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잠룡 3인 ‘세 결집’ 승부수

지지율은 허상…인해전술로 진격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몸을 풀고 있다. 국정 철학과 다름없는 메시지를 던지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식이다. 동시에 지지층 결집이 눈길을 끈다. 이들의 대선 행보와 발맞춰 곳곳에서 출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는 3명이다. 최근까지 그렇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달 24∼25일 전국 유권자 1008명을 조사한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33.8%), 이재명 경기도시자 (24.1%),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11.3%), 무소속 홍준표 의원(5.1%), 정세균 전 국무총리(4.2%) 순이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유력 3인방
신호탄 쏘다

종합해보면 민주당에서는 이 지사,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순이다. 민주당의 5·2 전당대회가 종료되면서 이들의 출마선언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 지사의 경우, 지난달 28일 “먼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당장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이번 달 안으로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진다.

정 전 총리 역시 지난달 21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국민에게 보고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 달 예정인 대선 예비경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때는 오는 9월이다.

경쟁에는 점점 불이 붙는 분위기다. 최근 이 지사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소득’ 띄우기에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달 28일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에 참석하며 축사를 전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호남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두 호남 출신인 이들은 지지기반이 겹치는 만큼 앞 다퉈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 동시에 호남이 민주당의 대표적인 텃밭인 만큼, 이를 기점으로 1강의 이 지사에 대항하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세 명의 주자들의 대권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들의 지지층 역시 결집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포럼’을 이번 달 안으로 발족시킬 전망이다. 이른바 성공포럼에는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속속 이름을 올렸다. 좌장격인 4선의 정성호 의원과 김영진·김병욱 의원 등 이재명계 핵심 인사들이 참여한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결집이 예상되며 다수 의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출마 선언 전 예열 작업 시작
3인3색 지지층 결집…어디서?

눈길이 가는 인물은 5선의 조정식 의원과 4선의 노웅래 의원이다. 정책통인 조 의원은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정책위의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노 의원은 지난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지사는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만큼, ‘여의도 경험’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조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 이 지사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조 의원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자 경기도 인수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 지사의 또 다른 약점은 ‘비문(비 문재인)’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지지율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까지 지지율을 살펴볼 때, 이 지사는 야권의 강력한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유일한 대항마다. 실제로 친문(친 문재인) 의원들이 이 지사의 포럼에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성공포럼은 대선캠프 성격보다는 정책 연구 성격이 강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포럼은 지난 4·7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요인 중 하나인 ‘공정’을 다루면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 등 ‘기본시리즈’를 구체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지사의 지지층도 활동에 나서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의 ‘서민의 벗 더불어k’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모여 지난달 4일 광주에서 창립 출범식을 가졌다. 이 지사는 창립기념 토크쇼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강위원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과 ‘기본소득과 광주’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 바 있다.

이외에도 ‘희망22포럼’ ‘개국’ 등이 활동에 나섰다. 희망22포럼의 경우 지난 1월 출범했다. 약 550여명의 지역 경제계, 문화계, 법조계 인사들이 모였다.

기본 국가포럼 개국은 지난 3월 출범했다. 포럼은 출범식과 동시에 소득 관련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에는 이 지사를 지지하는 제주 지역 지지층 모임인 제주희망사다리포럼이 출범했다. 지난 3월에 출범한 제주도 청년층 중심의 ‘촛불백년 제주도 이사람’ 등이 함께했다. 공동대표단은 출범 선언문을 통해 “소수 기득권 세력에 휩쓸리는 현재의 정치구도를 타파하고 공정사회를 통한 일반시민 다수에게 기회의 사다리가 열리는 희망의 사회를 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자체 차원의 우회 지지도 얻고 있다.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에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전국 기초·광역 지자체 243곳 가운데 74곳이다.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는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공감, 정책의 보편화와 제도화를 논의하는 기구다. 이 지사가 2018년 10월 시도지사 협의회에서 처음 제안했다.

하나 둘…
출범 릴레이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서 공식 활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는 이번 달 개최 예정인 ‘신복지2030 광주포럼’를 기점으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오는 8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릴 광주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한다. 포럼 발기인에는 100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으로 이개호·이병훈·이형석 의원과 광주 지역 구청장,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등이다.

특히 김 의장은 광주포럼 집행위원장으로 “광주에서 솔선수범해 코로나19로 변화된 새로운 역사와 시대적 흐름을 만들어가는 개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광주포럼은 출생부터 교육, 주거, 노후 복지까지 평생을 책임지는 신복지 정책을 2030년까지 추진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광주포럼 회원은 지역 인사 2만명으로 추산된다. 광주에 있는 여권 관련 모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전 대표가 전남 영광 출신인 만큼 호남을 시작으로 대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광주에서 출발해 오는 6월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지지층을 결집시킬 예정이다.

호남 이외 지역에서도 이 전 대표 지지모임이 문을 열었다.

