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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24일 21시53분

사회

<단독> '가습기 살균제 나몰라' 뒷짐 진 환경부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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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서류 필요 없다더니 서류 제출하지 않아 탈락”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SK케미칼·옥시·애경 등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던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폐 질환과 폐 이외 질환 및 전신 질환에 걸렸다. 이들 중 병원에서 ‘폐 질환’을 인정해도 나라에서는 인정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있다. 이들은 “처음에는 기업이, 두 번째는 정부가 가해자였다. 세 번째는 피해자 권리를 찾지 못하면서 가해자에게 당했다”고 말한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시작은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케미칼은 1991년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물질인 PHMG와 CMIT/MIT 제조 방법을 개발해 옥시·홈플러스·롯데마트 등에 공급했다. 가습기 살균제는 물을 사용하면 생기는 가습기 세균을 완전히 살균하기 위해 사용됐다. 

“눈물 흘리지 
 않도록 약속”

판매업체는 총 27군데, 원료 공급 및 제조업체는 20곳이다. 1994년 출시된 가습기 살균제는 2011년까지 연간 60만개가량 판매됐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은 워낙 많지만, 이들 중 임산부들이 가습기 살균제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그 결과 2011년 4월 임산부들이 급성 호흡부전으로 잇따라 입원했고, 2011년 5월10일에는 입원환자 중 34세 여성이 사망했다.

이후 3명의 입원환자가 사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8월31일에 가습기 살균제를 원인미상 폐 손상의 원인으로 주목했고, 이후 가습기 살균제 제품에 관한 강제 수거 명령을 발동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구매해 사용한 사람들은 ▲폐암 ▲폐 섬유화 ▲간 독성 ▲신경 독성 ▲심혈관 독성 ▲면역계 독성 ▲피부 과민성 ▲유전 독성 ▲폐 노출 ▲코 노출 ▲천식 ▲부비동염 ▲기관지 노출 ▲후두 노출 ▲피부 침착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31일 기준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피해 사망자 1751명, 피해 신고자 7685명‧제품 사용자 350만~400만명‧건강피해자 49만~56만명이지만,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사람이 워낙 많아서 피해를 모두 측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자 정부는 대책을 세웠다. 2017년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시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자들을 청와대에 초대해 “책임져야 할 기업이 있는 사고다. 정부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할 수 있는 지원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우리 국민이 더는 안전 때문에 억울하게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약속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임명했고, 2017년 6월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구제와 지속 가능한 지원을 위해 환경부 산하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지원 종합 포털’을 개설했다. 

이 포털에서는 ▲구제급여 지급신청 ▲특별유족인정 신청 ▲재심사 청구 ▲긴급 의료지원 신청 ▲검사 비용 지급신청을 받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제급여 지급 및 피해 등급 결정’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가습기 살균제 노출 여부’ ‘가습기 살균제 노출로 건강상의 피해가 발생 또는 악화됐거나, 전체적인 건강 상태가 악화됐는지 여부’ ‘독성학적 기전 등을 포함한 의학적 설명 가능성’을 토대로 피해 등급을 결정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구제급여를 지원한다.

“당연히 피해등급…아무 문제없다”
호언장담 1년 넘도록 감감무소식

이를 위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는 ▲피해구제위원회 15명 ▲조사 판정 전문위원회 38명 ▲재심사 전문위원회 18명 ▲긴급 의료지원 전문위원회 5명으로 구성됐다. 


피해자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피해 등급 결정을 신청하면 간질성 폐 질환이나 폐렴 천식을 검사하는 신속검사를 거쳐 개별심사를 한 뒤 피해 등급이 판정된다. 질환은 폐 질환 ▲1단계(가능성 거의 확실) ▲2단계(가능성 높음) ▲3단계(가능성 낮음) ▲4단계(가능성 거의 없음)로 판정하고, 그 밖의 질환은 인정·불인정으로 분류한다.

