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97>아파트 신종 마케팅

분양시장 살릴 긴급처방 ‘숨통 트일까’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아파트 분양 시장이 어렵다. 건설사들은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한 파격적인 분양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옵션 100% 보장’ ‘분양가 할인’등 각종 혜택을 꺼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약발이 먹히질 않고 있다.

어렵다 어려워’건설사 미분양 털기 안간힘
애프터리빙제·안심리턴제 등 파격 마케팅

올해 5월부터 전용면적 196㎡ 이상 대형 면적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해 ‘일산자이 위시티’가 ‘애프터리빙 계약제도’에 배정한 물량 약 300여 가구가 분양 시작 넉 달 만인 7월 말 모두 소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에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분양 마케팅이 파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대형 적체 현상
미분양 소진 골치

건설사들은 그동안 미분양 아파트에 골치를 앓고 있었다. 각종 혜택을 들고 나왔지만 소용없었다. 계약자들에게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중도금 무이자’나 분양가를 깎아주는 ‘선납 분양가 할인’등은 기본. 최근에는 집값이 떨어지면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분양가 보장제’, 계약자가 일정 기간 살아본 뒤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애프터리빙’과 ‘분양 조건부 전세’, 개발호재가 확정되기 전까지 일정금리의 이자를 대납해주는 ‘이자지원제’등이 잇따라 분양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다음은 각 건설사들이 꺼내든 미분양 해소를 위한 신 마케팅 기법들이다.
▲애프터리빙 계약제도 = 경기도 일산 식사지구에 분양 중인 GS건설의 ‘일산 자이 위시티’가 대표적인 현장이다. 이곳은 대표적인 수도권 악성 미분양 단지로 분류된 곳이지만, 지난 5월 이후 대형 평수 300채가 한 달 반 만에 주인을 찾았다. GS건설이 전용면적 196㎡ 이상 대형 평수(59평, 74평, 83평) 300가구에 대해 ‘애프터리빙 계약제’를 시행하면서다. 말 그대로 먼저 살아보고 난 뒤 구입을 결정할 수 있다. 최초 계약은 3년이지만 입주 2년이 됐을 때 분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최초 계약금 5%를 내고 3개월 안에 나머지 15%를 납부하면 입주가 가능하다. 전용 196㎡(59평)를 예로 들면, 분양가 8억6500만원 중 20%인 1억7300만원 가량만 내면 입주할 수 있다. 소유권 이전 등기는 입주 3년 뒤에 이뤄지기 때문에 회사에서 중도금 50%에 대한 이자(4.7%)를 대납해준다.


만약 입주 2년 뒤 구입을 하겠다고 하면 그때부터 1년 안에 잔금 30%를 납부하고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다. 3년 뒤부터는 중도금 50%에 대한 이자도 본인이 낸다. 물론 중도금 50%의 대출도 직접 떠안아야 한다. 구입을 원치 않을 경우 1년 더 거주한 뒤 위약금을 내고 퇴거할 수 있다. 위약금은 회사에서 대납해 준 이자 중 일부(2%)에 해당한다. 전용 196㎡의 경우 위약금은 2600만원 가량 된다. 대신 초기 계약금 1억7300만원은 돌려받는다.

분양 관계자는 “2년 뒤 70% 이상은 구입을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나머지 30%에 대해서도 1년간 분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놨기 때문에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세를 몰아 GS건설은 건설사 보유분을 제외한 150가구에 대해서도 애프터리빙 계약제에 준하는 혜택을 내놓기로 했다. 가칭 ‘애프터리빙리턴’으로 불리는 이 제도는 애프터리빙 계약제와 동일하게 전용면적 196㎡ 이상 대형 평수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기존 제도와 다른 점은 입주 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해야 된다는 것이다. 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는 일부 가구를 대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대신 입주 3년 후 계약자가 원할 경우 회사에 분양가격으로 되팔 수 있고 또 계약 당시 분양가의 20%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3.3㎡당 분양가는 1450만원에서 1160만원으로 떨어지게 된다. 6개월 내 계약금 30%를 완납하고 중도금 50%를 대출받으면 곧바로 입주할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집값이 떨어질까 봐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회사에서 재매수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한 달 안에 처분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김포 풍무지구 풍무자이 아파트도 56평 중대형 아파트에 한해 ‘애프터리빙 계약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다른 평형에도 이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살아보고 구입”
캐시백 서비스도

▲분양 조건부 전세 = 서울시 에스에이치(SH)공사는 은평뉴타운 미분양 아파트에 ‘분양 조건부 전세’ 제도를 적용했다. 분양 조건부 전세 계약자는 주변 시세의 80∼90% 수준의 전세가격을 낸 뒤 2년간 전세로 거주한 뒤 감정가격(부가세 별도)으로 분양받으면 된다. 만일 분양을 포기하는 경우에는 위약금(전세금의 10%)을 물어야 한다.

