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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27일 17시35분


<창간 25주년 특집> '특별 인터뷰' 먼저 치고 나간 야권 잠룡 원희룡 제주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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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검증대 오르면 당 후보들 반등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며 대권 도전장을 냈다. 검사 출신의 원 지사는 3선 국회의원, 제주도지사 재선 등을 거치면서 입법, 사법, 행정 실무를 두루 거쳤다. <일요시사>는 창간특집으로 원 지사의 대권 행보를 인터뷰했다.

정치 이력만 21년.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대권 도전은 벌써 두 번째다. 그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당시 그의 나이 40대. 원 지사는 일찌감치 원조 소장파 ‘남원정’의 멤버로 이름을 날리며, 합리적 개혁 보수의 자리를 꿰찼다. 

다만 그는 7년간 제주도정을 이끌며 대권주자로서는 미비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내년 대선까지 남은 기간은 10개월. 대선을 향한 그의 ‘스퍼트’가 시작될 전망이다. 원조 소장파, 원희룡이 곧 중앙 무대로 돌아온다. 다음은 원 지사와의 일문일답.

-대선 출마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문재인정부의 불공정과 ‘내로남불’에 대한 분노 표출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공정’이라는 가치를 훼손한 적대적 진영 정치를 끝내고 미래로 가야 한다. 대한민국을 통합하며 미래로 전진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스스로를 던지기로 했다.

-도지사 사임 및 대권 도전 선언 시기는 언제쯤인가.

▲구체적인 출마 선언 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여러 상황을 잘 고려해서 결정하겠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이라 지사직의 책임감이 가볍지 않다. 사실 도정 레임덕을 피하려면, 전략적으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끝까지 모호한 입장을 취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제 진로와 관련된 문제를 투명하고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유력 대권 후보로서 꼭 하고자 하는 공약이 있나.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일과 집, 교육이다. 노동의 경우 일자리 안정망 구축과 기업의 투자가 필요하다. 결국은 규제개혁과 노동개혁 문제로 가야 한다. 노동시장 내부의 기득권을 해결하지 못하면 젊은 세대의 일자리를 열어주는 게 불가능하다.

또 집 문제는 주택 공급 확대, 1가구 1주택 및 실수요자 지원, 투기 차단이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교육 부문은 사교육 시장의 기득권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지능(AI) 관련 교육을 집중 지원해 전 국민 ‘1인 1 AI 튜터’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

-도지사직을 맡으면서 중앙정치와는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앙정치에서 멀어진 동안 인지도는 낮아졌지만 행정경험을 더했다. 제주도정을 맡은 동안 중앙정치에서 주목을 받고 못 받고는 2차적인 문제다. 제게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한민국을 이끌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입법, 사법, 행정을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이 필수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7년은 제게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욱 폭넓게 준비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풍부한 경험이 쌓인 만큼, 더 묵직한 존재감으로 값어치를 증명하겠다. 이제 중앙 무대에서 주목받고 평가받기 위한 노력을 집중적으로 할 예정이다.

“중도·젊은층 잡고 전국 정당으로 도약”
입법·사법·행정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여권의 대권후보로 꼽힌다. 같은 도지사로서, 이 지사의 행정력에 대해 어떻게 보나.

▲여러 모로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국가경영에 대한 책임감은 물론이고 무엇보다도 편가르기 포퓰리즘 정치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무차별적인 기본소득을 주장하면서 그 재원은 어디서 거둘 것인가에 대해서는 말이 매번 바뀐다.

특히 이 지사는 권력을 가졌을 때 그 칼을 지나치게 휘둘러온 측면이 있었다. 지금은 진영논리가 극단화된 위기의 세상이다. 국민들께서 그걸 부추기는 대통령을 또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지지율이 미미한 상태다. 이를 끌어올린 방안은 무엇인가.

▲현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가려 국민의힘 후보들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검증문제로 흔들리면 국민의힘 후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것이다. 양 진영으로부터 비토가 덜하고 포용력까지 갖춘 제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 과정을 다시 보여줄 것이다. 진정성과 전면적 헌신 부분이 국민들에게 전달되면 점차 정치적 존재감도 커질 것이라 본다.

-윤 전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검찰총장으로서는 역대급 총장이다. 그 정도 강단과 돌파력을 보여준 사람은 많지 않다. 국민들은 윤 전 총장이 검찰 권력을 내 편, 네 편 가르지 않고 쓴 것에 대해 통쾌해했다. 불공정과 위선에 진저리가 났는데 법적으로 이걸 청산하니깐 지지율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지금 야권에도 많은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

-그렇다면 ‘정치인 윤석열’은 어떤가.

