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부·서부권을 뚫어주마!

‘교통을 따라가면 돈이 보인다’라는 부동산 투자의 격언이 있다. 그만큼 지하철 등 광역 교통망 개통은 부동산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호재 중 하나라는 얘기다.

수도권 서남부권역에서 가장 ‘핫’한 노선 중 하나는 신안산선이다. 당장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교통 소외 지역이던 서울 금천구와 경기 안산, 시흥 지역을 서울 도심으로 곧장 연결한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예정대로 2024년 개통되면 한양대 안산캠퍼스에서 여의도역까지 25분, 안산시에 위치한 원시역에서 여의도역까지 30분대에 이동이 가능하다. 신안산선이 개통될 경우 직접 영향을 받을 만한 곳으로는 서울 영등포구와 구로구, 경기 시흥 목감지구와 장현지구, 안양 석수역 일대 등이 꼽힌다.

서울 도심
곧장 연결

다음으로 서울 서남권(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에 활력을 줄 교통호재 3가지가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제물포터널 개통,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월드컵대교 개통이 그것이다.

서울제물포도로(국회대로), 서부간선도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들어가기 싫은 도로’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매일 상습정체로 시달리는 두 도로는 ‘새벽 3시에도 길이 막히더라’는 괴담까지 돌 정도로 많은 교통량과 그에 비해 부족한 도로 수용량으로 어려움을 겪곤 했다. 올해 드디어 두 도로의 숨통이 트인다.


지난 16일에는 국회대로의 신월동-여의도 구간을 한 번에 터널로 잇는 서울제물포터널이 개통됐다. 기존의 경인고속도로와 같은 길을 대심도로 파고드는 제물포터널은 신월동에서 목동을 거쳐 여의대로에 이르기까지 7.53㎞ 구간이다.

기존 국회대로는 차량 정체와 목동IC 이후 구간의 자동차전용도로 해제 등이 맞물려 40분이 소요되었으나, 제물포터널을 통하면 10분 내외로 신월동에서 여의도를 주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행료는 2400원으로, 개통 이후 서울시는 국회대로의 지상 구간을 저심도 지하차도 개통과 함께 녹지화한다는 계획이다.

심각한 정체로 악명이 높은 서부간선도로 역시 약 10㎞에 달하는 구간이 오는 8월이면 지하화된다. 유료도로로 운영되는 서부간선도로 지하 도로가 개통되면 기존 도로 역시 병주하는 형태로 유지된다. 2021년부터 모습을 드러낼 고속화도로 지하화를 통해 경인고속도로와 서부간선도로의 정체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 소외 지역에 노선·도로 호재
‘뻥뻥’드디어 숨통…주변 지역 활기

서울에서 가장 정체가 심한 것으로 악명이 높은 한강 다리인 성산대교에도 숨통이 트인다. 상암동과 양화동을 잇는 월드컵대교가 무려 11년에 걸친 오랜 공사 끝에 8월 개통한다. 월드컵대교는 황포돛대를 연상케 하는 비대칭 사장교로 지어진데다, 자전거도로 역시 병주한다. 단순한 길을 넘어 서울 서부권의 새로운 명소가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경전철도 서울 서남권을 가로지른다. 이미 착공 중인 신림선이 내년 개통된다. 2017년 착공에 들어간 신림선은 관악산역(서울대)을 시작으로 여의도 샛강역까지 이어지며 총 11개 정거장으로 구성된다. 신림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서울에서 지하철 교통이 불편했던 관악구를 남북으로 잇는 노선이기 때문이다. 1, 2, 7, 9호선을 지나는 역과 환승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서부선은 은평구 새절역(6호선)에서 명지대, 신촌, 여의도를 거쳐 관악구 서울대입구역(2호선)까지 총 16.2㎞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정거장 16개와 차량기지가 건설된다. 사업비는 1조5203억원이다.


서부선은 서울 서부 지역을 남북으로 연결한다. 서울 서북부와 서남부를 연결해 새로운 교통축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2023년 착공 계획이 잡혀 있으며, 공사 기간은 약 6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착공 또는 완공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그간 상대적으로 교통 여건이 열악했던 수도권 서부 부동산에 대형 호재다.

수도권 서부권의 가장 확실한 호재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이미 착공에 들어간 A노선, 그중에서도 고양시와 파주시가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명소
가로지른다

구체적으로는 A노선이 직접 지나는 고양시 대곡역, 킨텍스역, 파주 운정역이 꼽힌다.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마석을 잇는 B노선은 2019년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이르면 2022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2029년 GTX-B노선이 개통하면 인천 송도에서 서울역, 여의도, 용산, 청량리까지 단숨에 주파 가능하다.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82분가량 걸리던 이동 시간은 27분으로 단축된다. 이 때문에 B노선 거점역으로 지정된 인천 송도역과 인천시청역, 부평역 인근 부동산도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B노선은 아직 착공을 하지 못한 상태. 2022년 중 착공이 목표인 만큼 완공 때까지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 위주로 접근하되, 장기 투자를 각오해야 한다는 얘기다.

