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망신살뻗친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

떠날 땐 말없이…뒷말만 무성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임 과정을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설왕설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였던 김 전 수석이 자리서 물러나자 여권 내에서도 ‘직’이 아닌 ‘집’을 택했다는 비판이 나온 가운데 이에 대한 반박과 재반박이 꼬리를 무는 모양새다. 또 김 전 수석은 신임 정무·민정·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발표하는 자리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이번 인사 조치에 우회적으로 반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문재인정부의 2번째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으로 민정수석실 통합 이후 둘뿐인 비법학과 출신 민정수석비서관이었다. 그는 1957년 6월22일 경남 진양군 태생으로 영남대학교 행정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8년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다주택 논란
양도세 때문?

총무처, 교통부 등을 거쳐 85년 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겨 감사원 감사관, 감사원 국가전략사업평가단장 등을 거쳐 노무현정부 때인 2005년 3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다. 상관은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었다. 이후 2008년까지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냈다.

공직을 떠난 뒤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건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역임했으며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무감사원장을 맡았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때는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퇴직 관료 출신 그룹을 이끌었으며, 대선 후 2017년 10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으로 선임됐다. 2019년 7월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서울 강남권에 아파트 두 채를 소유한 김 전 수석은 결국 주택을 팔지 않고 사퇴해 ‘직보다 집을 택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 수도권에 주택 2채 이상을 보유한 비서관급 이상 참모를 대상으로 6개월 내 처분을 권했으나 김 전 수석은 해당 기한을 넘겨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를 실거래가보다 2억원 이상 비싸게 매물로 내놔 논란을 일으켰다.

일각에선 ‘주택을 처분할 의지도 없으면서 꼼수를 부린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그가 양도소득세 폭탄을 피하려고 이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돌았다. 그가 소유한 잠실 소재의 아파트나 강남구 도곡동 한신아파트 모두 시세가 20억원 가까운 고가 주택인 만큼 어느 것을 팔든 그로서는 양도세 폭탄을 피하기 어려운 처지기 때문이다. 

주택 안 팔고 사퇴 이유는? 커지는 의혹
‘뒤끝 퇴장’논란…청 “정중하게 떠났다”

게다가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이 다주택자 문제를 놓고 언성을 높였다는 언론 보도까지 이어지면서 여론 악화의 원인이 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이) 공개 회의서 여러 차례 언성을 높이며 다퉜다는 대목은 한마디로 가짜뉴스”라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의 해묵은 악연이 회자되기도 했다.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2015년 악연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노 실장은 피감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강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때 새정치민주연합 당무감사원장이 김 전 수석이었다.

당무감사원은 징계를 당에 요청했고, 당은 6개월 자격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는 노 실장이 2016년 제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게 된 배경이었다.


노 실장과 김 전 수석이 청와대에 함께 근무하자 2015년 사건이 다시 관심을 받았고 최근 인사 논란과 함께 재조명됐다. 앞서 노 실장이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자 가운데 수도권 2주택 이상은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팔라고 권고했을 때도 정가의 시선은 김 전 수석에게 쏠렸다.

노 실장 지적은 결국 ‘강남3구’ 2주택자인 김 전 수석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김 전 수석이 소회를 밝혔다면 논란이 해소될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마이크를 잡지 않았고 의혹도 고스란히 남았다.

김 전 수석은 잠실 아파트 매물을 거둬들인 지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고 여당 의원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다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사회적 비판이 커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여당 각축전
반박 재반박

사퇴했더라도 주택 한 채는 처분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같은 당 이석현 전 의원도 “물러났어도 집을 팔아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진성준 의원도 CBS 라디오서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 전 수석이 사의 표명 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 불참한 부분 등을 지적한 것이다. 