▲무엇보다 대통령 업무는 민생·미래(비전)·통합까지 챙기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을 판단할 영역이 최소 3개는 더 있다는 얘기다. 국민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지 증명하기 위해 검증을 받아야 하고, 치열한 경쟁도 거쳐야 한다. 그런 면에서 윤 전 총장은 앞으로 열 달 내내 정치력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올 것으로 보나. 윤 전 총장 영입을 위한 당의 전략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리 당에 들어올지 여부와 관계없이 윤 전 총장이 문재인정부의 연장을 반대하는 것에 확실히 힘을 모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대통령이란 개인이 영웅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지금은 일방적인 지시를 통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

정치는 민주주의적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명확한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집단적 힘’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정권교체라는 큰 흐름속에서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조 소장파 “중진부터 정신 차려야”
“통합과 미래로…대전환의 시기에 섰다”

-야권 유력 대권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원 지사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수평적 소통과 개혁성, 약점이 적고 방어력이 뛰어나다는 점, 통합정치의 최적임자라는 장점이 있다. 보수의 신뢰와 젊은 세대와의 소통, 이념적 확장이 가능한 후보라고 자신한다. 겉모습만 화려한 개혁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각을 담고 있는 현실적인 개혁성을 20년 넘게 다져왔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동시에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점, 지역갈등으로부터 자유로워 진정한 통합정치를 할 수 있다는 점, 세대 통합의 적임자라는 점 등이 저의 최고 강점이다.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문재인정부의 무능과 ‘내로남불’에 대한 민심의 분노 폭발 아니겠나. 최악의 고용 쇼크와 미친 집값, 그리고 전세대란이 발생했다. LH 직원들과 정권 핵심 멤버들의 부동산 투기, 자녀들의 부정입학 등이 터졌음에도 민주당은 180석을 믿고 오만하게 독주했다.

우리 당은 강경 지지층의 비합리적인 모습과 단절했고, 합리적 노선을 가진 후보를 내세웠다. 진영정치에서 탈피해 상식과 합리로 가라는 국민요구를 받아들였다.

-특히 2030 남성들이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줬다. 이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이유는.

▲정부가 말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이 모두 쇼라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2030세대는 내 집 마련과 일자리 부분에 있어 절망적인 상황이다. LH 사태, 정권 핵심 멤버들의 부동산 투기, 자녀들의 부정입학이 이어지며 환멸을 느낀 것 같다.

지난 4년간 내로남불, 위선만을 보여 왔기에 이번 보궐선거에서 보수 정당을 지지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어떻게 보셨나. 문재인정부에 대한 평가도 함께 부탁드린다.

▲‘정신승리’ ‘자화자찬’ 일색의 연설이었다. 백신후진국이란 현실은 외면하고 아직도 방역모범국가 타령만 했다. 인사검증 실패에 대해서는 청문 제도에 문제점이 있다는 등 내로남불이 여전했다. 북한의 심기를 살피느라 대북전단을 처벌하겠다는 다짐 문구까지 넣었다.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는 달나라에 보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아니라, ‘다시는 경험하기 싫은 나라’가 되었다. 아직도 1년이 남았나 하는 국민들의 한숨소리가 들린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뚜렷한 방향 제시와 실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당이 이번 재보궐선거 승리에 벌써 취해 옛날 모습으로 간다면 속된 말로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 지금 국민의힘은 안철수와의 합당, 홍준표의 복당, 윤석열의 입당 등 풀어낼 과제가 산적해 있다.

승리에 취해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걸로 보여지는 발언 등으로 과거 회귀 조짐을 보여선 안된다. 자체 정화기능이 작동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길 수 있는 대통령?
전진하는 대통령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당의 혁신 방향은 분명하다. ‘중·중·중’으로 돌리는 것이다. 중도, 젊은층, 전국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아는 리더십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 특정 개인 인물로 부족하면 과거 한나라당 소장파처럼 그룹이 나서 목소리를 내며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스펙보다 혁신적인 마인드, 민심을 읽고 제대로 담으려는 진정한 정치인으로서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지도부나 중진들부터 정신을 차려야 한다. 개혁적 목소리를 내야 하는 초선들도 더 분발해야 한다.

-최근 당내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가 시끄럽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모든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홍준표 의원의 복당, 윤 전 총장의 입당, 안철수 대표의 합당을 모두 지지한다. 복당 이후 영향에 대해 쉽게 예상하긴 어렵다. 초선 의원들의 우려를 비롯한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분들의 이유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홍 의원이 돌아와 흔들릴 정도의 당이라면 집권을 포기해야 한다. 너무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본다. 지금은 문재인정권을 끝내기 위해 모두가 손을 잡을 때다. 더 큰 국민의힘을 위해 중도확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 당내 초선 의원들이 약진이 두드러진다.

