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규제 화살…안전지대는?

아파트 규제와 초저금리 바람을 타고 인기를 끌었던 수익형 부동산에 규제가 가해지면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오피스텔에 이어 반짝 인기를 끌었던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도 규제 강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청약 열기가 식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함박웃음을 짓던 오피스텔 시장엔 먹구름이 가득하다. 오피스텔은 지난 6월17일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내 신규 공급되는 100실 이상 오피스텔에 대해 분양권 전매 제한을 강화하면서 청약 열기가 한풀 꺾였다.

설상가상
후속 조치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모집공고일 기준 올해 상반기 전국에 공급된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32개 단지, 총 1만5940실로 집계됐다. 접수된 청약은 30만4849건으로, 평균 경쟁률은 19.12대 1에 달했다. 반면 규제 발표 직후인 3분기 공급된 6850실(14개 단지)은 5만1747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7.55대 1에 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7월10일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마련한 지방세법 개정안이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 포함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업무용 오피스텔에 대한 공실 우려 또한 커지면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7월10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의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 세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해 주거용 부동산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 8월12일부터 후속 입법인 지방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날 이후 매수한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포함되면서 세율이 중과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8%, 3주택 이상은 12%가 적용된다. 비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까지는 1∼3%, 3주택은 8%, 4주택 이상은 12%를 적용한다. 


여기에 경기 위축으로 인한 공실 우려가 커지면서 업무용 오피스텔 거래량도 감소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월 1만8992건까지 급증했던 오피스텔 거래량은 8월 1만3027건, 9월 1만2106건으로 감소했다. 서울에서는 8월 2882건, 9월 2553건으로 7월 5531건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초저금리 바람 타고 인기
수익형 상품도 호불호 갈려

생활숙박시설도 규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금까지 생활숙박시설은 건축법, 주택법이 아닌 공중위생관리법을 적용받아 분양 때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제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같은 대출규제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생활숙박시설 관리, 감독 강화 움직임에 따라 현재 숙박시설의 주택사용을 막기 위해 전입신고 불가가 예상된다. 이에 따른 전세대출 및 학교배정 불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중도금 대출 등 금융관련 규제도 예상돼 향후 실수요 관심의 하락이 예상된다.

최근 정부의 각종 부동산 시장 규제로 갈 곳을 잃은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생활숙박시설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부동산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숙박시설의 규제 강화와 함께 다주택자 중과대상 주택수 산정 시 주거용 오피스텔도 포함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규제가 적용되면서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에서 빠져 나간 분양열기가 상가와 섹션 오피스, 공유 오피스로 유입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부동산 규제 속에 생각해볼 수 있는 투자의 대안은 경쟁력 있는 상가와 소형 오피스 정도다. 이로 인해 먼저 상가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다주택자 규제와 세금 부담으로 인해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세놓아 월세를 받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반면 상가는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롭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상가 분양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이유다.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상가 물량도 빠르게 소진 중이다.

지난 6월 대구 달서구에서 분양한 ‘두류 센트레빌 더시티’ 아파트 단지 내 상가(12실)는 4일 만에 완판됐다. 지난 5월 서울 동대문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81실)는 분양 시작 반나절 만에 모든 점포가 주인을 찾았다.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은?

대우건설이 3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A86블록에서 공급한 ‘레이크 자연앤푸르지오’아파트 단지 내 상가(8실)는 분양 당일 모두 팔렸다. 우성건영이 동탄2신도시에 공급한 ‘우성센트럴타워’(149실), ‘우성애비뉴타워’(148실) 등 상가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최근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상가는 규제도 덜해 전국 어디서나 담보인정비율(LTV)을 최고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법인 명의로 매입하면 매입가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아파트보다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이 낮아 단위면적당 보유세도 적은 편이다. 

급변하는
투자 환경

다음으로 섹션 오피스, 공유 오피스도 꼽을 수 있다. 섹션 오피스는 기본 구획을 최소 단위로 적용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오피스를 말한다. 공유 오피스는 사무기기 등이 갖춰진 오피스를 일정액으로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하는 회원제 개념의 사무실이다. 

