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주역 릴레이 인터뷰⑤] ‘여의도 입성한 강북투사’ 이노근 의원

“대선 때 ‘김용민 막말’ 이상의 비장의 카드 꺼내겠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지난 4?11 총선에서 노원갑은 단연 화제의 지역구였다. ‘나는 꼼수다’를 통해 정권심판론의 선봉장에 섰던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출마하면서다. 게다가 강북정서 역시 야권으로 승기가 기울어져 있었다. 하지만 금배지는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의 손으로 들어갔다. 더욱이 전체적인 총선결과는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귀결됐다. 바로 선거 막바지 이 의원이 찾아낸 ‘김용민 막말동영상’이 판세를 뒤집으면서다. 동영상의 존재를 찾아내며 단숨에 새누리당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던 이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선거는 흔히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린다. 때문에 전쟁의 주요 전술인 ‘지피지기’는 선거전에서도 ‘백전백승’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 된다. 지난 총선에서 적의 과거까지 완벽하게 들춰내는 지피지기 전략으로 승리의 나팔을 울린 당사자가 있다. 바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다.

물론 그는 완벽한 후보 검증을 위해 상대측인 김용민 후보의 막말 동영상을 찾아냈을 뿐 이것이 아니라도 승리를 확신했다는 입장이다. 바로 김 후보의 지지층이 ‘사이버인간’이라는 점과 투표는 오프라인의 유권자들이 한다는 이유에서다.

즉 이 의원이 노원구청장으로 재직하며 이룩한 성과물들로 인해 오프라인에서는 자신의 인지도가 더욱 막강하다는 것. 공직으로 잔뼈가 굵은 그는 정치신인이지만 공직과 마찬가지로 투명?신뢰?공정?소통이라는 4대 인프라를 마음속에 심어 사회정의를 실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나꼼수>의 인기와 화려한 멘토단을 등에 업은 김용민 후보를 꺾었다.

▲김 후보의 인기는 사이버공간상의 인기다. 정치인으로 인기 있는 사람도 아니고 정부정책으로서 경력 쌓은 인사도 아니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승산이 있다고 봤다. 돌팔이 의사에게 성형을 맡겨 부작용에 고통 받은 사람이 얼마나 많았나? 정치 역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나꼼수>의 영향력을 부인할 수 없지만 저는 더 충분한 전략과 정책 등을 가지고 이긴 것이다. 때문에 정봉주 전 의원이 나왔어도 승리할 자신이 있었다. 김 후보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왔지만 잘못 선택한 것이다.


-김용민 막말 동영상을 찾아낸 계기는.

▲지도자가 되려면 국민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는 후보자의 소신과 과거발언, 군문제, 세금문제 등 은폐하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이른바 생산적 네거티브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저는 이러한 합리적인 비판 차원에서 상대측에 대한 정보를 모아 유권자들의 의사결정에 유용한 재료를 제공했고, 판단은 유권자들께서 하신 것이다.

-<나꼼수> 대항마로 트위터부대 육성을 언급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라디오?TV?신문이 전통적 매스미디어라면 요즘엔 인터넷?스마트폰 등이 뉴매스미디어 시대다. 요즘은 SNS라는 개인병기를 이용해 여과 없이 장착해서 쏜 정보가 계속 퍼진다. 새누리당은 바로 뉴미디어의 공격성이 약하다. 이런 취약점을 위해 사이버 서포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상대측의 허위거짓폭로에 대응사격으로 정당방어를 함과 동시에 공격전을 이어가는 것이다.

-트위터부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서포터를 할 수 있나?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부재자 투표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전부 이겼다. 하지만 그 사이에 ‘1억 피부과’ 논란이 트위터를 도배했다. 결국 허위사실로 판결됐지만 선거당시에는 잘 대처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때문에 허위사실에 대해 절대 믿지 말라고 계속해서 꼼수주의보나 경계령을 내리는 것이다. 이런 사이버 전쟁을 신속하게 전개해 여론 오염을 막고 동시에 역공하는 역할이다.

-청와대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사찰과 관련 있다는 문건이 공개됐다. 청와대 책임 있다고 보나?


