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감사원 실세 유병호 사무총장

원장 위에 총장? 2인자 쥐락펴락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감사원의 하반기 감사 계획을 놓고 ‘보복 감사’ 논란이 불거졌다. 여야는 현 사태를 각각 전‧현 정부 탓으로 규정하고, 연일 정면충돌하는 형국이다. 감사원 안팎에선 ‘실세’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좌천 뒤 영전한 유 총장의 ‘복수혈전’에 중립·정중동이 사명인 감사원 전체가 흔들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지난 6월 15일 임명됐다. 지난 1월 감사연구원장직으로 사실상 좌천당한 지 5개월 만에 차관급인 사무총장으로 영전한 셈이다. 두 정권은 불과 반년 사이 유 총장에게 상반된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정부 바뀌고
다시 돌아왔다

유 총장은 1994년 제38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발을 들였다. 1997년 감사원에 전입해 이후 25년간 근속한 ‘감사통’이다. 그동안 공공기관감사국장·심의실장·지방행정감사1국장·국방감사단장·IT감사단장 등 감사원 요직을 두루 거쳤다는 평가다.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에 임명되기도 했다.

감사원은 유 총장 임명 당시 “국가‧사회적 현안 관련 또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감사를 주도적으로 지휘해 문제를 해결해와 감사원의 신뢰를 높였다”며 “특히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감사를 통해 조직적인 감사 증거 은폐 등 관계기관의 감사 방해에도 불구하고 결국 경제성이 졸속으로 평가돼 조기 폐쇄 결정됐음을 밝혀 원칙주의자로서의 강직한 면모를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서울교통공사 등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친인척 채용 실태를 파헤쳐 위법부당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 사례 등 원칙과 상식에 벗어난 공공기관 인사에도 제동을 건 바 있다”며 “확고한 소신과 함께 진취적인 도전정신으로 감사원을 활력 넘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전 정부 때와는 정반대의 평가다. 감사원이 언급한 두 사건은 모두 문재인정부 때 당시 정부와 집권여당을 정조준한 감사였다. 유 총장은 25년간 감사원에 근무하면서 두 번의 좌천을 맛봤다. 각각의 사건을 파헤친 뒤, 유 총장은 비(非)감사 부서로 보내졌다.

그는 2019년 9월 지방행정감사1국장 시절 ‘서울교통공사 고용 세습 비리’를 밝혀내고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고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에게는 주의 처분을 내렸다. 유 총장은 같은 해 12월 심의실장으로 발령받았다.

이듬해 4월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에 의해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복귀했다. 난항을 겪고 있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전 감사에 구원 등판한 것.

유 총장은 전면 재감사를 단행했고, 그해 10월 “정부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저평가했다”는 감사 결과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증거 인멸 정황도 포착했다. 담당 국장 중징계 처분 요구와 포렌식 복구 절차가 이어졌다.

유 총장은 지난 1월 감사연구원장으로 또다시 좌천당했다.

‘인사보복’이라는 비판이 일자, 당시 감사원은 “본인이 원해서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 총장은 “‘희망을 당했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하다”며 인사보복이 실재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유 총장은 지난 6월15일 취임식에서 “새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로 엄정하게 대처할 것을 약속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대한민국호가 물가 등 경제적 난제, 사회통합 등의 격랑을 헤치고 미래로 순항할 수 있도록 우리 감사원은 감사원장을 중심으로 밥값(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직문화개혁’을 천명했다. 그는 “앞으로 전략과 방법론, 고민 없는 계획서·보고서 등이 얼렁뚱땅 결재·시행되는 일이나 그렇게 일하는 간부가 감사지휘 라인에 있는 사례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현재 우물쭈물할 이유가 없다. 특히 간부가 제대로 감사지휘를 하지 못한 채 현재나 미래의 자리를 탐하는 것은 순리에 역행하는 부끄러운 행태임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감사원 안팎에서는 “개원 이래 가장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이 자자하다. 유 총장이 지난달 초 간부회의에서 “악폐 진상규명을 시리즈로 해나갈 예정이니 놀라지 말라”고 밝힌 일화가 흘러나오면서다. 