최근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의 증가로 중소형 오피스의 수요는 점차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일반 오피스텔 및 지식산업센터와 차별화한,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형태의 면적과 설계를 선택할 수 있어 벤처·중소기업의 선호도가 높다. 게다가 지식산업센터와 달리 업종의 제한도 없고 정부의 각종 규제와는 완전히 무관해 향후 전망은 더욱 밝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유명 상권보다는 주택가나 아파트 밀집지역 항아리 상권이 주목을 받고 있어 투자에 앞서 상권의 특성과 유동인구 상황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섹션 오피스나 공유 오피스와 같은 업무용 시장은 현재 수요의 확장과 규제 강화 등의 부동산 투자 환경변화가 맞물리며 전성기가 시작되는 분야로 볼 수 있다. 다만 오피스라는 상품 특성상 주변으로 기업 수요가 충분한지, 일하기 좋은 입지환경을 갖추었는지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 중인 상가·소형 오피스.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단지 내 상가= 내년 3월 1694가구 입주를 앞둔 아현뉴타운의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가 단지 내 상가 분양을 성공리에 완료했고, 잔여 호실 중 일부 호실과 회사 보유분을 특별 임대 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5층에서 지상 27층, 18개 동 규모로 상가면적은 9566.57㎡에 103개 점포로 구성된다. 현재 아현뉴타운 전체는 막바지 완성 단계에 들어갔으며, 뉴타운 내 보행공간과 휴식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그린 네트워크가 구축돼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활권으로 거듭난다. 특히 아현뉴타운의 중심축에 속하는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와 함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현2구역, 신촌그랑자이 등이 모여 일종의 미니신도시로서 파급 효과도 가질 전망이다. 

분양 관계자는 “강북 대표 중산층 주거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단지 내 상가의 입주민 소비력도 배후 수요로 기대할 만하다”며 “이대역 도보 3분, 대흥역 도보 10분의 역세권으로 30~40대 직장인이 선호하는 초역세권 아파트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오피스텔·생활숙박시설↓
단지 내 상가·소형 오피스↑

▲송도 형지 글로벌 패션 복합센터 상가=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 초역세권 입지의 ‘송도 형지 글로벌 패션 복합센터’ 상가가 임대분양(임대 후 분양 전환)에 나선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11-2번지에 건립 중에 있는 복합센터 내 1, 2층 판매시설이 그 대상이다.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는 송도 지식정보단지역 인근에 대지면적 1만2501.6㎡(약 3782평), 건축연면적 1만9500여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3층 규모로 지어진다. 오피스(지상 17층), 오피스텔(지상 23층), 판매시설(지상 2층) 등 총 3개동으로 구성된다. 2021년 10월 준공 예정.

형지 상업시설은 총 503대의 넉넉한 주차공간을 제공한다. 송도국제도시에서 지금껏 보지 못했던 5년간 연 5.2% 보장 상품으로 공급된다. 최근 신도시 또는 택지 개발지구의 중심 상권 및 역세권 상가의 초기 공실에 대한 위험성을 0%로 없앴다. 임대분양(임대 후 분양전환)이라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에 대한 부담이 없어 부동산 규제 시대 초저금리에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섹션 오피스)= 대림산업이 시공에 참여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지구 내 섹션오피스 ‘DMC 스타비즈 향동지구역’이 분양 중이다. 향동공공택지지구 상업지역 3-2, 4-1/2, 5-1, 6-1, 7-1블록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로 각각 공급한다.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되며, 이번 물량은 3-2, 4-1/2, 6-1블록으로 업무시설 총 950실과 상업시설 총 238호가 먼저 분양에 나선다. 

사업지가 위치하는 향동지구는 면적 117만8000㎡, 약 9000가구 규모로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어 서울생활권이 가능한 지역이다. 지난해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받은 창릉신도시가 바로 위편으로 교통을 비롯한 각종 개발 호재의 수혜지로 떠오르고 있으며, 마포구 상암 DMC와 인접해 대규모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할 예정이다. 

수익 보장
대출 가능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공유 오피스)= ㈜웍앤코는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811번지 일대에 분양형 공유 오피스인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를 공급한다. 분양대상은 3인실 16호실, 4인실 114호실, 5인실 12호실 등 175실이다. 분양평수는 36~43m²규모로 주력 호실 기준으로 1억6000만원(VAT별도)이다. 미대출시 수익률은 5년간 6% 확정수익을 보장하며 대출은 40% 가능하다. 


소유권 이전일로부터 5년 후 희망 시 환매(원분양가)가 가능해 수익성은 물론 안전성까지 확보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구로디지털단지역 웍앤코는 최근 각광을 받는 공유 오피스이지만 기존 수익형 부동산처럼 개인이나 법인이 투자 가능한 상품으로 구분 등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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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