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리포트

‘규모, 선수 기량, 재미’ 사상 최강

지난 2008 KLPGA는 25개 정규대회를 개최하고 총상금도 지난해의 55억원 보다 32억원이 늘어난 87억원으로 개최했다. 여기에 LPGA 하나은행 코오롱 챔피언십과 한일국가대항전 등 상금순위에 포함되지 않는 대회의 상금까지 합치면 총 상금액은 120억원에 이른다. 투어의 규모만큼이나 새로운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던 2008년 KLPGA 투어를 뒤돌아본다.

올해 KLPGA 투어를 정리하면 ‘지존’인 신지애의 활약과 신지애를 추격하는 이들, 그리고 신인들의 활약상 이렇게 세 가지 양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신지애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전문가 대부분은 올해도 역시 신지애(20·하이마트)의 독주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했고 한 해를 돌아본 결과 그 예상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하지만 독주라고 표현하기에는 미흡함이 느껴질 정도로 올 시즌 KLPGA투어는 혼전의 양상을 보였다. 이 현상은 신지애가 외국으로의 외도(?)가 잦아지면서 그 틈을 타 우승컵을 수집한 거물급 스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투어를 한층 재미있게 만들었다.
지난 시즌 9승을 거두며 1인 천하를 일궈냈던 신지애는 중국에서 열린 2008시즌 첫 대회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7승을 거두며 ‘지존’의 자리를 더욱 확고히 했다. 신지애는 지난해에 이어 상금 6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상금 7억원을 돌파하며 한국프로골프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갔다.
사실 시즌 초반에는 신인들의 겁 없는 도전에 ‘지존’ 신지애도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다. 시즌 2승을 거둔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이일희(20)와 1타차 대결을 벌였고 3승째와 4승째를 올린 ‘태영배 한국여자오픈’과 ‘비씨카드 클래식’에서는 모두 연장 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상반기에 4승을 거뒀지만 모두 힘겨운 승부를 펼치며 전문가들은 신지애의 위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신지애는 상반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지를 쉴새없이 옮겨 다니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와중에도 일본에서 3월에 열린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을 우승하며 JLPGA투어 풀시드권까지 확보했다.
하반기에 들어선 신지애는 시즌 5승째를 역시 메이저대회인 ‘신세계 KLPGA 선수권대회’에서 거뒀고 ‘하이트컵 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과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까지 우승하며 올해 열린 총상금 5억원짜리 대회(한국여자오픈, 하이트컵, KB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를 모두 독식했다.
여기에 신지애는 한 시즌 열린 메이저대회(한국여자오픈, KLPGA 선수권대회, KB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를 모두 석권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KLPGA 30년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자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대기록이다.
시즌 7승을 거둔 신지애는 프로데뷔 3년 만에 통산 19승을 달성해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KLPGA투어 영구시드권을 확보하게 된다.
국내에서의 활약만으로는 만족을 못한 신지애는 무대를 영국으로 옮겨 US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였던 ‘리코컵 브리티시오픈’까지 삼키며 진정한 ‘메이저퀸’으로 탄생했다. 이로써 신지애는 퀄리파잉 스쿨을 거치지 않고 KLPGA투어, JLPGA투어, LET(유러피언투어), USLPGA투어를 무혈입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지존’ 신지애 활약과 신지애 추격자, 신인들 활약 양상
172센티미터 큰 키에 아름다운 미소 가진 서희경 출현

신지애는 ‘브리티시오픈’에 이어 일본에서 열린 ‘미즈노 클래식’과 US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 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며 USLPGA 비회원으로 한 시즌 3승을 거둔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해 국내와 국외에서 신지애는 11승을 챙겼고 약 41억9000만원의 상금을 거둬들였다(2008년 11월24일 현재).
KLPGA투어를 주무대로 하면서도 세계랭킹 톱10에 이름을 올린 신지애는 내년도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들과 자웅을 겨루고자 미국행을 선택했다. 언젠가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27·멕시코)를 밀어내고 당당히 ‘세계 지존’의 자리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신지애의 독주로 끝날 것 같았던 2008시즌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었던 스타가 탄생했다. 172센티미터의 큰 키에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필드의 슈퍼모델’ 서희경(22·하이트)이 바로 그 주인공.
올해로 프로 3년차를 맞이한 서희경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반기 첫 대회로 열린 ‘하이원컵 SBS 채리티 여자오픈’에서 서희경은 화려하게 비상을 시작했다. 생애 첫 우승을 ‘와이어투와이어’로 장식한 서희경은 그 다음 주에 열린 ‘KB국민은행 스타투어 3차 대회’까지 2주 연속 우승을 하며 KLPGA투어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모두 그 바람은 여기까지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서희경은 바로 다음 주에 중국에서 열린 ‘빈하이 오픈 2008’까지 우승하며 박세리(31), 김미현(31·KTF)에 이어 10년 만에 3주 연속 우승을 재현했다.
서희경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08 가비아 인터불고 마스터스’, ‘세인트포 레이디스 마스터스’, 그리고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며 하반기에만 시즌 6승을 챙겼다. 올해 최고의 신데렐라로 탄생한 서희경은 당분간 국내투어에 머무르면서 KLPGA투어의 인기몰이를 주도해나갈 주역으로 급부상했다.

