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부상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대망론’

갈 길 바쁜데 너무 멀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보수 야권의 ‘잠룡’들이 몸풀기에 들어갔다. 그중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가장 빨리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소장 개혁파’로 외연 확장에 적합한 인물이지만, 한계점도 적지 않다.
 

▲ 원희룡 제주지사

“내 평생 가장 치열한 2년을 살아야겠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기지개를 켰다. 원 지사는 “여당의 후보가 누구든 치열하게 승부를 할 것”이라며 대권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대권주자 경선에 참여해 경선까지는 지사직을 유지하고, 주자가 되면 지사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존재감 부족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일각에선 원 지사에 대한 우호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장제원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보수 세력의 대선후보감으로 손색이 없다’며 원 지사 띄우기에 나섰다.

21대 국회의원들 사이서도 원 지사에 대한 평판은 나쁘지 않다. <동아일보>서 21대 초선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서 원 지사는 보수 야권의 최종 대선후보 1위로 꼽혔다. ‘마땅한 후보가 없다’는 대답이 가장 높았지만, 홍준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처럼 중앙 정치권에서 뛰었던 인물들을 제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원 지사가 ‘소장 개혁파’라는 점은 보수야권 후보로서 큰 경쟁력이다. 현재 통합당은 ‘꼰대’ 이미지 탈피와 당 내부로부터의 개혁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원 지사는 2000년에 통합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정병국 전 의원과 함께 ‘남원정 트리오’를 형성했다. 원 지사를 주축으로 한 소장파들은 한나라당의 부패한 이미지를 쇄신하고 당을 중도보수 쪽으로 움직이는 데 기여했다.

진보, 보수를 망라한 정치적 행보 역시 원 지사만의 강점이다. 제주 출신으로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지역 문제서 자유로울 수 있다. 386세대의 대표주자로,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경력도 있다.

원 지사는 지난 2018년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서 “노무현 정신인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모두의 정치를 하셨던 그 정신에 존경과 감사의 뜻을 올린다”고 했다. 또 정치를 하는 동안 가장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순간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때 당론주의에 매몰돼 찬성표를 던진 것’을 꼽았다.

‘킹메이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의 궁합은 어떨까. 원 지사는 김종인 비대위 출범 초기에는 다른 결의 행보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는 지난 9일 미래혁신포럼서 ‘보수’를 강조했다.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자”며 보수 색채 빼기에 나선 김 위원장을 저격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을 ‘용병’에 비유하며 각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원 지사는 “용병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바로 우리에 의한 승리, 대한민국의 역사적 담대한 변화를 주도해왔던 바로 그 보수의 위풍이 승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수잠룡 중 가장 먼저 대선 출마 선언
소장 개혁파 정치적 내상 적어 급부상


하지만 원 지사의 행보는 최근 달라졌다. 원 지사는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기본소득제와 같은 진보적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의 데이터청 설립 제안에 찬성하는 뜻을 밝혔다.

원 지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함께 잘사는 더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데 좌파와 우파가 왜 나오나. 제한된 자원과 목표하는 효과 사이에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게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이념에 매몰된 정책보다는 보편적인 관점서 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원 지사는 김 위원장의 급속한 ‘좌클릭’을 경계할 뿐, 김 위원장과는 나쁘지 않은 궁합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 나누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 지사는 다른 야권 잠룡들과 달리 정치적 ‘내상’이 적다.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는 21대 총선 서울 종로서 이낙연 의원과 붙어 낙선했다. 아울러 황 전 대표의 ‘우클릭’으로 당은 외연 확장에 실패했다. 무엇보다 당의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재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 전 시장은 2011년 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주민 투표를 강행했지만, 결국 시장직을 내려놔야 했다. 이후 긴 공백기를 거쳐 2016년 총선 서울 종로서 정세균 전 의원과 붙었지만 역시 패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보였던 21대 총선에선 서울 광진을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패배했다.

정치 신인에게 진 만큼 다음 대선 전까지 정치적 위상을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준표 의원 역시 과거 여러 막말 논란으로 당의 외연 확장에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홍 의원은 이번 선거 공천 과정서 당과 여러 마찰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원 지사의 한계점 역시 뚜렷하다. 우선 대선후보로 존재감이 부족하다. 6년 가까이 중앙 정치권서 떨어져 있었다. 탄핵 이후 보수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는 비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무엇보다 뚜렷한 정치색이 없어 당내 입지가 약한 편이다.

원 지사는 국정 농단 사건 이후 새누리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도지사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되자 “당은 죽음으로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 한다”며 보수 개편을 주장했다.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몸을 담았으나,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통합하자 “개혁 정치를 현재 정당구조서 실현하기 어렵다”며 당을 탈당했다.

또 지난 지방선거를 치르는 과정서 “도민들이 명령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도 입당할 수 있다”며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당내 입지 약해

또 중앙 정치권서 대선 준비를 하기에는 제주라는 지역적 한계에 부딪힐 공산도 높다. “도민만 바라보겠다”고 말한 원 지사의 과거 발언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민주당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민숙 의원은 “지사께서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아닌 지금 당장 도민에게 절박한 문제에 더 집중하셔야 한다. 아직 코로나19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여전히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올 가을 제2차 대유행 우려도 전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캠프’ 합류 이태용은?


정치권에 따르면 7월부터 이태용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내달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대선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전 부원장은 황교안 전 대표의 국무총리 시절, 비서실 민정실장을 맡았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는 황 전 대표의 조직단장을 맡아 당선에 크게 공헌했다.

2년 전 6·13지방선거에선 원 지사가 무소속으로 제주지사로 출마했을 때 선거를 도와 승리를 이끌었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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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