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록 법무사의 쉬운 경매> 경매로 주택을 사려면?

[Q] 경매로 주택을 사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되나요?

[A] 법원이 제공하는 법원경매에 관한 정보는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에서 검색 가능합니다. 검색은 ’경매물건-부동산-법원/소재지-물건상세검색-소재지 및 내역-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사건상세조회와 관심물건등록’ 순입니다. 회원 가입 후 ‘나의경매’에서 ‘매각예정물건’을 소재지(시/구/읍·면·동)별로 물건을 찾으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건정보는 ①물건기본정보 ②기일내역 ③목록내역 ④감정평가서 요약 ⑤인근매각물건사례 ⑥유의사항 등으로 구성돼있고,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및 감정평가서(매 매각기일 1주 전부터 조회 가능) 등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황조사보고서에 첨부한 주민등록등·초본은 비치하지 않습니다[부동산등에 대한 경매절차 처리지침(재민 2004-3) 제8조]. 

경매공고에서 매수할 주택을 골랐다면 관심물건으로 등록해두면 편리합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유료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매수신청을 하려면 먼저 매수할 부동산에 대한 권리분석을 해야 합니다. 권리분석이란 경매로 인해 매수인(경락인)이 떠안아야 할 부담이 있는지를 분석해보는 것입니다.  


권리분석을 하려면 우선 ’매각물건명세서‘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권리분석은 주로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임차보증금이 매수인에게 인수되는지, 매각으로 소멸되지 않는 권리 또는 가처분이 있는지, 매각에 따라 설정된 것으로 보는 지상권이 있는지, 매수인이 부담해야 할 유치권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권리분석은 향후 권리별로 구분해서 설명하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현장에 가봐야 합니다. 경매목적물 인근 부동산사무소에 가서 점유자 및 임대차 관계, 시세 등을 알아보고, 관리사무소에 가서 연체한 관리비 등이 있는지 등을 미리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점유자에 대해서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인인지,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유치권자의 점유인지 등을 확인해 봐야 합니다. 

매각물건명세서에는 보통 ‘배당받지 못한 임차보증금이 매수인에게 인수될 수 있다’ 혹은 ‘유치권 신고가 있으나 그 성립여부는 불분명하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입찰에 참여하는 매수자의 입장에서는 법원이 부동산을 팔면서 이런 걸 조사해서 임차보증금의 인수 여부나 유치권의 성립 여부를 명확하게 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다툼이 있으면 재판을 해봐야 알고, 재판이 3심까지 갈 수도 있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판단을 당사자에게 맡기고 경매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경매에서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유치권의 성립여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유치권자는 목적부동산이 경매될 경우 유치권이 있음을 증명하고 집행법원에 신고해야 경매절차에서의 이해관계인으로 됩니다.

유치권자가 집행법원에 유치권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그 유치권자는 이해관계인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지 못할 뿐 여전히 유치권자로서 매수인(경락인)으로부터 피담보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건물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유치권은 등기부에 기재되는 권리도 아니고,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돼있지 않거나 경매절차에서 권리신고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배당을 받는 권리가 아니므로 배당요구를 할 필요는 없다)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경매목적물에 대한 점유자 확인을 통해 점유자를 확인해보고, 점유자가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는 경우 그 유치권이 성립할 여지가 있는지  등을 매수신청 전에 분석해봐야 합니다.

다음은 유치권이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해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이므로 이를 소개합니다.

유치권이 성립하려면 먼저 유치권자가 유치물을 점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점유는 직접점유뿐만 아니라 경비회사를 통하거나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그 임차인으로 하여금 점유하게 하는 간접점유도 포함합니다. 

점유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일 뿐 아니라 존속요건이므로 유치권자가 점유를 상실하면 원칙적으로 유치권도 소멸합니다(민법 제328조).

다만 점유가 제3자에 의해 불법 침탈된 경우에는 유치권자가 점유물반환청구권을 행사해 점유를 회수하게 되면 점유를 상실하지 않은 것으로 되어(민법 제204조, 제192조) 유치권이 소멸하지 않은 것으로 됩니다.  

유치권과 대항력 있는 임차권은 둘 다 주택의 점유라는 요건을 필요로 하므로, 임차인이 유치권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유치권자의 직접점유자로서 점유하는 경우 외에는 두 점유는 양립할 수가 없습니다.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유치권자의 점유는 직접점유이든 간접점유이든 관계없지만, 유치권자는 채무자 또는 소유자의 승낙이 없는 이상 그 목적물을 타인에게 임대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므로(민법 제324조 제2항 참조), 소유자의 승낙 없는 유치권자의 임대차에 의해 유치권의 목적물을 임차한 자의 점유는 매수인(경락인)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5마2025 결정). 

또한 유치권은 목적물을 유치함으로써 채무자의 변제를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것을 본체적 효력으로 하는 권리인 점 등에 비추어, 그 직접점유자가 채무자인 경우에는 유치권의 요건으로서의 점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7다27236 판결).

