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새내기 릴레이 인터뷰③> 미래통합당 유경준 “추락하는 한국경제 재건할 것”

문정부 겨눌 ‘경제 저격수’ 등판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오는 21대 국회에 151명의 정치 신인들이 여의도로 입성한다. <일요시사>는 여의도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세 번째 주자로 미래통합당 유경준 당선인과 함께했다.
 

▲ 유경준 미래통합당 당선인이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강남과 추락하는 한국경제를 재건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유경준 강남병 당선인은 40년 경제 외길만 걸은 자타공인 경제전문가다. 유 당선인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통계청장을 2년간 역임하면서 정리해놓은 고용통계가 문재인정부서 왜곡 폄하된 것에 대해 분노감을 느껴 정치판에 직접 뛰어들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강남병 주민들의 보유세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강한 의지와 그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아래는 유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선거서 이겨 기쁜 마음도 있지만 국가 경제 추락이나 통합당이 처한 현실을 보면 답답하고 마음이 무겁다. 짧은 선거기간 동안 나를 알릴 기회도 많지 않았는데,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인사를 모두에게 제대로 못 드려 죄송하고, 열렬히 지지해주셔서 감사하다.

-상대 후보에게 ‘더블스코어’에 가깝게 승리했다.


▲보유세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상당하다. 보유세는 재산세와 부동산세를 합한 걸 말하는데, 주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열심히 일해서 자녀 교육 시키고, 부모님 봉양하고 은퇴하신 분들은 세금 낼 돈이 없다. 내가 경제전문가인 만큼 그런 문제들을 풀 가능성이 있는 괜찮은 후보라고 생각해주신 것 같다.

-21대 총선 통합당 참패의 원인은.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고 중도까지 포용하는 진정한 통합이 되지 않았다. 극보수의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점도 원인이 됐다. 코로나19라는 위협적인 상황서 문정부가 안정적인 국면으로 나아가니 경제 실정이 묻혔다. 보수진영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정치를 하고자 했던 이유는.

▲할 수 없이 정치에 뛰어든 것이다. 성장과 분배가 지속가능한 성장 정책에 관심이 있었고, 좋은 정책으로 한국경제가 잘 되는 걸 원했던 한 사람이다. 통계청장 당시 열심히 정리해놓은 소득 및 고용통계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분배와 고용이 나빠졌는데, 문정부가 이를 통계 탓으로 돌리니 화가 났다. 자신들의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해 통계 개편을 추진한 것에 대해 정확히 알고 지적했다. 현 정부에 대한 분노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됐다.

-문정부의 어떤 점이 구체적으로 분노하게 됐나.

▲문정부는 모든 정책을 정치적으로 도구화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에 유리한 통계치가 나오면 잘했다고 광고를 하고, 잘못 나오면 통계 탓을 한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지나치게 퍼주기식 정책은 물론, 기업하는 사람을 죄인 취급하고 부동산 및 조세 정책도 지지층 결집을 위한 계층 갈등적, 부자 징벌적인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강남 VS 비강남’으로 편가르기 해서 성공했는데, 이는 파괴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 생산적인 정책과 정치를 해야 한다.


‘40년 외길’ 통계청장 거친 거시경제통
“문정부, 모든 정책 정치적으로 도구화”

-이른바 ‘경제통’으로 불린다. 문정부 경제 정책의 문제점은.
▲현 정부는 내세울 경제 정책이 없는 상태다. 일자리는 기업을 적대시하니 처음부터 ‘참사’다. 그를 만회하기 위해 공공재정 일자리만을 증가시키니 비정규직만 증가하고 소득 분배가 악화됐다. 이런 결과로 2019년까지 소득주도성장은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공정성장’을 외치며 규제를 신설해 기업 발목을 잡고 있다. ‘타다’ 사례서 보듯 말로는 혁신을 외치지만 반혁신을 자행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시절 통계청장으로 기용됐고 유기준 전 의원의 동생이기도 하다.

▲경제학 중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한 분석을 통해 정책을 설계하는 미시경제학을 전공했다. 통계분석은 항상 기본으로 했고, 통계자료를 많이 사용해 아마도 통계를 가장 잘 아는 경제학자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발탁됐다고 생각한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계청장을 2년3개월간 무탈하게 수행했고, 당시 통계청장의 수행 결과로 현재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구 현안에 대해 알려달라.

