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 기획> 초등생 스마트폰 중독 실태

빠지면 못나오는 손안의 늪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아이들이 스마트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수업을 들을 때도 시선은 스마트폰에 고정돼있다. 초등학생 대다수가 이미 스마트폰의 노예로 전락한지 오래다.  

A씨는 초등학생 아들의 원격수업을 위해 스마트폰을 구매했다. 스마트폰을 손에 넣은 아들은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았다. 원격수업을 잘 듣고 있는지 확인을 위해 방문을 살짝 열어보면 스마트폰으로 ‘딴짓’을 하고 있었다. 

“24시간도 
모자라요”

아들은 수업이 끝난 뒤에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A씨는 “수업 때만이라도 집중하자”고 말했다. 그러자 아들은 A씨를 쳐다보지도 않으며 “엄마도 종일 스마트폰 하잖아요”라며 반문했다. 

학부모들은 스마트폰에 노출돼있는 자녀에 대한 걱정이 가득하다. “원격수업에 접속한 뒤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바로 유튜브를 본다” 등과 같은 하소연이 쏟아진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시간을 정해두고 사용했지만, 비대면 수업이 진행된 후부터는 수업을 핑계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딴짓이 늘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아이의 스마트폰 과의존 때문에 진도가 뒤쳐질까 걱정이다. 또 다른 학부모는 “방에서 공부하고 숙제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선생님한테 피드백을 받아보면 문제를 다 틀렸더라”며 “방에 CCTV라도 달아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했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우려스럽기는 매한가지다.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참여해도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지까지는 파악할 수 없어서다. 한 현직 교사는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계속할 텐데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온종일 손에 폰 끼고 사는 아이들  
음란물 쉽게 접근…범죄 노출 우려도

이처럼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자기기를 활용한 원격수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초등학생들이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회피수단의 도구로 스마트폰을 선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 비해 아이들의 외부활동이 현저히 줄었고,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한 놀잇감이 없는 점도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이 발생한 이유로 꼽힌다.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으로 접근 가능한 콘텐츠가 다양한 데다 조작도 쉽다”며 “클릭 한 번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선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2723명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학생의 87.7%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 10명 중 6명(59.7%)은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이용한다고 응답했으며 ‘유튜브’(34.7%)와 게임(30.2%)을 스마트폰의 1순위 기능으로 꼽았다.


응답자 3명 중 1명(34.5%)은 “스마트폰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물건”이라고 답했다. 초등학생 10명 중 1명(11.8%)은 “유튜브를 보는 것이 가족과 여행하는 것보다 더 좋다”고 응답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5월 전국 학령 전환기(초 4학년, 중 1학년, 고 1학년) 청소년 129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이 증가한 가운데 전년 대비 초등학생의 증가가 두드러졌고, 남자는 연령이 낮을수록 여자는 연령이 높을수록 과의존 위험군이 더 많았다. 

통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청소년의 과의존 위험군이 증가했다. 학교별로는 중학생(8만5731명), 고등학생(7만5880명), 초등학생(6만7280명) 순으로 과의존 위험군이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 남녀 청소년 모두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율이 지난해에 비해 수치가 증가했다. 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유형은 동영상(영화, TV) 시청, 게임, 메신저 등의 순이었다.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이처럼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초등학생이 겪고 있는 스마트폰 과의존 유형은 다음의 3가지로 나뉜다. 

사용 시간 조절능력 부족으로 인한 자제력 문제, 스마트폰 사용이 주요활동이 돼버리는 현상, 신체적·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하면서도 계속 이용하는 유형이다.  

스마트폰 과의존에 빠지게 되면 시간 구분이 모호해져 사용 시간을 조절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연령이 어릴수록 이 같은 조절 능력은 떨어진다. 초등학생은 충분한 인지적‧정서적 발달단계를 거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터넷 게임 등의 유혹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탓에 쉽게 스마트폰에 빠져든다. 자신도 모르게 스마트폰에 접속해 위안을 얻는다. 

보상심리를 추구하는 것도 자제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과의존적 성격은 자기조절에 어려움을 보여 충동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은 현실에서 느끼지 못한 욕구 해소를 경험하게 한다. 우울증이나 자존감 저하로도 이어진다. 자기 자신이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느낌이 들면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에 집중하는 결과를 낳는다. 장시간 스마트폰의 활용은 인간관계 결핍을 불러오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또 초등학생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여러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음란물 노출 =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로 초등학생이 음란물 등 유해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쉽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초등학생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과거에 비해 음란물에 접근하기 용이해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성에 대한 인식이 완전하지 않아 음란물을 실제 현실과 혼돈할 우려도 있다. 이는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음란물에 접촉하게 되면 대부분 계속 보게 되고, 점점 빠져들게 된다. 빠져 나오고 싶지만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일부 초등학생은 음란물에서 본대로 실행하고 싶어 한다.