구제급여는 폐 질환 1·2단계와 천식, 태아 피해만 피해 질환으로 인정한다.

지난 2월25일 환경부는 ‘제28차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위원회(위원장 환경부 차관)’을 개최해 피해자 56명에 대한 구제급여 지급 및 피해 등급 결정을 심의·의결했다.

그러나 피해자 중에는 ‘환경부 때문에’ 제대로 된 피해 등급을 받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있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해결위원회’의 추준영·김경영 공동대표의 이야기다. 추 대표와 김 대표는 각자의 자녀 1명씩을 포함해 모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다. 

추 대표의 아들 박준석군은 현재 중학생으로, 박군이 영·유아 때 옥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추 대표와 박군 모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됐다.

피해의 정도는 추 대표보다 박군이 훨씬 심했다. 박군은 아기 때 툭하면 응급실에 실려 가서 입원했다. 현재는 아기 때보다는 입원을 덜 하지만, 코로나19에 걸려서 40도의 열이 5일 내내 지속됐다.

격리가 끝난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먹구구
묵묵부답

추 대표는 2016년 본인과 박군의 피해 등급을 제대로 판정받기 위해 환경부에 ‘구제급여 지급’을 신청했고, 2019년 3월에 ‘천식 인정’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담당 병원에서는 다른 의견을 내놨다. 병원의 의견은 박군 같은 경우는 천식이 아닌 ‘폐 질환’에 관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군의 담당 의사는 판정이 잘못됐다고는 하지 않았지만 “피해 인증단계가 무조건 천식에서 폐 질환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추 대표는 2019년 4월5일에 박군의 폐 질환을 판단해달라는 재심을 청구했다. 피해구제위원회의 답변은 “조사판정위원회에서 대면으로 심사해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보류하겠다”며 종합판단만 내려졌다.

원래는 폐 질환을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나눠 구분했다면, 2020년 9월25일부터 시행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가습기 살균제 노출 후 신규 발생한 간질성 폐 질환, 천식, 폐렴’ ‘질환을 특정하지 않고 전체적인 건강상태 고려(후유증 포함)’로 바뀌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배상 방안’에서 “옥시레킷벤키저는 1차 조사 또는 2차 조사에서 1등급 또는 2등급 판정을 받으신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분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기재해놨다.

박군은 폐 질환 등급을 받지 못해서 옥시에 배상을 요구할 수 없게 된 것이고, 결국 해당 기업에 대응하기도 힘들어졌다.


아래는 박군의 담당 의사가 추 대표에게 한 말이다.

“동네 구멍가게보다 못하다” 지적
부처 늦장 대처로 기업 대응 못해

“내가 서류를 제출했다. 물론 지금은 박군이 성장해서 폐가 깨끗해졌다. 그러나 과거에 아팠던 흔적은 남아있다. 이런 아이는 아기 때 폐 기능이 안 좋다가 성장하면서 폐 기능이 좋아진다. 하지만 25세 이후로 폐 기능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의 경우를 여러 번 판정했다. 보통 폐 질환 2등급을 받았고 환경부에서 뒤집힌 적은 거의 없다. 특히 2020년 9월부터 법이 바뀌는 것을 환경부와 전문가도 다 알고 있다. 결국 아이가 불이익받을 것을 알고 있으면서 보류한 게 이해가 안 된다. 환경부에서 의도적으로 미룬 것은 아닌지, 명확히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지난해 2월18일 추 대표는 환경부 관계자에 해당 부분에 대해 문의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박군처럼 보류된 사람 중에서 폐 질환 1단계나 2단계는 따로 표기할 것”이라며 “법적인 검토도 이미 끝났다”고 말했지만, 이 부분에 대한 법적인 검토는 전혀 없었다.

