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간 윤석열 한가위 대반전 플랜

팍팍 치솟는 물가 푹푹 꺼지는 인기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추석에는 풍요로움이라는 단어가 늘 함께한다. 윤석열정부가 추석을 맞아 국민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를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부족해 보인다. 이전 정부에서 써먹던 카드를 다시 꺼내든 탓이다. 이와 함께 인적 개편까지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찝찝한 뒷맛이 남는다. 여의도 라인이 몰락하고 검찰 라인 힘만 더 키우는 꼴이기 때문이다. 

최근 연속적인 금리 인상이 있었고 물가 상승도 가파른 추세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2.50%까지 올랐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5월 최저 수준인 0.50%로 낮춘 기준금리가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오른 결과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지난 7월에는 처음으로 빅스텝 인상이 결정된 바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다. 올해 3월부터 4%대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5.4%대를 기록했고, 지난 6월과 7월에는 6%대를 기록한 바 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향하는 추세지만 최근 농산물 가격이 폭등해 8월 물가상승률 역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조사에서 신선 채소는 6월 대비 17.3%, 1년 전보다는 26% 정도 상승했고, 상추는 지난해 대비 2배 넘게 올랐다. 원인은 올해 상반기 급등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반기 최종상품 가격에 반영된 탓이다.

또 최근 폭우 등으로 국내시장의 수급이 불안정해진 여파도 있다. 경제권에서는 고물가 부담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정부도 이 같은 위기를 느낀 모양새다. 지지율 회복이 시급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당선 이후 점차 하락했다. 출범 초기 50%에 달하던 지지율은 지난달 중순 25%까지 떨어지면서 반 토막이 났다. 

지지율 회복이 절실한 가운데 정부는 여러 민생대책과 인사와 관련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추석을 맞아 지지율 회복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고물가 상황에서 추석이 다가오자 ‘민생안정대책’도 꺼냈다. 우선 윤정부는 민생과 관련해 여러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마트 등을 찾아 민생 행보를 늘렸다.

농축산물 수급·물가 동향을 직접 챙겼다. 지난달 11일에는 양재동 하나로마트 회의장에서 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어 민생을 안정시킬 방법을 논의했다. 시민에게 물가상승에 따른 고충도 직접 들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장바구니 물가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이 즐비한 대구서문시장도 방문했다. 대구는 보수의 본거지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부쩍 시민을 향한 스킨십을 늘리는 모양새다. 전국의 많은 시장들 중에서 윤 대통령이 대구서문시장을 방문한 이유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정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풀이된다.

민생 스킨십 늘려 지지율 올리기
지난해와 다를 것 없는 명절 대책?

이렇듯 정부가 이번 추석 대책의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물가다. 이외에도 서민생활과 밀접한 교통, 코로나 대책 등으로 악화된 민심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긴박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정부와 국민의힘은 최근 고위 당정협의회를 개최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정협의에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이 참석해 2시간30분가량의 회의를 통해 추석 대비에 열을 올렸다. 

당정은 추석을 앞두고 추석 민생대책의 차질없는 이행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우선 최대 규모 수준의 성수품을 23만톤가량 공급하기로 했다. 또 650억원 규모의 할인쿠폰을 지원하는 등 전방위 조치에 나섰다. 

배추, 사과, 달걀 등 20대 성수품 가격을 1년 전 수준에 근접하도록 관리하기로 했으며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 가능한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은 20%~30% 할인율로 1인당 최대 4만원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해 추석 공급량 대비 1.8배로 역대 최대 규모다.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기존 대비 25% 증가한 2000명의 방역 지원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며 경기 안성휴게소 등 휴게소에서는 고령층 등에게만 시행하던 무료 PCR 검사를 전 국민으로 확대 시행한다. 

고속버스 운행은 23% 증편하고 임시 갓길차로 운영, 서울·수도권 대중교통을 2시간 연장 운행해 연휴 기간 수송 능력을 최대치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연휴 기간 동안 면제된다. 현대·기아 등 5개 자동차 회사 2000여개 서비스 센터에선 무상점검 서비스도 제공된다. 

코로나 방역에 있어 국민 일상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의료 대응체계를 가동해 코로나 확산을 막고, 다중이용시설, 사적 모임 등에도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의료 대응체계 역시 동네의 병·의원, 대면진료와 지정 병상·일반 의료체계 입원을 병행한다. 연휴 기간 신속한 검사와 진료 및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3000개소 이상의 원스톱 진료기관을 연다. 의료상담센터도 평시 대비 80% 이상인 145개를 운영할 예정이다.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이밖에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등 지원책, 최근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복구책 등 다양한 대책을 공개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명절 자금을 위해 42조원 이상의 자금이 공급된다. 지난해보다 1조9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온누리상품권의 구매한도를 100만원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추석 특별대책들이 과거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지어 정부가 이미 발표했던 물가 대책과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 새롭지도 않다는 것이다. 

물가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실제 할인쿠폰 등은 매년 시행했던 제도다. 또 사실상 시민이 물가안정을 체감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측면도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회원을 대상으로 계산대에서 자동할인이 적용되지만 전통시장은 그렇지 않다. 사용할 수 있는 곳도 전국 상인연합회가 지정한 시장 상점뿐이다. 