정부도 초등학생들의 음란물 접촉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일각에서는 초등학생이 음란물에 대한 과의존 상태가 발생하면 정상적인 성장이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간이 지나 사춘기를 겪게 되면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 수도 있다. 음란물 과의존이 채팅 애플리케이션 사용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성매매 노출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기 몸을 찍어서 채팅방에 보내기도 한다. 해당 채팅방에는 조건만남을 매개하는 업체가 상당히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계기로 성매매, 조건만남까지 이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어른도 민망
음란물 넘쳐

▲자극적 콘텐츠 =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기 높은 개인방송의 시청과 과금 문제도 심각하다. 대부분 초등학생이 스마트폰으로 개인방송을 시청한다. 

초등학생이 자극적인 영상 등에 노출되면 폭력적‧선정적인 콘텐츠를 그대로 따라해 유튜브에 올리기도 한다. 해당 방송의 문제점이 뭔지도 모른 채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문제의 발언들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점도 문제다.

그뿐만 아니다. 지난해에는 한 학생이 스마트폰 라이브 앱에 접속해 1억3000만원을 결제하는 일도 벌어졌다. 스마트폰은 어머니 통장과 연동돼있었다. 해당 금액은 전세보증금으로 넣어둔 돈이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인터넷 개인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의 경우, 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규제 정책을 만들어 관리한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 정책이 초등학생을 차단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이버폭력 = 스마트폰 과의존은 사이버폭력 문제도 발생시킬 여지가 있다. 사이버폭력은 SNS 등을 활용해 피해자를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행위를 말한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학폭의 경우 하교를 하면 물리적인 가해 행위에서는 벗어날 수 있지만 사이버폭력은 시공간의 경계가 없다. 어디서든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종류도 다양하다. 채팅방에서 한 명을 집단으로 욕설하는 ‘떼카’, 채팅방에서 나간 학생을 끊임없이 초대해 욕하는 ‘채팅 감옥’, 피해 학생만 두고 모두 나가는 방식인 ‘방폭’ , 데이터를 빼앗는 ‘데이터 셔틀’ 등이 있다.

대부분의 초등학생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사이버폭력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데 익명성과 비대면성에 의존해 발생하는 점이 특징이다. 

초등학생이 사이버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잘못된 행동’임을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주목해야 할 점은 초등학생의 사이버폭력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가상현실의 폭력이 현실 상황과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모님보다 더 믿고
선생님보다 더 따라

스마트폰을 활용한 초등학생의 사이버폭력은 현재도 만연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고학년일수록 사이버폭력의 경험 비율이 높아진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이버폭력으로 자살충동을 느끼는 학생까지 나타난다는 점이다. 비도덕적인 행동 경험이 초등학생들에게 도움을 미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게다가 초등학생 스스로도 고학년이 될수록 사이버폭력을 용인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이 될 수 있고, 피해 학생도 가해 학생이 될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이버폭력은 피해자의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가해 학생을 따라 쉽게 가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이 보여주는 자극적인 콘텐츠들은 아이들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가만히 거기에 반응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못 하는 게 없는 세상은 어른들이 만들었다. 손에 쥐어 준 것도 어른이다. 온종일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빠져 산다면 아이들은 결국에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도 잊는다. 학교 교육은 치유적인 활동을 더 많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압수하는 것으로는 스마트폰 과의존을 해결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전문가는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방법은 실질적 효과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욕구를 제어하지 못하거나 왜 조절해야 하는지 필요성을 못 느끼면 교육에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예방과 치료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들은 초등학생에게 일정한 교육을 적절한 시기에 제공함으로써 스마트폰 과의존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 인지할 필요성이 있으며 불필요하게 무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이 요구된다. 

초등학생 시기는 가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때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자녀 간 원활한 관계가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에 준다고 강조한다. 스마트폰 과의존에 탈피하게 하려면 아이들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해 스마트폰 사용에 부모가 관여할 수 있는 여지와 개입 효과를 키워야 한다.

그냥 이대로 
놔둘 것인가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아동·청소년들의 놀이문화이자 소통 수단이라는 점을 부모세대가 우선 인식해야 한다”며 “스마트폰 문제가 자녀만이 아니라 가족 공동의 문제라는 인식이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아동·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해결에 누군가가 강제하는 ‘외적 강제’보다는 스스로 과의존을 회피하고자 노력하는 ‘내적 동기’가 중요하다”며 “학교나 가정에서 아동‧청소년에게 내적 동기를 부여하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스마트폰에 빠진 ‘스몸비족’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이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스몸비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몸비족이란 스마트폰과 좀비를 합성한 단어로 스마트폰 화면을 보느라 길거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들을 빗댄 말이다.

서울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빅데이터와 딥러닝 활용한 서울시 보행사고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69%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보행 중 타인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충돌 위험을 겪었다는 시민도 74%로 나타나 인식 개선 및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령별로는 30대의 보행 중 스마트폰 이용률이 86.8%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20대가 85.7%, 15~19세 84.0%로 뒤를 이었다. 50대는 55.6%로 나타났으며, 60세는 50.0%를 나타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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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