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돋는’ 반기문-윤석열 평행이론

2017 반 보면 2022 윤 보인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곧 등판한다. 대선 정국에서 그가 정계 개편의 중심이 될 것이란 관측 가운데, ‘찻잔 속 폭풍’에 그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은 그에게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서점가에선 그와 관련된 도서가 연일 출간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날 파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외부와 선을 긋는 눈치다.

곧 등판
어디로?

윤 전 총장의 독주는 이례적이다. 그는 지난해 여권의 공세 속 반문(반 문재인)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계속된 ‘추미애-윤석열’ 갈등 속, 정부에 분노한 민심이 ‘대통령 후보 윤석열’을 만들어냈다. 이 흐름에 따라, 평생 ‘칼잡이’로 살던 그는 지난 3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반대하며 옷을 벗었다.

당시 윤 전 총장은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정계 진출을 시사했다.

그는 사퇴 이후 한 달 넘게 잠행 중이다. 간혹 ‘공정’의 이슈가 화두로 떠오를 때마다 메시지를 낼 뿐이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LH 사태’를 두고 “이런 식이면 청년들은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기존 정치 문법도 거부하고 있다.


정치권 인사보다는 원로나 국내 석학을 만나 현안을 나누는 식이다. 퇴임 이후 그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노동 전문가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 등을 만났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김 교수를 만나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당시 그는 심도 깊은 담론을 던졌고, 김 교수에게 정치에 대한 고견을 구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청년 일자리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와의 자리에선 청년실업, 결혼과 출산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이쯤 되면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는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5월 중순 쯤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의 지지율도 굳건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6일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물은 결과, 윤 전 총장은 37.2% 지지율을 얻어 이재명 경기도지사(21.0%)를 오차범위 밖에서 이겨내고 1위를 차지했다.

‘칼잡이’ 이례적 독주…반문 대표주자로
지난 대선 삼킨 ‘반 현상’과 다를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지지세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 분석을 보면 그를 지지하는 주요 세력은 정부에 반감을 가진 중도층이다. 코로나19 백신 확보 문제, LH 사태, 부동산 문제 등 여러 악재가 연달아 터졌진 상태다. 레임덕에 빠진 정부가 단기간에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야권에서는 이렇다 할 만한  대권 주자가 없다. 현재 그를 제외한 주자들의 지지율은 5% 이하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대표가 크게 패배한 이후 주목할 만한 기대주가 부재한 상황. 윤 전 총장이 대안 세력이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관건은 이 지지율이 얼마나 견고하느냐다.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의 최대 변수로 ‘정치인 윤석열’을 꼽고 있다. 그가 차후에 어떤 정치적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여론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정의 이미지를 밀고 있는 만큼, 사소한 실책도 치명적일 수 있다.

인물이 가진 리스크도 큰 편이다. 윤 전 총장은 평생 ‘칼’을 휘두른 천직 검사다. 지나칠 정도로 경직된 원칙주의자인 그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 불리는 정치에 적응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외교·안보·남북관계·경제를 망라한 구상을 보여야 할 과제가 남는 셈이다.

대척점
다르다?

다만 그가 정치판에 뛰어드는 순간 지지율이 거품처럼 사그라들 것이란 해석도 있다. ‘윤석열 정치’의 실체가 드러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지금의 지지율은 새 바람으로 인한 기대감에서 오는 반짝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도 과거 제3지대 후보처럼 결국 현실정치의 벽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제3지대 후보는 역대 대선의 단골손님이었다. 이들 모두 혜성처럼 나타나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윤석열의 반짝 지지율 1위는 조만간 가뭇없이 사라질 것이다. 반기문도 훅 갔다”고 했다.

이 시나리오에는 비슷한 전례가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17년 대선 국면에서 보수 진영의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박근혜정부 임기 내내 반 전 총장의 지지율 40%를 웃돌며, 상위권을 독식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여러 차례 앞설 정도였다.

