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통계>‘커플여행’ 내 애인의 음흉한 속내는?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7.20 16: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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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아빠가 남자는 다 늑대라고…”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바캉스 시즌을 맞아 설레는 둘 만의 커플여행을 떠나려는 두 남녀. 어디를 가야 즐거운 데이트가 될까? 영화 속 사랑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드라이브 길부터 사랑을 속삭이기 좋은 숲길, 연인을 위해 마련된 감동적인 프러포즈와 낭만적인 바비큐 파티까지. 언제 들어도 설레는 ‘여행’이라는 이름에 특별한 사랑의 기운이 더해진다면 더 바랄게 무어랴 싶다. 그러나 둘은 각각 전혀 다른 생각을 하며 여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떠나는 달콤한 여행! 저녁에 손잡고 바다만 걸어도 두근두근 할 거야, 로맨틱한 레스토랑에서 와인도 먹어야지(女)” “색다른 장소에서 둘만 있으면? 자꾸 이러면 안 되는데 본능인 걸…. 어쩔 수 없어(男)”

여행을 떠나는 두 남녀의 각기 전혀 다른 생각이 눈길을 끌고 있다.

남녀 ‘동상이몽’ 

소셜데이팅 코코아북이 20~30대 미혼남녀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애인과의 커플여행’이란 주제로 한 설문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이 결과 커플여행을 준비하면서 애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성응답자의 64%는 ‘로맨틱한 분위기에서의 이색데이트’를 1위로 꼽았다. 반면 남성응답자의 54%는 ‘관계의 발전가능성과 스킨십’이라고 답했다. 커플여행을 준비하면서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셈이다.


휴학생 박모(26·남)씨는 “둘만의 여행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평소 보지 못했던 여자친구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까 하는 설렘과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이때가 기회라고 달려들지 않는 약간의 절제만 있다면 분위기를 봐서 스킨십 진도를 나가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반면 직장인 최모(25·여)씨는 “단순히 하룻밤 묵어가는 의미를 넘어 둘 만의 비밀공간에서 어떤 로맨틱한 추억이 생겨날까 기대된다”며 “서로에게 편지를 써주는 시간을 갖는다든지 밤 산책을 하며 그동안 못 전한 말들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든지. 여행지에서 많은 추억을 남기고 오고 싶다”고 전했다.

여행갈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에서도 남녀 결과는 달랐다. 여성응답자 39%는 ‘다이어트’라고 대답했고, 남성응답자 55%는 ‘여행지 및 코스’라고 답했다.

직장인 김모(27?남)씨는 “여행은 상대에게 그동안 보여주지 못하던 숨은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며 “남자라면 낯선 여행길, 주변의 볼거리를 미리미리 챙겨서 리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3·여)씨는 “그동안 꽁꽁 감추고 있었던 속살들이 남자친구한테 들킬까 신경 쓰이기도 하지만, 민낯을 공개해야 하는 두려움도 있다”면서 “민낯공개를 피하기 위해서 남자친구보다 더 늦게 자고 더 먼저 일어나야 하는지 고민이다”고 다른 생각을 털어놨다. 

여성 64%, 로맨틱한 ‘이색 데이트’ 기대
남성 54%, 관계 발전가능성·스킨십 기대

여행지에서 내 애인이 절대로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에 대해서는 남녀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45%(남44%, 여53%)가 ‘헌팅’이라고 응답한 것. 그 다음으로는 거짓말하고 친구들과 놀러 가는 것(22%), 늦은 시간까지 술 취해서 거니는 것(14%) 등을 내 애인이 절대 하지 않기를 바라는 행동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명모(29·여)씨는 “놀러 가서 흥겹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흥에 겨워 주량을 벗어난 음주의 결과는 생각만 해도 참담하다”며 “술기운에 그대로 잠들어 소중한 여행을 온통 잠으로 채워버리거나 둘 만의 시간을 보내기는커녕 술만 마셔대는 남자친구의 모습에 실망만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모(24·남)씨는 “씻고 나온 여자친구의 뱅뱅 도는 안경과 눈썹 없는 모습, 방귀 뀌고 트림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며 “편한 건 좋은데 정도는 지켜야 더 좋을 것 같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애인과 떠나는 커플여행을 친구들에게 자랑한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53%가 ‘없다’고 응답했는데, 그 이유로는 ‘둘만의 비밀여행이라는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라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대학생 정모(22·여)씨는 “다들 다른 커플들 이야기에 왜 이리 관심이 많은지. ‘걔네, 지난번에 여행 갔다 왔다며?’로 시작된 뒷담화를 들으니 떠벌리지 않고 살짝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진도는 어디까지?

직장인 김모(26·여)씨 역시 “남자친구와 여행을 갔다 오면 주변에서 더 난리다. ‘어땠어? 재밌었어?’부터 ‘너희 진도는 어디까지 간 거야?’까지.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물어오는 주변 사람들의 질문에 머리가 아파진다”며 “그 후로 비밀은 아니지만 동네방네 소문내고 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61%였으며, 부모님께 거짓말하고 애인과 여행을 간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절반이었다.

남경식 코코아북 대표는 “연애를 할 때 남녀의 생각 차이를 인지하고 공부하지 않는다면 다시 솔로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면서 “커플여행을 통해서 남성들이 관계의 발전을 원한다면 스킨십이 아닌 로맨틱한 분위기 연출을 해야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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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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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