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 단상> 루비비율

어떤 가치냐에 따라 그 비율도 계속 변할 것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름다움을 논할 때, 비율을 매우 중요시했다. 이런 연유로 그리스의 신전, 건축물, 미술작품 등에는 황금비율의 비밀이 숨어 있다.

황금비율은 임의의 길이를 두 부분으로 나눴을 때, 전체와 긴 부분의 비율이 긴 부분과 짧은 부분의 비율과 같은 비율을 말한다. 

가로의 길이가 A+B, 세로의 길이가 A인 직사각형(단, A>B)을 가로로 A:B로 분할해 정사각형과 작은 직사각형으로 나눌 때 만들어진 작은 직사각형과 전체 직사각형이 닮을 경우 그 비율을 황금비율이라고 하며, 그 비율은  (1+√5)/2:1로, 이를 계산하면 1.618:1이 된다.

황금비율을 나타내는 (1+√5)/2는 그리스어로 파이다. 당시 피타고라스가 여러 모양의 사각형을 놓고 사람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사각형을 고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황금비율 직사각형을 골랐다고 한다.

피타고라스의 황금비율이 사람이 시각적으로 느끼는 가장 아름다운 비율임을 증명한 셈이다.

산업화시대까지 황금비율은 전 세계로 확산됐고, 각 나라의 문화 속에 깊이 침투해 생활용품에서 예술작품에 이르기까지 황금비율이 적용되면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류에게 커다란 혜택을 줬다.


그런데 인터넷시대에 컴퓨터가 등장하면서부터 인류는 아름다움보다 안정감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바뀌었는데, 모든 서류를 컴퓨터로 작성하고 출력하는 컴퓨터세대에게 가장 익숙한 컴퓨터 출력 용지가 인류에게 안정감을 갖게 해줬다.

컴퓨터 출력 용지 비율은 √2:1로, 이는 금강비율이다. 금강비율은 자기 동형 성질로 인해 자신의 반은 다시 자기 자신과 닮은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닮음비율로 불리기도 한다.

전지(면적:1㎡)를 반으로 접는 횟수에 따라 A1, A2, A3, A4 등의 A판 용지가 되며, 가로 세로의 비율은 모두 금강비율 √2:1이다.

직사각형을 계속 반으로 나눌 때, 둘로 나누어진 사각형이 계속 닮은꼴이 되기 위해서는 긴 변의 길이와 작은 변의 길이가 √2:1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현대인은 세상이 급속도로 변하면서 영상을 통해 삶의 만족과 우아함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달라졌다.

그래서 영화관이나 핸드폰의 화면은 우아함을 주는 비율로 만들어야만 했다.

√2는 평면 대각선 길이지만, 테오도로스의 상수로 불리는 √3은 단위 큐브의 공간 대각선 길이다.


현대인은 직사각형 프레임에 갇혀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영상을 통해서 직사각형 안에서도 공간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시각적으로 √3:1의 비율에 친해져 있다. 

내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영화관이나 핸드폰의 화면 비율은 대부분 √3:1이었다. 

고대사회에서 산업화시대까지는 비싸고 아름다운 황금이, 산업화시대 이후 인터넷시대까지는 단단하고 안정적인 금강(다이아몬드)이 인기였지만, 지금은 희귀하고 우아한 루비가 인기 있는 보석임을 감안해 √3:1의 비율을 루비비율이라고 명명해봤다.

그리스도인이 로마로부터 박해받을 당시 암호로 사용했던 카타콤 벽화에 있는 물고기(익투스)의 머리부터 꼬리까지 전체 길이와 꼬리지느러미 길이의 비율도 √3:1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인류는 황금비율(1.618:1)을 통해 아름다움을 추구했고, 금강비율(√2:1)을 통해 안정감을 추구했고, 지금은 루비비율(√3:1)을 통해 우아함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현대인에게 황금비율 사각형, 금강비율 사각형, 루비비율 사각형을 놓고 마음에 드는 사각형을 고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현대인은 우아한 루비비율 사각형을 고를 것 같다.

직사각형 프레임에 갇혀 있는 인류가 시대에 따라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에 따라 그 비율도 계속 변할 것이다.

그리고 그 비율은 1:1과 2:1 사이에서만 존재할 것이고, 황금비율()이나 금강비율(√2)이나 루비비율(√3)처럼 영원히 나눠지지 않는 무한수의 비율을 유지할 것이다. 

태초에 에덴동산에서 둥근 해와 달, 둥근 과일만 봤던 인류는 원을, 그 후 비바람을 막기 위해 움막 생활을 해야 했던 인류는 지붕 모양의 삼각형(세모)을, 물건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다른 도형에 비해 만들기도 쉽고, 보관하기도 좋은 직사각형(네모)을 선호해왔다.

멀게는 원. 세모, 네모 그 다음 프레임이 궁금하고, 가깝게는 네모 프레임에서 황금비율, 금강비율, 루비비율, 그 다음 비율이 궁금하다.


※ 본 기고문은 <일요시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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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