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심 계열사 농산물 밀반출 스캔들

6년을 끌어온 티끌 찾기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장지선·구동환 기자 = 피고인의 유죄를 자신했던 검찰이 ‘유니패스’로 인해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유니패스에 남겨진 통관 기록이 검찰의 기존 입장과 상충되는 형태를 보여준 덕분이다. 이참에 사건의 도화선 역할을 했던 태경농산마저 소환되는 양상이다.

2019년 6월 검찰은 이성열씨와 그의 동생에 대한 불구속구공판을 결정했다. 검찰은 두 사람을 슈퍼마린종합물류(창고보관업, 이하 슈퍼마린), 슈퍼코리아종합물류(무역업)의 실질적 운영 주체로 인식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현재 검찰과 피고인 측은 수원지검 평택지원에서 치열한 법정 다툼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치열한
공방전

검찰은 피고인이 중국에서 2013년 12월4일부터 12월30일 사이에 순차적으로 수입한 태경농산 소유의 냉동홍고추 1848톤을 본인 소유의 슈퍼마린 보세창고에 업무상 보관하던 중 일부를 특정 시기에 임의 처분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성열의 주도 하에 해당 품목에 대한 계획적인 밀반출이 행해졌다는 뜻을 분명히 한 상태다. 검찰 측 주장에 따르면 피고인이 2013년 12월8일부터 2015년 1월29일 사이에 임의 처분한 냉동홍고추는 1064톤에 달한다. 약 10억원에 해당하는 가치다.

검찰 측 주장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사안은, 피고인이 냉동홍고추 1064톤 가운데 57.58톤을 특정 일자에 임의 처분 했는가에 관한 것이다. 


공소 내용을 보면, 검찰은 피고인들이 2015년 1월29일 공모관계에 따라 창고에 보관 중이던 냉동홍고추 57.58톤을 지게차를 이용해 트럭에 옮겨싣고, 매입업자들에게 운송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처분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정 일자를 지목한 것에서 검찰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검찰 측 주장을 백지화시킬만한 증거가 뚜렷하게 부각되면서 재판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검찰이 특정한 2015년 1월29일라는 피고인의 냉동홍고추 임의 처분 시기가 오히려 검찰의 발목을 잡는 배경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앞서 검찰은 2015년 1월29일 피고인 측이 태경농산 소유의 냉동홍고추 수입 물량 가운데 ▲SNKo024131102857(중량 10만8600kg) ▲SiTRAPT218666(중량 12만kg) ▲SiTRAPT218667(중량 12만kg) ▲SNKo024131202039(중량 11만6100kg) ▲NoLDY349E819(중량 24만kg) ▲NoLDY350E814(중량 16만kg) ▲SNKo024131203027(중량 10만3600kg) ▲NoLDY350E815(중량 16만kg) 등 '화물상환증번호(B/L NO)'가 붙은 8개 화물에서 임의로 57.58톤을 빼돌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개별 화물 당 임의 처분 중량은 ▲SNKo024131102857 1만8460kg ▲SiTRAPT218666 1만9200kg ▲SiTRAPT218667 1만6800kg ▲SNKo024131202039 480kg ▲NoLDY349E819 600kg ▲NoLDY350E814 720kg ▲SNKo024131203027 620kg ▲NoLDY350E815 700kg 등이다. 피고인이 불법 행위가 확연히 드러나는 걸 방지하고자 각각의 B/L NO를 지닌 화물에서 일정량을 덜어내는 번거로움을 감수했다고 판단한 검찰의 시각이 드러난다. 

손발 안 맞는 
불협화음

흥미로운 점은 ‘유니패스’라고 불리는 ‘한국형 전자통관시스템’ 상에서 검찰 측 주장과 대치되는 흔적이 눈에 띈다는 사실이다. 피고인 측이 빼돌렸다는 냉동홍고추가 2015년 1월29일 이후에도 창고에 잔존했음을 유니패스가 확인시켜 준 것이다.