▲주민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세금과 재건축 문제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에 있음에도 정부가 13년 만에 최고 상승폭으로 공시지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공시가격 안을 보면 전국 상승률은 6%에 불과한데, 강남의 상승률은 26%에 달한다.

재건축 문제도 우리 강남병 지역의 중요한 현안 중 하나다. 지역 내 주요 거주지이자, 재건축 대상 아파트인 은마와 미도아파트의 재건축이 별다른 이유 없이 지연되고 있다. 강남과 비강남의 균형발전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강남지역 내의 균형발전 문제도 크다.

-지역구 공약은.

▲종부세와 재산세 계산의 기초가 되는 ‘공시가격 인하’에 앞장서겠다. 공시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보유세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다. 공시가격은 현행법상 국회나 국민의 동의 없이 국토부장관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문정부는 계층 갈등을 유발하고 세금을 더 거두기 위한 부동산 정치를 하고 있다. 국회 등원 후에 이런 강남 역차별적 부동산 정책을 바꿔나가겠다. 더불어 강남을 문화와 종교, 건축이 결합된 세계적인 명품지역으로 만드는 것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 유경준 미래통합당 당선인 ⓒ문병희 기자

-교육열이 높은 지역구에 해당한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부모 찬스’ 부정입시로 학생들과 학부모의 분노가 한계치를 넘고 공교육의 신뢰성은 바닥을 치고 있다. 이런 공교육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시 비율 대폭확대가 즉시 시행돼야 한다. 대학 정시 비율을 40% 이상 즉시 확대하고, 최종적으로 정시 비율을 70%까지 확대하는 데 앞장서겠다.

-어떤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은가.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추락하는 한국경제를 재건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를 열렬히 지지해준 강남 주민들의 어려운 부분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맡고 싶은 상임위는.

▲경제전문가로 문정부의 경제실정을 하나하나 캐고 심판하기 위해서는 기재위나 정무위에 가고 싶다. 하지만 지역구를 위해 부동산 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국토위에 들어가는 것도 염두하고 있다.

-가장 먼저 발의하고자 하는 법안이 있다면.

▲보유세 폭탄으로부터 주민들의 세금부담을 줄여주는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국토부장관이 공시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닌 신중한 결정을 유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거운동 기간도 짧고 선거 후에도 주민들을 볼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과의 밀착도가 좀 부족한 상황이다. 강남과 한국경제의 재건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sangmi@ilyosisa.co.kr>
 



