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미친 존재감

야권 맏형이 떴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정치권에 ‘홍준표 돌풍’이 불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하락세가 계속되는 반면 홍 의원의 지지율은 상승을 거듭해 윤 전 총장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홍 의원은 추석 전후로 ‘골든크로스’를 자신하고 있다.

'독고다이(혼자 하길 좋아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야권의 대권후보로 나선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대표적 별명이다. 홍 의원은 ‘대선 재수생’이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보수정당의 얼굴로 나선 바 있다. 탄핵 정국 이후 유승민계로 꼽히는 개혁보수가 당을 나가고 유력주자로 여겨졌던 인물들이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했을 당시다. 

지난 총선
‘팽’ 신세

나라가 두 쪽 나는 싸움에서 홍 의원의 패배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그는 득표율 24.03%를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 ‘무주공산’이 된 자유한국당을 이끌었다. ‘친이(친 이명박)’도 ‘친박(친 박근혜)’도 아닌 독고다이 정치인이 보수정당의 수장직으로 오른 것.

무너져 가는 당을 살리겠다고 나선 이에 대한 보상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정치적 부침은 끊이질 않았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당에서 ‘팽’당해 무소속으로 지역구를 옮겨 다니는 신세가 됐고, 논란 끝에 당선됐다. 이후 많은 설전 속에도 불구하고 결국 당 복귀에 성공하면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두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섰다. 


그런 홍 의원의 상승세가 최근 심상치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1강’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바짝 좁히는 결과가 나오면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조사한 결과, 범보수권 대선후보 적합도에 윤 전 총장은 25.9%, 홍 의원은 21.7%를 기록했다. 

홍 의원이 선두권을 형성하던 윤 전 총장을 오차 범위 내로 따라잡은 것이다. 이는 사실상 홍 의원 자신이 일으킨 이변으로 볼 수 있다. 경선 전까지만 해도 홍 의원은 한 자릿수의 미미한 지지율을 보였다. 정치권에서도 ‘꼰대 정치인’ ‘강경 보수’ 이미지를 벗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야권은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양강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했다. 최 전 원장은 ‘윤석열의 대항마’로 불리면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인물이다. 8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분을 그대로 흡수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락세 윤석열 바짝 추격
꼰대서 ‘무야홍’으로?

하지만 최 전 원장의 과도한 ‘우클릭’은 패착이 됐다. 최근 최 전 원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가에서는 홍 의원이 ‘윤-홍’ 양강구도 굳히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여야를 불문하고 2030세대에서 홍 의원의 선전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홍 의원은 위 여론조사에서 20대 23.7%, 30대 24.5%, 40대 23.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윤 전 총장을 앞서는 지지율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들은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 요인을 복합적으로 보고 있다. 우선 윤 전 총장에게 등을 돌린 2030세대가 홍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게 공통적인 분석이다. 윤 전 총장의 실책이 계속되면서, 재수생인 그에게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홍 의원에게 돌아오고 있는 표심은 애초에 5년 전 홍 의원이 받았던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으로 향할 표가 홍 의원에게 가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에 실망한 2030대 남성은 시원시원하게 말이라도 잘하는 홍 의원에게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2030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이란 용어가 유행세를 타고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파생된 ‘무야호(무지하게 신난다)'라는 인터넷 밈을 패러디한 것이다. 홍 의원 역시 ‘돌돌홍홍(돌고 돌아 홍준표)’ 등 신조어를 내세워 꼰대 이미지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2030 공략
이미지 변신

아울러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홍유(홍준표·유승민 지지) 연대’를 결성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둘은 정치권 주요 현안에 대해 일심동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역선택 방지’ 룰에 대해 같은 입장을 내거나, 윤 전 총장의 공약에 대해 한 배를 탄 듯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2030을 공략한 홍 의원의 상승세는 다소 의외다. 보수색이 짙은 홍 의원은 꼰대 정치인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줄곧 청년, 중도를 강조하며 개혁보수의 길을 걸어왔다. 

