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규제 화살…안전지대는?

아파트 규제와 초저금리 바람을 타고 인기를 끌었던 수익형 부동산에 규제가 가해지면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오피스텔에 이어 반짝 인기를 끌었던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도 규제 강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청약 열기가 식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함박웃음을 짓던 오피스텔 시장엔 먹구름이 가득하다. 오피스텔은 지난 6월17일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내 신규 공급되는 100실 이상 오피스텔에 대해 분양권 전매 제한을 강화하면서 청약 열기가 한풀 꺾였다.

설상가상
후속 조치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모집공고일 기준 올해 상반기 전국에 공급된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32개 단지, 총 1만5940실로 집계됐다. 접수된 청약은 30만4849건으로, 평균 경쟁률은 19.12대 1에 달했다. 반면 규제 발표 직후인 3분기 공급된 6850실(14개 단지)은 5만1747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7.55대 1에 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7월10일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마련한 지방세법 개정안이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 포함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업무용 오피스텔에 대한 공실 우려 또한 커지면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7월10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의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 세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해 주거용 부동산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8월12일부터 후속 입법인 지방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날 이후 매수한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포함되면서 세율이 중과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8%, 3주택 이상은 12%가 적용된다. 비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까지는 1∼3%, 3주택은 8%, 4주택 이상은 12%를 적용한다. 


여기에 경기 위축으로 인한 공실 우려가 커지면서 업무용 오피스텔 거래량도 감소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월 1만8992건까지 급증했던 오피스텔 거래량은 8월 1만3027건, 9월 1만2106건으로 감소했다. 서울에서는 8월 2882건, 9월 2553건으로 7월 5531건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초저금리 바람 타고 인기
수익형 상품도 호불호 갈려

생활숙박시설도 규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금까지 생활숙박시설은 건축법, 주택법이 아닌 공중위생관리법을 적용받아 분양 때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제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같은 대출규제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생활숙박시설 관리, 감독 강화 움직임에 따라 현재 숙박시설의 주택사용을 막기 위해 전입신고 불가가 예상된다. 이에 따른 전세대출 및 학교배정 불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중도금 대출 등 금융관련 규제도 예상돼 향후 실수요 관심의 하락이 예상된다.

최근 정부의 각종 부동산 시장 규제로 갈 곳을 잃은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생활숙박시설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부동산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숙박시설의 규제 강화와 함께 다주택자 중과대상 주택수 산정 시 주거용 오피스텔도 포함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규제가 적용되면서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에서 빠져 나간 분양열기가 상가와 섹션 오피스, 공유 오피스로 유입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부동산 규제 속에 생각해볼 수 있는 투자의 대안은 경쟁력 있는 상가와 소형 오피스 정도다. 이로 인해 먼저 상가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다주택자 규제와 세금 부담으로 인해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세놓아 월세를 받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반면 상가는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롭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상가 분양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이유다.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상가 물량도 빠르게 소진 중이다.

지난 6월 대구 달서구에서 분양한 ‘두류 센트레빌 더시티’ 아파트 단지 내 상가(12실)는 4일 만에 완판됐다. 지난 5월 서울 동대문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81실)는 분양 시작 반나절 만에 모든 점포가 주인을 찾았다.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은?

대우건설이 3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A86블록에서 공급한 ‘레이크 자연앤푸르지오’아파트 단지 내 상가(8실)는 분양 당일 모두 팔렸다. 우성건영이 동탄2신도시에 공급한 ‘우성센트럴타워’(149실), ‘우성애비뉴타워’(148실) 등 상가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최근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상가는 규제도 덜해 전국 어디서나 담보인정비율(LTV)을 최고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법인 명의로 매입하면 매입가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아파트보다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이 낮아 단위면적당 보유세도 적은 편이다. 

급변하는
투자 환경

다음으로 섹션 오피스, 공유 오피스도 꼽을 수 있다. 섹션 오피스는 기본 구획을 최소 단위로 적용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오피스를 말한다. 공유 오피스는 사무기기 등이 갖춰진 오피스를 일정액으로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하는 회원제 개념의 사무실이다. 