한 예로 앞서 언급한 8개 화물 가운데 SNKo024131102857라는 B/L NO가 부여된 화물의 경우 유니패스에서 총 중량 10만9143kg 중 9만590.7kg에 관해 2015년 7월13일자로 반출이 기록돼있다. 그리고 해당 B/L NO에서 나머지 총중량 1만8552.3kg에 대해서는 동일 날짜에 미반출로 정리됐고, ‘폐기촉탁’이 기재돼있다.


이를 기존 검찰 측 주장에 대입해 보면, 피고인이 해당 B/L NO에서 임의 처분했다는 태경농산 소유의 냉동고추 1만8460㎏는 정황상 미반출로 정리된 냉동홍고추에 포함돼있었다고 해석해도 무리는 아니다. 즉, 피고인들이 임의 처분했다는 냉동홍고추는 2015년 1월29일 이후에도 창고에 존재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B/L NO가 붙은 나머지 7개 화물에서도 동일하게 목격됐다. 이들 모두 2015년 7월13일자로 미반출로 정리됐고, 폐기촉탁 결정이 내려졌음을 유니패스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검찰 측 주장과 상반된 유니패스 상에서의 냉동홍고추 57.58톤에 대한 기록은, 곧 검찰과 유니패스 가운데 한 곳의 사실관계가 잘못됐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일단 유니패스에 기재된 내용의 오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희박하다.

유니패스는 개인과 기업이 물품을 수입 혹은 수출할 때 거치는 신고, 검사, 세금 납부 등의 통관절차를 온라인으로 처리 및 확인 가능한 시스템이다. UN 세계전자정부평가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시스템의 우수성을 재확인 시킨 바 있다. 관세청 역시 유니패스의 신뢰도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다.

관세청 대변인은 “유니패스에 등록된 정보와 실제 화물 정보가 다른 경우는 없다. 유니패스의 신뢰도는 100%”라며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입력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순 있지만, 관세를 매기는 과정에서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2년 걸린 태경농산 고추 통관
유니패스 신뢰도에 작아진 검 왜?

유니패스에서 목격된 '반입신고' 중량과 '수입신고' 중량 사이에서의 알 수 없는 간극은, 검찰 측 주장을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또 다른 증거나 마찬가지다. 검찰의 공소 내용을 흔들만한 흔적이라는 점에서 사안의 중대성은 한층 커진다.

앞서 언급한 SNKo024131102857 화물의 경우 유니패스 상에서 2013년 12월4일 반입신고가 이뤄졌고, 엿새 뒤에는 수입신고가 뒤따랐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특징은 중량 감소가 발견됐다는 점이다. 반입신고 당시 10만9143kg였던 중량은 수입신고를 거치며 9만590.7kg로 줄었다.

통상 '반입신고' 물량과 '수입신고' 물량의 변동이 없다는 점에서 해당 사례는 지극히 이례적이다. 반입신고일과 수입신고일 사이에 창고에 쌓여 있던 물량 일부를 빼돌린다는 건 위험요소가 클 수밖에 없다. 해당 행위가 곧바로 감시망에 걸릴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이 같은 광경은 앞서 언급한 특정 B/L NO 화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SiTRAPT218666(반입 12만kg, 수입 10만800kg, 누락 1만9200kg) ▲SiTRAPT218667(반입 12만kg, 수입 10만3200kg, 누락 1만6800kg) ▲SNKo024131202039 (반입 11만6100kg, 수입 11만5620kg, 누락 480kg) ▲NoLDY349E819(반입 24만kg, 수입 23만9400kg, 누락 600kg) ▲NoLDY350E814(반입16만kg, 수입, 15만9280kg, 누락 720kg) ▲SNKo024131203027(반입 10만3600kg, 수입10만2980kg, 누락 620kg) ▲NoLDY350E815(반입16만kg, 수입15만9300kg, 누락 700kgk) 등 나머지 7개 B/L NO 화물에서도 연속적으로 비슷한 광경이 목격됐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8개 B/L NO 화물의 누락중량의 합산이 57.58톤이라는 데 있다. 앞서 검찰 측에서 피고인들이 2015년 1월29일 임의 처분했다고 주장한 중량과 반입 및 수입 과정에서 누락된 중량이 일치하는 셈이다.

