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특집> ③444명 후보 ‘희망 상임위’ 대해부

금배지 달고 진짜 파워 게임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매니페스토 운동’이란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을 유권자가 평가해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 운동의 일환으로 <일요시사>는 후보 444명의 희망 상임위를 알아보고 이들의 공약과 정책을 살펴봤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본부)는 지난 8일, 홈페이지를 통해 444명의 총선 후보자 공개질의서 회신 내용과 명단을 공개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각 국회의원 후보가 어떠한 의정활동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도우려는 취지임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선심성 공약

매니페스토본부에 따르면, 가장 많은 후보들이 희망하고 있는 상임위는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였다. 질의서를 회신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 201명(응답수: 510) 중 99명(19.41%),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서 128명(응답수: 311) 중 70명(22.51%)이 해당 상임위를 희망했다.

이는 후보자들의 지역구 공약 중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공약이 다수 차지한 것과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후보자들이 응답한 질의서에선 철도, 도로 등의 기반 시설과 관련된 공약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그만큼 후보들이 지역 개발 정책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국토위는 국토교통부 등을 소관 부처로 두고, SOC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총괄하기 때문에 지역구 예산을 확보하기 유리한 상임위로 꼽힌다. 의원들 사이서 국토위가 ‘노른자위’로 불리는 이유다.


국토위 다음으로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가 뒤를 이었다. 민주당에선 74명(14.51%), 통합당에선 40명(22.51%)이 희망 상임위로 꼽았다. 산자위는 대기업· 산업 관련 법안 및 산업단지 조성 등 경제개발 이슈를 다루는 상임위로, 기업을 비롯해 수많은 기관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아울러 산자위 소관 기관이 많아 움직일 수 있는 예산도 크다.

반면 진보정당으로 꼽히는 정의당과 민중당 후보자들은 노동·환경 정책에 주력할 수 있는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에 쏠렸다.

정의당에선 23명(19.1%), 민중당에선 21명(30.4%)이 해당 상임위를 희망했다. 이번에 공개된 후보자 공개질의서 내용에는 ▲의정활동 목표와 비전 ▲국회 현안 과제 ▲희망 상임위원회 ▲입법 활동 계획 ▲활동 계획과 경력의 연계성 ▲총 공약 및 분야별 공약 개수, 내용 ▲선거공보 5대 핵심 공약 및 우선순위 ▲공약 예산표 등이 담겼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와 관련한 입법 계획을 담은 후보들도 다수였다. 민주당 고민정(광진을)·김영배(성북갑)·우원식(노원을)·민병덕(안양시동안갑)· 통합당 권영세(용산) 후보 등은 코로나19 대책 법안을 입법할 계획임을 밝혔다.

미성년자 포함 여성의 나체 사진 확보 후 협박을 통해 엽기적인 성 착취 영상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통한 이른바 ‘N번방 사건’과 관련한 법안 발의 계획을 밝힌 후보도 눈에 띄었다.

민주당 강선우(강서갑)·최지은(부산북구강서구을)·박광온(수원정)·정의당 여영국(창원성산구)· 통합당 박대출(진주갑) 후보는 사이버 성범죄에 대응하는 법안 마련 계획을 전했다.


예산 따기 쉬운 국토위·산자위 인기
1명당 공약 실현에 평균 10조1000억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동참하고자 하는 후보들도 적지 않았다.

민주당 정청래(마포을) 후보는 국회법과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등 국회 개혁과 관련해 2개 법률을 개정하고자 하는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 남영희(인천동구미추홀구을) 후보는 국회의원 주민소환 법률안과 국회의원 동일지역 3선 이상 금지 법률에 대한 입법 계획을 내세웠다. 무소속 박종원(고양을) 후보는 지방의원들에 대한 각 정당의 공천권 폐지의 다소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지역구 현안과 직결돼 거대양당 후보 모두 공통적으로 내세운 공약들도 돋보였다. 서울 집값 상승의 도화선이 된 강남구에 출마하는 민주당 김성곤(강남갑)·전현희(강남을) 통합당 태구민(강남갑) 후보 모두 종합부동산세법 개정 계획을 알렸다.