[유경준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코넬대학교 노동경제학과 경제학 박사
▲제15대 통계청장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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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대선 전’ 친윤 대숙청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당원들의 도움으로 대선후보 지위를 유지했다. 확실한 명분을 쥔 김 후보는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당권 장악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 김 후보가 당내 주도권 다툼서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 등 친윤(친 윤석열)계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를 당원들의 반대로 진압한 후에야 선대위를 구성했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대선후보로 등록했고,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해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을 같은 날 진행된 의원총회서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갑툭튀 위원장 권 전 비대위원장이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의 사퇴도 강하게 요구했지만,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했다. 이날 진행된 의원총회엔 의원 107명 중 50명만 참석했다. 후보 교체 시도에 가담한 친윤계 의원들은 대거 불참했다. 이어 지난 12일엔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가 개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서 김용태·주호영·권성동·나경원·안철수·황우여·양향자 등 7인 공동 선대위원장 체제를 발표했다. 김 후보는 후보 교체 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을 대신해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박 의원은 선대위서도 총괄지원본부장을 맡았다. 이틀 동안 확정·발표된 인선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김 비대위원장 임명이었다. 30대 중반 막내 초선 의원을 당 대표격 직책에 임명했기 때문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서 후보 교체 시도에 강하게 반대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이준석 당시 대표가 이끌던 지도부에 참가했다. 이어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도 비대위원으로 발탁됐던 경험이 있다. 이 전 대표 시절엔 소장파 ‘천아용인’ 중 1명으로 거론됐던 적이 있고, 이 전 대표가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후에도 돈독한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김 비대위원장 발탁을 놓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대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소장파로서의 행보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김 비대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서 “친윤계가 김 비대위원장을 화살받이·방패막이로 앞세워서 상황을 돌파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비대위원장의 역량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결별 및 출당을 제시했다. 함께 출연한 장윤선 정치 전문 기자는 “제일 고통스러운 사람은 김 비대위원장 자신일 것이란 얘기가 있다”며 “대선서 크게 패배하면, 그 책임을 김 후보가 아닌 김 비대위원장이 지는 방식으로 정리하기 위해 허수아비로 세워놓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거들었다. 친윤계는 의원총회 불참으로써 김 비대위원장 지명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김 후보는 당원투표로써 친윤계의 후보 교체 시도를 진압했기 때문에 명분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의 주도권을 휘어잡을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도 있다. 30대 초선 비대위원장 총알받이? 방패막이? 김 후보가 대선후보 지위를 굳힌 후 먼저 교체한 사람이 이 전 사무총장이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당 선거관리위원장 자격으로 김 후보 선출 취소 공고와 새 후보 등록 신청 공고를 발표했다. 후보 등록 신청 공고에 제시된 등록 신청 기간은 지난 10일 오전 3시부터 4시까지였고, 등록을 위해 준비해야 할 서류는 총 32종이었다. 등록 장소는 국회 본관 228호 비대위 회의실이었다. 이 황당한 상황은 한 편의 코미디로 남았다.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 사이엔 공고를 본 후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등록하러 왔다”면서 국회 경비대에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조롱성 방송을 진행한 유튜버도 있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소동이 끝난 후 의원 단톡방에 김 후보를 비판하고 권 전 비대위원장을 두둔하는 취지로 어느 정치평론가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어 친한(친 한동훈)계인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으로부터 “총장님 입맛에 맞는 정치평론가의 글을 단톡방서 읽을 이유는 없다”고 비판받았다. 김 후보로선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후보 교체 시도를 정당화하는 이 전 총장을 유임시킬 이유가 없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으므로 권 원내대표까지 교체해 파문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김 후보가 당의 주도권을 확실히 휘어잡을 기회를 잡은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선대위를 움직일 당 사무총장은 빨리 교체해야 했다. 김 후보는 권 원내대표를 유임시켜 ‘휴전’ 메시지를 보낸 후 친윤계와의 암묵적 합의를 거쳐 김 비대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어 실권을 행사하는 사무총장을 신속하게 확보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교체 시도는 1991년 8월 발생한 소련 공산당 보수파의 쿠데타를 연상시킨다. 보수파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 쿠데타는 KGB 알파그룹과 전차부대 등이 동원돼 신속하게 진행된 군사작전이었다. 쿠데타는 실패했고, 소련은 해체됐다. 이처럼 정치적 기획을 군사작전처럼 몰아쳐 진행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당 대표 2명과 비대위원장 1명을 쫓아낸 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지난 10일 “윤석열 지령, 국민의힘 연출로 시작된 대선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행보가 약하다” 윤 전 대통령도 본의 아니게 자수 아닌 자수를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이 게시글엔 “김 후보를 지지하셨던 분들도 이 과정을 겸허히 품고 서로의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문장이 있었다. 김 후보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한 게시글을 수정 없이 그대로 올렸다. 김 후보와 친윤계의 대결이 ‘휴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게시글이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친한계는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김 후보를 거들었다. 이 중 친한계 좌장 6선 조경태 의원은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 논란이 분분했던 지난 9일에도 “무책임한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대선을 치를 거라면, 경쟁력 있는 이재명 후보를 데리고 오는 게 빠른 거 아니냐”면서 김 후보를 두둔했다. 이를 두고 “당원투표서 김 후보 교체 시도가 부결됐던 이유 중 하나는 친한계 당원들의 반대 움직임”이라고 보는 일각의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김 후보와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등 여러 사안서 의견이 엇갈렸다. 두 사람은 국민의힘이 대선서 패배하면 다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당권 투쟁의 잠재적인 경쟁 상대다. 김 후보는 56.53%를 얻어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한 전 대표가 얻은 43.47%도 무시하긴 어려운 수치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선대위 참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계엄 및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한 사과 등 자신의 선대위 참여 조건을 제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를 언급하면서 “김 후보가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김 후보는 당내 유력 계파들인 친윤·친한과의 불씨를 두고 있다. 