▲초선 의원들은 아직 크게 얽매인 게 없지 않나. 커가는 과정에서 국민의 마음과 함께하고 민심을 당내로 끌어들이면서 국민적 인지도와 지지도가 생겨야 한다. 그런 의원이 많아야만 당이 강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

당 정치나 당 주류만을 쳐다보는 정치만 한다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개혁은 주류만의 정치로 묶이지 않고, 늘 국민들과 중도층을 향해 열려있을 때 가능하다.

-원조 소장파 그룹 ‘남원정’의 멤버로서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초선 의원들은 반성과 미래를 위한 개혁 과제를 제시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초선 의원들이 2030 젊은 세대와 코드를 맞춰주시기 바란다. 2030 MZ세대가 문재인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건 우리로서 절대적 기회다.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선 안된다. ‘꼰대 정당’을 탈피해서 2030 젊은 세대들이 참여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 분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음 대통령은 단순히 ‘이길 수 있는 대통령’을 넘어 ‘통합하여 미래로 전진할 수 있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한풀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보수진영에서는 지난 보수정권을 정리한 그 칼날로 진보진영을 정리해달라는 기대가 있다. 하지만 이 기준으로 대통령을 선택해선 안된다.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눠져 다시 싸우는 과거로 후퇴해서는 곤란하다. 대한민국 전진을 위한 대전환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일요시사>가 창간 25주년을 맞이했다. 한마디 부탁드린다.

