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문재인-김정은 빅딜카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4.23 10:14:47
  • 호수 11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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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 받고 체제 보장, 미군 빼고 38선 연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과거 6·15, 10·4 때 남북 간 교류까지 담았던 것과 같이 이번에는 의제를 많이 담지는 않을 생각이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서 다룰 의제에 대해 한 말이다. 행간을 읽어보면 우리 측은 의제의 양보단 질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종전·비핵화 등 남북 관계에 있어 획기적인 변곡점이 될 만한 의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과연 남북이 주고받을 빅딜 카드는 무엇일까.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27일로 다가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악수하는 장면부터 회담의 주요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까지 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www.koreasummit.kr)을 지난 17일 정오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4·27 회담
카운트다운

청와대가 언론사에 자료를 제공할 목적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한 적이 있지만, 일반인 모두에게 개방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정부가 역사적인 순간을 국민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의지로 읽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에 위치한 평화의 집에서 만난다. 지난달 29일 판문점 통일각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서 “남과 북은 양 정상들의 뜻에 따라 2018남북정상회담을 4월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기로 했다”며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판문점은 유엔군사령부 관할로 남북 모두 1개 소대 병력만 유지할 수 있고, 중화기는 휴대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신변 위협 요소가 최대한 제거됐다고 볼 법하다. 그러나 경호 차원서 김 위원장이 전용차량을 타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앞까지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방탄 기능이 탑재된 벤츠 S600를 타고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이 차량은 지난 2015년 10월 독일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양측은 정상회담을 위한 마지막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18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서 경호·의전·보도 후속 실무회담을 개최, 회담 형식의 실무 조율을 마무리하고 현장 중심의 정상회담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회담 형식이라는 겉표지를 결정한 양측은 이제 의제라는 내용물을 결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서로 간에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외교전서 의제 설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소집한 것도 의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기상 남북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열렸다는 점, 북미정상회담도 예정돼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일련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주요 과업 등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뭘 주고
뭘 받나

앞서 임 위원장이 밝힌 것처럼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몇 가지 핵심 의제만을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임 위원장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아직 북측과 조율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비핵화·한반도 항구적 평화정책·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 정도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항구적 평화정책과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은 종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북의 종전 논의를 축복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나온 발언이다. 그는 “사람들은 한국 전쟁이 아직 끝났지 않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며 “남북한은 적대관계를 끝내고 종전 문제를 논의 중이다.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서 한반도 종전선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반도 안보상황을 궁극적 평화체제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나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전과 종전, 그리고 휴전은 외교적으로 큰 차이를 가진 용어들이다. 정전은 말 그대로 전쟁을 잠시 멈춘다는 의미다. 휴전은 교전을 잠시 중단하는 수준이 아닌 양국 정부나 총사령관 등 대표자들이 공식협상을 통해 전쟁상태를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양국은 정전을 먼저 실시한 뒤 휴전협정을 체결한다. 종전은 양국서 지속되던 전쟁상태를 종료했음을 확인하는 용어다. 종전은 평화협상을 위한 전 단계의 의미를 지닌다. 남북한의 대치 상황은 1953년 7월27일 체결된 정전협정에 의해 사실상의 휴전상태가 7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정전협정→평화협정 청신호
70년만에 드디어 종전 성사?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도널드 대통령이 언급한 남북한 종전선언이 실제로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 생각만으로 달성할 수 없기에 북한을 포함해 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하는 과정이 남아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기 위한 합의를 (4·27 남북정상선언에) 포함시키기를 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한국전 정전협정 체결의 당사자가 미북중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직접 ‘종전’을 거론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남북정상회담서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핵화도 빅딜이 성사될 수 있는 지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서 언론사 사장단과 가진 오찬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남북미 간)비핵화서 개념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핵화는 우리 정부와 미국이 끊임없이 북한에 요구해오던 사안이다. 한반도가 비핵화되지 않는 이상 한반도 평화 체제는 물론 남북 관계 진전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핵화가 남북정상회담 선언문에 구체적인 문구로 담길지는 미지수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5월 말 내지는 6월 초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의 길잡이 성격이 강하다. 기본적으로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의지를 보여준 뒤 북미정상회담서 구체적으로 성문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거론할 가능성이 높은 ‘체제안전 보장’ ‘대북 군사적 위협 해소’ 등을 우리 측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남북정상회담 선언문에는 북미 간 비핵화 논의에 밑바탕이 되도록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남북이 이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원칙적 수준’의 합의가 담길 가능성이 높다.