경전철이나, GTX나 신설 노선을 따라 투자하는 것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긴 사업 기간은 항상 변수가 될 수 있다. 전철망 구축은 일반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예비 타당성 조사 발표, 기본계획 수립 뒤에도 입찰 방법 심의, 기본·실시 설계 등 사업 절차가 많다.

실수요 위주
장기 투자로

한 부동산 전문가는 “GTX와 신안산선, 경전철, 지하도로 개통, 다리 개통 등 교통호재가 풍부한 수도권 서남부권과 서부권이 뜨고 있다”며 “대표적인 수혜지역으로 서울은 영등포·구로 ·금천구 등이, 경기는 고양·파주시 등이, 인천은 송도국제도시, 부평구 등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 서남부·서부권 분양단지.

 

▲여의도 리브하임(오피스텔)= 건화종합건설이 서울 영등포에서 복층형 평면으로 설계를 특화한 오피스텔 ‘여의도 리브하임’을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5층, 전용면적 19㎡ 154실 규모다. 시가표준액이 1억원이 되지 않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취득세 중과대상에서 제외돼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일부 호실은 ‘한강뷰’가 가능하다. 복층 구조를 도입해 침실과 주거 공간을 분리했다.
분양 관계자는 “지금까지 영등포 일대에서 복층형 오피스텔 공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 1·5호선 신길역과 영등포시장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더블 역세권 오피스텔이다. 여의도·영등포역에서 경기 안산·시흥을 연결하는 신안산선 복선 철도 사업이 2023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인천 송도에서 출발해 여의도를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GTX-B노선 사업은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영등포 반도 아이비밸리(지식산업센터)= 반도건설은 영등포구 영등포동 일대에 지식산업센터 ‘영등포 반도 아이비밸리’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11층 연면적 3만8870㎡, 228호실과 근린생활시설 32호실로 조성된다. 지하 1층(주차장 제외)부터 지상 11층까지는 전실 제조·공장형으로 구성되고, 지상 1층은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영등포시장(5호선)과 영등포구청역(2·5호선) 더블역세권에 들어서 출퇴근 및 물류 운송에 용이하다. 신안산선, 강북횡단선, GTX-B 등 철도 교통망 확충될 예정으로 서울은 물론 경기, 인천까지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영신로, 영등포로, 국회대로 등 주요 도로를 이용해 북쪽으로 양화대교 방면, 동쪽으로 여의도 방면 진입이 쉬워 여의도 업무지구(YBD), 도심업무지구(CBD), 용산지구, 상암DMC, 마곡지구 등 주요 업무지구까지 차량으로 10  ~20분대로 이동 가능하다. 서울제물포터널을 비롯해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월드컵대교가 개통을 앞두고 있어 교통망은 더욱 개선될 예정이다.

무조건 성공 보장?
긴 사업 기간 변수

 

▲파주운정신도시 디에트르 더 클래스·디에트르 라 포레(아파트)= 대방건설이 파주운정신도시에 ‘파주운정신도시 디에트르 더 클래스·디에트르 라 포레’를 공급한다. A-35블럭·A-37블럭의 총 2개 단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이기 때문에 3.3㎡당 평균 1298만원으로 책정됐다. A-35블럭 기준 전용면적 84㎡는 약 4억1000만원~4억9000만원, 110㎡는 약 4억7000만원~5억8000만원 등이다.

여유로운 주차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상가 전용 주차대수 11대를 제외하고, A-35블럭 841대(아파트 세대수 512세대), A-37블럭 453대(아파트 세대수 297세대)의 주차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아울러 한 동에 엘리베이터를 2대 설치해 1개 엘리베이터의 작동에 오류가 생길 시 다른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해 기존에 불편했던 사항을 개선했다.


단지 인근에는 청암초 및 청암초 병설유치원, 산내중학교가 있으며, 자율형 공립고등학교인 운정고등학교가 도보 약 15분 내외 거리에 위치해 있다.

 

▲송도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상가)=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11-2번지에 건립 중인 ‘송도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내 1층(60호실)과 2층(59호실) 판매시설을 임대분양(임대 후 분양 전환)한다. 송도 지식정보단지역 인근에 대지면적 1만2501.6㎡(약 3782평), 건축연면적 1만9500여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3층 규모로 지어진다. 오피스(지상 17층), 오피스텔(지상 23층), 판매시설(지상 2층) 등 총 3개동으로 구성된다. 2021년 10월 준공 예정.