두 계파 모두 앙숙이기 때문에 김 후보로선 두 계파 모두를 포섭하기도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2026년엔 국회의원들의 ‘대목’이라고 볼 수 있는 지방선거가 진행된다. 불씨가 들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최소한 선거 상황에선 김 비대위원장이란 완충지대가 필요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도 바보가 아닌 한 대선 승리 가능성이 크지 않단 것은 잘 알고 있다. 그 자신도 친윤계의 쿠데타로 인해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직을 잃을 뻔했다. 대선 이후엔 곧바로 당권 투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가 대선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잃지 않고 당을 장악하려면 당권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후보에게도 우군이 필요하다. 남겨놓은 갈등 불씨 김 후보는 지난 2020년 1월 국민의힘의 전신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이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돈독한 친분을 유지했다. 같은 해 8월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건 이후에도 경찰이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일부 신자를 연행하려고 하자 이를 막는 등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김 후보는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느냐”라거나 “내가 국회의원을 3번 했다”는 등 호통을 치는 등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119에 전화해 갑질했던 ‘도지삽니다’ 사건을 연상시키는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전 목사는 후보 교체 시도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전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는 지난 10일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전 목사는 이날 “멀쩡하게 뽑아놓은 김문수를 아웃시키고, 한덕수를 영입했다”며 “국민의힘이 사기 치는 것 봤죠? 이건 완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대국본도 같은 날 배포한 입장문서 “국민의힘은 종북 좌파와 맞서 싸우겠다는 애국 보수만 나타나면 알레르기 반응부터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관훈토론회 초청 토론회서 “광장 세력과도 함께 손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기독교의 교회 조직과 말씀 때문에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목사 등 강경보수 성향 일부 교계를 극찬했다. 당내 지분이 전혀 없는 상황서 친윤·친한 모두와 경쟁해야 하는 김 후보로선 우군이 절실하다. 김 후보는 강경보수 세력 내부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와도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월24일 전씨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에 출연했다. 전씨는 전 목사의 경쟁자로 통하는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와 연결돼있다. 전씨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분석하면서 “김 후보가 기득권 정치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호남 지역 표심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TV 토론서 압도적 존재감을 발휘하고, 막판에 보수 우파가 단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와 전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서 보수 진영 내부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했다. 두 사람의 영향력은 인원 동원 능력으로부터 비롯된다. 이들을 국민의힘 내부에 유입시켜 전당대회서 승부를 본다면,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장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방선거서 급한 일은 의원들의 지역구 내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 아래서 손발 노릇을 하는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장악하면, 의원들의 손발을 묶어둘 수 있다. 후보 교체 시도 5적 지역구서 공천 전쟁? 김 후보와 충돌할 가능성이 큰 의원은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 ▲성일종·박수영 의원이다. 이 중 이 전 총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서 ‘4적’이라고 주장했던 적이 있다. 홍 전 시장은 “경선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 사퇴·정계 은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중 지도부였던 ▲권 전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전 총장은 후보 교체 시도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성 의원은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의 캠프에 참여했지만, 김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신경전을 이어가자 “김 후보 주변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한 전 총리는 가라앉고, 김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것’이라는 식의 논리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김 후보를 일컬어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시도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대선후보 자격이 취소됐던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개최해 스스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문수”라면서 지도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어 캠프 내 측근들과 함께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대통령 후보실을 점거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왕년의 투사 김문수가 돌아온 것이냐”고 반응했다. 이날 김 후보의 대응을 돌아보면, 대선 이후 당권 투쟁서 물러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독자 영역을 구축한 친윤·친한과 달리 김 후보는 외부 세력을 당내에 유입시키기 위한 명분부터 구축해야 한다.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 전 시장은 자유한국당 후보로서 대선에 출마했지만, 보수 정당이 분열됐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불과 785만여표(약 24%) 득표에 그쳤다. 이는 역대 대선 직선제 2위 후보 중 당선자와 최다 표차 낙선과 보수 정당 최저 득표율이었다. 홍 전 시장은 대선 패배 이후 약 3주 동안 미국을 방문한 후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로 당선됐다. 예나 지금이나 당내 세력이 미약한 홍 전 시장은 당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고,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책임 차원으로 당대표직서 물러났다. 대선서 많은 득표를 하지 못했던 것도 홍 전 시장의 지도력에 힘이 붙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였다. 따라서 김 후보로선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선 패배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득표를 해서 명분을 쥐는 것이 중요하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 시도를 완전히 접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한선 35% 무너지나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이틀간 무선 10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13% 뒤처진 33%의 지지를 얻었다. 김 후보가 설령 대선서 패배하더라도, 국민의힘을 장악하려면 40% 이상의 독자 지지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최저 하한선은 3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에겐 승패 여하를 떠나 많은 것이 달린 대선일 수밖에 없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