이 밖에도 추 대표는 “준석이 진단이 워낙 급하니 나보다 먼저 해결해달라고 했다. 나도 준석이 서류 넣을 때 같이 넣었는데, 전혀 연락이 없어서 알아봤다”며 “나는 ‘아이부터 빨리 해달라’고 말했을 뿐인데 ‘내 서류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 환경부가 동네 구멍가게보다 못하다”고 지적했다.

2018년도에 김 대표의 딸인 정유주양은 폐 질환 4단계인 불인정 단계를 받았다. 천식에 의한 피해는 김 대표가 중증도, 정양은 등급 외를 받았다. 이들은 옥시 가습기 살균제를 단독으로 사용했다. 

우선 눈에 보이는 증상은 정양이 훨씬 심했다. 김 대표는 정양의 진단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했는데 폐 기능이 100%로 나왔다.

담당 의사도
“의문 많다” 

하지만 천식은 기본적으로 악화와 안정기를 반복하는데, 정양의 경우는 안정기에 검사한 것이다. 

이후 정양의 담당 의사가 폐 질환이 의심된다고 전해서 2019년 3월28일에 재심 신청을 했고, 2019년 12월26일에 폐 질환 3단계 판정을 받았다.

당시 정양이 했던 검사는 폐 기능 검사 중 일산화탄소 확장 능력 검사인 ‘DLCO’이며, 정양은 정상인의 60%만 폐가 기능했다.

김 대표는 환경부에 정양에 대한 ▲과거 병원비 ▲천식 구제급여 ▲폐 질환 3단계로 신체 판단을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관련 서류가 필요한지 문의했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이미 구제급여에 해당하는 선정자여서 추가 서류는 필요 없다. 당연히 피해 등급심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1년이 지나도 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김 대표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정양의 판정이 나오지 않는 것에 항의 전화를 했다.

후로 3개월이 지나 연락이 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담당자는 “정양의 경우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우리 측에서 잘못했으면 녹취나 증거를 가져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에게 급한 것은 정양이 피해 등급을 받는 것이어서 해당 문제를 지적하고 넘어가진 않았다. 

정양에 대한 피해 등급 인증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23일 환경부 관계자는 김 대표에게 “정양에 관한 서류 작업은 이미 오래전에 종결됐다”고 말했다.

3개월 걸려 연락된 담당자 황당 반응
“잘못했으면 녹취나 증거 가져오라”

김 대표는 정양이 피해 등급을 무사히 받을 수 있도록 병원에서 결제일자도 물어봤고, 서류가 넘어갔는지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아무 문제가 없다”는 답을 들었을 뿐이다. 

김 대표는 기자에게 “유주는 천식 등급도 받았고, 폐 질환 3단계도 받았었다. 그런데 천식 등급을 받았다고 나머지를 다 무시한 것 같다. 내가 5~6개월 동안 연락하면 서류가 넘어갔으니 조사 판정받는다고 했다”며 “결국 환경부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청소년기로 넘어가면서 폐가 자란다. 준석이와 유주는 과거에 폐 기능이 50~60% 정도였는데 지금은 70~80% 정도”라며 “그런데 지금 진단을 받으면 당연히 좋은 결과로 나온다. 나중에 25세가 지나고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김 대표에게도 문제가 생겼다. 김 대표는 2018년에 피해를 인증받았던 천식 외에 간 기능, 백내장, 신경정신과, 정신 통증에 관한 것도 담당 의사 소견을 받아 병원비를 받고 있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에 2020년도 병원비 내역을 청구했다가 모두 거절당했다. 그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다. 치료를 드문드문 받거나 중단해서 건강이 회복된 것이 의심되는 상황도 아니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2020년 9월25일 이후 접수된 건은 기지급 확장 질환(후유·합병)에 대해 개별 판정을 해야 한다. 지급 확정 판정을 새롭게 받아야 하고, 개별 판정이 전까지는 지급이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즉 개정법 시행인 2020년 9월25일을 기점으로 치료 시점이 아닌 접수 시점으로 병원비 지급을 거절한 것이다.