대표적인
수혜지는?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GTX-B노선으로 향후 서울 도심권으로의 접근성이 향상될 예정이다. 개통되면 송도에서 서울 금융의 중심지 여의도, 용산까지(20분) 이내로 진입이 가능하다. 인천발 KTX도 착공이 예정돼 있다. 송도, 부산, 광주가 2시간대 접근이 가능해진다.

이밖에 제2경인고속도로, 제3경인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신 국제여객터미널과 골든하버, 인천국제공항 등 멀티 교통망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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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9월 정기국회 첫날부터 한복과 상복으로 기싸움을 벌이던 여의도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12월 정기국회 종료까지 겨우 한 달 남았지만 여야 간의 파열음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의 폭주에 맞서겠다며 맞불을 놨다. 고성과 퇴장이 난무하던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종합감사만 남긴 채 막바지에 돌입했다. 수많은 안건 속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언급된 건 김현지·조희대 두 사람의 이름이다. 여전히 베일에 싸인 김현지 제1대통령실 부속실장과 사퇴 압박에도 꼿꼿하게 버티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국감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지 조희대 오는 6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가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 김 실장 이름을 증인으로 올렸지만 끝내 불발됐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모든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감사가 아닌 정치공세”라며 이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김 실장이 국감 당일 오전 또는 오후 1시까지만 출석할 수 있다고 밝혔고 ‘반반 출석’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김현지 증인 출석을 놓고 민주당이 내놓은 안은 오전 출석, 오후 불출석이라고 하는데 국감이 치킨인가? 반반 출석하게”라며 “김 실장 한 사람을 지키려고 하니 이런 코미디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이 ‘김현지 흔들기’에 나서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도마 위에 올렸다. 민주당은 “국감이 끝난 이후 사법개혁을 처리하겠다”며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정할 수 있는 데드라인을 그어줬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번 사법개혁안은 제왕적 대법원장의 전횡을 막고 재판의 민주적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사법정상화법이다. 사법 독립성과 책임성을 두텁게 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사법부 장악 논란을 사전에 잠재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법원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를 외면할 경우 탄핵을 포함한 모든 법적·정치적 수단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두 사람의 이름은 오는 12월 정기국회를 마치고 해를 넘겨서도 호명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겨냥해 상대편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지겠다는 전략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이 12월까지 갈 것으로 봤는데 조희대라는 새로운 공격 포인트가 생겼다. 민주당이 쉽게 놔주지 않을 것”이라며 “‘내란 세트’로 묶어서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다. 내란이라는 키워드만큼 국민의힘을 공격하기 좋은 소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민주당은 부동산 실책이 뼈아프다. 그걸 덮기 위해 조 대법원장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것”이라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추경호 의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 이제 그쪽을 노리지 않겠나? 여아가 머리채만 안 잡았지, 아마 역대급 국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야 ‘사이좋게’ 하나씩 쥔 약점 특검 앞 권성동·추경호 운명은? 추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첫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함으로써 고의로 표결을 방해했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날 추 의원은 조은석 내란특검에서 진행되는 1차 피의자 소환조사에 응해 “무도한 정치 탄압”이라며 “당당하게 특검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첫 재판은 오는 3일로 예정돼있다. 권 전 원내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국민의힘을 단단히 휘감자 부동산으로 한차례 휘청한 민주당이 반사이익 효과를 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여론조사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대질이 오는 8일 예정돼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 판까지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이정부 출범 후 첫 예산 심사로 국민의힘은 지역사랑 상품권 등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 화폐를 겨냥해 맹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주도로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민의힘이 크게 반발했고, 지난 8월 정부 예산안이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재명식 포퓰리즘’ 프레임 굳히기에 나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5일 있을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6∼7일 이틀간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10~11일에는 경제부처, 12∼13일에는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가 진행되고 17일에는 소위원회 예산안의 감·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가 가동된다. 각 소위의 논의를 거친 예산안은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본회의에 상정된다. 예산안 국회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매년 12월2일이지만 늘 그렇듯 여야의 예산 샅바싸움으로 해당 날짜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728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에 견줬을 때 8.1% 늘어난 규모다. 이 대통령은 초혁신 경제 분야 등에 큰 폭으로 투자해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안이 의결되던 날 이 대통령은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역대급 규모 쩐의 전쟁 이어 “현재 우리 경제는 신기술 주도의 산업 경제 혁신, 그리고 외풍에 취약한 수출 의존형 경제의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내년도 예산안은 이런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경제 대혁신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AI 투자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을 강조한 만큼 예산 역시 이에 맞춰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자동차·조선,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AI를 접목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 등 ‘피지컬 AI’ 분야에도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보다 19.3% 증가한 35조3000억원이다. 