감사원 25년 근속…요직 거친 ‘감사통’ 
문정권서 두 번 좌천, 윤정권에선 영전

일전에 유 총장은 문정부의 공공기관 평가에 관한 잘못을 덮었다는 의혹을 ‘악폐’로 규정한 바 있다. 연루된 감사원 간부와 직원 5명은 감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 총장의 ‘시리즈’ 발언은 전 정권 의혹에 대한 고강도 감찰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총장은 “향후 인사에서 감사교육원 공간을 빌려 (국·과장이)재충전과 성찰을 하도록 할 것이고, 성찰한 순서대로 (감사 부서로)복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유 총장 뜻에 따라 국·과장 100여명 중 능력이 애매한 간부를 최대 30명까지 재교육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복귀 기준으로 제시한 ‘성찰’의 의미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를 들어 “사실상 나가라는 의미”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날 회의에선 강경 발언이 이어졌다. 유 총장은 “전 간부, 전 직원이 곧 인사가 난다고 보면 된다”며 “해야 하는 일인데도 안 하는 것이 제일 나쁘다. 심한 경우 형사처벌로 처리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유 총장 말대로, 이달 초 감사원은 대규모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국·과장급 간부 인사는 승진 59명, 전보 90명 규모다. 

이 같은 유 총장 방침에 대한 감사원 내부 평가는 엇갈린다. “분명히 충격 요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견과 “공포 통치 수준”이라는 비판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감사원은 끊임없이 ‘중립의무 위반’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야권에선 감사원을 ‘윤정부 최전방 공격수’로 지칭하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정권 초기 ‘죽은 권력’을 향해 ‘칼춤’을 추는 주체는 대대로 검찰이었다. 하지만 사상 최초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대규모 피바람을 우려한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을 대폭 축소했다. 이에 검수완박으로 직격탄을 맞은 윤정부는 검찰 대신, 감사원을 ‘칼잡이’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총장 영전 뒤에는 이 같은 맥락이 있었다는 해석이다.


전 정권 정조준
중립 위반 시끌

게다가 최재해 감사원장의 실언이 논란을 키웠다. 최 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받던 중 “감사원이 대통령 국정 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야권은 이 발언을 빌미로 감사원 중립성 논란 맹공에 나섰다.

일각의 지적대로, 감사원은 정권이 바뀐 이후 전 정권 관련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에 관해 국방부와 해경을 시작으로 국가안보실·국가정보원·해양수산부·통일부 등 9개 정부 부처·기관을 현장 감사 중이다.

문정부 인사가 남아 있는 국민권익위에도 강도 높은 감사가 시행됐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부정 감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 위원장은 지난 10일 개인 SNS에서 “권익위 직원에 대한 괴롭히기식 불법 감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상습 지각 등 제보’라는 억지 이유로 시작된 감사가 부위원장들과 수행원들 근태, 권익위 직원과 권익위 업무 전반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며 “감사원 감사는 처음부터 고래 잡기를 작정하고 망신주기나 겁박으로 사표를 내도록 압박하거나 임기 포기를 종용하는 사퇴 겁박용 표적 감사”라고 비판했다.

여기서 ‘고래’란 고위 공직자가 연루되거나 규모가 큰 사건을 의미한다. 감사원에서 통용되는 은어는 아니지만, 유 총장이 자주 쓰는 말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올린 게시글에선 “(권익위 감사에)감사원 컴퓨터 포렌식 조사까지 동원됐다”며 “먼지 한 톨이라도 찾아낼 기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익위 업무가 마비됐다. 직원들이 4주째 감사에 대응하느라 사실상 업무를 제대로 할 수가 없을 지경”이라며 “직원 사이에 두려움이 소리 없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감사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들과 국민권익위 모두 문정부 인사가 수장으로 있었거나 정권교체 후에도 남아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감사원은 병무청, 행정안전부,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고 있다. 이 중 선관위 감사가 입방아에 올랐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감사는 상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 3월 대선 당시 코로나19 확진자 투표 시간에 투표용지를 소쿠리에 걷어간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부터 자료수집 등 본격적인 감사 절차에 돌입했다. 

