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인기 끌 ‘길지(吉地)’는?

2021년 신축년에도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주택에 대한 초강력 규제와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수익형 부동산의 공급 또한 늘면서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공급과잉 논란에 휩싸인 수익형 부동산엔 원룸형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가 있다. 먼저 원룸형 오피스텔의 경우 늘어나는 1인 가구를 겨냥해 분양업체가 최근 3~4년 동안 공급량을 크게 늘린 데다가, 정부가 2주택 이상부터 높은 취득세를 부과하면서 틈새시장 상품의 하나로 각광받던 분위기는 한풀 꺾였다.

1∼2인 겨냥
공급량 늘려

한 부동산 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2020년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역대급 수준이었다. 이러한 초과공급 이슈가 지속되면서 수익률 하락과 공실 우려도 계속됐다. 다만 2021년에는 2020년보다 3만실가량 줄어든 5만7235실이 입주할 예정이고, 2022년에는 3만9526실로 더 감소할 전망이다.

초과공급과 관련된 이슈는 올해를 기점으로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 누적된 재고물량(분양+입주)이 상당해 청약 성적이 저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홈 기준, 2020년 하반기 수도권에서 오피스텔 단지들의 청약 성적을 살펴보면 청약에 나선 18개 단지 중 13개 단지가 청약마감에 실패했다.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투자수요가 유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올해 분양 물량이 과거보다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룸형 오피스텔의 상당수가 미분양으로 쌓였을 가능성이 높다.


대신 실수요가 가세한 투룸·스리룸 오피스텔인 아파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신혼부부 등이 소형 아파트 대체용으로 아파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활발해지고, 임대료 부담까지 커지면서, 생활과 일·학업을 겸할 수 있는 투룸·스리룸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원룸 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
공급과잉 논란…올해 전망은?

아파텔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아파트보다 청약 문턱이 낮고 대출을 비롯한 각종 규제가 덜하다는 점이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만 19세 이상이면 주택 소유 여부 및 청약 가점 등과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다. 재당첨 제한도 없다. 주택법이 아니라 건축법을 적용받아 아파트 청약 시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무주택자로 1순위 청약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면 담보인정비율(LT V)이 9억원 이하는 40%로 제한된다.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분에 대해선 20%만 인정되고, 시세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반면 주거용 오피스텔은 LTV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통상 70  %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이 막힌 탓에 아파트를 살 여력이 없는 수요자들이 아파텔로 몰리는 이유다. 주택 거래 시 제출해야 하는 자금조달계획서 증빙자료도 아파텔은 제외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투룸 및 스리룸으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은 웬만한 아파트에 버금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룸이나 스리룸으로 공급되는 오피스텔의 청약 경쟁률은 웬만한 아파트에 버금간다. 지난해 6월 분양에 나선 서울 동대문구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 퍼스트(A·B 블록)’는 486실 모집에 6874명이 몰려 14.4 대 1로 마감됐다. 분양가가 15억원 이상인 전용 84㎡OE(2실)와 전용 84㎡OF(2실)에는 312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이 단지는 전용 40㎡ 초과 타입 비중이 88.27%로 높다.

현대 엔지니어링이 같은 달 대전에서 분양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도안’은 392실 모집에 8만7397명이 청약했다. 이 단지는 2실을 제외하고 전용 63~84㎡로 구성됐다.


투룸·스리룸은 인기↑
아파트보다 문턱 낮아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반사이익을 받아 업무용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얻던 지식산업센터는 최근 공급과잉에 따른 분양 연기와 미분양 등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신설 또는 변경 승인을 받은 지식산업센터는 32곳으로 조사됐다. 2018년 같은 기간(18곳) 대비 77.8% 증가한 것으로, 1970년 이래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예상 건축 면적만 157만3325㎡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전국에서 지식산업센터 승인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서울과 경기도로, 각각 12건씩 승인을 받았다. 이어 인천 4건, 광주 3건, 대구 1건 등이다. 상반기 전체 지식산업센터 승인 건수의 87.5%가 수도권에 편중됐다.

2021년에는 공급이 늘고 있는 지식산업센터 대신 소형 오피스인 섹션 오피스와 공유 오피스의 도약이 기대된다. 1인 창업과 온라인 창업, 스타트업 열풍과 더불어 기업이 소형화되면서 원하는 만큼 공간을 자유롭게 나눠 쓸 수 있는 소형 오피스는 규제도 거의 없는 데다 실투자금 1억~2억원대면 투자가 가능해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는 추세다.