이 배경에는 ‘이준석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당내 윤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 간 벌어진 갈등 국면에서 홍 의원은 “나이는 어려도 당 대표는 당의 최고 어른”이라며 적극적으로 이 대표 편에 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와 발맞추는 모습이 청년들에게는 인상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홍 의원은 2030세대가 열광하는 이슈를 빠르게 선점했다. 고시제 부활, 흉악범에 한한 사형제도 부활과 같은 공약이 대표적이다. 홍 의원은 자신의 이니셜을 딴 ‘JP의 희망편지’라는 이름으로 13차례에 걸쳐 공약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그는 법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국립외교원을 없애고 사법시험과 외무고시를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대입 수시 제도 폐지와 정시 선발 공약도 있다. 이는 모두 2030세대의 역린으로 꼽히는 ‘공정’과 직결되는 이슈들이다. 

실제 홍 의원은 2017년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며 고공 농성을 벌인 시위자를 찾아가 사법고시 존치를 약속한 바 있다. 당시 홍 의원은 양화대교를 전격 방문해 “대통령이 되면 사법시험, 행정고시, 외무고시를 4년 유예 없이 존치할 테니까 내려와서 대화하자”고 설득하기도 했다.

양강 이변
중도 확장

홍 의원의 이미지 변신 역시 지지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스타일 변화는 그의 노력이 가장 쉽게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다. 홍 의원은 최근 자신의 상징인 빨간색 넥타이를 벗고 푸른색 넥타이를 즐겨 매고 있다. 대선 출마 선언에서도 홍 의원은 남색 계열의 정장을 입었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은 “붉은색으로 자꾸 매니까 고집스럽게 보인다는 지적이 하도 많아 우리 당 상징색 중 하나인 파란색을 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집스러운 이미지를 벗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중도 확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의 ‘사이다 발언’에 2030세대가 열광하고 있다. 그를 특정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말’이다. 실제 그를 대선 무대로 끌어올린 가장 큰 무기는 적재적소에 날리는 언변이었다. 가장 반대 편에 있는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대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야권 정치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홍 의원의 사이다 발언과 발빠른 행보로 인해 젊은 층에게 인기가 좋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홍 의원의 사이다 화법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30세대를 말로 사로잡고 있지만, 말로 망할 수도 있다는 것.

속 시원한 ‘사이다’ 발언 “좋아할 만하네”
역선택 논란? 추석 전후 ‘골든크로스’ 자신

홍 의원은 지나친 공격성으로 인해 ‘안티’가 많은 정치인으로 꼽힌다. 의원 시절에는 거친 발언으로 ‘홍트럼프’란 별명이 따라다닐 정도였다. 과거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을 당시에는 무죄를 강변하려 “유죄가 나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해보겠다”는 극단적인 발언으로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사형제도 부활에서도 그의 그런 면모가 드러났다. 홍 의원은 “흉악범에 한해서는 사형 집행을 부활하겠다”며 1997년 이후 중단된 사형 집행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20개월 된 아이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구속기소 된 가운데, “이런 놈은 사형해야 한다”고 강경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그의 정치가 기분만 띄워주는 ‘선동정치’로 변질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 의원의 과격한 발언이 본질적인 정책과는 멀다는 지적이다. 같은 보수진영 내부에서조차 홍 의원의 발언을 두고 ‘대선주자의 자격을 의심케 하는 망언’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홍 의원의 상승세가 ‘역선택’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경쟁 정당 지지자들이 다른 정당 선거에 고의적으로 ‘약체’ 후보에 투표해 투표 결과를 왜곡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실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 지지율은 호남, 진보, 여권 지지층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역선택이 여론조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역선택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대선처럼 투표율이 높은 선거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여러 연령층으로부터 선택받는 홍 의원을 약체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곧 보자”
자신만만

이와 관련해 홍준표 캠프 관계자는 “홍 의원의 부인이 호남 출신이고 지난 대선부터 호남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호남에서 인기가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의원은 역시 “추석 전후로 골든크로스로 갈 것”이라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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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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