검찰 대신
칼춤 추나

감사원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내고 “회계 집행뿐 아니라 선거관리 사무 전반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군다나 최근 감사원이 공개한 ‘하반기 감사 운영 계획’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번 감사 계획에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 코로나 백신 수급 등 문정부의 핵심 정책이 포함됐다. 앞서 무분별한 추진으로 잡음이 일었던 태양광 사업 및 백신 도입 지연 사태 등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문정부가 만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출범 1년 반 만에 감사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례 없는 전방위 감사가 예고되면서 편파·표적 감사 의혹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결정에 앞서 내부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감사위원이 특정 정책이 불과 1년 반 만에 다시 감사 대상에 오르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유 총장은 ‘보복 감사’ 논란을 부인하고 나섰다. 유 총장은 지난달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왜 그랬는지 사실관계를 엄밀히 밝혀야 하지 않나. 감사원은 원리·원칙에 따라 헌법이 부여한 기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한 게 있으면 벌주는 게 왜 보복인가. 경찰이 도둑을 잡는 것과 같다”며 “안 하는 게 직무 유기다. 마땅히 할 일을 보복으로 생각한다면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 총장은 “한국의 중요 이슈에 대해 감사원은 해야 할 일, 잘하는 일을 하는 거다. 이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본래 감사원 사무총장은 감사원장에 이은 조직 내 2인자 자리다. 하지만 정·관계는 유 총장을 ‘원장까지 제친 실세’로 보고 있다. 최근 단행된 감사원 내부 개혁과 전 정권 감사 드라이브를 모두 유 총장이 진두지휘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유 총장이 감사원 내 특별감찰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것이 감사원 ‘집안싸움’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정중동’ 칼자루 입맛따라?
표적 수사·특별 감찰 논란

최 원장은 지난 22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 총장에 대한 특별감찰 사실을 시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유 총장이 공공기관 감사국장 시절 행동강령 위반으로 신고됐느냐”는 질문에 그는 “신고서가 접수된 걸로 알고 있다. 행동강령 위반이라는 내용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2020년 당시 유병호 공공기관 감사국장의 직속 부하들이 유 총장을 신고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공기업 경영평가, 실태감사를 하면서 행동강령을 위반했다고 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신고 배경은 ‘맞불 감찰’이다. 유 총장은 감사원 K 과장 등 5명을 지난달 초 직위해제하고 이들을 감찰해왔다. 유 총장은 기획재정부에 대한 봐주기 감사, 즉 ‘악폐’ 의혹을 밝히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다방면으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땅한 탈출구가 없었고, 결국 K 과장이 최후의 수단을 꺼내 든 것이다. 

‘유 총장 리스크’는 이뿐만이 아니다. 유 총장의 고압적인 태도는 내부 직원들과 지속적인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익명 비판을 입막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올해 초 내부망에 익명게시판 ‘감나무숲’을 개설했다.

내부 문제를 직원끼리 자유롭게 논의하라는 취지였다. 지난 6월 유 총장이 취임한 이래로, 감나무숲에 조직 운영 방향을 비판하는 글이 자주 올라온 게 발단이 됐다.

비판 글은 유 총장이 회의 때 “(감나무숲의)명예훼손 글은 디지털 포렌식을 해서 고발하겠다”고 발언한 뒤 그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원 측은 “유 총장은 ‘익명성에 기댄 비방을 자제하고, 명예훼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가 요청하면 법률 지원 등을 하겠다’고 말한 것인데 이를 오해한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유 총장과 감사원을 둘러싼 정치권 충돌 역시 날로 격화되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 행보를 겨냥해 ‘정치 보복성 감사’라고 비판한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비판이 사실 왜곡이라며 감사원을 엄호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권익위·방통위 같은 전 정권의 임기제 기관장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표적 감사는 직권남용 소지가 크다”며 “고발을 포함한 모든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더니, 윤석열정권에서 권력기관은 법보다 충성이 먼저인가”라고 꼬집었다.

지난 21일 같은 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감사원의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전면 대응에 나설 것이다. 감사원은 민주당의 집중 감사 대상”이라며 “특히 (감사원 실세)유 총장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 데 이은, 강경 발언의 연속이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자신의 SNS에서 “문정부가 마땅히 했어야 할 감사를 그냥 넘어갔기 때문에 윤정부가 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사정기관의 정상화”라고 주장했다.

한통속?
폭풍전야

그는 “백신 수급도 제대로 못한 코로나 대응, 민간인 사찰 의혹을 받은 공수처, 대선 때 소쿠리 투표함을 내민 선관위까지 모두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얼마나 지은 죄가 크면 감사원의 상시적 업무까지 경기를 일으키고 발목 잡기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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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