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 개구리소년 30주기 ①30년 아이들 쫓은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회장

“불안감 조성 위해 희생됐다”

아이는 열세 살, 아버지는 마흔세 살. 아이는 열세 살, 아버지는 일흔세 살. 아이는 평생 열세 살인데 아버지만 나이를 먹었다. 세월이 하얗게 내린 머리카락, 깊게 패인 주름은 아이 잃은 부모의 슬픔이 남긴 흔적. 1991년 3월26일 ‘도룡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선 아이들은 30년 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래도 아버지는 아들을 기다린다. [편집자 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모임’ 회장은 개구리소년 사건을 계기로 인생이 180도 달라졌다. 그의 인생은 개구리소년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 아이들의 흔적을 쫓아 유가족과 동행한 30년 세월은 나주봉 회장을 개구리소년 사건의 또 다른 ‘산 증인’으로 만들었다.
 

▲ 지난 13일,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회장이 &lt;일요시사&gt;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고성준 기자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모임(이하 전미찾모)’ 회장은 매년 2~3월이 가장 바쁘다. 3월26일 개구리소년 추모제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추도사를 쓰느라 머리를 싸매는 것도 이 시기다. 매번 추모제 하루 전날 먼저 대구로 내려가 현장을 살핀다. 20여년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해온 일이다.

매년 3월26일
추모제 준비

나 회장은 올해로 66세. 그중 무려 30년을 개구리소년 사건을 쫓는 데 쏟았다. 1991년 7월 인천 월미도에서 아이들을 찾던 개구리소년 유가족과 처음 만나 현재까지 연을 이어왔다. ▲아버지들이 트럭으로 전국을 수색할 때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됐을 때 ▲유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을 때 등 개구리소년 사건의 중요한 순간마다 나 회장은 유가족 곁을 지켰다.

강원도 홍천 산골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모친이 간암으로 일찍 세상을 뜨면서 동생들을 돌보는 일은 전적으로 그의 몫이 됐다. 아버지가 일을 나간 사이 동생들을 씻기고 먹이고 입히느라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15세 때 강원도에서 머슴살이를 하고, 17세 때 이모의 소개로 인천의 중국집에서 일하다 서울로 오게 됐다.

잘 먹지도 못하고 몸을 혹사하던 중 덜컥 폐결핵에 걸렸다. 기침을 하다 피를 쏟아냈다. 나 회장은 당시 먹었던 약 이름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카나마이신과 마이임부톨. 모두 결핵치료제로 사용되는 약이다. 먹는 건 부실한 데다 독한 약을 먹다 보니 몸은 점점 쇠약해져 갔다. 주변 동료들도 그를 멀리했다.

“몸은 아프고 일도 못하고, 삶의 의미가 없었어요. 사이나라고 있어요, 일명 청산가리. 시골에서 꿩 잡고 이러는 데 쓰는 거. 예전에는 약국에서도 그걸 팔았다고. 그래서 그거를 사서 ‘오늘 죽을까. 내일 죽을까’ 정하고 있었지. 근데 그때 시장에 갔다가 점쟁이를 봤어요. 쌀 뿌리고 엽전 던지고. 그중 한 사람 앞에 앉았죠.”

점쟁이는 그를 보자마자 대뜸 “달밤에 원숭이가 곡을 한다. 뗏장 이불을 덮을 운수”라고 말했다. 뗏장은 ‘흙이 붙어 있는 상태로 뿌리째 떠낸 잔디의 조각’을 의미한다. 무덤을 파랗게 만들기 위해 덮는 ‘떼’를 뜻하기도 한다.

인천 월미도에서 각설이 공연하다
전단지 나눠주던 유가족 처음 만나

점쟁이는 나 회장이 죽을 운수라고 말해준 것이다. 안 그래도 죽을 마음을 먹고 있던 그에게 점쟁이의 말은 치명타였다. 

소주 두 병과 쥐포 한 마리, 사이나 한 조각을 들고 무작정 한강다리를 걸었다. 추운 겨울 차도 없고 가로등 불빛도 희미하던 거리를 걸으며 소주 병나발을 불었다. 사이나를 삼킬 만큼의 소주만 남기고 전부 마셔버린 그는 한참 동안 강물을 바라봤다. 이미 약해진 몸에 술을 들이 붓다 보니 금세 취기가 올랐다. 
 