72주년을 맞이한 제주 43사건과 관련한 특별법 개정 역시 여·야할 것 없이 후보자들이 공약 1순위로 내세웠다. 정의당 고병수(제주갑)·통합당 부상일(제주을)·민주당 위성곤(서귀포시) 후보는 제주 4·3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 국회 전경 ⓒ문병희 기자

매니페스토본부에 따르면 공개 질의서 회신 후보 444명의 공약은 총 1만3536개로, 후보 한 명이 평균 약 31개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약 4399조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보자 1명당 공약 실현에 필요한 예산은 평균 10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를 앞두고 표를 노린 ‘선심성 공약’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기본소득당 신지혜(경기고양정) 후보는 5대 공약 중 하나로 매월 6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부 산하 ‘기본소득위원회’ 구성으로 물가상승 등 생계 수준에 맞는 기본소득 액수를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기본소득 공약을 내세운 또 다른 후보가 있다. 민주당 이성민(인천부평갑) 후보는 공약 5순위로 전 국민 보편적 기본소득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필요한 예산을 187조원으로 산정했다.

공개질의 회신 후보자의 26%는 재정 추계와 공약 예산표를 제시하지 못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66조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후보자에 대해서는 공약 내용과 이행 기간, 이행 절차, 재원 조달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선거공약서를 유권자에게 제공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총선 때마다 재원 대책이 부실한 ‘깡통 공약’이 난무하고 있는 이유다.

깡통 공약

일각에선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공약 이행 방법을 제시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니페스토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선거공약서는 선물 보따리가 아니라 고용 계약서”라며 “공직선거법 66조 초안에는 국회의원이 포함돼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국회의원이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입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선거공약서 이행 방법을 기재할 것을 압박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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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공천 개입 검찰 추가 기소 플랜

