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번지르르’ 대방건설 문어발 확장의 이면

빚 좋은 개살구에 대한 '바른 생각'

[일요시사 취재1팀] 대방건설의 사세 확장 추이가 예사롭지 않다. 1조클럽 가입이라는 훈장만큼이나 수익성도 빛을 발한다. 다만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마냥 안심하긴 이르다. 벌인 사업이 광범위해질수록 끌어다 쓴 빚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 흑자 행진과 별개로 현금 흐름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대방건설 사옥 ⓒ대방건설

대방건설은 1991년 설립된 ‘광재건설’에 뿌리를 둔 건설업체다. 주택개발사업에 집중하면서 사세를 키운 대방건설은 2009년 구찬우 대표가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상위권
거침없는 성장

2011년 하도급 순위 10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낸 대방건설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보폭을 넓혔다. 2010년까지만 하도급 순위 108위에 불과했던 대방건설은 올해 27위에 이름을 올리며 명실공히 상위권 건설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외형은 물론이고, 주요 실적 지표 역시 우상향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017년 연결기준 9323억원이던 대방건설 매출액은 이듬해 1조원을 넘긴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조5876억원으로 전년 대비 56.13% 증가했다.

수익성은 한층 눈에 띈다. 2017년 210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1951억원으로 짧은 숨고르기를 거치고, 지난해 2906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연결기준 최근 3년 영업이익률은 동종업계 평균치(4~6%)를 훌쩍 넘긴다. 대방건설은 ▲2017년 22.5% ▲2018년 19.2% ▲2019년 18.3% 등 최근 3년 간 2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2002년 20억원에 불과했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기준 8423억원으로 불어났다. 최근 3년간 누적 순이익이 3680억원 쌓이면서 이익잉여금도 덩달아 급증한 양상이다.

다만 실적 지표에 가려져 있을 뿐 위험요인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특히 외형 확대와 비례해 급증한 채무가 불안요소다. 

실적은 고공행진인데…커지는 빚 압박
미분양 속출에 말라버린 곳간

대방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총자산(총자본+총부채)은 2조9543억원으로, 전년(2조2423억원) 대비 31.8% 늘었다. 총부채의 급격한 증가는 2018년 1조5600억원이던 총부채가 일년 사이 5500억원 가까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총자본은 6823억원서 8469억원으로 1600억원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채의 증가가 눈에 띄게 커진 영향으로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은 다소 악화됐다. 2018년 부채비율 228.6%를 기록하면서 연결 재무제표가 작성된 2014년 이래 가장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한 대방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248.8%까지 치솟았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인식한다.

대폭 늘어난 총차입금이 부채비율 상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2017년까지만 해도 8050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대방건설의 총차입금 규모는 이듬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 대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조5563억원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 3866억원과 유동성장기부채 3771억원은 1년 내 상환을 필요로 한다. 총차입금의 절반에 가까운 7637억원이 단기 상환 압박서 자유롭지 못한 금액인 셈이다.


차입금이 증가할수록 빚에 의존하는 경향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기준 대방건설의 차입금의존도는 전년 대비 6.8%p. 상승한 52.7%에 달했다. 이는 대방건설 연결 재무제표가 공개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30% 이하를 적정 차입금의존도로 보는 통상적인 시장의 인식과도 간극이 크다.

많이 벌어도
남는 게 없다

단기차입금의존도 역시 2018년 23.2%서 지난해 25.8%로 소폭 높아졌다.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단기차입금은 순이익 감소로 직결될 여지를 남긴다.

지난해 말 기준 대방건설이 유동화 회사를 이외의 금융권서 단기로 차입한 금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농협은행서 담보대출 명목으로 빌린 900억원이었고 연이자율은 4.05%였다. 가장 높은 금리는 SBI저축은행으로부터 일반대출로 연이자율 5.20%에 차입한 80억원이다.

차입금에 대한 의존도 강화는 막대한 이자 부담으로 연결됐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전년(456억원) 대비 51.2% 증가한 674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의 29.5%, 전체 영업외비용(771억원)의 87.4%에 해당한다. 순이익이 영업이익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르는 데 이자비용이 영향을 줬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부채 증가는 낙찰된 토지의 대금 납부에 따른 영향”이라며 “수년 간 흑자가 계속되는 만큼 별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수년간 건실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현금 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대방건설의 영업활동 현금 흐름은 2018년과 지난해 각각 -3262억원, -5618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각각 1086억원, 1492억원에 달했지만, 실제 유입된 현금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부진한 분양 성적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2016년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서 분양한 ‘화성송산그린시티 대방노블랜드 2·3차’, 2017년 동탄2신도시서 분양한 ‘화성동탄1차 대방디엠시티 더센텀’은 모두 청약 미달을 겪었다.

