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⑦]문병호 의원(민주통합당?부평갑)

“국회 개원 늦어지는 것은 새누리당의 꼼수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문병호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4?11 총선에서 금배지 탈환에 성공했다. 그는 18대 총선에서 낙선 이후 원외에서 절치부심하다 19대 국회입성에 성공한 것. 하지만 그가 되찾아온 금배지의 무게는 이제 천근만근으로 변한 상태다. 쉽게 얻었던 17대 총선과 달리 19대에서는 온 민심을 금배지 안에 녹이며 어렵게 얻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 문 의원은 이제 민심을 받들고 섬기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다짐한 문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19대 국회에서는 의원들 스스로가 불필요한 특권과 특혜 내려놓기에 공감한 상태다. 하지만 앞서 의원특권의 군살빼기를 주장한 원조는 따로 있다. 바로 문병호 민주통합당 의원이다. 그는 열린우리당 당적을 가졌던 17대 국회의원 재임 당시 해외출장 사전심사제와 함께 국회의원 연금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국회의원이라는 이유로 1원도 납부하지 않은 국민연금을 65세부터 매달 받는 것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당연하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그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19대 국회에서 의원연금을 완전 폐지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문 의원은 최근 당내 10명의 의원들과 함께 김두관 경남지사에게 대선출마를 촉구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가 김 지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 의원은 김 지사의 삶의 궤적으로 미루어 그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19대 국회가 아직 개원도 못하며 국민적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은 빨리 국회를 개원해야 MB-새누리당 비리에 대해 국민적 의혹을 밝혀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내곡동 사저?민간인 사찰 등 현안에 국정조사를 협조하면 쟁점 상임위 요구에 대한 양보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이런 부담감 때문인지 개원에 소극적인 양상이다. 이른바 ‘지연전술’ 꼼수 같다. 특히 새누리는 다수당으로서 양보를 통해 빨리 개원해야 할 것이다.  

-19대 국회에서 가장 주력할 정책은?

▲지금의 국민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경제민주화다. 우리나라는 인권신장과 자유주의 발달로 정치적으로 민주화가 이루어진 상태다. 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는 양극화가 극에 달했다. 때문에 기획재정부로 가서 경제민주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먼저 MB정부가 추진한 부자감세 복원과 경제력 집중에 과세강화, 영세사업자 세부담 경감 등 조세정의에 힘쓸 생각이다.

-현재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한창인 가운데 연금제도 완전 폐지를 앞서 주장했다.

▲국회의원을 역임했다고 해서 단 1원도 납부하지 않은 채 65세부터 매달 120만원을 받는 것에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때문에 저는 17대 국회에서도 이러한 사항을 지적해 당시 국회사무총장으로부터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당시에 해외 출장 시 사전심사제 도입을 주장했다. 출장이 명분 있는 공무인지 단순 관광이나 시찰인지 그 목적을 분명히 해 혈세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이번 국회에서는 이를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아 반드시 관철될 것으로 본다.

-지역구 현안을 살펴보면 인천공항 민영화와 경제자유구역의 영리병원 도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깊다.

▲부자감세와 4대강 공사로 부족해진 국가재정 마련을 위해 알토란같은 인천공항을 매각하려는 시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게다가 영리병원은 의료 질 저하와 과잉진료 유발, 의료민영화로 인한 건강보험제도 붕괴로 국민들의 의료복지에 막대한 악영향을 줄 것이다. 때문에 영리병원 도입에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다. 


-검찰이 내곡동 사저에 대해 전원 불기소 처분을 내리며 일단락됐다. 내곡동 조사소위 위원장으로서 어떻게 보고 있나.

