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헬스장 아나볼릭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4일 의약품도매상 허가를 받아 몰래 빼돌린 전문의약품과 밀수입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불법 유통·판매한 전 보디빌더 김모씨 등 12명을 입건했다.
이들은 의약품 도매상 영업허가를 받고 정상적으로 공급받은 전문의약품을 계획적으로 빼돌린 후, 태국서 밀수입한 스테로이드 제품과 함께 모바일 메신저나 SNS 등을 통해 보디빌딩 선수, 헬스장 트레이너, 일반회원 등을 상대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몸짱약’은?
식약처는 압수수색 당시 이들의 거주지 등에서 발견된 전문의약품과 밀수입한 스테로이드 제품 등 시가 10억원 상당의 제품 약 2만개(90여품목)를 전량 압수했다. 식약처는 보디빌딩 선수나 헬스장 트레이너를 상대로 단기간 내 근육량 증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스테로이드 주사 스케줄을 정해주는, 이른바 ‘아나볼릭 디자이너’ 이모씨도 조사했다.
식약처는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해 손쉽게 근육을 만들겠다는 유혹에 현혹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헬스트레이너, 보디빌더들 사이서 일명 ‘몸짱약’이 암암리에 돌고 있다. 자주 이용되는 약물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라고도 불리는 이 약은 황소의 고환서 추출·합성한 남성스테로이드(테스토스테론)의 한 형태로, 세포 내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고 남성 호르몬을 분비시켜 짧은 시간에 근육을 만들게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스트레이너·보디빌더들 암암리 투약
근육 키우려다…부작용 피해 사례 늘어
문제는 부작용. 스테로이드는 성기능 저하, 불임, 여성형 유방화, 성기 비대증, 탈모, 심근경색, 우울증, 전립선암, 당뇨병, 고지혈증, 목소리 변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하면 급사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전언이다.
이 같은 부작용으로 의사 처방이 없으면 약국서 구매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인터넷서 버젓이 유통되는가 하면 SNS를 통한 일반인들의 구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의사 처방 없이 스테로이드를 구매하는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약사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다. 법안을 발의한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단백동화 스테로이드제 등 소위 ‘몸짱 약품류’가 국내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문의약품은 심리적 의존성이 매우 강하고 부작용 또한 심한 약품도 많기 때문에 무분별한 구매를 금지해야 한다”며 “이 법 통과로 구매자 또한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기 때문에 몸짱약 구매 행태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삐뚤어진 욕망이지’<wjk1****> ‘스테로이드 절대 쓰지 마세요. 부작용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죽을 수도 있어요!’<kwon****> ‘약을 안 먹어도 저런 몸이 가능한가 궁금했었는데 의문이 좀 풀리네요’<imss****> ‘요즘 운동 좀 한다는 연예인들, 정상적인 근육이 아닌 듯∼’<sbs3****> ‘고자가 될 것인가? 몸짱이 될 것인가?’<gg0r****>
‘보디빌딩 대회의 약물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df19****> ‘스테로이드는 위험한 겁니다. 부작용이 심해요. 명심하세요. 어쩔 수 없이 의사가 쓰는 거라면 몰라도 함부로 쓰는 건 지극히 위험합니다’<spri****>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스테로이드제는 근절시켜주세요’<c3k1****> ‘화학 약물을 동원한 근육맨들은 퇴출되어야 합니다’<bisa****>
스테로이드 위험성 아는지…
밀수입해 불법 유통·판매
‘쉽게 몸 불리고 싶으니 약에 손이 가지∼’<juni****> ‘쉬쉬할 뿐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dnsd****> ‘거의 다 한다고 보면 된다. 트레이너, 그리고 선수, 연예인 다 한다. 일반인도 뻥근육 중독자는 많이 한다’<punk****> ‘마약처럼 개정해라’<sgym****> ‘정상적인 방법으로 운동하고 생기는 육체미로 경쟁하는 시합이 많아져야 된다고 봅니다’<bisa****>
‘제 주변 친구들 중에도 외모지상주의 사회로 인해 다이어트 약물에 눈독을 들이는 애들이 몇 명 있는데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교육을 통해서 약물의 부작용에 대해 깨닫고 멈추는 학생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봅니다’<k405****> ‘스테로이드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장기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초래합니다. 당장 끊어야 합니다’<jamo****> ‘그래도 많은 보디빌더들은 약물이 아니라 죽을 만큼 노력한 덕분에 얻은 근육일 겁니다. 보충제는커녕 닭가슴살이랑 달걀만으로 만든 몸도 있을 겁니다’<tmdg****>
삐뚤어진 욕망
‘헬스한 지 5년 정도 됐다. 주변에서 몸 좋다는 소리 정말 많이 한다. 그런데 약 사건 때문에 목표를 상실했다. 열심히 운동하면 그들처럼 될 거라 생각했다. 마지막 한 개를 짜내야 할 때 의지력이 약했던 것을 후회했고, 가정이 있기에 식단을 아주 엄격하게 짤 수 없는 것도 원망했다. 하지만 잘못 생각했던 것 같다’<fimb****>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스테로이드 불법 거래는?
몸을 키우기 위한 용도로 스테로이드의 불법 거래가 폭증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스테로이드 불법 거래 적발 건수는 2013년 146건서 지난해 600건으로 5년간 4배가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문체육(아마) 도핑검사에 적발된 전문체육 선수 129명 중 보디빌딩 선수는 89명으로 전체의 70%에 달했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