최근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의 증가로 중소형 오피스의 수요는 점차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일반 오피스텔 및 지식산업센터와 차별화한,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형태의 면적과 설계를 선택할 수 있어 벤처·중소기업의 선호도가 높다. 게다가 지식산업센터와 달리 업종의 제한도 없고 정부의 각종 규제와는 완전히 무관해 향후 전망은 더욱 밝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유명 상권보다는 주택가나 아파트 밀집지역 항아리 상권이 주목을 받고 있어 투자에 앞서 상권의 특성과 유동인구 상황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섹션 오피스나 공유 오피스와 같은 업무용 시장은 현재 수요의 확장과 규제 강화 등의 부동산 투자 환경변화가 맞물리며 전성기가 시작되는 분야로 볼 수 있다. 다만 오피스라는 상품 특성상 주변으로 기업 수요가 충분한지, 일하기 좋은 입지환경을 갖추었는지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 중인 상가·소형 오피스.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단지 내 상가= 내년 3월 1694가구 입주를 앞둔 아현뉴타운의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가 단지 내 상가 분양을 성공리에 완료했고, 잔여 호실 중 일부 호실과 회사 보유분을 특별 임대 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5층에서 지상 27층, 18개 동 규모로 상가면적은 9566.57㎡에 103개 점포로 구성된다. 현재 아현뉴타운 전체는 막바지 완성 단계에 들어갔으며, 뉴타운 내 보행공간과 휴식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그린 네트워크가 구축돼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활권으로 거듭난다. 특히 아현뉴타운의 중심축에 속하는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와 함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현2구역, 신촌그랑자이 등이 모여 일종의 미니신도시로서 파급 효과도 가질 전망이다. 

분양 관계자는 “강북 대표 중산층 주거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단지 내 상가의 입주민 소비력도 배후 수요로 기대할 만하다”며 “이대역 도보 3분, 대흥역 도보 10분의 역세권으로 30~40대 직장인이 선호하는 초역세권 아파트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오피스텔·생활숙박시설↓
단지 내 상가·소형 오피스↑

▲송도 형지 글로벌 패션 복합센터 상가=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 초역세권 입지의 ‘송도 형지 글로벌 패션 복합센터’ 상가가 임대분양(임대 후 분양 전환)에 나선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11-2번지에 건립 중에 있는 복합센터 내 1, 2층 판매시설이 그 대상이다.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는 송도 지식정보단지역 인근에 대지면적 1만2501.6㎡(약 3782평), 건축연면적 1만9500여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3층 규모로 지어진다. 오피스(지상 17층), 오피스텔(지상 23층), 판매시설(지상 2층) 등 총 3개동으로 구성된다. 2021년 10월 준공 예정.

형지 상업시설은 총 503대의 넉넉한 주차공간을 제공한다. 송도국제도시에서 지금껏 보지 못했던 5년간 연 5.2% 보장 상품으로 공급된다. 최근 신도시 또는 택지 개발지구의 중심 상권 및 역세권 상가의 초기 공실에 대한 위험성을 0%로 없앴다. 임대분양(임대 후 분양전환)이라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에 대한 부담이 없어 부동산 규제 시대 초저금리에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섹션 오피스)= 대림산업이 시공에 참여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 내 섹션오피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이 분양 중이다. 향동공공택지지구 상업지역 3-2, 4-1/2, 5-1, 6-1, 7-1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로 각각 공급한다.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되며, 이번 물량은 3-2, 4-1/2, 6-1블록으로 업무시설 총 950실과 상업시설 총 238호가 먼저 분양에 나선다. 

사업지가 위치하는 향동지구는 면적 117만8000㎡, 약 9000가구 규모로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어 서울생활권이 가능한 지역이다. 지난해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받은 창릉신도시가 바로 위편으로 교통을 비롯한 각종 개발 호재의 수혜지로 떠오르고 있으며, 마포구 상암 DMC와 인접해 대규모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할 예정이다. 

수익 보장
대출 가능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공유 오피스)= ㈜웍앤코는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811번지 일대에 분양형 공유 오피스인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를 공급한다. 분양대상은 3인실 16호실, 4인실 114호실, 5인실 12호실 등 175실이다. 분양평수는 36~43m²규모로 주력 호실 기준으로 1억6000만원(VAT별도)이다. 미대출시 수익률은 5년간 6% 확정수익을 보장하며 대출은 40% 가능하다. 