임 위원장은 최근 브리핑서 “제일 중요한 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남북 정상이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느냐”라며 “북미 간에도 제일 중요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핵 폐기 의지를 확인하고, 북한이 그것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로 요구하는 내용들을 미국이 또 보장해줄 것인지 여부”라고 말한 바 있다.


모두 사는
윈윈 전략

외신도 한반도 비핵화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만남을 기점으로 비핵화와 관련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지난 18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일본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으로, 한·미·일은 북한에 2020년까지 핵개발 계획을 전면 폐기하라고 요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는 약 2년여의 목표 기한을 설정함으로써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과거 북한은 비핵화를 전제로 경제 원조를 받은 후 입장을 바꿔 핵개발을 재추진하는 방식의 행동을 반복해왔다. 
 

최근까지도 북한은 비핵화를 전제로 제재 해제와 경제 원조 등의 대가를 요구하는 단계적 방식의 비핵화를 원해왔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 변화에 대비해 비핵화 기한을 비교적 짧은 2년으로 설정, 단숨에 북한을 압박할 계획인 것으로 읽힌다.

북한 측은 이미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빅딜 카드를 제시한 상태다. 비핵화가 선대의 유훈이라고 말한 김 위원장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이라고 전제했다. 

즉, 북한의 체제보장과, 북핵 포기를 등가교환하겠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또 “북미 대화의 의제로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의 정도가 어디까지인지는 미지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는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에게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달렸다는 점을 알렸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의 방북 결과에 대해 지난 18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서 “진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감축, 또 북한의 재래식 무기 축소와 핵 위협의 궁극적 중단 문제 등을 논의하고, 평화협정까지도 체결할 용의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체제안전’은 주한미군 철수?
미북 ‘ICBM 포기’ 빅딜 전망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김 위원장과 만나 어떤 내용을 협의했는지는 폼페이오 청문회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청문회서 폼페이오는 “(김정은은) 체제안전을 약속하는 종잇조각 보증서 그 이상의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즉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평화협정 체결이나 수교 등의 체제보장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북한이 주한미군 축소내지는 철수를 요구하고 나설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언론사 사장단과 오찬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거기에 대해서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한미군 철수는 우리의 의지로 결정되는 부분이 아니기에 지속적으로 가능성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내놓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약속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시사 종합지 <애틀란틱>은 “트럼프의 전략은 ‘고 빅’ 아니면 ‘고 홈’이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요구에 회담장을 박차고 나서든지, 아니면 김 위원장의 요구를 들어주든지 양자택일을 할 것이란 뜻이다.

럭비공 트럼프
선물보따리는?

이 외에도 다수의 미국 언론이 두 지도자의 핵폐기와 주한미군 철수를 골자로 한 ‘빅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복스(Vox)>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기할 경우 북한의 핵폐기와 주한미군 철수, 한미 동맹 해체, 한일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거 등이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요구를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해당 언론은 “(ICBM 포기가) 트럼프의 귀에는 멋지게 들릴 것이나 한국과 일본에는 참사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CNN은 칼럼을 통해 빅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조너선 크리스톨 세계정책연구소(WPI) 연구원은 칼럼서 “트럼프가 갈수록 참모진의 의견을 묵살하고, 제멋대로 정책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서 참모진이 어떤 준비를 해도 트럼프가 회담장서 즉흥적으로 결정을 내리면 사전 준비는 아무 쓸모가 없다”며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은 당신이오. 당신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면 나도 핵무기를 폐기하겠소’라고 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북한 억류자 빅딜설

남북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미국인의 석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남북·북미정상회담의 상징적 의미로 북한에서 억류 중인 사람들을 송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은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 3명과 고현철씨를 포함한 탈북민 3명 등 총 6명이다. 

또 한국계 미국인 3명도 북한에 억류돼있다. 2015년 12월에 억류된 김동철씨는 노동교화형 10년을 받았다. 나머지 2명은 평양과학기술대 소속으로 2017년 4월과 5월 각각 억류된 김상덕(토니 김), 김학송씨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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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