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36년간 홀로 남겨진 영유아 119명을 돌본 국내 최장기 위탁모 봉사자 전옥례씨가 LG의인상을 받았다.
지난 27일, LG복지재단은 국내 350여명의 위탁모 중 최고령이자 35년을 넘게 활동한 유일한 종사자 전씨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위탁모 봉사는 부모나 가족이 키우지 못하는 36개월 미만의 영유아를 입양 전까지 양육하고 보호하는 활동이다.
LG복지재단에 따르면 1984년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으로 이사한 전씨는 집 근처 동방사회복지회의 위탁모 활동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봉사를 시작했다.
이후 올해 코로나19로 해외에 있던 아들이 귀국해 자가격리를 하는 1개월을 뺀 35년 11개월 내내 쉼 없이 위탁모 봉사를 지속했다.
전씨는 “아이를 떠나보낼 때마다 마음이 아파 울다 보니 이제는 평생 흘릴 눈물이 모두 말라버린 것 같다”며 “아이들이 좋은 가정으로 갈 수 있도록 데리고 있는 동안만이라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나의 몫이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하게 됐다”고 했다.
36년 동안 199명 돌봤다
“눈물 모두 말라버렸다”
전씨는 특히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장애아동 역시 나서서 돌보기도 했다.
2008년 전씨가 맡았던 유진(가명)이는 미숙아로 심부전, 기흉을 앓았으나 전씨의 돌봄에 많이 회복된 상태에서 약사인 양부모를 만나 심장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선천적으로 왼쪽 다리가 불편해 깁스했던 2018년 생후 6개월 영한(가명)이는 전씨가 수술 기간과 이후 회복 과정까지 돌본 덕에 건강하게 걸을 수 있는 상태로 입양을 가게 됐다.
생후 1개월부터 2년 넘게 키웠던 위탁아동이 입양되지 못하고 보육시설에서 지내게 되자 성인이 될 때까지 후원금을 보내기도 했다.
외국으로 입양된 아이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전씨를 친부모로 여기고 찾는 경우도 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