소유권 이전일로부터 5년 후 희망 시 환매(원분양가)가 가능해 수익성은 물론 안전성까지 확보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는 최근 각광을 받는 공유 오피스이지만 기존 수익형 부동산처럼 개인이나 법인이 투자 가능한 상품으로 구분 등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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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딸 특혜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자격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교부에 최종 합격했다. 외교부가 오직 심 총장의 딸을 위해 전형까지 엎었다는 게 골자다. 외교부는 특혜가 아니라던 입장을 뒤집고, 심 총장 지녀 채용을 보류했다. 정치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사안처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며 맹공을 펼치고 나섰다.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 심모씨는 ‘아빠 찬스’로 취업에 성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과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에 합격할 수 없었다. 지원 자격 자체가 미달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입시 비리 혐의를 받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사안보다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이 심씨를 즉각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아빠 찬스? 수상한 합격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서 심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9월 심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서 언급됐었다. 당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심 총장의 장녀가 11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는데, 심 후보자가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후보자 장녀가 최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며 “후보자 자녀는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장녀가)서울대 국제대학원 1학년 때 박철희 교수에게 수업을 받았다”며 “박 교수는 현직 주일대사고, 후보자 본인 장녀가 입사할 당시 국립외교원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나카소네 야스히로상 수상자”라며 “제1회(수상자) 박철희 주일대사고, 윤석열정부서 ‘중요한 건 일본 마음’이라고 말한 김태효 차장이 제5회 장려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심 총장이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그러면 채용 서류를 내라.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전부터 채용서류 전체를 내라고 하는 것”이라며 “의원실서 계속 요구하지만 후보자 동의가 없어서 (외교원이) 내질 않고 있다”고 따져 물었다. 외교부의 지난 1월 1차 공무직 연구원 채용 공고에는 ‘경제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가 응시 자격이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2차 공고는 갑자기 심씨가 전공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됐다. 외교부는 응시 가능 대상을 확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변경 전에 응시했던 이들은 2차 공고 때는 응시조차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공정채용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채용공고를 변경할 때는 채용 관련 심의기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외교부는 인사기획관실과 서면 협의만 거쳤다. 심의기구를 통한 공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채용 공고를 변경한 셈이다. 채용 경력을 두고도 외교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심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지적도 거세다. 채용 공고에는 해당 분야 실무 경력 2년 이상이 응시 자격이었다. 그러나 심씨의 경력은 국립외교원 연구원 8개월,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보조원 22개월, UN 경제사회국 인턴 6개월로 실제 경력은 8개월에 불과했다. 경력 1년도 안 되는데 스펙 과대 포장해 지원 외교부 전형까지 뒤집어…기존 면접자는 탈락 외교부는 학창 시절의 경험도 경력으로 인정한다고 해명했지만, 외교부 산하 기관서 2022년과 2023년에 낸 채용공고엔 인턴이나, 교육생, 학위 취득에 소요되는 행정조교 등은 경력서 제외한다고 적시돼있다. 심씨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산하 EU센터서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했다고 실무 경력에 적었다. 하지만 서울대 국제학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연례보고서에는 심씨가 연구 보조원이 아닌 EU센터 ‘석사 연구생’으로 적혀 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심씨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진상조사단을 출범했다. 조사단에는 한 의원을 포함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배·홍기원·이재강 의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박희승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이용우 의원,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이정문 의원,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성회 의원,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백승아 의원 등 총 12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심 총장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는 지난 1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면접까지 통과해 현재 신원 조사 절차만 남겨둔 심씨의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은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유보됐다. 공익감사는 감사 대상 기관이 자체 감사기구서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은 검찰의 2중대 역할을 자처해 왔다.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며 “감사원을 동원해 면죄부를 받으려는 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사단은 심 총장 자녀 관련 ‘권력형 비리’ 의혹과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심 총장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비리 의혹 및 서민금융 대출 논란, 심 총장 아들의 장학금 수령 특혜 의혹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외교원 연구원 채용 공고상 자격 요건에 ‘해당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자 중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 경험자’라고 돼있지만 심 총장 딸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특혜 채용 의혹을 주장한 바 있다. 급 바뀐 채용공고 심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검찰총장의 자녀는 대한민국의 다른 모든 청년들과 같이 본인의 노력으로 채용 절차에 임했다. 국회에 자료 제출을 위한 외교부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도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심씨 특혜 채용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은)윤석열정권 출범 직후 2022년 7월 정도에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실로 들어갔다가 2024년 1월에 외교부로 복귀해 5월 말, 한반도 평화교섭본부를 없애고 새롭게 신설한 외교전략정보본부 외교정보기획국장으로 보직받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23년 외교부 연구직 채용 1차 공고 당시 직접 면접에 참여한 박 국장은 지원자 A씨를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 하지만 A씨는 한국서 나고 자라 학위까지 받은 인물로 언어능력을 문제 삼을 만한 근거는 부족했다. A씨의 탈락 이후 외교부는 2차 공고를 내며 채용 자격을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에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다. 