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필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관련해 <일요시사>를 통해 세 건의 칼럼을 게재했었다. 첫 사례는 박 전 시장이 2016년 10월, 1998년에 발생했던 판문점 총격 요청 사건이 한나라당의 사주로 이뤄졌다는 공개 발언에 대해서였다.
공교롭게도 해당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한나라당 대변인실 운영부장으로 재직하던 필자는 사건 초기부터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중심 역할을 했었다.
결국 동 사건은 김대중정권이 들어서면서 일부 사람들의 충성경쟁으로 빚어진 해프닝으로 결론 났다.
그런데 그 결과를 잘 알고 있을 그는 무책임하게도 동 사건이 한나라당의 사주로 발생했다는 가당치 않은 공개 발언을 했고, 그래서 필자는 ‘박원순 시장, 귀하가 총풍사건을 아시오!’라는 제하로 가열하게 질타했었다.
두 번째는 2018년 8월 강북구 삼양동 소재 옥탑방서 서민의 삶을 체험하겠다며 ‘생쇼’를 연출하던 그의 행태, 그리고 그에 소요되는 경비를 사비가 아닌 서울시 재정으로 충당했던 일에 대해서다.
당시 그가 언론에 공개한 거창한 사진과 함께 ‘박원순 시장 더위 먹었나!’라는 제하로 옥탑방의 실체에 대한 그의 무지는 옥탑방서 생활하는 많은 서민들의 공분을 살 것이라며 질타했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최근에 일로,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해 그가 주장한 전국민 고용보험제에 대해서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제’와 싸잡아 우리 사정으로는 시기상조로, 정치꾼의 치졸한 꼼수로 몰아세웠었다.
세 가지 사례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했지만, 박 전 시장은 필자의 시선에 무책임한 사람, 공사가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 사람, 그리고 남의 돈으로 생색내는 데 경쟁력을 지닌 사람으로 비쳐졌었다.
그런 필자로서 이 글을 써야할까 잠시 망설였다. 물론 망자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였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보내 공식적으로 조문하는 등 각계서 박 전 시장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피해 여성이 오히려 가해자로 둔갑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 글을 쓰게 되었음을 밝힌다.
결론적으로 언급하자면 박 전 시장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자신은 살아보겠다는, 즉 사즉생을 노린 듯 보인다. 그동안 자신이 일궈낸 공을 지키기 위한 의도로 보이지만, 그의 마지막 계획은 무위로 끝날 전망이다.
왜 그런지 언론에 보도된 박 전 시장의 유언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을 인용한다.
유서 내용 중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내용이 빠졌다. 피해 여성에 대한 사과 부분이 없다는 점이다.
이게 무슨 의미를 지닐까.
박 전 시장의 의도는 자신이 성추행한 여성의 안위는, 자신이 행한 치명적인 과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크나큰 패착으로 향후 그에 대한 공은 사라지고 과만 부각될 것이라 장담한다.
여하튼 그가 죽음으로 인해 그에 대한 고소가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 났지만, 서울시장이란 공직에 재직하며 그 권위를 이용해 성추행을 일삼을 수 있었다는 명백한 사실에 입각해 서울시는 피해 여성에게 진정한 사과와 함께 응분의 보상을 해주기 바란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