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MB정부 들어 각종 의혹으로 유명세를 탄 다스는 총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낮지만 그 금액이 적지 않다. 관계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안방'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는 셈이다.
1987년 7월 설립된 다스는 시트와 그 부속품 등을 만드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다. 경북 경주에 본사가 있으며 충남 아산에 공장을 두고 있다. 중국, 미국, 인도 등에 해외법인도 있다. 처음 대부기공이란 회사였다가 2003년 3월 현 상호로 변경했다.
주 거래처는 현대차
다스는 매년 매출이 증가 추세다. 2001년까지만 해도 1000억원대였던 매출은 이듬해 2000억원이 넘더니 2006년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다스는 ▲2007년 4235억원 ▲2008년 4263억원 ▲2009년 4139억원 ▲2010년 5244억원 ▲지난해 64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내부거래 금액도 덩달아 뛰어올랐다는 사실이다. 다스의 관계사 의존도는 2005∼2010년 각각 12%·14%·12%·16%·19%·18%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계열사들과 거래로 올린 매출 비중이 21%였다. 지금까지 <일요시사>가 지적한 다른 기업들의 내부거래율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그 금액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다스는 지난해 종속회사(504억원)·특수관계회사(869억원)들과 거래한 금액이 1373억원에 이른다. 다스의 종속회사는 대세북경기차부건, 문등다스기차배건 등이다. 특수관계회사는 홍은프레닝, 다스인티어오토모티브시팅코리아 등이다.
그전에도 매년 수백억씩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다스의 내부거래 금액은 ▲2005년 349억원(종속회사 173억원-특수관계회사 176억원) ▲2006년 487억원(145억원-342억원) ▲2007년 507억원(98억원-408억원) ▲2008년 674억원(277억원-397억원) ▲2009년 768억원(427억원-340억원) ▲2010년 963억원(429억원-534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외 다스의 매출 구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거래처가 바로 현대자동차다. 다스는 지난해 총매출의 42%인 2730억원을 현대차에서 올렸다. 2006년 1467억원(42%), 2007년 1765억원(42%), 2008년 1906억원(45%), 2009년 1696억원(41%), 2010년 2079억원(40%) 등 과거부터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다스는 공시를 통해 "당사는 현대차와의 영업관계에 중요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러한 영업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스는 꾸준히 계열사 등의 일감을 받은 결과 정상궤도에 안착한 것은 물론 몸집을 크게 불릴 수 있었다.
지난해 1400억 관계사 거래로 올려…매출도 쑥쑥
이 대통령 주변인들 대주주 "창립 이래 첫 배당"
2000년대 들어 수십억원씩 올리던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06년부터 100억∼20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순이익도 2007년부터 매년 100억∼200억원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순이익이 332억원에 달했다. 총자산은 2001년 829억원에서 지난해 3274억원으로 10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202억원이던 총자본은 1416억원으로 7배 이상 불었다. 그동안 경기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다스는 이렇게 거둔 실적을 바탕으로 창립 이래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했다. 다스는 지난해 총 26억2240만원을 배당했다. 총 발행주식이 29만8000주이니 1주당 8800원(배당률 88%)을 배당한 셈이다.
두둑한 배당금을 챙긴 다스의 주요 주주들은 이미 알려진 대로 이명박 대통령의 주변인들로 이뤄져 있다. 때문에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대통령이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다스는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회장이 지분 46.85%(13만9600주)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이 회장은 강경호 사장과 함께 다스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 대통령 처남 고 김재정씨의 부인 권영미씨도 24.26%(7만2300주)의 지분이 있다. 이어 기획재정부(19.73%·5만8800주), 이 대통령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청계재단(5%·1만4900주), 이 대통령의 고향 친구 김창대씨(4.16%·1만2400주) 등이 지분을 소유 중이다.
당초 최대주주였던 김재정씨의 지분(43.99%·13만1100주)은 2010년 2월 그가 사망하면서 권영미씨가 넘겨받았다. 김씨는 이 대통령의 재산을 차명 관리해 왔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특검 수사에서 사실무근으로 결론이 내려진 바 있다. 당시 권씨는 상속세를 현물인 다스 지분으로 국세청에 대납해 기획재정부가 지금의 지분을 소유하게 됐다.
실소유주 논란 지속
이후 권씨는 남편에게 상속받은 주식 5%를 청계재단에 기부했다. 대선 직전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이 대통령은 취임 2년차인 2009년 8월 331억원을 출연해 청계재단을 설립했다. 청계재단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 송정호 전 법무장관이 이사장, 사위 이상주 변호사가 이사, 고교 동창인 김창대씨가 감사를 맡고 있다.
특히 다스엔 이 대통령의 아들인 시형씨가 근무 중이다. 외국계 투자회사인 UBS와 매형(이 대통령의 셋째 사위) 조현범 사장이 있는 한국타이어에서 일했던 시형씨는 2010년 8월 다스에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입사해 지난해 3월 차장, 지난 2월 부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다스 기부는?>
받을 땐 '왕창' 나눌 땐 '찔끔'
관계사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다스는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다스는 지난해 2387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이는 매출(6491억원)의 0.004%에 지나지 않은 금액이다. 2010년에도 매출(5244억원) 대비 0.003%에 해당하는 1310만원만 기부했다.
다스는 2006년 505만원, 2007년 1005만원, 2008년 620만원, 2009년 1290만원을 기부했다. 그러나 이 역시 매출 대비 0.001∼0.003%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289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2005년 기부액은 0.0004%에 불과한 111만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