서희경과 더불어 올해 KLPGA투어에는 실력뿐만 아니라 미모도 뛰어난 굵직한 스타들이 많이 등장했다. 지난해 KLPGA 신인왕 김하늘(20·코오롱엘로드)은 상반기 ‘휘닉스파크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더니 ‘힐스테이트 서경 오픈’과 ‘SK에너지 인비테이셔널’까지 우승해 시즌 3승을 거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하늘은 800여 명이 가입한 ‘하늘사랑’이라는 팬클럽까지 생겼고 그들은 김하늘이 참가하는 대회라면 전국 어디든지 따라다니면서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팬클럽이 이렇게 활성화되면서 KLPGA투어의 갤러리문화는 팬클럽에서 주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보는 이들도 즐겁고 함께 응원하는 이들도 흥에 겨운 대중적인 스포츠로 점차 자리 잡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김하늘과 함께 미녀골퍼로 손꼽히는 선수로는 홍란(22·먼싱웨어)을 들 수 있다. 올 시즌 2승을 거둔 홍란은 주먹만 한 얼굴에 웃는 미소가 아름다운 골퍼 중 한 명이다. 홍란은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에서 자신의 2번째 우승을 거둔 직후 가장 친한 친구인 서희경에게 우승재킷을 입혀주며 힘을 불어넣어 줬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서희경은 하반기 첫 대회에서 생애 첫 감격의 우승을 거뒀다. 당시 서희경은 친구 홍란에게 인터뷰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무리 친구 사이여도 개인 스포츠라는 골프의 한계점이 있음에도 서로 아끼고 위해주는 등 뜨거운 우정을 보여줬던 홍란. 미모와 실력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씨까지 보여주며 골프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항상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윤채영(21·LIG), 한현정(20·푸마), 정재은(19·하나금융) 등도 뛰어난 미모로 국내 필드를 빛냈다. 이들과 더불어 이보미(20), 강다나(18), 양수진(17) 등이 신인으로 활약할 내년에는 국내 투어가 더욱 화려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박희영(21·하나금융)과 최나연(21·SK텔레콤)이 시즌 막바지까지 신인상을 놓고 접전을 펼친 이후 3년 만에 다시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신인상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혈전을 벌였다.
그 주인공은 2006년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최혜용(18·하이마트)과 유소연(18·하이마트), 그리고 지난해 드림투어(2부 투어) 상금왕 김혜윤(19·하이마트) 등 3명이다.
이들 중에서 유소연이 가장 먼저 웃었다.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유소연이 생애 첫 승을 가장 먼저 거뒀다. 그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며 3번의 준우승을 거두는 등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그 위력을 잃었다.
반면 상반기 막바지까지 우승 없이 준우승만 3번을 기록했던 최혜용은 제주도에서 열린 ‘롯데마트 행복드림컵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신인상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줄곧 신인상 포인트 부문 2위를 달리다가 유소연을 역전시킨 것은 지난 10월에 열린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
신은 이들 중 최혜용의 손을 들어주었다.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에서 유소연은 안타까운 실격을 당하며 한 걸음 물러섰고 이 틈을 타 최혜용은 공동 2위에 오르며 신인상 포인트 1위에 올라섰다. 최혜용은 여세를 몰아 남은 대회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며 생애 한 번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을 확정했다.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신인상 부문 선두권을 위협했던 김혜윤은 상반기 손목 부상으로 2개 대회를 불참했던 것이 아쉬웠다. 결국 김혜윤은 신인상 부문 3위에 오르는 데에 만족해야 했지만 2년차를 맞이하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다.
올해 KLPGA투어를 돌아보면 새로운 형태의 대회들이 많이 개최됐다. 특히 지난 5월에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올해 가장 흥행에 성공한 대회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김혜윤이 16강전에서 박지은(29·나이키골프)과 8강전에서 신지애를 차례로 물리치면서 파란을 일으켰고 3~4위전과 1~2위전 모두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게 진행되면서 연일 언론에 이슈를 제공했다.
이 대회에서는 프로 4년차 김보경(22·던롭스릭슨)이 신인 최혜용과 마지막 홀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면서 흥행을 이끌었다. 결국 김보경이 최혜용을 1 Up으로 눌렀고 당시 캐디를 봤던 아버지와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려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에게 진한 감동을 줬다.
상반기에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 있었다면 하반기에는 KLPGA 역사상 가장 큰 상금인 8억원이 걸린 ‘하이원컵 채리티 여자오픈’이 개막전으로 열렸다. 하이원컵은 자선 형태로 열려 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2억원) 중 참가 선수들의 뜻을 모아 1억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등 따뜻한 대회로 개최됐다.
또한 서희경이라는 ‘신데렐라’를 탄생시켰고 이후 시즌 6승이라는 위업의 시작을 알리는 대회로 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우승상금 2억원이라는 잭팟을 터뜨린 서희경은 하이원컵을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킨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라 말했고 “자신감을 심어준 대회”라고덧붙였다.
한편 서희경이 시즌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세인트포 레이디스 마스터스’는 KLPGA와 LET(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해 양대 투어의 상금 순위 대상 대회로 치러졌다. 서희경은 이 대회 우승으로 2011년까지 LET에 출전할 수 있는 시드를 부여받기도 했다.
KLPGA 투어가 지난해 20여 개, 올해 25개 대회 이상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과 기량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매주 열리는 대회에 적응하기 위해 지난 겨울철과 하반기를 대비한 휴식기간에 선수들은 근력강화운동을 통해 체력을 키워나갔다.

노력한 만큼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골프다보니 이들의 실력이 늘었고 그만큼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나 TV중계를 시청하는 골프팬들이 자연스럽게 경기 곳곳에서 재미를 느끼게 됐다.
2008 KLPGA 투어가 12월 6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일국가대항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신지애가 빠지는 2009년. 서희경을 필두로 한 미녀군단이 어떤 경기를 펼칠 것인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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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