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김준현 몸값’의 불편한 진실?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8.01 09: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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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데…1분에 9천만원은 줘야지! “안 고~뤠?”

[일요시서사=김설아 기자] 최근 <개그콘서트>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코너 ‘네가지’의 뚱뚱이 캐릭터 김준현. 비주류에 속해있던 그가 ‘고뤠’라는 유행어로 대중의 시선을 모으기 시작하더니 인기코너에 잇따라 등장하면서 어느새 대세 개그맨이 됐다. 식권으로 끼니를 때웠다던 그의 현재 수입은 3억 원 안팎. 각종 광고와 행사가 몰려든 탓인데 실수입은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실제 대중에게 드러나지 않은 그의 몸값은 어마어마했다. 신촌의 한 유명 토익강사가 들려준 ‘불편한 진실’이다.

신촌에서 토익강사를 하는 강모씨는 자기 PR을 위한 1분짜리 동영상 제작에 앞서 고민에 빠졌다. 학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으면서 임팩트를 강하게 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요즘 대세라는 개그맨 ‘김준현’.

연예인병 걸렸나

워낙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데다 친숙한 캐릭터라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에 적당했다. 강씨는 곧바로 김준현 매니저와 접촉을 시도해 ‘1분 홍보 동영상’ 출연 협조를 요청한 뒤 금액을 물었다.

얼마 후 매니저로부터 연락을 받고 강씨는 경악했다. 광고처럼 몇 분을 위해 하루 종일 촬영하는 것도 아니고 딱 1분간 출연해주면 되는 간단한 영상이었기에 몇 십만원을 예상했던 터였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달랐다. 매니저는 강씨에게 1분 동영상 출연에 9000만원을 요구했다. 

강씨는 “아무리 대세를 점하고 있다지만 단순 홍보동영상을 촬영하는데 9000만원을 불러 당황했다”고 밝히며 “김준현을 포기하고 스스로 인기가 없다는 개그맨 김기열에게 같은 요구를 했는데 그 역시 4000만원을 요구하더라”면서 “요즘엔 수강생들에게 개그맨을 하라고 부추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김준현 매니저는 사실여부를 묻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불쾌한 입장을 내비쳤다.

동영상 출연비용은 30초든, 1분이든에 시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기간을 얼마나 사용할건지, 사용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영업적인 목적인지 공익적인 목적인지에 따라 다른 가격이 산출된다는 말.

김준현 매니저는 “하루에도 김준현과 관련한 통화를 40~50통 정도 받기 때문에 강사와의 관련 통화가 잘 기억이 나진 않는다”면서도 “만약 홍보가 목적인 동영상을 1년간 게재한다고 했을 때는 9000만원도 적은 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현재 김준현의 경우는 1년짜리 CF계약 시 보통 1억8000~2억을 받는데 지금 상태로는 기간을 6개월로 줄인다고 해도 9천만 원은 적은 액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준현, 큰 몸집만큼 엄청나게 불어난 몸값?
“유통기간 짧은 개그맨, 단타로 확 벌어놔야”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해당 가격에 무리수가 있다”며 “그렇게 고가의 몸값을 가지고 있는 개그맨들이 국내에 몇 명이나 있겠냐”고 반문했다.

홍보 동영상 촬영에 몸값과 계약기간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1분짜리인데다가 홍보되는 곳이라고 해봤자 온라인상일 텐데 1년 미만의 계약으로 9000만원은 과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통상 기업이나 외부 동영상 등을 촬영할 때 가격 책정에 대한 제지나 정확한 기준은 없다. 다만 해당 연예인이 CF를 몇 편 찍었는지, 어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지 인지도에 따라 계속해서 바뀐다”며 “실제 개그맨 김병만의 경우 700만원을 받던 행사에서 1500만원까지 뛰는데 몇 달이 안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동영상 촬영에서 9000만원을 받는다고 해도 실제 김준현의 손에 들어가는 돈은 얼마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매니지먼트 계약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뜨기 전 선계약을 할 때 대부분 8(매니지먼트):2(연예인)나 7:3의 수익구조로 나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격을 부른 뒤 안하겠다고 하면 그만이니 매니지먼트가 요구하는 가격자체를 두고는 왈가왈부 할 수 없다”면서도 몸값 부풀리기를 하는 연예인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한창 인기가 상승하는 연예인들의 경우 기존에 받던 값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게 일종의 관습처럼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해당 연예인을 출연시키고자 하면 몇 천만 원을 더 주고라도 쓰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부풀리기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인기에 따라 몸값이 결정되는 연예인이다 보니 인기가 떨어지면 가격이 확 떨어진다”며 “특히 연예인들 중에서도 개그맨들의 유통기간이 제일 짧아 개그맨들은 뜰 때 많이 벌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힘들다”고 말했다. 탤런트, 가수에 비해 인기 유통기간이 짧은 개그맨들은 단기적으로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다.

드라마, 영화, 예능, CF 등을 제외하고도 행사, 동영상 등 부수입원에 출연하고 받는 연예인 출연료야말로 객관적이지 못한 ‘부르는 게 값’이라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른다. 같은 개그맨이라도 개개인 수익이 천차만별이다. 행사비 등 부수입 역시 마찬가지다.

“부르는 게 값”

업계 관계자들은 “10년 전만 해도 신인들의 경우는 교통비만 받거나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무대이기만 하면 좋다는 생각으로 적은 출연료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요즘은 무조건 1000만원 대가 넘어가는 액수를 부르는데 활동영역이 넓어지면서 소위 연예인병에 걸린 연예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예계 불합리한 구조의 한 단면에서 비롯된 결과로 무턱대고 연예인들만 비난할 일은 아니지만 과연 그에 걸 맞은 출연료를 받고 있는지, 이쯤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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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