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변호사의 생활법률 Q&A> 위계에 의한 간음에 해당되나요?

[Q] 돈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미성년자와 조건만남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 후 차용증에 돈을 갚기 전까지 이자로 제가 원할 때 미성년자 집 근처 모텔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지 않아 “차용증에 집주소 있다, 집에 가서 돈을 받아내겠다” “만남으로 전부 탕감하든가”라고 몇 차례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경찰에서 아청법 미성년자 위계에 의한 간음 미수로 조사 받으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성매수는 인정하는데 위계에 의한 간음은 억울합니다.

[A]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5호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 법에서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아동 청소년을 간음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미수에 그쳐도 처벌이 가능합니다.

위계에 의한 간음죄는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런 심적 상태를 이용해 간음의 목적을 달성했다면 위계와 간음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고,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합니다.

판례에 의하면 왜곡된 성적 자기결정에 기초해 성행위를 했다면 왜곡이 발생한 지점이 성행위 그 차제인지, 성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인지는 성적 결정에 대한 침해가 발생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점에서 중요하지 않고, 피해자가 오인·착각·무지에 빠지게 되는 대상은 간음행위 자체일 수도 있고, 간음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거나 간음행위와 결부된 금전적 비금전적 대가와 같은 요수일 수 있습니다.

다만 행위자가 위계적 언동이 존재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계적 언동의 내용 중에 피해자가 성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를 이룰만한 사정이 포함돼야 하고, 피해자의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가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같은 인과관계를 판단함에 있어 피해자의 연령 및 행위자와의 관계·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범행 당시와 전후의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위력에 의한 간음죄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했습니다.

유사 판례에서 피고인이 미성년자와 조건만남으로 연락해 금전을 대가로 성매수를 2회 하기로 했으나 1회만 하고 1회는 나중에 시간과 장소가 맞으면 성행위를 갖기로 했다가 미성년자가 연락을 피하고, 다시 미성년자의 SNS를 통해 급하게 금전의 필요함을 알고 피고인이 미성년자에게 금전을 빌려주고 이자 명목으로 성행위를 합의했습니다.

미성년자가 이에 응하지 않자 “그렇게 12시간도 안돼서 뼈저리게 후회한 사람들이 둘 있어요. 찾아가서 만나지 않도록 약속지켜요” “외국으로 도망하지 않는 한 내돈 먹고 튀면 큰 책임질 줄 아쇼” “알아서 찾아갈게요. 떼먹은거 알아서 몸으로 갚을 거에요” 등 메세지를 총 16차례에 걸쳐 피해자에게 보낸 사안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채무변제를 대신하거나 채무변제 또는 연체를 이유로 성행위를 요구하는 것도 포함돼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허나 순수하게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채무변제와 이를 대신한 성행위 중 선택을 강요하고, 채무변제 여력이 없는 피해자에게 성행위를 강요하는 것과 같아 이를 결심하게 할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고 피해자는 변제 요구나 성행위 요구는 물론, 자신의 집을 알고 있는 피고인이 집 앞 사진까지 찍어 올리고, 계속 통화를 시도하자 무서워 빨리 채무변제하고 피고인을 떼어내고 싶어, 스스로 경찰에 신고할 생각까지 했다고 진술해 피고인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성행위를 결심하게 될 중요한 동기에 대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만한 위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02-522-2218 · lawnkim.co.kr>
 
[김기윤은?]

형사전문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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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