역대 규모인 이번 예산 중 10조6000억원이 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제조 등 6대 첨단산업의 핵심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다. 이 중에서도 국민의힘은 26조2000억원으로 책정된 ‘민생경제 회복과 사회연대경제 기반 구축’ 부문을 눈여겨보고 있다. 정부는 24조원 규모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지원하고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국비 보조율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24조원은 총 발행되는 상품권의 액면가이며 이 중 3~7%를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예산은 4000억원으로 도합 4조5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또 정부는 연 매출 1억400만원 미만인 소상공인 230만개 사에 경영안정 바우처 2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안이 발표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국민 부담 가중 청구서’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8.1% 늘어난 728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조세감면까지 포함하면 실질 지출은 무려 808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내년도 국가채무는 1415조원, 2029년에는 무려 1789조 원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9.1%에서 내년 51.6%, 2029년에는 58%까지 치솟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문재인정부 5년 동안 국가채무 비율이 33.9%에서 46.8%로 뛰어올랐는데 이정부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나랏빚을 통제하기는커녕, 폭발 직전까지 끌어올릴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거짓 선동”이라며 민생 최우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반박했다. ‘올려’ ‘내려’ 본회의 난타전 쟁점 법안 처리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을 위한 법 왜곡죄를, 국민의힘은 이정부의 부동산을 겨냥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앞서 민주당과 혁신당은 각각 법 왜곡죄를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판·검사가 증거를 조작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등 잘못된 사실관계에 법을 적용해 기소나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경우 처벌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법 왜곡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8일 국정감사 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개혁안에 대해 “이번달 까지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백혜련 사법개혁특별위원장도 MBC 라디오를 통해 “특위에서 낸 5대 개혁안은 상당한 공감대가 이미 이뤄져 있다”며 “당내, 국민적으로 그리고 법원과도 대법관 증원 문제 빼고는 의사소통이 이뤄졌다. 법사위 논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면 이번 정기국회 내 충분히 처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개혁 골든타임을 절대로 실기하지 않고 연내에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며 힘을 실었다. 헌법 제84조이자 형사소송법 개정안인 ‘대통령 재판중지법’에도 군불을 땠다. 법사위 국감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이 대통령 파기환송심은 다시 기일을 잡아 (재개)할 수 있느냐” 고 물은 데 대해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이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에 발생한 범죄로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당시 사법 리스크 족쇄를 풀지 못한 이재명 대표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조항을 놓고 여러 갈래의 해석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법안이 당론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사법부의 행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YTN 라디오를 통해 “많은 국민이 지난 국감에서 서울고등법원장의 발언을 보고 깜짝 놀라셨을 것”이라며 “벌써 몇 달째 계류 중인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이 만들어주신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법개혁? 부동산? 마음은 지선 노발대발 ‘쇼츠각’ 잡는 의원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국민의힘은 막아낼 도리가 없다. 대신 국민의힘은 부동산 규제를 파고들면서 이정부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재건축 활성화의 핵심인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이익에 부담금을 부담하는 규제다. 앞서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당 차원의 결정은 아니”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예상보다 후폭풍이 크자 신중론을 내세운 것이다. 여당의 갈지자 부동산 행보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국민적 비난과 여론의 뭇매로 궁지에 몰리자 이제야 국민의힘이 줄곧 주장해 온 재초환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한다”며 “이미 김은혜 의원이 법안을 발의해 놨다. 정기국회에서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신속 처리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감에서 재초환 유지 방향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야 간 이견만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초환 폐지는 투기 광풍을 불러올 조치기 때문에 결코 안 된다.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 장관은 “공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를 정기국회 내 처리하자는 국민의힙 요구에 대해 “원내 중심의 대화를 기대한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다만 더 이상 부동산 문제로 자책골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한 만큼 국민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여당인 민주당이 언제까지나 ‘신중하게’ 입장을 보류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국민의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흐르는 만큼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달 26일 국회가 이례적으로 국감 도중 본회의를 열고 비쟁점 민생 법안 70여건을 일괄 처리하면서 협치의 물꼬가 트이나 싶었지만 또다시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는 형국이다. 앞서 민주당은 APEC 주간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향해 “무정쟁 주간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은 “경제 참사·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침묵 강요이자 정치적 물타기”라고 오히려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정부와 민주당이 독선과 독재를 멈추고 정치를 회복시키면 정쟁은 없어진다”고 훈수했다. 손 내밀어도 고개만 팽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의 외교 성과를 띄우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구분해 견제해야 하는데 지금 의원 한 명 한 명이 국회를 자기 정치의 장으로 쓰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 영향이 크다. 선거를 앞뒀는데 어떤 정당이든 서로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감을 내비쳤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