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서울 종로구의 재래시장 안, 보신탕을 파는 상점 앞 거리는 한산합니다.
Q. 요즘 개고기를 찾는 손님이 많은가요? 옛날보다 줄었나요?
많이 줄어들었죠. 2/3도 안 돼요. 지금.
개고기 논란은 언제나 ‘전통 관습’과 ‘국민 정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합니다.
오랜 기간 이어진 이 논쟁은 최근 다시 한 번 불붙었습니다.
지난 27일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김부겸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많은 후보가 ‘개 식용 금지 공약’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정작 관련 업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Q. 요즘 개고기 반대를 많이 하는데. 장사하면서 어려움이 있나요?
어려움은 많죠.
왜냐하면 우리가 농장에서 개 사육을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습니다.
보신탕에 대해서 자꾸 여론이 안 좋은 평가를 하시는 거 같은데 보신탕은 우리 고유의 음식입니다.
보신탕을 드셔서 몸에 나쁘다고 하면 돈 주고 사 먹을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몸에 좋으니까 드시는 거지 나쁜데 왜 드시겠어요.
Q. ‘개 식용 금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만약 보신탕을 못 먹게 한다면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도 못 먹게 해야 하잖아요.
따지자면 옛날에 닭, 소, 돼지 다 집에서 키웠는데 왜 개만 가지고 말을 하냐는 거지.
먹기 싫은 사람은 안 먹으면 되고, 먹는 사람은 먹게끔 놔둬야 하잖아요.
음식에 대해서는 관여를 안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현행법상 개는 가축으로 분류되지만, 도살이나 유통 관련 규정에는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또한 조리 및 판매는 불법이지만 식용 자체는 금지가 아닙니다.
가축인 듯 가축 아닌 애매모호한 경계 속에 갇힌 개고기 산업.
대한육견협회는 개고기 산업이 합법적인 제도 아래 관리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Q. '개 식용 금지' 공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제서라도)정부에서 발견했으면 제도적인 것들을 갖추어서 지원할 건 지원하고,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상황인데, 개 식용 금지를 하자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연세 드신 분들이 많이 식용하고 있으니까 차츰차츰 시간이 가면 줄어들 것이고, 자연스럽게 소멸하면 어느 타이밍에 맞춰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억지로 지금 정치권에서 표 구걸을 위해서 식용 금지 공약을 들고 나온다는 거.
현재 국내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는 약 1161만명.
반려견 문화가 확산되며 식용견 수요는 실제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Q. 한국의 개고기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가 식용 목적으로 전업 사육하고 있는 농장, 이게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것만큼은 흡연 구역처럼 배려해주고.
위생 관리는 당연히 정부에서 해야 할 업무이니까 그것을 해야 맞죠.
하루아침에 먹는 문화를 음식을 법으로 금지한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거죠.
개 식용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20대 국회 때부터 발의되었지만 번번히 무산되어왔습니다.
정치권에서 다시금 주목하는 가운데, 거센 논쟁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총괄: 배승환
기획: 강운지
촬영/구성/편집: 권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