▲저도 비서실에서 3년 근무해봤지만 청와대가 엄청난 비밀과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마법의 사무실이 아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공직윤리담당관실은 공직의 투명성을 위해 윤리에 반하는 사람을 잡는 곳이다. 게다가 대통령도 모든 것을 총괄하기에 수많은 정보가 필요한 자리다. 그런 차원에서 공직사회에서 정보라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총리실이 너무 의욕이 넘쳐 과잉충성으로 업무 범위 이탈이 문제가 된 것 같다.

-새누리당의 당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 등 모두 친박계 의원으로 ‘박근혜당’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황우여 대표는 그분의 경륜과 지도력으로 당심을 잡은 것이다. 이한구 원내대표 역시 경제분야에 능통하고 경험도 많다. 다만 조직이라는 곳은 코드가 맞아야 하고 이심전심으로 통해야 하는 곳이다. 때문에 파벌 차원이 아니라 이를테면 지도부의 궁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대다수 분들이 정권재창출에 적합한 인사인지, 야당 원내대표의 적수가 될 수 있을지를 최우선 기준으로 두고 판단한 것이다.

“청와대는 마법의 사무실 아냐…잘 보이고픈 총리실의 과잉충성이 문제”
“나경원 1억 피부과 사태는 새누리당의 SNS 대응력 취약점 드러낸 것”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도는 낮은 상태다.

▲대선에 앞서 새누리당의 정책과 전략이 중요하다. 이미 새누리당은 일자리와 복지, 경제민주화 등을 위한 정책개발을 다방면으로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묶느냐는 전략이 더욱 중요하다. 약을 투여했다고 환자가 반드시 낫는 것은 아니다. 약을 쓰는 시기와 횟수 등 전략이 먹혀야 약발도 받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준비한 정책들을 어떻게 가공해서 만들어 내놓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대선에서도 김용민 동영상과 같은 생산적 네거티브 전략이 있는지.

▲저 개인적으로는 대선 때 활약할 비장의 카드가 있다. 이 역시 국민검증 차원이다. 특히 선거에서는 무엇보다 운도 중요하다. 운에는 횡재운과 천운이 있다. 횡재운은 우연이지만 천운은 아무나 돕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약효가 발휘될지는 모르겠지만 승리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

-그간 노원구청장을 역임하며 강남 못지않은 강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는데 가장 손에 꼽는 성과는? 

▲강남은 서울시의 도시?교육?주택정책 등 국가의 제도와 법률을 통해 돈을 벌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저는 재정분야의 법령을 개정해 강남북의 불균형제도를 개혁했다. 강남북 간의 서울시교부금 분배 차별시정과 시세징수교부금 분배 차별철폐 등을 주도했고, 노원구에 매년 400-600억이라는 안정적 세수를 확보했다.

-행정가로는 잔뼈가 굵지만 정치인으로는 신인이다. 어떤 각오인가.

▲초지일관의 자세로 임할 생각이다. 조선시대에는 ‘인의예지신’이라는 규범이 중요했다. 이것을 현대적 의미로 해석하면 도덕성이 포함된 투명성과 신뢰성?공정성?소통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4대 소셜캐피탈을 지키면 사회정의가 실천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런 인프라들을 마음속에 구축하고 활동할 것이다.


-국회 폭력이 난무하며 그 어느 때보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확산된 상태다. 19대 국회는 좀 달라질 수 있을까.

▲오늘날 국회에서 갈등의 원인이 한쪽이 이기고 지는 제로베이스게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여야협상을 위해 양보의 개념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창의적인 절충안과 대안을 마련해서 여야 모두 윈윈 게임으로 갈 생각이다.

<이노근 의원 프로필>

▲1973 청주공업고등학교 
▲1977 중앙대학교 경제학 학사 
▲2011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 
▲1976 행정고시 합격
▲1990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1994 서울시청 문화과 과장
▲1999 서울시 금천구?종로구?중랑구 부구청장
▲2005 서울시 종로구 구청장 권한대행
▲2006 서울시 노원구 구청장
▲2012 제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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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