김 전 수석은 지난 10일, 문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는 물론 같은 날 신임 정무·민정·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발표하는 자리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이번 인사조치에 우회적으로 반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진보의 과제로 여겨지는 검찰 개혁, 기본권 확대, 3권 분립과 상호 견제 등과 같은 의제들은 부자든 부자가 아니든 모두 동의하는 문제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부동산, 양극화와 같은 주제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여론의 반발이 확 도드라져 나중에는 지지자 배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위직 인적 구성에 대한 불만 자체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우리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는 돈이 많은 사람도 있고 서민들도 있다”며 “그런데 고위직 구성이 재산이 많은 인사로 편중되면 지지자들은 ‘이들이 우리를 잘 대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을 향한 여권의 비판이 거세지자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다. 김 전 수석이 사의 표명 후 문 대통령에게 인사를 남기고 청와대를 떠났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맞춰 여당 내 기류에도 변화가 일었다. 다만 당 내부에서 청와대 인사 개개인에 대해 비판의 화살을 겨냥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29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종민 의원은 KBS1 <사사건건>서 “여러 가지 공개가 안 된 가정사가 있다”며 김 전 수석을 두둔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직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해를 받아도 그냥 참고 넘어가는 건데, 그만둔 사람에게까지 저렇게 이야기하는 건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석에 대한 자당 의원들의 쓴 소리에 반박한 것이다. 김 의원은 “모르는 문제에 대해 아는 척하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자꾸 개인에 대해 인신공격하고 이러면 안 된다”는 등의 강한 발언도 쏟아냈다.

사실무근 일축
가정파탄 위기

그러나 김 전 수석의 처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여전하다. 박용진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서 마녀사냥이라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국민 마음을 헤아리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움직이는 것이 정치하는 사람, 혹은 고위공직자의 처신이어야 한다”며 “억울하고 힘들더라도 어떤 때는 감내해야 되는 것”이라고 훈수했다.

다주택 처분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사퇴한 김 전 수석은 지난 12일 자신을 두고 ‘가정사가 있다’ ‘재혼했다’는 정치권의 발언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연합뉴스>에 “저와 관련해 보도되는 재혼 등은 사실과 너무도 다르다”며 “오보로 가정파탄 지경”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사퇴 과정을 두고 ‘뒤끝’이라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해선 “역시 사실관계가 다르다”면서도 자세한 경위에 대해선 “해명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위치”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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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김 전 수석 사퇴 이후 여론이 악화하자 그의 ‘재혼’이라는 가정사를 고려하자는 옹호 의견과 개인 사정과 관계없이 국민이 납득하도록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비판 의견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김 전 수석의 입장 표명으로 양측 모두 민망한 상황이 됐다.

우 의원은 지난 12일 새벽 페이스북에 “어떤 가정사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 사정을 공개하지 않고, 국민이 잘 모르면 이해하라고 하면 되겠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삭제하기도 했다.

이번 다주택 논란, 가정사 논란 이외에도 김 전 수석을 따라다니는 논란은 더 있다. KAI 사장 임명을 두고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설왕설래’ 처신 부정적 여론
“사연이 있다” 가정사도 의문

KAI 사장은 한국형 전투기 KF-X 개발, 미 고등훈련기 T-X 사업 도전, 각종 항공기 수출 등의 과제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자리임에도, 김 전 수석은 무기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며 관련 커리어도 전무하다시피 해서 사장 임명을 두고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그 이전에는 금융감독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다가 눈총을 받고 KAI로 가게 됐다. 임명 이후에도 무기 수출과 방위산업 육성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또 KAI 사장 재임 시절 포항 해병대 헬기추락 사고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추락한 헬기는 KAI가 제조했고 사고 당일에도 KAI의 정비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유족들은 과거 KAI를 고소 고발한 바 있으며, 김 전 수석의 임명을 반대했다. 

당시 유족들은 “KAI 김조원 사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될 경우 아직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에 정당치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사고서 희생자들의 유가족과 끝까지 함께하셨던 것처럼 사람을 위한 정치를 저희에게도 보여주길 눈물로 청한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싸늘한 여론
누리꾼 비판

김 전 수석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여야 의원이 한 목소리로 옹호에 나서고, 이를 김 전 수석 스스로 ‘가정파탄’까지 언급하며 해명하는 모양새가 우습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남이 하면 불법, 우리 편은 가정사” “개인 사정 없는 다주택자가 어디 있느냐” “이건 감싸는 것인가, 먹이는 것인가” “시트콤 찍는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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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