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망신살뻗친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

떠날 땐 말없이…뒷말만 무성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임 과정을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설왕설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였던 김 전 수석이 자리서 물러나자 여권 내에서도 ‘직’이 아닌 ‘집’을 택했다는 비판이 나온 가운데 이에 대한 반박과 재반박이 꼬리를 무는 모양새다. 또 김 전 수석은 신임 정무·민정·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발표하는 자리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이번 인사 조치에 우회적으로 반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문재인정부의 2번째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으로 민정수석실 통합 이후 둘뿐인 비법학과 출신 민정수석비서관이었다. 그는 1957년 6월22일 경남 진양군 태생으로 영남대학교 행정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8년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다주택 논란
양도세 때문?

총무처, 교통부 등을 거쳐 85년 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겨 감사원 감사관, 감사원 국가전략사업평가단장 등을 거쳐 노무현정부 때인 2005년 3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다. 상관은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었다. 이후 2008년까지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냈다.

공직을 떠난 뒤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건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역임했으며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무감사원장을 맡았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때는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퇴직 관료 출신 그룹을 이끌었으며, 대선 후 2017년 10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으로 선임됐다. 2019년 7월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서울 강남권에 아파트 두 채를 소유한 김 전 수석은 결국 주택을 팔지 않고 사퇴해 ‘직보다 집을 택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 수도권에 주택 2채 이상을 보유한 비서관급 이상 참모를 대상으로 6개월 내 처분을 권했으나 김 전 수석은 해당 기한을 넘겨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를 실거래가보다 2억원 이상 비싸게 매물로 내놔 논란을 일으켰다.

일각에선 ‘주택을 처분할 의지도 없으면서 꼼수를 부린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그가 양도소득세 폭탄을 피하려고 이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돌았다. 그가 소유한 잠실 소재의 아파트나 강남구 도곡동 한신아파트 모두 시세가 20억원 가까운 고가 주택인 만큼 어느 것을 팔든 그로서는 양도세 폭탄을 피하기 어려운 처지기 때문이다. 

주택 안 팔고 사퇴 이유는? 커지는 의혹
‘뒤끝 퇴장’논란…청 “정중하게 떠났다”

게다가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이 다주택자 문제를 놓고 언성을 높였다는 언론 보도까지 이어지면서 여론 악화의 원인이 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이) 공개 회의서 여러 차례 언성을 높이며 다퉜다는 대목은 한마디로 가짜뉴스”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의 해묵은 악연이 회자되기도 했다.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2015년 악연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노 실장은 피감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강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때 새정치민주연합 당무감사원장이 김 전 수석이었다.

당무감사원은 징계를 당에 요청했고, 당은 6개월 자격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는 노 실장이 2016년 제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게 된 배경이었다.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이 청와대에 함께 근무하자 2015년 사건이 다시 관심을 받았고 최근 인사 논란과 함께 재조명됐다. 앞서 노 실장이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자 가운데 수도권 2주택 이상은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팔라고 권고했을 때도 정가의 시선은 김 전 수석에게 쏠렸다.

노 실장 지적은 결국 ‘강남3구’ 2주택자인 김 전 수석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김 전 수석이 소회를 밝혔다면 논란이 해소될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마이크를 잡지 않았고 의혹도 고스란히 남았다.

김 전 수석은 잠실 아파트 매물을 거둬들인 지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고 여당 의원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다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사회적 비판이 커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여당 각축전
반박 재반박

사퇴했더라도 주택 한 채는 처분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같은 당 이석현 전 의원도 “물러났어도 집을 팔아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진성준 의원도 CBS 라디오서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 전 수석이 사의 표명 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 불참한 부분 등을 지적한 것이다. 

