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언한 ‘스마일 퀸’ 김하늘이 마지막 대회 첫날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하늘은 지난달 12일 강원도 춘천시의 라비에벨 컨트리클럽(파72)에서 막을 올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SK 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을 끝으로 선수로서 골프 장갑을 벗는다.
김하늘은 2007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국내 무대와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오가며 15년간 현역으로 활약했다. 올해 은퇴를 결심하고 국내 무대에서 공식 은퇴식을 치르기로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채를 잡은 김하늘은 2007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뒤 신인왕,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했다. KLPGA 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둔 뒤 2015년 일본으로 건너가 6승을 올렸다.
김하늘은 첫날 5오버파를 쳐 공동 62위에 올랐다. 그는 “마지막 날 치려면 내일 몇 타를 더 줄여야 하는 거예요? 정말 잘 쳐야 되는 거죠?”라며 스코어보드를 유심히 살폈다. 이번 대회는 1, 2라운드 후 상위 30명만 최종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15년 현역 생활 종지부
한일 통산 14승 금자탑
김하늘은 은퇴와 관련한 질문에 “축하해 주세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 필드를 떠난다고 했다. 김하늘은 “2년 전부터 은퇴 타이밍에 대해 고민했다. 일본 투어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은퇴 시기가 더 빨랐을 수 있다”며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고, 경기력이 벅차다는 느낌도 들었다”고 했다.
김하늘은 자신의 선수 생활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잘 버텼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멘털이 좋은 선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승을 여러 번 한 건 노력을 많이 했기에 가능했다. 주니어 때는 아무도 없을 때 아침 일찍 가장 먼저 나가 가장 늦게 연습장에 남아 있었다.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연습하는 걸 즐겼다”고 돌아봤다.
김하늘은 “우승자와 상금왕 등 시드 카테고리가 세분화 된 미·일 투어와 달리 한국은 시드 카테고리가 너무 적다. 그러다 보니 고참 선수들이 가끔이라도 나올 수 있는 대회가 아예 없다. 세대교체가 너무 빨라져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후배들에게 미안해질 정도”라고 아쉬운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나도 은퇴하면서 비로소 느꼈는데, 후배 선수들이 서로 경쟁하는 속에서도 힘든 것도 공유하고 좋은 얘기도 나누면서 행복하게 투어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나도 진작에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후회된다”고 했다.
김하늘은 은퇴 후 골프와 관련된 방송일을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하늘은 “은퇴를 하지만 저는 계속 골프인이에요. 주니어 선수 육성보다는 일반인 레슨을 하면서 골프 관련 방송 일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