유치권자의 점유에 대해서는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에 대해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는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대법원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경매개시결정 등기가 된 뒤에 점유를 이전받아 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5마2025 결정).

민사유치권은 유치목적물에 대한 점유뿐만 아니라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그 물건에 ‘관해 생긴 것’이어야 하고, 상사유치권(피담보채권이 상인간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인 경우)은 민사유치권과 달리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관해’ 생긴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은 민사유치권의 경우에는 목적물의 소유권이 자기 물건만 아니면 누구에게 속하든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음에 비해, 상사유치권은 목적물의 소유권이 ‘채무자 소유’일 것으로 제한돼있습니다(민법 제320조, 상법 제58조).

민사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될 수 있는 ‘목적물에 관해’ 생긴 채권인지에 관해 대법원은 ‘갑이 건물 신축공사 수급인인 을 주식회사와 체결한 약정에 따라 공사현장에 시멘트와 모래 등의 건축자재를 공급한 사안에서, 갑의 건축자재대금채권은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채권에 불과할 뿐 건물자체에 관해 생긴 채권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11다96208 판결).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관해 이미 선행저당권이 설정돼있는 상태에서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상사유치권자는 채무자 및 그 이후 채무자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하거나 제한물권을 설정받는 자에 대해서는 대항할 수 있지만, 선행저당권자 또는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습니다(2010다57350판결, 2012다94285).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해 증· 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에게서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해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1다55214 판결).

유치권은 임차인이 지출한 필요비·유익비에 대해서도 성립할 수 있지만, 건물의 임차인이 임대차관계 종료 시에는 건물을 원상으로 복구해 임대인에게 명도하기로 약정한 것은 건물에 지출한 각종 유익비 또는 필요비의 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하기로 한 취지의 특약이라고 볼 수 있어 임차인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73다2010 판결).

또한 ‘필요비와 유익비를 청구할 수 없다’는 특약이 계약서에 부동문자로 인쇄돼있어 일률적으로 또는 기계적으로 적용되도록 예정돼있는 것이라도 계약체결 시 다른 의사 표시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조항의 취지는 통상 존재하고 예상할 수 있는 필요비나 유익비를 청구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대법원 89다카5628 판결 참조).


다음으로 채무자가 연체한 관리비를 매수인(경락인)이 부담해야 하는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판례는 미납 관리비 중 공용부분(계단, 복도, 엘리베이터 등)에 대해서는 매수인에게 인수되지만, 전용부분에 대해서는 매수인이 부담하지 않으며(관리규약에 전 입주자의 체납관리비를 양수인에게 승계시키도록 규정돼있더라도 이는 입주자들의 자치규범인 관리규약 제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특별승계인이 그 관리규약을 명시적, 묵시적으로 승인하지 않는 이상 효력이 없다), 1개월 단위로 지급되는 집합건물의 관리비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라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05다65821 판결). 

낙찰 받은 부동산이 인근에 혐오시설이 있다거나 우범지역에 위치한 주택인지를 모르고 샀다면서 낙찰을 불허가 해달라고 신청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유는 매각불허가사유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현장 확인은 매수인이 해야 할 몫입니다. 그러므로 현장에 가서 이 같은 문제가 있는지를 미리 살펴봐야 합니다.

매각기일은 보통 10시에 입찰을 실시하는데, 당일 연기되거나 취하되는 사건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입찰법정 게시판에서 진행되는 사건을 확인한 후 입찰에 참가하면 됩니다.

매수보증금 납부로는 현금 또는 자기앞수표, 보증서 제출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보관이 용이하고 간편한 자기앞수표가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자기앞수표는 지급제시기한이 5일 이상 남아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민사집행규칙 제64조). 매수보증금은 최고가매수신고인이나 차순위매수신고인이 되지 못하면 입찰법정에서 바로 반환해 줍니다. 

입찰은 시작하고 나서 1시간 이내에는 개찰을 실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입찰표를 신중하게 기재한 후 찬찬히 살펴보고 입찰함에 넣어야 합니다. 혹시 1억원이라고 써야 할 것을 ’0‘을 하나 더 붙여서 10억원으로 잘 못 써서 입찰함에 넣고 말았다면 입찰을 마감하기 전에 입찰표를 하나 더 제출하면 둘 다 무효가 됩니다.

보통 위임장에 날인한 인감인영이 인감증명서와 다른 경우와 매수보증금을 적게 납부한 경우, 여러 개의 물건이 있는 경우에는 물건번호를 기재해야 하는데, 이 기재를 빠뜨리는 등의 실수를 많이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모두 무효처리되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02-535-3303 · www.김기록법무사공인중개사.com>


[김기록은?]

법무사·공인중개사
전 수원지방법원 대표집행관(경매·명도집행)
전 서울중앙법원 종합민원실장(공탁·지급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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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