김 전 수석은 지난 10일, 문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는 물론 같은 날 신임 정무·민정·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발표하는 자리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이번 인사조치에 우회적으로 반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진보의 과제로 여겨지는 검찰 개혁, 기본권 확대, 3권 분립과 상호 견제 등과 같은 의제들은 부자든 부자가 아니든 모두 동의하는 문제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부동산, 양극화와 같은 주제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여론의 반발이 확 도드라져 나중에는 지지자 배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위직 인적 구성에 대한 불만 자체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우리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돈이 많은 사람도 있고 서민들도 있다”며 “그런데 고위직 구성이 재산이 많은 인사로 편중되면 지지자들은 ‘이들이 우리를 잘 대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을 향한 여권의 비판이 거세지자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다. 김 전 수석이 사의 표명 후 문 대통령에게 인사를 남기고 청와대를 떠났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맞춰 여당 내 기류에도 변화가 일었다. 다만 당 내부에서 청와대 인사 개개인에 대해 비판의 화살을 겨냥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29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종민 의원은 KBS1 <사사건건>서 “여러 가지 공개가 안 된 가정사가 있다”며 김 전 수석을 두둔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직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해를 받아도 그냥 참고 넘어가는 건데, 그만둔 사람에게까지 저렇게 이야기하는 건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석에 대한 자당 의원들의 쓴 소리에 반박한 것이다. 김 의원은 “모르는 문제에 대해 아는 척하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자꾸 개인에 대해 인신공격하고 이러면 안 된다”는 등의 강한 발언도 쏟아냈다.

사실무근 일축
가정파탄 위기

그러나 김 전 수석의 처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여전하다. 박용진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서 마녀사냥이라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국민 마음을 헤아리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움직이는 것이 정치하는 사람, 혹은 고위공직자의 처신이어야 한다”며 “억울하고 힘들더라도 어떤 때는 감내해야 되는 것”이라고 훈수했다.

다주택 처분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사퇴한 김 전 수석은 지난 12일 자신을 두고 ‘가정사가 있다’ ‘재혼했다’는 정치권의 발언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연합뉴스>에 “저와 관련해 보도되는 재혼 등은 사실과 너무도 다르다”며 “오보로 가정파탄 지경”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사퇴 과정을 두고 ‘뒤끝’이라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해선 “역시 사실관계가 다르다”면서도 자세한 경위에 대해선 “해명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위치”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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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김 전 수석 사퇴 이후 여론이 악화하자 그의 ‘재혼’이라는 가정사를 고려하자는 옹호 의견과 개인 사정과 관계없이 국민이 납득하도록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비판 의견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김 전 수석의 입장 표명으로 양측 모두 민망한 상황이 됐다.

우 의원은 지난 12일 새벽 페이스북에 “어떤 가정사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 사정을 공개하지 않고, 국민이 잘 모르면 이해하라고 하면 되겠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삭제하기도 했다.

이번 다주택 논란, 가정사 논란 이외에도 김 전 수석을 따라다니는 논란은 더 있다. KAI 사장 임명을 두고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설왕설래’ 처신 부정적 여론
“사연이 있다” 가정사도 의문

KAI 사장은 한국형 전투기 KF-X 개발, 미 고등훈련기 T-X 사업 도전, 각종 항공기 수출 등의 과제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자리임에도, 김 전 수석은 무기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며 관련 커리어도 전무하다시피 해서 사장 임명을 두고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그 이전에는 금융감독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다가 눈총을 받고 KAI로 가게 됐다. 임명 이후에도 무기 수출과 방위산업 육성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또 KAI 사장 재임 시절 포항 해병대 헬기추락 사고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추락한 헬기는 KAI가 제조했고 사고 당일에도 KAI의 정비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유족들은 과거 KAI를 고소 고발한 바 있으며, 김 전 수석의 임명을 반대했다. 

당시 유족들은 “KAI 김조원 사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될 경우 아직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에 정당치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사고서 희생자들의 유가족과 끝까지 함께하셨던 것처럼 사람을 위한 정치를 저희에게도 보여주길 눈물로 청한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싸늘한 여론
누리꾼 비판

김 전 수석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여야 의원이 한 목소리로 옹호에 나서고, 이를 김 전 수석 스스로 ‘가정파탄’까지 언급하며 해명하는 모양새가 우습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남이 하면 불법, 우리 편은 가정사” “개인 사정 없는 다주택자가 어디 있느냐” “이건 감싸는 것인가, 먹이는 것인가” “시트콤 찍는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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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