윤석열 공천 개입 검찰 추가 기소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연루된 사건들을 파고드는 속도가 달라졌다. 정권 말기 검찰의 생존 본능이라는 평가다. ‘명태균 게이트’의 한 갈래인 윤 전 대통령과 김씨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갑작스레 빨라졌다. 검찰은 이 사건의 핵심 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꽁꽁 싸매왔다. 봐주기 논란 해소를 위해 김씨를 시작으로 윤 전 대통령까지 소환 조사할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도 열흘이 지났다. 12·3 내란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9부 능선을 넘었다. 체제를 유지하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명태균 게이트’ 공천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출금 연장 추가 영장 검찰 내부에서는 서울중앙지검이 정치권의 특검 명분을 약화하기 위해서라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최후의 수단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 전 대통령은 이제 불소추특권을 적용받지 못한다. 김건희씨도 영부인 지위를 상실해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두 사람 모두 자연인이 되면서 회피 수단을 잃어버린 것이다. 우선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만 기소된 상태다. 현직 대통령의 경우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상 소추가 되지 않는 불소추특권을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이자 위법하다고 인정한 만큼 직권남용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1월 불소추특권을 고려해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만 기소하고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연장한 만큼 이달 안에 소환 조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자세히 얘기할 순 없다”면서도 “사저로 돌아갔으니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외환 혐의 관련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확보하면서 “NLL(북방한계선) 인근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과 같이 북풍 공작을 구상한 정황을 확인했다. 고발 3건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달 4일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했다. 경찰은 또 대통령경호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보안폰(비화폰) 서버 삭제 등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경찰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수사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윗선으로 지목했다.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국방부 수뇌부에 대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공수처 수사는 윤 전 대통령의 격노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로 이첩하는 해병대 수사단의 결과가 왜곡된 것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불소추특권 상실로 부담감↓…직권남용 적용 가능 경찰·공수처 수사 한창…대면 조사 가능성 거론 공수처는 지금까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등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간접적으로 들은 것으로 알려진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비상계엄 수사에 인력을 집중하며 채 상병 수사는 일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비상계엄 정국이 마무리된 만큼 공수처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 격노를 직접 듣고 해병대 수사단 조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 임 전 비서관은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 사이서 조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사실상 봐주기 논란에 휩싸였던 명태균 게이트의 정점에도 윤 전 대통령이 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윤 전 대통령과 김씨가 지난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난해 22대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공천에 개입했단 의혹을 수사 중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의 청탁을 받고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명씨가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미 윤 전 대통령의 음성을 통해 공천 개입 정황이 확인된 상황서 검찰은 명씨의 이른바 ‘황금폰’ 포렌식은 물론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김씨는 지난 2022년 5월9일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인(윤 전 대통령)이 (당에) 전화했는데 ‘(김영선을) 그냥 밀라’고 했다”며 “잘될 거니까 지켜보자”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7월 명씨로부터 대선 지지율 등 여론조사 결과를 미리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도 확보한 상태다. 명씨는 김씨가 지난해 총선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씨가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김상민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서) 당선되도록 지원해라. 그러면 선거 끝나고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무렵 김씨가 김 전 의원과 11차례 통화한 내역도 확보한 상태다. 다만 김 전 검사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했다. 특검을 막아라 중앙지검 수사팀은 김씨에게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두 차례 “공천 개입 의혹 관련해 대면 조사 필요성이 있으니 출석해달라”며 소환을 통보했다. 명씨 사건이 중앙지검으로 이송되기 전 수사를 담당했던 곳은 창원지검이다. 창원지검은 김씨가 국민의힘 공천에 깊숙하게 개입한 정황을 지난해 수사를 마무리하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뉴스타파>가 공개했던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통화 녹음 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두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된 통화였다. 창원지검은 김 전 의원과 명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도 확보해 ‘공천 개입’ 의혹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봤다. 먼저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명씨에게 “창원 의창구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이 아닌, 경선이 될 것 같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명씨는 김씨가 “윤상현 의원(공천관리위원장)에게 두 번이나 전화를 했다”면서 김 전 의원은 단수공천이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에게 “사모님과 당선인에게 물어보세요” “사모님이 대표님께 전화할 겁니다”라면서 김씨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을 확정했다는 취지로 반복해서 말했다. 이들의 대화 말미서 명씨는 이 의원에게 “의문이 있으면 사모님께 전화하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카톡 대화 1시간 뒤인 5월9일 오전 10시1분이다. 