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뉴스]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 주어진 1년 동안 선수들은 어떻게 자신을 관리할까. 이번 주인공은 대한민국 여자 배구 김연경이다.
지난 9월5일 막을 내린 KOVO컵 프로배구대회는 한국 배구 팬들에게 반가운 대회였다. 2019-20시즌이 조기 종료된 이후 오랜만에 펼쳐진 경기였을 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가뭄의 단비와 같이 찾아온 배구였기던 덕분이다.
KOVO컵이 반갑게 느껴진 이유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선수로 찬사를 받고 있는 김연경이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와 복귀를 신고했던 것이다.
컴백
8월22일부터 2주에 걸쳐 펼쳐진 2020 KOVO컵 프로배구대회가 여자부 GS칼텍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여자부에 앞서 진행된 남자부에서는 한국전력이 승리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3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2019-20시즌 정규리그 조기 종료라는 초유의 결정 이후 포스트시즌도 진행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KOVO컵을 통해 한국 배구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켤 수 있었다.
KOVO컵은 통상 정규리그 개막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치러지는 까닭에, 평상시와 같았더라면 2020-21시즌 개막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대회였겠지만 아직 정규리그 일정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배구를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 신고
준우승 그쳤지만 뜨거운 인기 실감
한국 팬들에게 이번 KOVO컵이 더욱 반가웠던 이유는 다름아닌 김연경에게 있었다. 그동안 일본, 터키, 중국 리그서 활약하며 각국 정규리그 우승 및 MVP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쓴 김연경이 11년 만에 옛 소속팀으로 복귀함에 따라 국내 무대서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김연경의 소속 팀인 흥국생명은 KOVO컵 결승전서 GS칼텍스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김연경이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 팬들을 들썩거리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사실 한국에서 여자 배구가 이토록 뜨거운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국가대표팀이 세대교체기를 겪으며 약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리그도 침체돼 있었다. 김연경은 고등학생이었던 2005년부터 꾸준히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스스로의 이름을 알리는 수준을 넘어 한국 여자 배구의 위상까지 끌어올린 일등 공신이 됐다.
김연경과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2012 런던올림픽이었다. 한국 대표팀이 40년 만에 올림픽서 4강까지 올라갔을 뿐만 아니라, 그 중심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김연경이 대회 MVP와 득점왕에 등극했던 것이다.
사실 김연경은 런던 2012에 앞서 소속팀 페네르바흐체를 이끌고 창단 이후 최초의 CEV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내면서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CEV 챔피언스리그 MVP를 차지해 온 유럽의 주목을 모은 바 있다.
런던 2012를 통해 명실공히 전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잡은 김연경은 올림픽 이후로도 눈부신 활약을 이어갔다. 2012~14년 2시즌 연속 터키 리그 공격상 및 득점상을 거머쥐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에 20년 만의 금메달을 선사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경기를 펼쳤다. 올림픽 한 경기서 30점 이상의 득점을 기록한 횟수를 총 3차례로 늘렸다. 여자 배구서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가모바와 김연경 이외에는 이와 같은 기록을 낸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도 그 위상을 알 만 하다.
일본, 터키, 중국 리그서 활약
각국 우승 및 MVP 수상 대기록
2016 리우 이후로도 중국, 터키 리그서 꾸준히 소속팀을 1위로 이끌며 날개를 한껏 펼쳤던 김연경이 국내 복귀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19였다.
올초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덮치면서 터키 리그에도 차질이 생겼고, 마침 2019-20 시즌을 끝으로 엑자시바시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서 일정이 불투명한 해외 리그 대신 국내 리그서 뛰면서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쪽을 선택했다.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에 작별을 고할 가능성이 높다.
김연경은 한국 대표팀서 대체 불가한 존재다. 청소년 국가대표를 거쳐 2005년에는 고등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인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 후 약 15년간 올림픽 2회, 아시안게임 3회를 비롯해 수많은 대회에 참가하며 대표팀의 주축으로서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줬다.
남다른 존재감으로 인해 김연경은 상대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는 동시에 대표팀 내에서도 언제나 기대를 한몸에 받을 수밖에 없다.
부담스러운 위치일 법한데도 김연경은 항상 의연하게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김연경은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한 단계 한 단계 과정을 밟아나간 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드러냈다.
포부
오랜만에 복귀한 국내 리그서 꿈의 첫 단추를 꿰게 된 만큼 다가올 시즌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올 시즌 팀의 정규리그 및 챔피언 결정전 통합우승을 이뤄내고 싶다. 긴 시즌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한 선수에 의존하기보다는 각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하면서 좋은 배구, 재밌는 배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