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신생아 낙상사고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분당차병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의사가 신생아를 떨어뜨려 숨졌는데, 이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난 것. 무려 3년간이나 ‘쉬쉬’했다.
의료진 입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분당차여성병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가 의료진의 실수로 사망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숨긴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9월 분당차여성병원 의료진은 한 산모의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난 신생아를 받아 옮기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다. 아이는 소아청소년과로 옮겨져 엑스레이 등을 촬영했고, 두개골 내 출혈이 확인돼 치료를 받았으나 몇 시간 뒤 숨졌다. 병원 측은 이 같은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사망진단서엔 사인을 ‘병사’로 적었다. 아이는 부검 없이 화장됐다.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나섰다. 이후 수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해 조직적 은폐 정황과 함께 아이의 진료 기록이 일부 삭제된 것도 확인했다. 경찰은 당시 병원 운영을 총괄했던 부원장과 산모·신생아의 주치의 등 9명을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입건한 상태다.
분당차병원 분만 직후 추락사망 은폐 의혹
두개골 골절 숨기고 ‘병사 ’처리 뒤 화장
경찰 관계자는 “의사가 사인을 병사로 표기하면 부검 절차 없이 바로 화장이 가능하다. 신생아를 떨어뜨려 두개골이 깨지고 두개골 내에서 출혈이 발생했는데, 의료진끼리 이를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병사로 처리해 신생아를 화장했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의료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낙상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분당차병원은 입장문을 내고 “주치의가 같은 산부인과 교수인 부원장에게 상의한 사실이 확인됐고, 상황을 인지하고도 보고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부원장을 직위해제 조치했다”며 “수사 결과 은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병원의 정책을 어긴 책임을 물어 엄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임신 7개월의 1.13kg에 불과(신생아 평균 체중(3.4kg)의 3분의 1)한 고위험 초미숙아 분만이다 보니 레지던트가 신생아 중환자실로 긴급히 이동하는 과정서 미끄러져 아기를 안고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다만 워낙 위중한 상황이다 보니 주치의는 사고로 인한 사망이 아니고 여러 질병이 복합된 병사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신생아는 태반 조기 박리와 태변흡입 상태로 호흡곤란증후군과 장기 내 출혈을 유발하는 혈관 내 응고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는 등 매우 중한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은폐 의혹에 대해선 “주치의는 레지던트가 아기를 안고 넘어진 것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 여러 질병이 복합된 병사로 판단해 부모에게 사고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며 “부모에게 사고를 알리지 않은 것은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아이도 부모도 안타깝네요’<z367****> ‘안아보지도 못한 아기. 알고 보니 의료진이 떨어뜨려 두개골 골절로 죽었다는 걸 3년 만에 알게 된 부모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woow****> ‘정말 미쳤다는 말밖에…’<hero****> ‘명백한 살인이다’<wprk****> ‘진짜 무서운 세상이다’<tjdb****> ‘아이 가진 아빠로서 너무 분하고 화가 치밀어오른다’<nsmo****>
‘절대 용서할 수 없는 파렴치한 범죄행위다’<sjij****> ‘안고 넘어진 것은 실수였겠지만 그걸 숨기고 증거 인멸을 조직적으로 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casa****> ‘재발 방지는 기본이고 엄벌에 처해야 두 번 다시 은폐를 안 하지. 사고는 어쩔 수 없지만 은폐는 범죄다. 스스로 신고해야 큰 벌을 피한다는 걸 기본으로 삼아야 된다’<snip****>
떨어뜨린 건 직접적 사인 아니다 ?
과실 인정하면서도 …이상한 해명
‘해명이 납득 가는 사람? 위험한 상태로 태어났으니 아이를 떨어뜨려 두개골이 골절되었지만 그게 직접적인 사인은 아니라고? 그럼 왜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건데? 직접적인 사인이 아니라면 왜 검사까지 한 건데?’<kirr****> ‘은폐하고 감추고 서둘러 화장하고…. 들키니까 반성은 없고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변명만∼’<high****>
‘말이 필요 없다. 병원 문 닫아!’<herb****> ‘아픈 아이는 떨어뜨려도 된단 말이냐? 어차피 아픈 애라?’<z722****> ‘시한부 환자를 칼로 찔려 죽였으면, 어차피 죽을 사람이라 상관없다는 논리인가?’<fore****> ‘저희 아기도 대학병원서 제왕절개했는데, 다음 날 좌우 팔뚝 뼈가 부러져 있었죠. 의사들은 뱃속에서 부러졌다고 했죠. 출산 전날 초음파 검사 때도 아무 말 없었는데 말이죠’<boon****>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하면 용기 있게 인정해라. 비겁하게 평생을 사느니 스스로 명예를 지켜라’<park****> ‘강력한 처벌 바랍니다. 환자가 의사 폭행하면 강력하게 처벌하더만 의료사고는 왜 솜방망이?’<eden****> ‘아이 한 명당 얼마 주고, 의료보험 혜택 좀 늘려준다고 저출산 해결되는 거 아닙니다. 이런 사건 제대로 처벌 안 하면 그게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거예요’<fury****>
증거인멸?
‘3년 전 일을 쉬쉬하다가 세상 밖에 알려지니까 그제야 재발 방지대책 수립? 그동안 뭐했니?’<leed****> ‘밝혀진 게 이 정도면 안 밝혀진 건 얼마나 많겠냐?’<ryan****> ‘병원도 믿지 못하겠다. CCTV 의무 설치해라’<star****>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분당차병원 2017년에도…
분당차병원에서 신생아 사고 논란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제왕절개 수술 도중 신생아가 머리를 메스에 베여 2cm가량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가족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병원 측은 사고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6개월 치료비를 대주겠다는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었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