장점 많은
아파텔 뜬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약 6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이 2022년에는 7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차수요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근로자 4명까지 1인 창조기업으로 분류)은 2013년 7만7009개에서 2019년 28만856개로 집계됐다. 6년간 약 4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공유 오피스
수요 증가세

업계는 코로나19로 대형 사무실 공간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공유 오피스의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2021년 신축년에는 아파트 등 주택과 마찬가지로 수익형 부동산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틈새 부동산으로 반짝 인기를 끌었던 생활숙박시설도 규제가 예고됨에 따라 공급 대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아파텔과 소형 오피스가 올해 수익형 부동산의 ‘얼굴 마담’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축년 주목할 수익형 부동산.
 

▲가양역 베르데하우스= 서울 강서구 등촌동 일대에 조성되는 ‘가양역 베르데하우스’ 오피스텔이 분양된다. 연면적 4927㎡, 지하 1층에서 지상 13층으로 구성된다. 전 타입 주거선호도가 높은 2룸 3베이 공간을 갖춘 오피스텔 132호실을 공급한다. 

분양 관계자는 “마곡지구와 김포공항, 상암, 여의도 등 풍부한 배후수요에 비해 주거지의 공급량이 부족했던 지역에 가양역 베르데하우스가 들어서면서 오피스텔 분양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역세권의 편리한 교통 환경을 갖춘 데다 서부광역철도 등의 개발호재가 겹치면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창동 북한산 드림시티= 시행전문회사인 안강DRS(주)는 서울시 도봉구 창동 623-48번지 일대에 ‘창동 북한산 드림시티’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3393.40㎡, 연면적 1만3090.94㎡, 4개동, 지하 1층~지상 12층, 264실 규모다. 

전 세대 2룸 3베이 구조로 아파트 못지않은 삶을 구현했다. 입주민의 주거편리성을 극대화한 풀퍼니시드 시스템과 보안기능과 편리함까지 갖춘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한 공원까지 갖춘 랜드마크 단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기계식 주차가 아닌 자주식 주차장(133대)을 100% 확보했다. 녹색인증 친환경 에너지 1++ 등급 건축물이다.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 서울 용산구 원효로 3가 277-8번지 외 5필지 일대에 주거복합 단지인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가 분양 중이다. 연면적 3964.00㎡,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 총 80세대, 오피스텔 25실(지상 5~9층), 도시형 생활주택 55세대(지상 10~20층)로 구성된다. 지상 2층~지상 4층은 상가로 이뤄진다. 총 5개 타입(A-Type~E-Type) 계약면적 37.29~55.04㎡이며, 분양가는 대략 3억 후반대에서 5억 중반대(부가세 포함)로 책정됐다.

원효대로변 쪽(A·E타입)은 한강조망권이 확보돼 있다. 이면도로변은 5층에 테라스형으로 공급된다. 1.5룸과 2룸으로 공급되며 내부 구성은 풀옵션 드럼세탁기&건조기, 빌트인냉장고, 일체형비데, 시스템에어컨 2대, 전기 쿡탑, 중문&드레스룸(일부), 한샘 주방가구 등으로 이뤄져 있다. 층고는 2.5m로 넓은 수납 공간이 확보돼 있다. 시원한 개방감으로 쾌적한 생활환경을 갖췄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 대림산업이 시공에 참여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 내 섹션 오피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을 분양 중이다. 향동공공택지지구 상업지역 3-2, 4-1/2, 5-1, 6-1, 7-1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로 각각 공급한다.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되며, 3-2, 4-1/2, 6-1블록으로 업무시설 총 950실과 상업시설 총 238호가 먼저 분양에 나선다. 사업지가 위치하는 향동지구는 면적 117만8000㎡, 약 9000가구 규모로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어 서울생활권이 가능한 지역이다.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 ㈜웍앤코는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811번지 일대에 분양형 공유 오피스인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를 공급한다. 코오롱싸이언스밸리2차 지하 1층~지하 3층까지 총 3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민국 IT산업의 선두인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G밸리) 1단지인 구로디지털단지 내 최대 9917m²(약 3000평) 규모의 공유 오피스다.

첨단 시스템
우수한 교통


분양대상은 3인실 16호실, 4인실 114호실, 5인실 12호실 등 전체 175실이다. 분양평수는 36~43m². 주력 호실 기준으로 1억6000만원(부가세 별도)이며, 미대출 시 수익률은 5년간 6% 확정수익을 보장한다. 대출은 40% 가능하다. 소유권 이전일로부터 5년 후 희망 시 환매(원분양가)가 가능해 수익성은 물론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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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