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담판’ 문재인 1월 승부수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12.28 10:20:27
  • 호수 13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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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불씨 살릴 마지막 기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북한 비핵화는 과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인가. 바이든 행정부가 내년 1월 출범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협상대표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내년 1월로 예정된 제8차 노동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 개최 후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입장을 낼 전망이다. 북한 비핵화 담판의 분위기가 띄워졌다. 
 

▲ 문재인 대통령 ⓒ고성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협상대표를 교체했다. 노규덕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차관급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목표로 북핵 외교를 담당하는 외교부의 핵심 보직이다. 노 신임 본부장은 ‘북미통’ 인사로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을 거친 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부터 1년여간 한반도평화교섭본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을 지냈다.

북핵 협상
핵심 보직

노 본부장의 후임으로는 김준구 전 주호놀룰루 총영사를 낙점했다. 김 신임 비서관 역시 ‘북미통’이다. 외무고시 26회로 지난 1992년 공직에 입관했다. 외교부에서 그는 북미2과장,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북미국 심의관 등을 지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과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사이의 공조를 염두에 둔 인사라고 해석한다. 노 본부장과 김 비서관 모두 주변 4대 열강과의 다자외교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우리 정부를 대표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핵 6자회담 당사국과 대북 정책을 공조하는 일을 담당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 출범한다.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 남북의 카운터파트(대응 관계에 있는 사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미국의 북핵 수석대표가 교체되는 만큼 우리 정부도 이에 발맞춰 북핵 협상대표를 교체한 것으로 읽힌다. 

지난 2018년 한반도에는 훈풍이 불었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알렸기 때문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원으로 방남해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 친서를 전달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엄중했던 지난 2017년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었다.

‘미국통’ 북핵 협상대표팀 전면 대비
비건 곧 임기 종료, 카운터파트는?

그해 4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의 평화의집에서 만났다. 당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북측 땅을 밟아보라며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잠시 월경(국경 등의 경계선을 넘는 일)을 했다. 이후 두 정상은 손을 맞잡은 채 군사분계선(MDL)을 함께 넘어왔다.

남북 정상이 MDL에서 조우한 일은 당시가 처음이었며, 북한 최고 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는 일 역시 최초였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오고 발표돼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더 낙심을 주는 것”이라며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만나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문 대통령은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며 “오늘 통 크게 대화하고 합의에 이르러서 모든 분들에게 큰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남북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합의문을 공동발표했다. 합의문에는 ‘2018년 내 종전 선언’ ‘완전한 비핵화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 ‘문 대통령의 올 가을 평양 방문’ ‘8·15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 파격적인 내용이 실렸다.

또 남북 정상은 합의된 내용들을 실천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 등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과도기에
전격 교체

지난 2018년 한반도 정세는 숨가쁘게 흘러갔다. 그해 6월 싱가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이벤트가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시 취재진에게 “우리(북미)는 굉장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우리는 아주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혔다.

9·18 남북평양정상회담은 백미였다. 남북 정상은 평양공동선언문에 합의하며 한반도 평화가 머지않았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합의서에는 ▲핵시설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 협력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보건의료 협력 즉시 추진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유치 협력 ▲연내 동서철도·도로협력 착공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이 핵심 내용으로 포함됐다. 

남북 정상이 핵시설 폐기 등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력에 합의했다는 점이 대서특필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 올라 손을 맞잡는 모습은 한반도 평화가 머지않았음을 기대하게 했다.

분위기는 2019년에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것. 특히 북미 정상 간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우리 언론은 물론 외신까지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 조 바이든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은 별다른 합의 없이 종료됐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은 비핵화와 경제 주도 구상을 진전시킬 다양한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며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1년 동안 급물살을 탔던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여정이 암초에 걸린 것이다.

얼어붙은
한반도

한반도 정세는 급랭했다. 한미 간 논의는 이루어졌지만, 북미 간 대화는 재개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 분야 원로·특보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해 북한과 미국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것이 너무 아쉽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문재인정부 초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인 이도훈 전 본부장 임기 동안 이뤄진 일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비건 대표와 탄탄한 소통 채널을 구축해 2차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을 기점으로 북미 간 대화가 중단되는 악재를 맞았다.
 

▲ 노규덕 한반도교섭본부장

결국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는 시점에 맞춰 노 본부장을 새로운 북핵 협상대표로 임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노 본부장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북 정책 조율 및 소통 채널 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이 미국의 대북 정책에 반영되도록 바이든의 외교·안보 라인과 접촉, 빠른 시일 내에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과제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올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북한은 아직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그 이유로 내년 1월로 예정된 당 대회 준비를 꼽는다.

북한 노동당 대회 임박
김여정 지위·실권 격상

제8차 노동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 개최가 예정돼있다. 김 위원장은 바이든 당선 이후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내부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외 메시지는 1월 당 대회 이후 발표될 공산이 크다. 


한미의 경우처럼 북한 역시 새로운 대미 협상팀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인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화는 공화당인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북한이 새로운 대미협상팀을 구성하는 시기 역시 내년 1월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상정해왔다. 대미 협상의 핵심 인물이다. 그러나 북한의 인사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 외교가의 정설이다. 북한은 올해 대남라인에서 자주 모습을 보였던 리선권을 외무상으로 임명한 바 있다. 대미협상팀 구성을 쉽사리 예상하기 힘든 이유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올해 초부터 대남·대미 등 대외 사안을 총괄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하자 김 부부장은 ‘강경화의 망언을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는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통일전선부, 외무성 등이 아닌 김 부부장이 직접 대응했다는 점이다. 내년 1월 당 대회를 통해 김 부부장의 지위와 실권이 격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외교가 안팎에서 들려온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대미협상팀 구성 이전에 비핵화 논의를 시작할 전망이다. 노 본부장은 지난 22일 비건 대표와 전화로 상견례를 겸한 첫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노 본부장은 비건 대표로부터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고, 우리 정부와 대북 정책 조율 및 협력을 위한 협의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

북미 대표
교체 앞둬

또 비건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생한 과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한미 간 소통·협력을 지속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두 사람은 축적한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목표로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양국 간에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제사회 논란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왜?

유엔과 미국 의회, 행정부에 이어 영국 의회, 일본 언론까지 우리 국회에서 통과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바 있다. 

크리스 스미스 미국 하원 의원이 해당 법안을 두고 표현의 자유와 북한 주민의 인권을 억압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사태는 시작됐다.

미국 의회는 내년 1월 관련 청문회 개최를 준비하며 국민의힘 등 우리 측 야당 및 탈북단체 등과의 공동 작업을 요청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해당 법안의 취지와 배치되는 공식 입장을 밝히는 등 사태는 확대되는 추세다.

반대 여론이 확산되자 정부여당은 전방위적인 해명에 나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의원은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기고문을 보내 “군사분계선의 풍선 날리기는 사실상 북한 정권 타도를 목표로 한 군사적 심리전”이라며 “법률적으로 전시 상황인 한반도에서 심리전 수행을 방치하며 북한에 핵무기 개발 포기를 설득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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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