▲ ▲▲ <일요시사>와 인터뷰 중인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회장 ⓒ고성준 기자

“사이나를 손에 꼭 쥐고 시커먼 강물만 보고 있었죠. 춥고 무섭고 눈물은 줄줄 나고. 술은 계속 오르고. 그런데 그 시커먼 강물 여울 속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이더라고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우리 엄마. 그 자리에서 바닥에 얼굴을 묻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정신을 차렸더니 먼동이 뿌옇게 오르더라고. 무슨 생각이었는지 다시 터덜터덜 걸어서 병원에 갔지.”

이후 그를 가엾게 여긴 약사가 치료를 도와주면서 폐결핵은 차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3년을 꼬박 앓고 나서야 완치가 된 그는 서울 청량리에 자리 잡았다. 그때가 1980년 5월, 그의 나이 26세 때였다. 노점으로 생계를 이어가려 했지만 단속이 심해지면서 연이은 실패를 맛봤다. 결국 각설이 분장을 하고 춤추면서 카세트테이프를 파는 일에 뛰어들었다. 1991년 7월, 그가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뒤바뀐 때라고 말한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폐결핵 걸려
자살 생각도

“인천 월미도에 갔던 날이었습니다. 우리는 3명이 한 팀이어서 돌아가면서 쉬고 있는데 저쪽에서 ‘우리 아이들을 찾아주세요’ 이런 소리가 들리고 40대 정도 된 남자들이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어요. 그때는 온 바닥에 껌이 그렇게 많았는데, 어떤 여자가 그 전단지로 자기 하이힐에 붙은 껌을 떼는 거예요. 아니, 그걸 보는데 마음이 좀 이상했어요.”

1991년 3월26일 개구리소년 사건이 일어나고 아버지들은 트럭을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던 중이었다. 7월 땡볕 아래 다섯 아버지들이 아이를 찾아달라고 전단지를 돌리는 모습이 나 회장 눈에는 그렇게 안쓰러웠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들에게 다가가 전단지를 나눠주겠다며 한 묶음을 받아왔다.

이것이 바로 개구리소년 아버지들과의 첫 만남이었다. 

개구리소년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버지들과 전단지를 나눠주는 각설이에게로 취재 요청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이후 나 회장과 아버지들은 청량리역에서 다시 만났다.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상황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함께 각설이 공연을 하던 사람들은 하나둘 그를 떠나갔다. 

나 회장은 그때부터 아예 대구로 내려가 아버지들과 동행했다. ‘청량리 털보 각설이’로 불렸던 나 회장의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나 회장이 각설이 공연을 통해 모금한 돈과 사회 각계의 후원으로 개구리소년 사건의 현상금이 마련됐다. 당시 개구리소년 전단지에 적혀있던 4200만원이라는 액수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었다. 
 

▲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사무실 내부에 실종 전단들이 빼곡히 붙여져 있다. ⓒ고성준 기자

“읍 단위는 빼고 군 단위 이상의 마을은 다 가봤어요. 혹시나 새우잡이배 같은 데 팔려 갔을까봐 작은 섬에도 들어가서 찾아봤죠. 그 사이에도 시장통 같은 사람 많은 곳에 가서 공연도 하고요. 다들 먹고 살기 힘든 때라 아버지들도 넉넉지가 않았어요. 어떻게든 벌어야 했죠.”

그렇게 3년6개월 동안 전국을 돌아다닌 끝에 나 회장과 아버지들은 남은 가족들을 위해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트럭은 폐차를 해야 할 정도로 낡은 상태였다. 나 회장도 서울 청량리로 돌아와 다시 노점을 차렸다. 이전과 달라진 것이라면 노점 리어카에 실종아동의 전단지가 항상 비치돼있었다는 점. 

노점 리어카에
전단지 붙이고


“개구리소년을 찾으러 다니는 동안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님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그분들이 주신 전단지를 하나둘 받아 왔습니다. 그걸 노점 리어카에 붙였어요. 시민들이 그걸 보고 제보를 해주시더라고요. ‘어디에 봉사를 하러 갔는데 아이를 봤다’ 이렇게. 그럼 또 안 갈 수가 없는 거예요.”