이때 국제협력 분야를 전공한 심씨가 합격하게 된 것이다. 한 의원은 박 국장의 대통령실 근무 경험이 심씨의 채용 과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채용 실무가 인사기획관실이 아닌 외교정보기획국 산하 외교정보1과서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아무래도 용산에 파견 나가 있으면 조금 더 넓게 여러 부처와 관련된 사람들을 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과정서 어떤 방식이든지 어떤 접점이 이뤄지지 않았겠냐라고 하는 것은 있는데 그 부분은 저희가 조금 더 깊이 파봐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먹잇감 심 총장과 갈등을 빚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심씨의 사건은 좋은 먹잇감이다. 지난 3일 공수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이 심 총장과 조태열 장관을 직권남용,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수사3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해 고발당한 심 총장 사건도 수사 중이다. 사세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수장인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을 뇌물성 채용한 행위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감사원이 공익감사 청구를 각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익감사 청구는 6개월 이내 결과를 내놔야 하되 기한은 자체 판단으로 늘릴 수 있는데, 그전에 감사에 착수할지 여부부터 감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감사 청구를 각하하는 이유는 통상 이미 같은 사안에 대한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공수처 수사가 각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상 감사원이 거부할 수 없는 국회 요구 감사의 경우에도 수사나 재판을 이유로 ‘사실상 각하’했던 최근 사례도 있다. 감사원은 지난달 25일 국회가 요구한 방송통신위원회 2인 구조 등 감사를 두고, 같은 사안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위법성 여부를 감사원이 결론 내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매듭지은 보고서를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심씨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입시 비리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장관 부부가 받았던 수사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검찰의 이중적 잣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조 전 장관이 받았던 검찰 수사를 보면 입시 비리 혐의만으로도 압수수색 등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같은 혐의를 받는 심 총장 딸의 경우 멀쩡하게 살고 있다는 걸 국민 눈높이서 봤을 때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라며 “이건 상식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민은 집유 “강도 높게 수사해야” 용산 파견 키맨 박장호 국장 뒷배? 여당인 국민의힘도 조용하다. 지난달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을 두고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를 넘어 제2의 조국 사태”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공수처가 심 총장과 심씨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고발 사건이 이어지면서 수사 지연은 불가피하다. 지난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인사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3명 등 4명의 검사 임명을 대통령실에 제청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임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인사위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9월에도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 등 3명의 검사를 추천했지만 대통령실은 반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답이 없는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될 때까지 이들을 임명하지 않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송창진 수사2부장의 면직을 재가하면서도 신규 검사 임명은 하지 않았다. 한 총리의 뒤를 이은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찰청 등 부처 인사는 진행하면서도 공수처 검사는 임명하지 않았다. 신규 검사 임명이 늦어지면서 고질적인 공수처 인력난도 지속되고 있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이지만 현재 검사 인원은 휴직자 1명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다. 정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신규 검사 7명을 임명해도 정원보다 4명이 부족하다. 공수처 내부에서는 과부하 상태라는 우려가 나온다. 12·3 비상계엄 수사와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비위 의혹 수사 등 기존 수사에 인력이 집중돼있어 타 수사를 들여다볼 여력이 없다는 토로도 상당하다. 수사? 미지수 공수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발 사건이 이어지고 있지만 배당받은 사건을 전부 들여다보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통령실이 하루빨리 검사 임명을 해줘야 타 사건도 들여다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반박에 반박 나선 외교부 외교부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입장을 재반박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내놨다. 외교부는 “관점에 따라 제도 운영 과정서 미흡했던 부분이 지적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특정 인물에 대한 특혜로 연결 짓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자’를 대상으로 채용 공고한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에 석사 취득 예정 상태였던 심씨가 채용된 것에 대해 심씨만 특별히 배려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학위 취득 예정서를 공식 증명서로 증빙하면 자격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했던 사례가 2021~2025년까지 총 8건 더 있었다”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올 초 외교부 정책조사 연구원 채용 과정서 이미 최종 면접까지 마친 응시자가 불합격 처리되고, 심씨를 위한 ‘맞춤형’으로 응시 자격을 바꿔 재공고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1차 공고를 냈을 때 응시 인원이 6명에 불과했고, 그 중 유일하게 경제 관련 석사학위를 소지한 응시자 1명에 대해 외부 인사 2명과 내부 인사 1명으로 구성된 면접위원회가 최종 면접을 했으나 채용 부적격 판정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1차 채용 공고문에 ‘응시자 중 적격자가 없을 경우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사전에 공지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2차 공고에선 응시 가능 대상을 넓히기 위해 자격 요건을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고, 그 결과 19명의 지원자가 응시해 심씨를 포함한 5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처럼 1차 공고 후 적격자가 없어 전공·자격증 분야 등 응시 자격 요건을 변경해 재공고한 사례는 타 부처는 물론 외교부 내에서도 과거 전례가 있다면서 “(심씨가)유일하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앞서 외교부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응모한 사람이 적더라도 (같은) 채용 공고 사이트를 보면 재공고를 해서라도 기한을 연장해 해당 분야 사람을 찾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심씨가 또 다른 응시 요건인 ‘실무 경력 2년 이상’을 충족했는지도 논란이 큰 쟁점이다. 외교부는 심씨의 실무 경력을 국립외교원 경력 8개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연구보조원, 유엔 산하 기구 인턴 등을 포함해 총 35개월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인턴, 조교 등은 통상 실무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경험과 경력은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