분양 족족
흥행 참패

최근에는 양주 옥정신도시서 처참한 흥행 실패가 연출된 상황이다. 대방건설이 양주 옥정신도시 A-2블록에 공급한 ‘양주 옥정신도시 3차 노블랜드 에듀포레’는 지난 4일 청약 2차에 1042 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54건이 등록 마감됐을 뿐이다. 나머지 688 가구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는 정부가 6·17대책서 양주시를 조정대상지역에 포함시킨 게 주요하게 작용했다. 규제 지역에 포함되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서 50%로 축소되고, 세대원 1순위 청약 조건도 까다로워졌다.

대규모 청약 미달이 현실이 됐음에도 대방건설 측은 선방했다는 입장이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된 단지로 청약접수 요건이 무주택자 및 1주택자에 한해 세대당 1건만 청약접수가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실수요자 위주의 청약이 접수됐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분양이 장기화될 경우다. 대방건설의 기본 사업골격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계열사의 부실이 대방건설로 전이될 수 있다. 사실상 미분양에 대한 우발부채는 전량 대방건설의 몫이나 마찬가지인 까닭이다. 

대방건설은 ▲대방하우징 ▲대방주택 ▲노블랜드 ▲디비건설 ▲디비산업개발 ▲대방이노베이션 ▲대방이엔씨 ▲대방개발기업 ▲디비개발 ▲엔비건설 ▲디비종합건설 ▲디비주택 ▲대방일산디엠시티 ▲디엠개발 ▲대방덕은 ▲대방건설동탄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대방일산디엠시티를 비롯한 몇몇 회사를 제외하면 계열사 대다수는 시행사업을 영위한다. 

미분양 속출…말라버린 곳간
애물단지 부양 가족만 잔뜩

대방건설은 단순 도급사업에 집중하는 여타 건설사와 달리 시행 계열사들과 연계해, 자금조달부터 사업 추진에 이르기까지 유기적으로 움직여왔다. 양주 옥정신도시 3차 노블랜드 에듀포레의 경우에도 시행은 계열사인 디비건설이 맡았고 대방건설은 공사에만 집중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은 수익성이 월등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대방건설이 단기간에 외형을 키우고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린 배경이기도 하다. 


반면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시, 당초 기대했던 수익모델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자금을 차입해 시행사업을 펼치는 계열사는 물론이고, 공사를 진행하는 대방건설까지 공사 대금 문제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방건설의 대다수 계열사는 우려할만한 재정건전성을 나타내고 있다. 계열사 대부분이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200%를 초과한다. ▲디비건설 3743.3% ▲대방하우징 869.4% ▲대방주택 276.3% ▲디비산업개발 271.0% ▲대방이노베이션 531.2% ▲대방일산디엠시티 332.7% 등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

위에서 열거한 계열사는 그나마 나은 축이다. 부채비율이 무의미한 계열사도 여럿 목격됐다. ▲디비주택 ▲디비종합건설 ▲대방건설동탄 ▲대방덕은 등 지난해 말 기준 총자본이 마이너스인 이른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계열사만 4곳이다.

계열사들의 심각한 재정건전성은 대방건설 연결 및 개별 재무제표에 커다란 편차를 남겼다. 대방건설의 개별기준 지난해 총차입금은 6096억원에 그친다. 연결 준 총차입금 대비 약 40% 수준이다. 연결기준 25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 역시 개별기준 적용 시 115.1%에 불과하다.

대방건설이 호실적과 별개로 현금흐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계열사로부터 파생된 부정적 영향 때문이었다. 대방건설의 별도 기준 공사 미수금은 2018년 2704억원서 지난해 3709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공사 선수금은 146억원서 120억원으로 감소했다. 

허약한 체력
부실 전이?

이는 공사 시작 단계서 받은 대금은 줄고, 공사 완료 후에도 제대로 정산이 이뤄지지 않은 금액이 많음을 뜻한다. 그나마 분양 선수금은 2018년 1억3300만원서 지난해 44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공사 미수금의 증가폭이 워낙 컸던 관계로 영향력이 상당 부분 희석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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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