한편 2020년 2월4일에 환경부 관계자가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는 DLCO검사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해당 자료에서 환경부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DLCO 조사 판정이 기준이 된다고 오해하는 부분과 조사 판정할 때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 현재도 피해자들이 DLCO가 기준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분이 많으며, 폐 기능(FVC) 또는 DLCO 검사 시 편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편법으로?

하지만 피해자들은 “대학병원에서 진행되는 검사에서 편법은 있을 수 없다”며 “설령 그런 피해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 피해자를 향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DLCO 검사가 판정 기준 단계에서 일관적으로 적용되지 않은 것 같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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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6주년 특집 특별대담] 여소야대 승부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박근혜 키즈’로 정치를 시작해 10년 만에 국민의힘 최고 어른이 됐다. 이 대표에게는 건방지고, 혐오와 갈라치기 하는 인물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강한 워딩으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표현한 여파다. <일요시사>가 창간 26주년을 맞아 이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두 번째 시험대인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연일 고군분투 중이다. 대선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내세웠던 갈라치기 전략 탓에 간신히 이겼다며 책임론이 가해진 상황. 지방선거 역시 큰 승리를 가져가지 못한다면 이 대표의 입지가 줄어들 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지방선거 역시 대선을 생각했을 때 국민의힘이 민주당에게 완벽한 승리를 거두기 어려운 형국이다. <일요시사>는 이 대표에게 지방선거 승리 전략, 정치 현안, 검수완박에 대한 의견, 윤석열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국민의당과 합당이 쉽지 않았습니다. ▲국민의당 쪽에서 여러 가지 요구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 체계와 맞지 않는 요구를 많이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그것에 대해서 조정하고 또 거부할 건 거부하고 이렇게 해야 되는 것입니다. 국민의당은 3석을 가진 당입니다. 이 중 권은희 의원은 국민의당 다른 의원들과 생각이 많이 달랐습니다. 그럼 2석과 110석의 합당이라고 하는 것인데, 그에 비례하지 않게 많은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협상이 좀 길어졌습니다. -대표님은 합당을 반대하는 입장이셨습니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이 약속했기 때문에 그런 거지, 사실 합당이라는 것은 ‘꼭 해야 되는 것이다’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약속된 사항을 이행하는 것 정도 이런 의미로 봤습니다. 이미 작년 서울시장 선거 때도 합당이 예정돼있었지만 그걸 국민의당 쪽에서 이런저런 조건을 내세우며 당명 변경 요구 등을 하면서 무산됐습니다. 그래서 별다른 감흥은 없습니다. -국민의힘 안철수 분당갑 후보가 당권에 도전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런 말들은 나오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무운을 빕니다. -쉽지 않은 대선이었습니다. ▲선거는 늘 관심을 많이 받는 쪽이 대부분 이깁니다. 이번 대선 기간 내내 그 이슈를 주도하는 쪽은 저희 당이었고, 정권교체라는 과제를 5년 만에 이뤘습니다. 그 이면에는 저희가 이슈 선점을 잘한 측면이 있습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겼을 때 3%p 차이가 났습니다. 큰 차이였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대선 역시 민주당 180석이라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보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막강한 권한을 잘못 사용했고, 그리고 그걸로 자신들의 권한을 불리고 이익을 불리는 데 사용했기 때문에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한 겁니다. 여소야대라는 건 민주당에 오히려 독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지방선거를 대비해야 합니다. ▲당 대표를 하면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아직 다 못했습니다. 선거가 없을 때 일상적인 당 개혁이라든지 당의 사무를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시의 리더십과 평시의 리더십은 다릅니다. 평시의 리더십을 좀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막강한 권력 잘못 사용해 정권교체 ‘검수완박’은 대장동 수사 피하기용 그런 평시의 리더십을 하면 정책이라든지 앞서 말했던 개혁 분야에 대해서 좀 더 투자할 시간이 있었으면 합니다. 