나 회장이 지금까지 전국의 고아원, 기도원 등을 뒤져 찾아낸 실종아동은 수백여명에 이른다. 나 회장이 실종아동을 찾아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하루에도 몇 통씩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를 찾는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폭행 전과도 잔뜩 쌓였다. 누군가는 훈장이라고 추켜세우지만 나 회장은 창피한 기록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2001년 서울시민대상과 함께 받은 상금 300만원으로 지금의 전미찾모 사무실을 만들었다. 나 회장이 시화공장에 직접 찾아가 짜온 컨테이너는 20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청량리역 2번 출구 쪽에 놓인 노란 컨테이너 벽면은 실종아동들의 전단지로 빼곡하다. 실종아동 부모들, 실종아동 문제를 개선하겠다던 정치인들, 경찰, 동네 주민 등이 전미찾모를 드나들었다. 
 

▲ 개구리소년 30주기 추모비

정신없이 바쁜 나날 중에도 나 회장은 개구리소년 사건을 잊지 못했다. 나 회장은 지난 2~3월 3번에 걸쳐 진행된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개구리소년 사건에 대해 ‘정말 아이러니하다’ ‘이상한 사건’ ‘의문 투성이’ 등이라고 표현했다.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유가족 이상으로 훤히 꿰고 있지만 끝내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실제 사망원인 등에 있어서는 나 회장과 유가족의 생각이 다르기도 하다. 나 회장은 정치적 상황이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회적 불안감 조성을 위해 개구리소년 사건을 만들어냈다는 의견이다.

반면 우철원군의 아버지 우종우씨는 아이들이 봐서는 안 될 무언가를 봤고, 그래서 죽임을 당했다고 보고 있다. 


실종아동들 대부로 인생 바뀌어
고아원·기도원서 수백명 찾아내

30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같은 상황을 보고 들은 나 회장과 유가족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릴 만큼 개구리소년 사건에 의문점이 많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나 회장은 개구리소년 사건을 놓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큰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사회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구리소년 추모비 건립을 추진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유가족들은 당초 추모비 건립을 반대했다고 한다. ‘아직도 개구리소년 사건에 매달려 있느냐’ ‘지들(아이들)이 산에 가서 죽은 거 아니냐’는 등 유가족과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말이 쏟아질까 두려웠다.

하지만 나 회장은 오래 전부터 개구리소년 추모비 건립을 밀어붙였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서 잊혀 가고 있는 개구리소년 사건이 추모비 건립으로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고 여긴 것. 나 회장은 지난달 27일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된 대구 와룡산 세방골과 추모비 건립 예정 장소를 찾아 묵념하고 소주를 뿌렸다. 2001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김철규(김종식군 아버지)씨도 추모했다.

김씨는 아들의 유골을 보지 못했다. 
 

▲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사무실 전경 ⓒ고성준 기자

“철원아, 호연아, 영규야, 찬인아, 종식아. 너희가 땅속에 오랜 세월 묻혀 있다 뭍으로 나왔는데, (그동안)너희들 이름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이제 며칠 후면 너희 5명의 이름을 새겨 넣은 아담한 추모비를 마련할 것이다. 그동안 어두운 곳에서 많이 힘들고 외로웠지만 이제부터 너희들의 이름을 알리고 범행의 실체가 밝혀지는 그날까지 너희들 아버지와 아저씨가 열심히 할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고 도와주거라. 그리고 종식이 아버지, 우리 지켜봐 주시고 당신 몫까지 우리가 힘을 합쳐서 범인을 꼭 잡아서 처벌하는 그런 시간이 되도록 만들어 주세요.”

나 회장은 생이 끝나는 그날까지 개구리소년 사건을 쫓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제 인생에서 개구리소년 사건을 빼면 나주봉 자체가 사라지는 겁니다. 명확한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계속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구리소년 사건의 범인을 향해서도 말을 남겼다. 

범인 본다면
“꼭 알려주길”

“혹시라도 범인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우리 아이들을 왜 죽여야 했는지, 그 이유라도 알려 주십시오.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겠습니다. 공소시효가 이미 끝났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다섯 아버지들 가운데 한 분은 돌아가셨고 세 분은 병석에 누워 있고 이제 활동하시는 분은 한 분밖에 없습니다. 이분들이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도록 꼭 알려 주십시오. 정말 답답하고 울분이 터집니다. 꼭 좀 알려 주십시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개구리소년 30주기 추모제 ‘추모비 공개된다’

오는 26일 대구 와룡산 선원공원에서 ‘개구리소년 추모제 및 기원비 제막식’이 열린다.

3.5m(가로)×1.3m(세로)×2m(높이)의 화강석 재질로 제작된 조형물은 ‘엄마의 품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감싸주는 포근함, 보호막, 안식처’ 등을 상징한다.

꽃바구니 안의 꽃송이 5개는 개구리소년 5명을 의미한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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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