설령 전통시장에서 사용한다고 해도 전통시장에 방문하는 연령층이 대부분 고령층이다 보니 가입을 꺼리고 할인받을 수 있는 품목도 사실상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정부는 대형마트 규제를 누리집 1호 국정과제 안건으로 선정한 바 있다.

즉각 소상공인들이 반발에 나섰다. 정부는 민심 악화를 우려해 일단 재검토를 결정했다. 이런 탓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거의 백지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대형마트는 2012년 이후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으로 월 2회(매월 둘째·넷째주 일요일) 의무휴업을 한다. 또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이 불가하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의 경우 문재인정부에서 2017년 추석부터 2020년 설까지 명절마다 반복해왔다. 이를 없앤 이유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 때문이었다.

겉으로만 풍성
까보니 텅텅∼

이렇듯 윤정부는 추석 최대 플랜으로 민생을 가장 큰 목표로 설정했지만 실제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 건드린 부분은 민생뿐만 아니다. 인사와 관련해서도 추석 전에 손을 볼 예정이다. 인사 논란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홍보·인사·총무 등은 대통령실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왔다. 

인사 개편과 쇄신은 취임 윤 대통령 취임 100일 이후 띄우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추석 전까지 비서관급 참모진을 대거 교체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주요 개편 대상은 시민사회수석실과 정무수석실에서 근무하는 이들이다. 내부감찰까지 단행하면서 비서관급 참모진 교체가 점쳐지고, 칼날이 수석비서관까지 이어진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사법부에서 인용된 점, 국민의힘의 내홍이 끊임없는 점 등에서 정무라인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기준 정무수석실에 근무하는 수석비서관을 비롯해 선임행정관, 행정관, 행정요원 등 총 23명 중 6명이 짐을 쌌다. 선임행정관과 행정관 등 3명은 권고사직 형태, 홍지만 정무1비서관과 경윤호 정무2비서관 등은 스스로 물러났고, 실무진 중에서는 1명이 물러났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인수위 기간 자신 있게 내세웠던 시민사회수석실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시민사회수석실에 근무하는 5개 부처(국민통합·시민소통·종교다문화·디지털 소통·국민제안) 비서관 중 3곳이 공석이다. 시민사회수석실은 보안사고를 비롯해 인사개입, 국민제안제 어뷰징 사태 등 논란이 이어져왔다.

각종 의혹으로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른 셈이다. 조만간 시민사회수석실은 통폐합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통령실은 수시 개편이라는 기조를 내세워 최대 80명까지 교체된다는 말도 들린다.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인원 중 20%에 달한다.

대통령실 대거 인적 쇄신 칼바람
여의도 라인 밀어내는 검찰 라인

이번 교체는 사실상 경질에 가깝다. 다만 일선에서 물러난 이들의 공통분모는 여의도 출신이라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검찰과 여의도 세력간 권력투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인적 쇄신의 칼을 쥔 세력이 검찰 라인이라 여의도 세력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탓에 내부에서조차 인사기용 폭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민정수석실 폐지를 공약한 바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민정수석실이 폐지된 이후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 담당 소관부처는 법무부다. 이때 함께 신설된 게 법무부 산하의 인사정보관리단이다.

윤정부의 인사검증은 3단계를 거친다. 첫 단계는 인사기획관실에서 여러 인물을 올린다. 1차 검증은 지난 6월 선보인 법무부 산하 인사정부관리단에서 진행한다. 이후 분야를 나눠 후보자의 정보를 수집한 뒤 문제점을 파악한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인원을 추려 공직기강비서관실로 전달돼 2차 검증을 진행하는 절차를 밟는다. 

해당 단계까지 통과하면 부속실장이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구조다. 인사검증 등에 있어 상호견제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구조를 두고 검찰 라인이 인사를 담당하는 특성상 개편에도 검찰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인적 쇄신을 단행해도 검찰을 향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당장 야당에서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인사 대참사에 대한 직접 책임이 있는 법무비서관, 인사비서관, 감찰에 책임이 있는 기강비서관 등 검찰 출신 육상시에 대한 문책이나 경질은 언급이 없다”고 공격했다. 이어 “최근 대통령실 감찰과 인적 쇄신을 검찰 출신 참모가 주도하는데 적반하장”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가 육상시로 표현한 인물은 이원모 인사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등이다. 이들은 검찰 출신 참모진이다. 대통령실의 대대적 쇄신으로 여의도 라인이 휩쓸려나간 뒤 앞으로 인사가 고민일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제외한 다른 여의도 라인이 대통령실에 합류한다고 해도 검찰 라인의 텃세를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한다. 인적 쇄신 등을 수시로 하겠다는 기조가 뚜렷하지만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라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인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지율 추락
잡아야 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석 때 인적 개편과 쇄신을 단행한다고 한 게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가 의문”이라며 “이 같은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인적 개편뿐 아니라 인사시스템도 고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 추석 선물은? 

 

전남 순천 매실액이 다가올 대명절인 대통령실 추석 명절 선물 세트 구성품으로 선정됐다.

순천시에 따르면 농업회사법인 순천엔매실은 순천 매실액 2만병을 대통령실로 납입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매실액, 매실 장아찌 등 가공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순천엔매실은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등을 획득한 가공 사업장이다.

대통령실에 납품된 순천 매실액은 대통령 추석 명절 선물로 각계각층에 보내질 예정이다.

작년 추석 문재인정부에서는 충주의 청명주와 팔도쌀 등 지역 특산물을 추석 선물로 선정한 바 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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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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