선거만 하다 보니까 너무 선거 승리 자체에만 몰두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대표님이 내세우시는 지방선거 전략이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지역에서 필요한 정책 공약들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정책 공약들을 실현하겠다고 했을 때 더 강한 힘이 실리는 것이고, 그걸 저희가 발굴해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정책과 함께 인물 경쟁 위주로 지방선거를 대비할 것입니다. -공천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논란은 별로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과거에 논란이 생기려면 당 대표가 ‘20∼30% 공천을 자기가 직접 하겠다’ 그러면서 내리꽂으면 문제가 생기는 형태입니다. 제가 한 공천이 없습니다. 하다못해 노원구청장도 제가 공천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당 대표가 공천에 개입하면 이게 호의인 줄 알고 사고 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지방선거 후보들이 ‘윤심’ ‘명심’에 따른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어차피 경선이라는 것은 윤심, 명심이 반영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투표를 통해 직접 선택하는 겁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번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5%p 뒤지긴 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당에서는 선택된 후보를 지원하면 됩니다. 윤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좋은 지지도를 받는 데 유리한 인물이었던 것이고,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윤 대통령보다 조금 더 지지 받으시는 후보들이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윤 대통령이 상대 후보에 앞섰던 격차보다는 더 많은 격차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보면 경기도도 저희가 대선보다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청년 정치인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저는 청년이라는 단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과거에 바른미래당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했을 때 저는 청년 최고위원이 아니라 일반 최고위원에 도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청년 당 대표가 아니라 당 대표가 된 겁니다. 새로 뽑힌 대변인들도 토론 배틀을 통해 선발됐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토론 배틀에서 당당하게 우승해서 이제 대변인 역할을 하는 거거든요. 앞으로 이 청년 정치, 이런 정체성 정치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앞세웠습니다. ▲제가 앞서 ‘민주당이 그런 식으로 정체성이라든지 아니면 당사자 정치를 하려고 하면 결국에는 180석 정의당이 될 것이다’ 이렇게 얘기한 적 있습니다. 정의당은 정책적으로 노동이나 이런 가치를 내세울 때에 비해서 많이 축소됐습니다. 그래서 여성 담론, 소수자 담론 이런 것들을 들고 나오면서 정치하려고 하는데 사실 그게 정의당을 몰락하게 만든 시발점이었다고 봅니다. 한동훈 장관 임명된 이유 알아야 혐오? 구성 요건도 잘 모르면서… 민주당도 지금 본인을 대변하려고 한 스펙트럼이 과연 대한민국의 대다수를 대표하는 스펙트럼인가 이런 걸 봐야 합니다. 그 당의 비대위원장이 ‘N번방 범죄’를 색출하는 데 공이 있다고 하는데, N번방 수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들은 검찰과 경찰입니다. 만약에 그 N번방 사태를 수사해 성과를 낸 게 검찰이라면 지금 민주당이 검수완박하겠다고 하는데, 검찰이 많은 세상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박 비대위원장 같은 사람이 텔레그램 방에 잠입해서 뭘하는 세상이 안전한 세상이겠습니까? 저는 그것부터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는 혐오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우리 사회가 사회 이슈를 다루는 데에 있어 이런 문제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소위 상대에게 뒤집어씌우는 행동을 많이 합니다. 혐오 같은 경우에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입니다. 혐오를 구성하려면 ‘헤이트 스피치’라고 하는 게 성립돼야 합니다. 우선 상대를 싸잡아야 합니다. ‘전장연의 시위 형태는 부적절하다’는 제 발언은 장애인이 아니라 전장연의 시위 행태를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 전장연이 장애인이라서 싫어’가 아니라 전장연이 하는 것은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본인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비문명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싫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 주장을 못하는 건 이상한 사회입니다. 저는 혐오라는 말을 입에 담는 사람들은 혐오의 구성 요건이 뭔지도 잘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이 있으면 혐오로 몹니다. 아무한테나 ‘종북’ 몰이하고 친일 몰이하고 이런 거랑 비슷한 걸 하려고 하는 셈인데, 그런 게 비문명입니다. -민주당이 결국 검수완박도 강행했습니다. ▲정의당도 반대하고, 다른 소수 정당인 시대전환당도 반대하는 것 같고, 결국에는 본인들이 임명했던 검찰총장까지 반대한 사안입니다. 민주당이 고립을 자초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본인들은 더 이상 여당이 아니고,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통해서 얻으려고 하는 바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너무 선명하게 각인돼있습니다. 대장동 수사나 여러 가지 민주당이 좀 아파할 수사들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듭니다. 