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그런(언론탄압) 프레임으로 자꾸 공격하지 말고 같이 좋게 생각합시다.”
1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부별심사에 출석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질의답변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수석에게 “전용기에 언론인들을 탑승시켜 태통령 순방 활동을 알리는 목적”이라며 “공짜 편의는 아니다. 마치 시혜를 베푸는 듯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MBC를 배제한 건 다른 언론을 길들이기 한 것 아니냐”며 “재갈을 물리려고 한 것이다. 6개월 만에 너무 많은 것을 봤다. 사고치고 엉뚱한 철학 등을 봤다”고 지적했다.
문재인정부 정무수석을 지냈던 같은 당 한병도 의원은 “의원 질문에 기분 나쁘다고, 거슬린다고, 생각이 다르다고 대통령실을 대표해 오신 수석이 지급 협박하느냐”며 “이런 식의 태도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런 것이 시정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국회서 어떻게 질의하고 답변하겠나”라고 질의 태도에 대해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의 반발이 나오자 여당 예결특위 간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정부 때 강기정 당시 정무수석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소설 쓰고 있네’라며 책임 추궁하듯 국회의원에게 윽박지르고 조롱하는 일도 있었다”며 “정무수석의 ‘합시다’ 답변이 불편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비속어도 아니고 막말도 아니다”라고 엄호에 나섰다.
그러자 윤영덕 민주당 의원은 “방금 수석 발언은 단순히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좋게좋게 생각하자는 건 기본적으로 국회를 대하는 대통령실의 인식이 담긴 것이다. 국회 자체를 무시하는, 경시하는 오만방자한 태도”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지난 9일, 대통령실은 이틀을 앞둔 아세안 정상회의 및 G20 정상회의 순방 때 MBC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가 방침을 전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날 대통령실은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보도가 반복돼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튿날, 취재진의 관련 질의를 받고 “대통령이 많은 세금을 써가며 해외순방을 하는 건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MBC 전용기 배제 결정은)국익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에게도 외교, 안보 이슈에 대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온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 달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