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한국케미호 사태 ‘이란통’ 윤석헌에 묻다

“특사보단 밀사가 필요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케미호를 둘러싼 한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한국과 이란의 문제로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미국이 존재한다. 한국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묘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일요시사>가 윤석헌 전 한‧이란상공회의소 회장(현 아시아경제개발위원회 회장)을 만나 이번 사태의 원인과 해결책을 물었다.
 

▲ ▲ 일요시사 기자와 대담 나누는 윤석헌 전 한‧이란상공회의소 회장(현 아시아경제개발위원회 회장) ⓒ고성준 기자

지난 4일 한국 국적의 유조선 ‘MT-한국케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유주는 부산 소재의 ‘디엠쉽핑’으로, 선박에는 한국 선원 5명을 포함해 20명이 승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나포 당일 한국케미호가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해양오염?
동결자금?

디엠쉽핑은 한국케미호의 해양오염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이란 측 역시 현재까지 해양오염과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케미호의 나포 배경으로 한국에서 출금이 묶인 동결자금 문제가 거론됐다. 한국 내 이란 자금은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로 멜라트 은행의 지불준비금까지 합치면 10조원이 넘는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다. 이란 정부는 그동안 이 동결자금을 해제하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해왔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9일 미국 <블룸버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동결자금을 풀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그런 약속은 처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고, 이란과의 협력을 거부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동결자금과 한국케미호 나포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해 지난 10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이란에 파견했다. 한국 대표단은 이란 최고 지도자의 외교 고문인 카말 하르라지 외교정책전략위원회 위원장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 등 이란 고위 관계자를 면담했지만, 해결에는 실패했다.

당시 ‘빈손 귀국’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케미호, 나포라고 볼 수 없어
이란과 미국 사이에 낀 한국 정부

한·이란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윤석헌 아시아경제개발위원회 회장은 현재 양국의 갈등이 이란의 ‘섭섭함’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이란 입장에서는 ‘친구의 나라’라고 생각한 한국이 미국 제재에 있어 다른 국가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에 대한 서운함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다음은 윤 회장과의 일문일답.

-정부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 발표와는 달리 한국케미호는 나포됐다고 볼 수 없습니다. 공해상에 있던 우리 선박은 저항 없이 자진해서 이동했고, 이란 해역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이란 정부의 무력 대응은 없었습니다. 또 선박 소유주인 디엠쉽핑 이천희 이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케미호가)영해에 자발적으로 진입했기 때문에 나포라고 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 한국케미호

-한국케미호의 나포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포라고 하면 국제법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한 국가의 민간상선을 다른 국가의 군이 끌고 갔다면 제네바 협정을 위반한 것이 됩니다. 한국과 이란의 입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정확히 해석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나포가 아니라고 정의를 해주는 게 맞다고 봅니다. 선사에서 직접 ‘우리는 나포된 게 아닙니다’라고 했기 때문에 그 말이 가장 정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일어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핵심은 이란의 서운함입니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친서가 지난해 6월에 이어 두 번이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됐습니다. 또 2019년 11월에도 유정현 주이란한국대사를 초치하는 등, 이란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미국의 대 이란 제재라는 담 뒤에 숨기 급급했습니다. ‘미국 제재 때문인데 우리도 어쩔 수가 없잖아?’ 이런 논리가 이란 입장에서는 친구의 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이란이 정부에 갖고 있는 섭섭함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현재 주한이란대사관의 공식 계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란 정부의 입장에서 한국 정부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란에 제재를 가한 장본인 미국도 비엔나 협약에 따라 뉴욕과 UN주재 이란 대사관에는 모두 미국 은행 계좌가 개설돼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미국의 핑계를 대면서 계속 계좌 개설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이 남대문 시장에 가서 환전을 할 때마다 한국 정부에 대해 어떤 마음이 들겠습니까? 

초기대응
매뉴얼대로

-미국의 제재로 묶여 있는 이란의 동결자금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지금 한국에 있는 동결자금에 대해 이란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많을 것입니다. 동결돼있는 자금은 비자금도, 정치자금도 아닌 석유수출대금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석유수입을 금지한 미국이 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예외조항을 인정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동의한 정상적인 석유수출대금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합의한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동결한 것입니다. 

-정부는 이번 사태 초기 청해부대를 급파했습니다. 

▲청해부대의 업무는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해적으로부터 한국 국민과 상선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그 매뉴얼에 따라 행동한 것이지 다른 정치적 목적이나 군사적 의도는 없었습니다. 실제 청해부대는 현지에 파견된 이후 한 번도 다른 나라 군과 교전한 적이 없습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을 찾았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귀국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협상을 위해 외교부 고위급 인사가 가는 것이 당연합니다. 사전에 아무런 합의 없이, 회담의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방문하면서 결과 없이 빈손으로 왔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현재 상황에서 방문 성과가 없다고 마냥 잘못된 방문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외교적 프로토콜에 따라서 책임부서의 장 방문 등 매뉴얼대로 움직인 것입니다.
 

