다. 당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도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는 소리다. 주변을 빛나게 해주면 장기적으로 동료의 신뢰를 얻게 된다는 것을 연극무대서 몸소 배웠다.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였을 때도 앞으로도 같은 태도로 임하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는?

▲미래를 전망하면서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정치의 소임이다. 문제 제기보다는 문제 해결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으로 살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서로 다른 생각을 좁히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내는 정치인이 되도록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줄 것이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오신환 다음 정무부시장은?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후임으로 강철원 서울시 민생소통특보가 내정됐다.

신임 강 정무부시장은 2000년 오세훈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부터 보좌관으로 함께한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2010년 오 시장 재임 때는 정무조정실장을 맡았고, 2011년 오 시장이 서울시를 사퇴할 때도 함께 떠났을 만큼이다.

2021년 오 시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후 미래전략특별보좌관을 맡았고, 지난해에는 지방선거서 캠프 대변인, 7월에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로 보임된 바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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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