▲분양가 안심리턴제 = 현대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에 지은 ‘성복 힐스테이트’는 ‘분양가 안심리턴제’를 선보였다. 이는 집값이 떨어지면 분양가 중 일부를 돌려주는 일종의 ‘캐시백’ 서비스다. 입주 2년 후 당초 구입가보다 시세가 떨어지면 많게는 1억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계약금 안심보장제 = 한화건설은 지난해 10월 김포시 풍무지구에 ‘한화꿈에그린 유로메트로’를 분양했는데 초반 성적은 좋지 못했다. 그러다 올 초 ‘계약금 안심보장제’를 도입해 역전을 꾀했다. 입주 시점에 아파트 시세가 분양가보다 떨어져 계약을 해지해도 위약금 없이 계약금(10%)을 돌려주기로 한 것.

개인적인 변심에 의한 분양권 포기도 가능하다. 제도 시행 이후 계약건수는 꾸준히 늘어 현재 70%를 넘어섰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2년 뒤에는 경기가 살아나서 분양가 이상의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큰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약자 부담 덜어주는 혜택 기본
집값 보상·개발 지원 제도 등장

▲개발호재 확정전 이자지원제 = 인천 검단 오류지구 풍림아이원은 ‘개발호재 확정전 이자지원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주는 인천 지하철 2호선의 개통이 2014년에서 2016년으로 2년 늦춰짐에 따라 개통일까지 중도금 대출에 대한 일정금리까지의 이자를 지원해주겠다는 의미다.

분양 관계자는 “이자지원 이외에도 초기분양금액에서 10% 할인과 발코니 무료 확장, 취득세 100% 지원으로 모든 혜택을 따지면 약 28% 할인 효과가 있다”며 “3.3㎡당 분양가는 최초 900만원대에서 700만원대까지 대폭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실입주금 6000만원대로 입주할 수 있으며 거기에 400만원 상당의 가전제품과 안방 붙박이장 무료시공으로 바로 입주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잔금 납부 유예제 = 롯데건설이 서울 평창동에서 분양하는 ‘롯데캐슬로잔’도 중대형 미분양 적체 현상에 맞서 올해 들어 4000만원 상당의 취득세를 전액 대납해주고 잔금의 50%를 2년간 유예해주는 할인정책을 구사했다. 이 결과 최근 전체 미분양의 20%를 해소했다.

용인시 ‘구성자이 3차’아파트는 3.3㎡당 1350만원 정도였던 분양가를 1000만원대로 낮추기로 했다. 여기에 이미 준공된 아파트지만 2년간 잔금 납부를 유예하고 계약자에게는 고급 자동차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파격적인 계약조건이라도 항상 주의점이 있기 마련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계약자들이 살아본 뒤 구매할 수 있는 조건을 내건 아파트들은 요즘 잘 팔리지 않고 있는 중대형이라는 게 공통된 특징이다.
‘일산자이 위시티’는 112∼276㎡ 4507가구의 대단지임에도 애프터리빙 계약이 적용된 주택은 전용면적 162㎡ 이상 대형이다. 162㎡형 분양가는 3.3㎡당 1470만원 선이며, 계약금 20%는 1억7000만원 정도다.

에스에이치공사가 분양 중인 은평뉴타운은 전용면적 101∼166㎡ 가운데 가장 작은 101㎡는 1층 2가구뿐이고 134㎡, 166㎡ 등 대형이 600여 가구로 대부분이다. 134㎡의 경우 전세금은 2억5500만원이며, 총 분양가는 7억3200만원이다.

꼼꼼히 조건 따지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전문가들은 ‘선 전세 후 분양’은 일반적인 분양 계약과는 다른 만큼 수요자는 계약에 딸린 조건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산자이 위시티의 경우 2년간 살아본 뒤 구매를 결정해도 되고 구매하지 않는 경우에도 3년까지는 살다가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그러나 퇴거할 경우 중도금 50%에 대한 이자는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입주자가 사는 동안 월세를 낸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은평뉴타운 ‘분양 조건부 전세’의 경우 계약자가 134㎡에 입주했다가 퇴거할 경우 물어야 할 위약금(2550만원)이 큰 부담이다. 또 2년 뒤 분양가격은 최초 분양가격이 아니라 공사가 지정한 감정평가업자가 평가한 감정가로 정해진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선 전세 후 매매’조건이 붙은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상당히 높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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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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