▲내곡동 사저와 경호 부지를 함께 사며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의 토지 매입비용 일부를 청와대가 부당하게 떠안아 국가가 6억900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은 검찰도 인정했다. 그런데도 배임이 아니라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 검찰도 이 부분이 궁색하니까 감사원에 감사하라고 떠넘겼다. 특히 중요한 피의자인 이씨를 서면조사에 그친 것이 말이 되는가? 권력 앞에 작아지는 검찰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반드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

“박근혜 장악으로 정치력 상실한 MB…대선중립 지켰으면”
“김두관 경쟁력 본선에서도 승산 있어 대선출마 촉구했다”

-국민적 의혹해소를 위해 새누리당이 내곡동 사저에 특검을 제안했다.

▲과거에는 특검을 통해 의혹이 많이 해소됐다. 하지만 요즘엔 특검의 매운맛이 사라져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특검 추천을 대법원장이 하고 임명은 대통령이 하기 때문이다. 특검은 또 수사 밀행성으로 정보 접근이 어렵다. 때문에 국회에 기록이 남고 투명하게 공개되는 국정조사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저희는 국조추진과 함께 권재진 법무부 장관의 해임을 거듭 촉구하고 재고발조치로 끝까지 이 문제를 파고들 것이다.

-임기 말 MB정부를 평가하자면.

▲총체적으로 낙제정권이다. MB정부는 일방통행으로 국회를 인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갈등을 유발시켰다. 게다가 경제대통령이라더니 국가경제를 무너뜨리고 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았다. 재벌과 대기업 배만 불려주며 양극화가 심해져 정권이 더욱 후퇴해버렸다. 박근혜 전 위원장이 새누리당을 장악한 이상 이 대통령의 정치가 수행되기 어렵다. 임기 말 많은 걸 하려 하지 말고 중립적인 대선관리로 임기 마무리라도 잘 하길 바랄뿐이다.

-통합진보당 사태로 인해 대선정국서도 야권연대가 계속 유효할지 궁금하다.

▲난제 중의 난제다. 일단 우리 우군이 상처를 입은 점이 뼈아프다. 바람직한 수순은 통진당이 자발적인 쇄신을 통해 국민들의 마음을 먼저 얻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당 개혁을 바탕으로 야권이 하나로 뭉쳐 정권교체에 이르러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두관 경남지사에 대선출마 선언을 촉구하셨다. 김 지사와는 어떤 인연인지?

▲개인적인 친분이나 인연은 없다. 오히려 지난 17대 국회 열린우리당에서 김 지사가 최고위원에 나왔을 당시 지지하지 않았을 정도다. 하지만 김 지사의 삶의 궤적을 놓고 봤을 때 국민정서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고 잠재력과 경쟁력이 충분하기에 대선출마를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김 지사가 대권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는지.


▲우리 당에는 문재인?손학규 등 유능한 후보군이 많다. 그 중 제가 김 지사를 주목한 것은 그가 지역주의와 정면으로 맞섰고, PK경쟁력도 갖췄으며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가장 잘 실천했다고 봤다. 때문에 대통령후보로 김 지사가 적임자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김 지사의 궤적은 본선에서도 승산 있는 경쟁력으로 정권교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안철수 신드롬’에 대한 입장은.

▲민주주의는 대의기관인 정당정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원외인사에게 시선이 쏠리며 정당정치의 근간이 뒤흔들린 것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다. 때문에 더욱더 국민을  섬기고 뜻을 받들어 국회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민주당 내부에서 안철수 원장 영입 목소리가 나온다. 

▲아마 안철수 원장이 민주당에 들어올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우리는 유능한 후보군이 많다. 때문에 민주당은 민주당 나름대로 후보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안 원장이 대선에 생각이 있다면 어느 지점에서는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 후보단일화를 논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12?19 대선을 전망한다면.


▲대선은 치열한 각축전으로 안개국면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새누리당은 보수?부유층의 절대적이고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은 중도층과 서민층?젊은층을 반드시 사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99%의 국민들이 함박웃음 짓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보장되는 사회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다.

 

<문병호 의원 프로필>

▲1978 광주인성고등학교 
▲1984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 
▲1987 서울대학교 대학원 수료
▲1986 제28회 사법고시 합격
▲2004 법무법인 부평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
▲2004 제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2008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위원장
▲2010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
▲2012 제19대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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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