검찰은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하며 녹음한 사실을 확인했다. 녹음 파일의 제목은 ‘통화녹음 윤석열대통령_220509_100104’. 2분30초짜리 파일이다. 검찰은 명씨가 이 녹음 파일을 저장한 USB를 자신의 PC에 꽂아서 지난 2023년 4월과 7월경에 수차례에 걸쳐서 재생한 사실을 PC 포렌식을 통해 파악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공개한 20초 분량의 윤 대통령 육성이 이날 녹음된 통화 중 일부다. 같은 날 명씨는 이 의원에게 “윤 대통령께서 저한테 전화오셨습니다. 윤한홍·권성동 의원에게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하시면서 윤상현 의원에게 전화해서 김 전 의원으로 전략공천 주라고 전화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김씨는 명씨 사건과 관련해 단 한 번도 소환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검찰 내부서도 봐주기 논란을 피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역력하다. 검찰의 봐주기 논란에 불을 지펴온 민주당 등 야 6당은 수차례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해 왔다. 수사 대상에는 명씨와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범여권 ‘잠룡’부터 윤 전 대통령과 김씨까지 포함됐다. 못 미더운 수사기관 당초, 명태균 특검법 초안에는 윤 전 대통령과 김씨의 2022년 대우조선 파업 등 의혹과 관련해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하려 했다. 하지만 ‘불법적 정황 증거’를 파악하기 힘들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인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완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정책 결정과 사업에 개입했다는 것으로 수사 대상을 한정 짓지 않고 추가 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명태균 특검법 제2조 제6항에는 ‘제1호부터 5호까지 관련된 의혹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 및 범인 도피, 조사·수사를 고의적으로 지연·해태·봐주기를 하는 등 공무원의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과 이에 관련된 불법행위를 했다는 의혹 사건’이라고 적시돼있다. 이는 창원지검이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수사 진척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검찰이 의도적으로 수사를 지연시키거나 미진하게 수사를 진행한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을 직무유기 또는 직권남용으로 특검 수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특검법은 지난달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에게 가로막혔다. 민주당은 이번 주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에 나선다. 이는 조기 대선 레이스에 맞춰 명태균 게이트 의혹을 수면 위로 꺼내 윤 전 대통령과 김씨, 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들을 동시에 흔들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명태균 특검법이 국민의힘 차기 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향한 견제구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명씨와 연관된 의혹 당사자로 거론되는 상황서 명태균 특검법 움직임 자체가 압박이 될 수 있다. 오 시장 측은 “명씨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받아본 적도 없다”며 비용 대납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해 왔다. 또 명씨 주장에 “새빨간 거짓말” “전혀 사실이 아니다” 등의 표현으로 강하게 반박했다. ‘명태균 게이트’ 봐주기 의혹 해소 급선무 “성과 뺏기면 안 돼” 강도 높은 수사 예고 “여러 차례 만났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오 시장 측은 ‘2021년 1월께 김 전 의원 소개로 명씨를 두 번 만났고, 당시 캠프 실무를 총괄한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이 추가 연락한 것은 맞지만, 부정 여론조사 수법을 확인한 뒤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2월께 완전히 끊어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 전 부시장은 앞서 검찰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면서 “5%의 사실에 95%의 허위를 엮고 있는 명태균 진술의 실체를 명확히 밝히는 자리”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특검이 가동될지는 미지수다. 거부권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려면 20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국민의힘에서 최소 8명의 이탈표가 넘어와야 한다. 민주당은 차기 주자들 간의 역학관계에 따라 국민의힘 단일대오가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이 보석으로 풀려난 것도 변수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인택)는 지난 9일 구속 기소된 명씨와 김 전 의원이 신청한 보석을 허가했다. 검찰이 지난해 11월1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구속한 지 145일 만이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각각 주거지 제한 ▲보증금 5000만원 납입 ▲거주지 변경 시 허가 의무 ▲법원 소환 시 출석 의무 ▲증거인멸 금지 의무 등을 걸었다. 재판부는 “재판 진행 경과 등에 비춰볼 때 구속 기간 만료 내에 공판 종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측면 등을 고려해 조건을 부과해 보석을 허가했다”고 사유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명씨 변호인은 명씨가 사형이나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지 않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염려가 없는 점, 무릎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지난해 12월 법원에 보석 허가청구서를 제출했다. 명씨가 다시 폭로전에 나설 경우 6월 대선 전까지 수사 결론을 내야 한다는 여론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과도한 여론전에 나서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석방되면서 수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출장 조사 등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고, 황금폰을 명씨로부터 제출받아 포렌식을 마치는 등 필요한 증거자료가 상당 부분 확보돼 공소 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한 검찰 간부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크냐”는 질문에 “이제는 부담감 없이 마음껏 수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특검에 성과를 뺏겨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고 수사팀도 의지가 강하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간부 회의를 통해 ‘타협하자’는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요리조리 눈치 보기 검찰은 명씨 사건뿐만 아니라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재수사도 검토 중인 모양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 사안에 대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고발인인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검찰 무혐의 처분에 항고해 서울고검은 재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됐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파면 선고 전날인 지난 3일 대법원서 유죄를 확정받으면서 재수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