▲1996년 이후로 사반세기에 이르렀다. 격동했던 시간을 기록하고 국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동행했던 시간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제 25세의 청년의 필봉으로 우리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가는 언론사가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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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등 노리는 검찰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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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인’ 윤석열의 뿌리가 검찰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는 듯하다. 그는 30여년 가까이 ‘검사 윤석열’로 살아왔다. 조직 밑바닥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의 이름 앞에는 ‘강골 검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친정의 반란일까. 검찰의 칼끝이 윤석열을 겨누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994년 9수 끝에 대구지검에서 검사로서 첫발을 뗐다. 이후 부산지검에서 일하던 그는 2002년 초 사표를 내고 대형로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1년 만에 다시 검찰로 돌아왔다. 당시 복귀 이유로 밝힌 ‘자장면 일화’는 여전히 회자된다. 검찰청에 왔다가 자장면 냄새를 맡고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검찰 조사실이라 생각했다는 것. 검사서 정치인으로 윤 전 총장의 검사 인생은 영광과 굴욕의 반복이었다. 검찰 복귀 이후 그는 대검 검찰연구관, 대검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눈치를 보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수사 스타일은 그에게 강골 검사라는 이미지를 안겨줬다. 2013년 10월 윤 전 총장의 검사 인생이 한차례 크게 뒤틀리는 일이 일어난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댓글공작 수사팀장이었던 그는 국정감사에서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윤 전 총장은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허락 없이 국정원 직원들의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는 등 댓글수사를 강행했다. 이날 국감에서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전 총장의 ‘시그니처’ 발언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국감 스타로 떠오르는 등 여론의 지지를 받았지만 이후 수사팀에서 배제된 것은 물론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을 맡고 있다가 한직으로 분류되는 대구고검, 대전고검에 좌천되기에 이른다. 윤 전 총장은 2017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발탁되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이후 그의 검사 인생은 탄탄대로였다. 정권이 교체돼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 윤 전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에 발탁되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정부와 여당의 열렬한 지지를 등에 업고 윤 전 총장은 검찰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 이른바 조국 사태가 터지면서 현 정부와 대척점에 서게 된다.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부터는 1년 넘게 ‘추·윤 갈등’이 이어졌다. 실제 지난해 검찰 안팎에서는 사상 초유의 일이 연달아 일어났다. 법무부 장관은 수차례에 걸쳐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검찰총장을 대상으로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직무배제 조치를 당했던 윤 전 총장은 행정소송도 불사한 끝에 법원의 판결로 검찰에 돌아왔다. 고발사주 의혹 3곳서 잡아 가족·측근 동시다발 수사 하지만 추 전 장관의 후임으로 법무부에 입성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도 갈등이 이어졌다. 윤 전 총장은 결국 지난 3월 여권이 발의를 예고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법안에 반대를 표명하고 검찰총장에서 물러났다. 당시 여권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내세우며 중수청을 통해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윤 전 총장은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대선후보는 선거 당일까지 검증의 잣대를 피할 수 없다. 지지율이 상위권인 유력 후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에서 퇴임하기 전부터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였다. ‘정치 선언을 하는 순간 꺼질 거품’ ‘찻잔 속의 태풍’ 등의 비아냥거림이 있었지만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아직까지도 상당히 견고한 편이다. 윤 전 총장은 이제 검증의 대상이 됐다. 검사 시절에는 대선후보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 수사 주체로 활동했지만 상황이 180도 달라진 셈이다. 과거 언행, 가족, 측근, 동료, 지인 등 윤 전 총장을 둘러싼 모든 부분에 검증의 칼날이 가해지고 있다. 이 중 몇몇 건은 이미 검찰 수사 단계에 돌입한 상황. 검찰의 칼날을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지난 14일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에 뛰어 들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대검찰청 감찰부 등 총 세 곳이 같은 의혹을 두고 수사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3일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 등 7명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했다. 대검은 고소 다음날인 14일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에 맡겼다. 공공수사1부는 정보통신범죄전담부인 형사12부 소속 검사와 대검 감찰부에 파견된 적 있는 반부패부 및 공공수사부 연구관 2명을 파견 받아 수사팀을 꾸렸다. 지지율 높은 유력 주자 최 대표 등은 윤 전 총장이 손준성 검사를 통해 민간인 정보를 수집하도록 하고, 이를 토대로 작성한 고발장을 국민의힘에 전달해 직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에서 부인 김건희씨와 한동훈 검사장이 합세해 윤 전 총장과 손 검사의 범죄 행위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성명불상자는 손 검사의 지시를 받아 고발장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공안수사 전문가로 지목했다. 앞서 대검 감찰부는 지난 2일 김오수 검찰총장의 지시로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여기에 공수처도 지난 10일 윤 전 총장과 손 검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손 검사 등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공수처와 수사 범위가 겹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중복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검이 윤 전 총장 장모 최모씨 사건과 관련해 대응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세계일보>는 14일 대검이 지난해 3월 최씨 관련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자료라며 A4 용지 3쪽 분량의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경기 성남시 부동산 사기 사건 ▲최씨 분쟁 상대 정대택씨 사건 ▲파주 요양병원 의료법 위반 사건 ▲양평군 오피스텔 사기 사건과 관련한 관계자 목록과 처리 경과 등이 담겼다. 대검은 “오보 대응 차원에서 만든 문서”라는 해명을 내놨다. 윤 전 총장 측도 대검의 해명을 인용해 “언론 등 문의에 응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주기 위해 소관부서에서 작성한 문서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공수처 수사 속도 내는 중 문제는 해당 문건의 존재가 여권을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윤 전 총장의 대검 사유화 의혹과 맞물려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해당 문건의 성격과 윤 전 총장의 관여 여부 등을 둘러싸고 검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박 장관은 지난 16일 오전 출근길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해 “증거가 가리키는 대로 결 따라 수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해 수사 가능성을 열어놨다. 윤 전 총장의 가족과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도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최근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된 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지난해 4월 열린민주당 측 인사들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올해 중반부터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김씨는 2010~2011년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이모씨와 공모해 자사 주가를 조작할 당시 돈을 대는 이른바 ‘전주’로 참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2~2013년 도이치모터스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한 의혹도 있다. 해당 수사팀은 김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불법 수수 의혹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스폰서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1부가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 10일 윤 전 서장과 관련자들의 자택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대선 5개월 앞둔 시점에 전례 없는 선거개입 우려 윤 전 서장은 2017~2018년 인천의 한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해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인허가 로비 자금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부동산 개발업자는 지난해 11월 윤 전 서장에게 정·관계 로비 자금 약 4억원을 건넸고, 전·현직 검사와 고위 공무원의 접대비를 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와 별개로 윤 전 서장은 뇌물수수 사건 무마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에서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윤 전 서장은 2010~2011년경 육류 수입업자 김모씨로부터 금품과 골프비 등을 수수한 혐의로 2012년경 경찰 수사를 받았지만 2015년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당시 대검 중수1부과장이던 윤 전 총장이 윤 전 서장에게 중수부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공수처가 수사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서는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임 담당관은 지난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작년 9월,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을 맡으며 결국 직무배제될 것을 예상했기에 다 기록에 남겼다”며 “있는 그대로 상세히 설명하고 올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이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을 대검 감찰부가 아닌 서울중앙지검 인권부에 재배당하려 하고, 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었던 임 담당관을 수사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지난 8일 임 담당관을 불러 11시간에 걸쳐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위 압박 대선 영향은?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를 두고 검찰 등이 벌이고 있는 대대적인 수사에 ‘선거 개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 유력 후보를 겨냥한 수사가 이뤄진 전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수사기관들은 선거 중립 차원에서 대선주자들에 대한 수사를 자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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