민주당은 엄중하게 생각했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지명했습니다. ▲한 장관 같은 경우에는 문정부 내내 굉장히 많은 공격을 받았습니다. 본인이 최고의 수사 검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2년 넘게 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국민 다수가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사뿐 아니라 법무행정 분야에서도 한 장관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봅니다. 저는 한 장관이 원래 법무부 차관 정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책·인물 위주로 지선 승리 장담 윤정부가 정말 제대로 하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언제든지 검찰총장이나 다시 수사 부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윤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것은 앞으로 한 장관이 수사를 할 기회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굉장히 통 큰 선택이고, 한 장관도 임명된 의미를 잘 파악해야 됩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국민이 관심 갖는 것은 제도 개혁입니다. 법무부가 관할하는 검찰도 있겠지만 출입국 관리도 있고, 그 외에도 교정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폭넓은 분야에 한 장관이 개혁적인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정책으로 승부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는 뜻입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관련 논란은 제2의 조국 사태라고 불립니다. ▲‘제2의 조국 사태’라는 표현이 성립하려면 정 내정자에 대해 어떤 청문회나 아니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의혹 사안들이 좀 정리돼서 제기됐을 때나 가능한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언론에서 검증한 것만으로는 정 내정자가 조국 사태와 비견될 만한, 제가 봤을 때도 다소 해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조국 사태와 비견될 상황은 아닙니다. 조국 사태 때는 여당과 정권이 전방위적으로 옹호하면서 진영논리로 만들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인데, 지금 우리 당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취임 초부터 공약이 후퇴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가 대표적 예입니다. ▲원래 정부조직법이나 이런 것들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여야가 다 협조해서 처리하는 그런 법입니다. 정부를 어떻게 구성하겠다는 것은 행정부의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지금 정부조직법에 협조를 안 하겠다는 입장이 강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저희가 여성가족부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정부를 출범시킬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폐지에 대한 입장을 확고하나 임시적인 장관을 임명한 것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시급한 문제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 해결책 발표도 늦어졌습니다. ▲부동산은 문정부에서 28번이니 29번이니 정책을 발표했지만 백해무익이었습니다. 저는 정확한 정책이 중요한 것이지 빈번하거나 빠른 정책 발표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얼마간 한 며칠, 몇 달 사이에 문정부가 올려놓은 부동산 가격이 일부 지역에서는 소강기를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투입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해서 좀 정확한 정책을 가져올 때까지 시간을 좀 더 쓰더라도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저는 5년 만에 정권교체를 한 것은 국민이 ‘개혁을 하라’는 메시지를 주신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윤 대통령이 정치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오히려 여의도 문법에 너무 휘둘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여러 개혁이라든지 아니면 또 사회 구조적 변화라는 걸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검수완박에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검수완박은 민주당에서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는 정쟁의 일환일 뿐입니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촉법소년 연령 인하’라든지, 사회적으로 굉장히 논쟁적일 만한 내용들을 다루며 ‘윤정부는 일을 하는 정부다’라는 소리를 듣길 바랍니다. 정쟁은 피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의 정치적인 행위가 좀 약간 부족하거나 이런 게 있다고 하면, 그걸 보완하는 게 당입니다. 지금 당과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느 정부보다 좋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상호보완적으로 국가를 잘 운영해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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