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피팅이란 말 그대로 클럽을 자신에게 맞는 스펙으로 맞춰나가는 과정을 말한다. 여기서 ‘자신에게 맞는 스펙’이란 골퍼 본인의 스윙에 적합한 클럽을 찾아가는 단계를 말한다. 그래서 스윙이 바뀌거나 하면 피팅 시 변화를 주는 것은 당연지사다.
한 번 피팅을 받으면 영구적으로 쓴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아마추어 때 스윙과 볼을 어느 정도 맞춰나갈 때 스윙, 중-상급자로 실력이 향상됐을 때의 스윙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편안함 추구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 있다. 클럽피팅에 대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요구다. 특히 골프 인구가 증가하며 피팅에 대한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중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피팅의 순서를 정해본다.
골프피팅에 있어서 가장 요구가 큰 부분은 바로 드라이버다. 가장 많은 거리를 만들어내는 클럽이자 미스샷이 가장 많이 나오는 클럽이다 보니 이에 대한 대처로 피팅을 원하는 골퍼가 많다.
드라이버 클럽은 14가지 클럽 중 가장 잘 팔리는 클럽이다. 드라이버 클럽이 골프클럽 판매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을 정도다.
필자는 드라이버 클럽 피팅을 원하는 아마추어 골퍼가 방문하면, 먼저 골퍼에게 충분히 몸을 풀도록 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스윙을 분석할 때는 공을 최대한 적게 치도록 한다.
그 이유는 스윙 분석 시 많은 공을 치다 보면, 골퍼의 실제 밸런스를 찾기 어렵고, 느낌에 따라 각양각색의 스윙이 나오다 보니 잘 맞은 스윙과 미스 스윙을 구분하기 어렵게 된다. 그렇게 분석 당시의 골퍼 스윙을 판단한 후 적합한 헤드 디자인을 선택하고, 샤프트 강도를 조립해 피팅 클럽을 완성해 간다.
드라이버 다음으로 아이언 피팅도 많이 한다. 아이언 피팅에 대해 그 중요성을 아는 아마추어 골퍼는 많지 않지만, 클럽의 로프트와 라이 각도는 반드시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쓸 것을 추천한다.
만약 현재의 아이언 클럽이 자신에게 잘 맞지 않는다면 피팅을 통해 각도를 조정해서 쓰면 좋다. 드라이버는 샤프트를 교환하는 리-샤프팅을 많이 하지만, 아이언 클럽은 골퍼 본인에게 맞는 기성품 조합을 찾아서 클럽 전체를 교환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로 필자의 입장에서 아마추어 골퍼들이 스코어를 줄이는 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으로 퍼터 피팅을 권하고 싶다. ‘드라이버는 쇼, 퍼터는 돈’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같은 1타이지만, 퍼팅의 경우 가장 중요한 순간을 결정짓기에 그 가치는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아마추어 골퍼는 많지 않다. 그리고 퍼터 피팅도 잘 알지 못한다. 그냥 그때그때 유행에 맞춰 퍼터를 구입하는 것이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들의 퍼터 선택 기준일 뿐이다.
샷 미스를 줄이는 필수 코스
본인 체형·자세 이해가 우선
최근 퍼터 종류도 다양해지며 아마추어 골퍼들이 선택하는 데 어려움도 클 것으로 생각된다. 퍼터 피팅은 샤프트를 교체하거나, 헤드의 라이각을 조정해 퍼팅 스트로크 시 볼이 똑바로 굴러가도록 도움을 줄 수 있고, 어드레스 시 방향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도 퍼터 피팅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 웨지 피팅이나 우드-유틸리티 등 여러 가지 피팅이 있지만, 그중 우드-유틸리티 피팅은 드라이버 밸런스를 잘 맞춰 놓으면, 손쉽게 맞출 수 있다. 웨지 피팅은 샤프트 또는 바운스로 나눠서 스윙 스타일에 따라 바운스 각을 조정할 수 있고, 간혹 잔디 환경에 따라 바운스가 틀어지기는 하지만 클럽 및 스윙 진단을 받고 어떠한 각도에 바운스를 쓰면 좋은지 알면 숏게임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
피팅 과정에서 자신의 신체를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US 스펙’이란 일반적으로 서양인의 평균 체형에 맞추어서 만들어진 클럽이다. ‘아시안 스펙’은 동양인의 평균 체형에 맞추어서 나온 클럽이라 볼 수 있다. US 스펙이든 아시안 스펙이든 본인에게 맞는 샤프트와 스펙을 찾는 게 즐겁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모든 동양인이 아시안 스펙이 잘 맞는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골프클럽 구매 시 본인에게 맞는 샤프트를 찾기는 쉽지 않다. 골프클럽의 샤프트는 개개인의 클럽 스피드 등의 개인의 능력과 신체 특성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그런데 동양인이라 하더라도 덩치가 개개인마다 다르고, 서양인도 덩치가 크더라도 전부 드라이버 비거리가 멀리 가는 것 또한 아니다. 그런 이유로 단지 US 스펙, 아시안 스펙만으로 본인에게 적합한 클럽임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일부 젊은 골퍼에게는 아시안 스펙이 너무 가볍고 약할 수 있다. US 스펙이라 해도 브랜드별로 클럽의 무게나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꼭 US 스펙이 강하고 무겁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US 스펙 샤프트의 R플렉스 샤프트가 아시안 스펙 샤프트 S플렉스와 비슷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곤 하는데 일반적으로 아시안 스펙이 워낙 약한 샤프트로 나오다보니 US 스펙 R플렉스가 아시안 스펙의 S플렉스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여하튼 US 스펙, 아시안 스펙으로만 본인에게 맞는 드라이버를 찾는 건 쉽지 않다. 간혹, 조금 저렴한 드라이버를 구입하기 위해 병행수입 상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리지널 US 스펙을 더 무겁게 느끼거나, 강하다는 편견은 버려도 된다.
각양각색
최근 국내의 한 샤프트 회사의 특정 샤프트 브랜드가 미국을 겨냥해 나온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인기가 많아 품귀 현상이 나올 정도다. 그러다 보니 골프 용품점을 찾는 것보다 해외 쇼핑몰에서 직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드라이버를 미국에서 직구를 하더라도 요즘은 주문 옵션이 많아 본인 스펙에 맞는 드라이버를 충분히 구입하는데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