대구 지역 지지모임인 ‘플랫폼 더 숲’은 대구 벤처센터에서 지난달 24일 창립식을 개최했다. 이 전 대표는 동영상으로 보내온 축사에서 “더 숲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며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대구·경북이 앞장서서 나라를 구했다”고 환영했다. 행사에는 민주당 설훈 의원 등이 참석했다.

또 다른 지지층 모임인 ‘행복국가포럼’은 지난해 7월부터 활동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1일 토크콘서트 형식의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주제는 ‘이 시대 키워드, 이낙연’이었다. 행복국가포럼은 사회 각계 인사들의 자발적 참여로 꾸려졌다. 전국 단위 모임으로 회원은 5000여명이다.

정의평화포럼 역시 전국 단위 지지층 모임이다. 지난해부터 각 지역본부가 출범식을 마쳤다. 규모는 1만명으로 추산된다. 강원 지역 정의평화포럼은 이 대표가 지난 3월 춘천 방문 당시 계란을 맞은 사건에 대해 “물리력을 이용한 폭력적 해결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을 포함해 이 전 대표의 지지모임은 무려 70여개에 달한다. ‘낙연포럼’ ‘아이러브NY’ ‘인연포럼’ ‘NY플랫폼’ ‘생활ESG행동본부사’ ‘NY포럼’ 등이 대표적이다. 이 전 대표는 이따금씩 SNS 채팅방에서 지지자들과 소통을 하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 전 대표는 ‘신경제·신복지’를 중심으로 대선 공약을 발표하며 지지율 회복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추후 자신의 대권 행보에 대해 “신복지와 신경제 (관련 정책을) 다듬어서 차근차근 내놓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올해 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꺼냈다가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이 지사와의 2강 구도는 이 지사의 1강 구도로 넘어갔고, 지지율은 바닥을 쳤다. 특히 집토끼를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보선 참패 이후 숨고르기에 나섰던 이 전 대표는 정책에 승부를 걸어 지지율 반등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차근차근
다시 시작

정 전 총리는 민주당 내 공부모임 ‘광화문 포럼’을 중심으로 당내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화문포럼에는 이원욱·안규백·조정식·김영주·김성주·임종성·안호영 의원 등 15명 안팎의 정세균계 의원들이 포진해있다. 광화문포럼은 지난 4월 ‘4·7 보궐선거 분석과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강연회를 시작으로 활동에 나섰다.

당시 포럼에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초청돼 2030 유권자 지형 분석이 이뤄졌다. 

정 전 총리의 싱크탱크는 ‘국민시대’다. 국민시대는 오랜 기간 정 전 총리를 물밑에서 지원한 단체다. 지난 2011년 정 전 총리의 제안으로 결성됐고, 201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당시 정 전 총리가 후보로 나서자 그를 지지하며 세간에 알려졌다.

국민시대는 지난 2월에 3기 출범식을 열면서 정 전 총리의 대권 출마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당시 온라인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정 전 총리는 명예고문 자격으로 축사를 전했다. 이어 김성주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과 안호영 의원의 축사가 이어졌다.

당시 정 전 총리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과 함께하고 K-방역에 총력을 기울여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운 희망의 봄을 맞이하자”고 선언했다.

정 전 총리의 팬클럽 ‘달려라 세균맨’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달려라 세균맨은 지난 3월 SNS를 통해 “정 총리를 국민 아빠로 만들겠다”며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정 전 총리의 또 다른 포럼 ‘나의소원’은 오는 4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팬클럽 ‘광주·전남우정포럼’과 현직 의원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우정 특공대’도 정 전 총리를 위해 활동 중이다. 

캠프 구축 전 싱크탱크 구축
전국 단위 지지모임 ‘눈길’

정 전 총리는 일찌감치 대선 출마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총리직에서 물러나면서 “앞으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사회통합과 격차해소를 통해 정의롭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완성을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며 ‘새로운 출발’을 언급한 바 있다.

정 전 총리는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둘 전망이다.

정 전 총리는 지난달 28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 지지율 정체에 대해 “당장 지지율에 연연하기보다는 어떻게 국민의 마음을 얻을 건가, 어떻게 신뢰를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지율은 사실 결정적인 시기에 나와야 한다. 지금부터 움직이기 시작하면 결정적일 때 지지율이 나올 수 있다. 그런 희망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한 자릿수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총리직 퇴임 이후 첫 일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양시 일산 사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정 전 총리는 “다시 김대중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확히 일주일 뒤에는 봉하마을을 찾았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믿는다. 노무현처럼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을 만났다.

정 전 총리의 전국 순회는 계속됐다. 지난달 27일 정 전 총리는 대구를 찾아 임시 선별진료소 등에서 방역 현장 의료진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김부겸 총리 지명에 대한 질문에 “대구·경북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없어서 아마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집권 여당과 관련해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한다”며 “그런 면에서 보면 아주 잘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팬클럽
광폭행보

정 전 총리는 지난달 28일에는 1박2일 일정으로 호남행을 택했다. 이날 정 전 총리는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위기 극복에 함께하시는 국민 여러분, K-회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일상 회복, 경제 회복, 공동체 회복 꼭 이루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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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