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소재 갤러리 MUSEUM1에서 김진 작가의 개인전 ‘안의 밖, 밖의 안’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내 공간의 ‘창’을 클로즈업한 작품 등 ‘안의 밖, 밖의 안’ 연작을 비롯해 총 23점을 감상할 수 있다.
MUSEUM1은 국내 최초의 미디어 아트 전문 미술관이다. 대중을 위한 예술, 대중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예술, 무엇이든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한 공간이기도 하다.
추상인지
MUSEUM1 관계자는 “기획자나 예술가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미술관의 전시 형태에서 벗어나 예술과 대중의 소통, 교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관람객이 전시 공간의 주인이 될 때 비로소 ‘시각예술의 대중화’라는 모든 미술인의 바람이 성취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 삶 주변에 예술이 아닌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MUSEUM1에서 오는 크리스마스(12월25일)까지 김진 작가의 개인전 ‘안의 밖, 밖의 안’ 전시를 개최한다. 김진은 안과 밖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창을 소재로 택해 보는 이로 하여금 모호한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숲을 표방하고 있지만 관람객은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이번 신작에서도 마찬가지로 무엇을 그렸는지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김진은 제목을 비롯해 작품에 대한 아무런 힌트도 주지 않는다. 관람객을 모호한 순간에 놓아두는 것이다.
숲을 표방하면서도
알아채기 힘든 작품
‘모호함’은 말이나 태도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이분법적 구조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 김진은 모호함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가능성에 한정해 사고하는 오류를 전복시키려는 시도다.
작품을 통해 더 이상 본인의 위치가 어디인지 이데올로기적인 질문을 하지 않길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개념을 이분화하고 이원론적 관점으로 보는 사회에 재차 질문을 던진다.
최영심 MUSEUM1 학예팀장은 “김진의 회화는 숲을 표방하고 있지만 추상인지 구상인지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다”며 “작가는 추상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며 구상에서 추상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의 이전 작업에서는 구상적인 요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작업실이나 교회의 풍경 등 소위 어떤 것을 그렸는지 명확하진 않지만 알 수는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신작에서는 그 표현 대상이 모호하다. 모호한 순간은 형체를 해체시키는 듯한 자유로운 터치를 통해 더 강조된다.
관람객에 힌트도 없어
이분법적 사회에 질문
최 팀장은 “이전 회화에서 가상의 창인 캔버스를 통해 바라본 실내 풍경 안에는 또 다른 ‘보이는 창’이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소품은 이전 회화에서 등장하던 작품 안의 ‘보이는 창’을 클로즈업해서 표현한 것”이라며 “김진은 이상과 현실의 접점인 창을 강조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은 보이는 창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작품이 전시된 공간 자체가 회화에 등장하는 실내 공간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관람객이 직접 김진 작품 안에 들어와 창을 통해 밖을 보는 셈이다. 이것마저 나의 위치가 어디인지 모호한 순간이며, 안과 밖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해체시키는 순간이다.
구상인지
김진은 “내가 본 숲은 구체적이지만 또한 구체적이지 않다. 안인지 밖인지 모를 숲과 만나면 숲은 대상이 아닌 개념의 세계로 변용된다. 숲은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새로운 인식으로 그 이상이 된다. 안과 밖을 구별할 수 없는 숲은 이쪽과 저쪽으로 구분하는 것에 익숙한 우리를 얼마나 난감하게 하는가”라고 말했다.
[김진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및 대학원에서 서양화학과를 졸업하고 MAFA Chelsea College of Art & Design University of the Arts London을 졸업했다. 현재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융합예술학부 아트앤디자인전공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런던 스테이블 갤러리, 취리히 미키윅킴 컨템포러리, 런던 아이뮤 프로젝트, 갤러리 분도, 아트사이드 베이징, 도쿄 갤러리 큐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