지난 대선 정국에서 정치권은 ‘반기문 신드롬’으로 술렁였다. 2017년 2월 그가 대선 출마를 포기할 때까지 그를 미화한 책만 50여권이었다. 하지만 이는 거품에 불과했다. 베일에 싸여있던 실체가 드러나자, 반 전 총장에게는 ‘1일 1실수’라는 수식이 따라다녔다.

특히 서민의 삶과 거리가 먼 그의 언행은 숱한 논란을 낳았다.

한 대학 강연에서 ‘청년 주거 정책’에 대한 질문에 “젊어 고생은 사서라도 하는 것”이라고 답하거나, 공항철도 탑승권 발매기에 1만원권 두 장을 겹쳐 넣었다가 “뉴욕과 다르다”고 해명하는 식이었다. 민심은 연일 싸늘해졌고, 지지율은 10%대로 급락했다.

그를 둘러싼 의혹 검증 절차 역시 혹독했다. 당시 반 전 총장에게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였다. 평생 외교관의 길을 걸어온 이에게 이를 견딜 만한 맷집은 없었다.

남은 1년
거품 빠지면?

결국 반 전 총장은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귀국한 지 불과 20일 만에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뉴스로 정치교체 명분이 실종됐다”며 대선 출마 뜻을 접었다. 이후 정치권은 쇼크에 빠졌다.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의 대권행을 위해 스스로 대권 출마를 포기한 상태였다. 제3지대 빅텐트 구상 동력마저 급격히 상실됐다. 반 전 총장의 전례를 비춰 봤을 때, 윤 전 총장의 행보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 야권이 흔들릴 것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반기문 현상’은 정치권에서 지지율은 한순간의 바람일 뿐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국민들은 무능한 정부와 대결할 영웅을 찾는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염증으로 새인물의 새로운 정치를 갈구하기 때문이다. 이에는 기존 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담겼다.

친노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우리 정치가 워낙 국민들로부터 혐오의 대상 같은 불신이 심하다 보니까 이런 현상은 늘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은 다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새인물들은 권력을 직접 나서서 만들려 했다. 반면 윤 총장은 스스로 투쟁해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무엇보다 문재인정부의 대척점에 서 홀로 컸다는 상징성이 있다.

냉정한 정치판…신기루 지지율 경계
리스크 큰 ‘정치인 윤석열’ 과제는?

반 전 총장과 달리 버티는 힘도 강하다. 1년 넘게 여권의 파상공세로 인해 채워진 맷집이 있고, 권력 의지도 남다르다는 평가다. 이외에 메시지 전달 능력도 탁월해 보인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만드는 부패완판이다” 등이 대표적이다. 반 전 총장이 1일 1논란을 일으켰던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명성으로 지지를 얻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나 고건 전 국무총리와 달리 지지율이 탄탄하다. 진흙탕 싸움에서 벗어나 홀로 소나무처럼 빛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따라 정치권 전체가 격변에 가까운 정계개편을 이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는 5월 양당의 지도부가 구성된다. 9월~10월에 대선후보 경선이 예정돼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다른 대선 후보를 압도하는 만큼, 그가 야권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양당은 윤 전 총장이 언제 등판할지, 어떤 형태로 정치를 시작할지 주목하고 있다. 물론 그의 행보를 가장 주시하는 세력은 제1야당이다. 국민의힘은 조직력과 자본력을 갖춘 당에 합류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도 생겼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함께 독자 노선을 개척할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면서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아사리판’이라 평가절하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호언하고 있다.

새로운 정당에서 힘을 키울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강한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이 나오면 당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가게 돼있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이라고 분석했다.

이대로 쭉?
막판 미지수

물론 모든 게 미지수다. 윤 전 총장 본인의 뜻이 아직 불명확한 데다, 찻잔 속 폭풍 속에 그쳤던 이들처럼 여러 암초에 걸려 끝내 완주조차 못하는 상황이 또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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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