이 같은 정황을 고려하면 이번 사안은 기막힌 우연이기에 앞서, 수입신고 단계에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8개의 화물에서 중량을 따로 떼어냈다고 보는 게 그나마 현실적이다. 또한 2015년1월29일 이전에 슈퍼마린 창고에서 일부 수량이 잠적했거나 잠적처리됐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임의 처분 의혹을 해소시키는 증거로 작용한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기막힌 우연
예고된 오류

다만 오랜 기간 피고인을 주목해 온 검찰의 지난 행적을 감안하면 소송 결과는 물론이고, 검찰의 향후 대처 역시 섣불리 예단하긴 힘든 상황이다. 태경농산의 형사 고소에서 촉발된 해당 사건은 최초 수원지검 평택지청이 맡았다가 2015년 8월7일 수원지검으로 이송됐고, 이듬해 1월 수원지검 여주지청, 같은 해 5월 수원지검 평택지청으로 이송됐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두 달 뒤 다시 여주지청, 같은해 12월 수원지검 안산지청, 2017년 3월 평택지청으로 이송됐다가 2017년 6월이 돼서야 기소중지가 결정됐다. 그러나 2018년 9월에 기존 평택지청에서 제주지검으로 이송이 결정됐고, 2019년 6월이 돼서야 사건번호가 생성되기에 이른다. 재판이 열리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족히 흐른 것이다.

이렇게 되자 최근 들어 해당 사건 관련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형사소송의 시작점 역할을 담당했던 태경농산으로 향하고 있다. 농심의 자회사인 태경농산은 2015년 피고인을 형사 고소했고, 검찰의 피고인에 대한 조사가 시작했다.

다만 태경농산은 2013년 12월 경 수입된 자사 냉동홍고추 1848톤이 약 2년 가까이 지나서야 통관이 완료되는 동안 사태 수습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통상 수입에서부터 통관까지는 길어야 2주가량이 소요된다. 더욱이 통관이 지체되는 과정에서 태경농산이 신용장대금결제, 수입신고필증, 물류비 집행 내역, 창고비 결제 내역 등을 제대로 처리했느냐에 대한 의문도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태경농산 측은 민사소송을 통해 모든 부분이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태경농산 관계자는 “2017년 민사소송을 통해 승소판결을 받았고 충분히 소명했다”며 “아직 형사건이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말하기 곤란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평소 피고인을 탐탁지 않게 여겼던 몇몇 관련업종 종사자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부산에서 무역업에 종사했던 피고인은 2010년 4월 평택항 인근에 슈퍼마린을 설립했고, 2012년 1월 보세창고업 특허를 취득하며 평택항에서 빠르게 입지를 키웠다. 

다만 슈퍼마린과 비슷한 시기에 평택항 인근 황해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선 선라이즈에프앤티(농산물 수입 및 원자재 가공)와는 갈등의 연속이었다. 출범 초기부터 각종 규제 면제, 특혜 의혹은 물론이고, 고관세 품목 밀반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선라이즈에프앤티와 대립각을 세웠던 사람이 피고인이었다.

이유 있는
죽이기?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수많은 구설에 휘말린 근본적인 이유는 이 회사가 평택세관 공무원들이 주축이 돼 설립됐다는 점 때문이었다. 더욱이 정치권과의 연루설이 끊임없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최근 ‘윤석열 X-파일’을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친인척과의 연결고리에 대한 의혹이 쏟아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heatyang@ilyosisa.co.kr>
<jsjang@ilyosisa.co.kr>
<9do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