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평화와 미래 국제 콘퍼런스 개최

미중관계와 세계평화를 모색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최근 무역전쟁의 촉발로 벼랑 끝까지 치닫던 미중관계는 극적 타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를 긴장과 충돌의 시대로 회귀시킬지, 상호 이해와 협력의 시대로 만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동아시아 평화와 미래 국제 컨퍼런스 포스터

미국과 중국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무역전쟁이 촉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화몽(中華夢)’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긴장과 충돌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선언 이후 리더십 공백’ 현상이 불거져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빠진 자리는 중국이 급속히 메워가고 있지만 중국이 전후 70년간 미국이 해왔던 세계의 리더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국제사회가 안정되고 평화와 번영을 누리려면 두 초강대국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 미중관계의 변화에 따라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 현재라면 더더욱 그렇다. 미중은 북핵문제를 비롯해 남중국해(남사군도) 영유권 분쟁, 국제무역 갈등 등의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앞으로 미중관계가 어떤 형태로 가느냐에 따라 세계는 물론 동북아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가 결정된다. 남북통일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미중관계의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짚어보면서 동북아와 한반도에 미칠 파장을 살피고 통찰력을 얻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미중 무역전쟁에 전 세계 휘청
한국과 동아시아 큰 영향받아

4일부터 6일까지 미중관계의 방향을 찾기 위한 국제 콘퍼런스 미국과 중국, 동아시아 평화와 미래가 열린다. 21세기 경제사회연구원과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이 주최하고 EAST ASIA FORUM 조직위원회, 사단법인 K-BoB Security Forum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각국 전문가와 지식인들이 참여해 미중관계에 대해 논의한다.

EAST ASIA FORUM 공동조직위원장인 이주영 국회부의장과 유준상 21세기 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은 미중관계의 정립은 세계는 물론 동아시아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북핵문제만 해도 미중관계를 떼놓고는 해법을 생각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 ▲유준상 21세기 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

이어 양국 관계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견인할 수 있도록 당사국은 물론 관련 국가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며 이번 콘퍼런스서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중견 국가들의 역할, 신 경제협력방안,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사이버안보 강화방안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일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서 VIP 환영만찬이 열리고 5일 한국프레스센터서 본격적으로 콘퍼런스가 진행된다. 유준상 이사장의 개회사, 이주영 국회부의장의 환영사, 문희상 국회의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박재규 경남대학교 총장의 기조연설이 이어진다. 이후 콘퍼런스는 네 개의 세션으로 진행된다.

먼저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미중관계와 한반도·북핵문제를 중심으로토론 발표자로 나선다. 토론자로는 이재호 동신대 교수, 독일의 보리스 콘도치 교수, 미국의 다니엘 핑스턴 박사, 중국의 짜오퉁 박사가 참여한다.

김 교수는 지난해 21세기 경제사회연구원 창립 25주년 기념 세미나서 북핵문제의 도전과 선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북한 핵문제에 대한 정치적 선택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뤼슈롄 대만 DPU 회장이 축사를 발표한다. 뤼슈롄 회장은 2000년 대만 정부총통 선거에 천수이볜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부총통에 당선됐으며, 민주진보당의 원로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뤼슈롄 회장은 지난 10월 대만독립의 실현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석하기도 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대만의 Parris Chang 박사와 Churuho Yoseke 일본 의원이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역내 중견국가의 역할에 대해 발표한다. 자유한국당 정양석 의원, 김진호 교수, 필리핀 Rosemarie Arenas 국회의원, 일본 히라이데 료이치 회장이 토론자로 나선다.

각국 전문가와 지식인 모여
두 초강대국 관계 변화 진단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동아시아의 사이버 융합 보안 현황 및 정책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대만 Der-Tsai Lee DT 고문, 일본 이츠로 니시모토 시큐리티 캠프 대표, 호주 Ryan Ko 교수, 베트남 응우엔 마잉 하 교수, 싱가포르 Sult, Larry Erroll이 참여해 발표와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 쉬홍차이 박사가 발표자로 나서는 동아시아 평화, 신동아시아 경제협력을 위한 논의에는 나도성 한성대학교 교수, 정은이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 미국 레이프 에릭 이슬리 교수, 러시아 올레그 키리야노프 연구원, 일본의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독도종합연구소장이 토론자로 참석한다.

정은이 위원은 북한 부동산 개발업과 관련해 논문을 낸 적이 있다. 지난 2016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 9월호에는 정 위원의 북한 부동산 개발업자의 등장과 함의에 관한 분석논문이 실렸다.
 

▲ 시진핑 국가주석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정 위원은 이 논문서 북한서 나타난 부동산 개발사업의 발생 경로를 분석하고, 북한은 이미 자본주의적 부동산 개발업의 씨앗이 뿌리 내렸다고 진단했다. 호사카 유지 소장은 1988년 한국으로 건너와 15년 전 국적을 바꾼 일본계 한국인 정치학자다. 20년째 독도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독도지킴이이기도 하다.

평화와 화합

종합토론은 유준상 원장의 사회로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보내는 우리의 제안에 대해 논의한다. 유준상 원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21세기 경제사회연구원은 지난해에도 북핵 위기 극복방안 및 한반도 평화와 통일 비전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정세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번 콘퍼런스는 외교부, 통일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후원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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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