▲ ▲▲ 이란 반다르아바스(Bandar Abbas)가 속한 호르무즈간(Hormozgan) 주의 주지사 자데리(Jasem Jaderi, 사진 왼쪽 뒤에서 두 번째)와 이란 국가안보위 실력자 애슈리(Ashouri Taziani, 왼쪽 뒤에서 세 번째), 윤석헌 전 한·이란상공회의소 회장(앞줄 오른쪽)

-한국케미호의 억류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의 공무원들은 힘든 일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마치 벽을 보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한국 정부의 끊임없는 미국 핑계에 이란 정부는 그동안 친구로서 믿고 있던 것에 대한 배신감으로 분노하고 있는 겁니다. 정부의 태도에 따라 사태 해결에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정부 태도에
장기화 달려

-선원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요.


▲선원들의 안전 문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이란과 한국의 국가 간 우호상태나 외교관계를 보면 현재 감정이 좋지 않을 뿐 적대관계는 아닙니다. 다만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곳이어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 이란 상황은 어떤가요.

▲이란은 팔레비 왕조가 무너진 이후 40년 동안 제재를 당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역대 어떤 정권보다도 더 강력한 제재를 당했기 때문에 지금 현재 경제상황이 굉장히 안 좋습니다. 사실 온건파인 로하니 대통령 같은 사람을 미국에서 지지해 줬어야 이란이 개방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을 텐데 그런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란은 미국에 대한 불신이 많습니다. 
 

▲ ▲이란 국가안보위 실력자 애슈리(Ashouri Taziani, 사진 가운데)와 윤석헌 전 한·이란상공회의소 회장

-이란 혁명수비대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혁명수비대는 이란의 종교지도자인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의 사병입니다. 이란에는 정규군이 있지만 그 위에 혁명수비대라는 약 20만명의 사병이 존재합니다. 이란에서 종교지도자 하메네이는 인간이 아닌 신의 대변자입니다. 로하니 대통령도 혁명수비대에는 명령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협상을 해도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을 겁니다. 

-지난 20일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이번 사태에 영향이 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강하게 제재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을 통한 다자간 외교를 신봉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오바마정부 때 바이든 대통령이 그 당시 부통령으로서 이란과 핵협상을 실무적으로 주도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란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본인 자신이 의회주의자고 국가 간 다자주의자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많은 국가들의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친구의 나라 섭섭함 때문”
진심 어린 태도만이 해법

-정부가 대 이란 외교에서 이 사건을 푸는 해법이 있다면. 

▲우선 한국 정부에서 이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서로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외교도, 사업도, 인간관계도, 그 어떠한 경우가 생기더라도 설령 멱살잡이를 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너무 계산에 치우치면 안 됩니다. 싸우는 한이 있어도, 밤새도록 싸워도…. 지금의 해법은 이기려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해하기 위해 진심으로 싸우는 것입니다. 그러면 길이 열릴 것입니다. 

-과거 외교 사례에서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을까요.

▲한국 정부는 한국이 중국과 수교할 때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1992년 수교 전날인 8월23일 당시 맹방이던 대만에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8월24일 중국과 수교를 맺었습니다. 이후 대만과의 모든 거래가 단절되면서 경제적으로도 많은 손실을 입었습니다. 우리와는 반대로 중국은 북한을 끊임없이 설득했습니다. 당시 강택민 국가 주석이 김일성 주석을 만나 충분히 설득하고 설명하는 등 한국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외교 스탠스를 보여줬습니다.
 

▲ ▲이란 적신월사(IRCS) 구호단체 수장 살리미(Morteza Salimi)와 케르만샤 지진 구호품 전달식, 적신월사 테헤란 본부

-정부가 대통령 특사 파견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사 파견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그렇게 효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정권 초기에 사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해찬 전 총리를 중국에 특사로 파견했지만 홀대만 받았습니다. 카메라를 앞에 두고 어떤 속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겠습니까?

외교는 조건이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는 서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개인적 친분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공개적인 특사보다는 모든 섭섭함을 서로 다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친밀한 인사의 밀사 방문이 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일 해결되면
더 친해질 것

-이란인들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한마디 해주신다면. 

▲이란 사람들은 가족을 중시하고 우리 한국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어른을 공경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신라 때부터 교류해 신라의 허황후가 후에 페르시아 제국을 다시 세우는 데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이란의 역사서에 나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와는 오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것처럼 이번 사건 뒤에 좋은 결과가 이어져 양국의 관계가 더욱 발전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석헌 회장은? 국내외 손꼽히는 ‘이란통’

윤석헌 전 한·이란상공회의소 회장은 국내외에서 중동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이란, 이라크에 많은 인맥이 있다.

1990년부터 30여년 간 중동지역 인사들과 교류를 통해 친분을 쌓아왔다. 

2018년 30억 상당 구호품 전해

윤 회장은 지난 2018년 5월17일 한·이란상공회의소를 통해 2017년 11월 강도 7.3의 지진 피해를 겪은 이란 케르만샤주 지역에 민간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구호품을 전달했다.

30억원 상당의 구호품이 도착한 항구는 반다르아바스.

현재 한국케미호가 억류돼 있는 곳이다. 

윤 회장은 “일반적으로 구호물품은 재고품으로 구성되는데, 이란에 대한 한국인들의 애정과 응원을 담아 모두 신제품으로 마련했다”며 “당시 구호물품을 직접 받은 이란인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고마워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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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