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추적> 임기 말까지 우물에서 숭늉 찾는 MB정권 권력 수뇌부 인사

  • 이수지 suji@ilyosisa.co.kr
  • 등록 2012.05.14 11: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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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찾는 척 하더니 끝까지 ‘MB공화국’ 만들었다

[일요시사=이수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잔여임기 9개월여를 남긴 상황에서 단행된 막바지 인사를 두고 말들이 많다. 정권 말기로 접어들면서까지 ‘제 식구 챙기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과연 이번에도 MB정부 인사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사’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MB정권 권력기관 인사의 면면을 살펴봤다.

수원 20대 여성 피살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조현오 경찰청장 후임으로 김기용(55) 경찰청 차장이 내정되면서 차기 경찰청장 1순위로 꼽혔던 이강덕(경찰대1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해양경찰청장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정치논란을 고려해 ‘영포라인’ 핵심인 이강덕 카드는 부담스러웠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일 경찰 수뇌부 인사를 단행했다.

MB정권 떠받드는
마지막 수호자들

정부는 이날 서울경찰청장에 김용판 경찰청 보안국장을, 경기경찰청장에는 강경량 경찰대학장을, 경찰청 차장에는 김정석 본청 기획조정관을, 경찰대학장에 서천호 경기경찰청장을 각각 내정했다.

이와 함께 경찰청 기획조정관에는 최동해 치안비서관, 수사국장에 김학배 경찰교육원장, 정보국장에 강신명 수사국장, 경찰교육원장에 김성근 정보국장 등 치안감급 승진·전보 인사도 발표됐다.

앞서 7일에는 국정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정원 1ㆍ2차장을 전격 교체했다. 국가정보원 제1차장(해외ㆍ대북담당)에 남주홍(60) 주 캐나다대사를, 제2차장(국내담당)에 차문희(61) 정보교육원 국내정보연구실장을 내정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에 김응권(50)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지원실장, 병무청장에 김일생(60) 국방부 인사복지실장, 조달청장에 강호인(55) 전 기획재정부 차관보를 각각 임명했다.

대통령실 일부 비서관도 교체했다. 의전비서관에는 김상일(52)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을, 치안비서관에는 백승엽(50) 서울경찰청 교통지도부장을, 교육비서관에는 이성희(58) 대구시교육청 부교육감을 각각 임명했다.

MB정권의 마지막 수호자들을 둘러싸고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면서 비교적 수평적인 인사를 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임기 막판까지 ‘고소영 인사’, ‘측근 돌려막기 인사’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과연 이들의 출신과 이력은 어떨까.

또 깃발 꽂은
TK·고려대 출신

먼저 김용판 신임 서울경찰정장은 경찰청 보안국장 출신으로 김기용 경찰청장과 더불어 행정고시 30회 동기다. 이들은 철저한 보안통으로 꼽힌다.

대구 달서구에서 태어난 김 신임 서울청장은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7월 경찰에 입문한 그는 경북 성주경찰서장, 베이징 주재관, 서울경찰청 차장, 충북경찰청장 등을 역임했고 주폭(酒暴·주취폭력자)과의 전쟁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는 외적으로는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의 신임을 얻고 있는 반면, 업무에 있어서는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도 겸비하고 있어 좋은 평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경찰 안팎에서는 MB정부 임기 말 권력누수 방지 차원에서 보안전문가들을 경찰수뇌부로 채웠다는 분석이다. 또 김 신임 서울청장이 TK 출신인 점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 수뇌부 새판 어떻게? MB 또 ‘측근 챙기기’ 선심
임기 말 보안통…대구ㆍ고려대ㆍ경찰대학 출신 낙점
 

김정석 신임 경찰청 차장은 경남 고성 출신으로 부산 동래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30회에 합격한 인물이다.

1992년 특채로 경찰에 입문한 그는 경북경찰청 수사과장, 경찰청 법무과장,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 등을 거치면서 주로 정보·수사 업무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2010년 치안감으로 승진하면서 치안비서관에 임명돼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경찰청 기획조정관에 내정된 최동해 치안비서관 역시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최 신임 조정관은 사시25회, 행시32회에 합격한 경찰의 재원으로 지난 1994년 경정(특채)에 임용되어 대구 북부서 수사과장, 서울 북부서 형사과장, 서울 수서서 형사과장을 지냈으며 2004년 총경에 임용되어 경북 칠곡경찰서장, 경찰청 경무기획국 법무과장, 경기 가평경찰서장, 서울청 수사부 형사과장, 서울 노원경찰서장,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등 주요보직을 역임했다.

경찰대 1기 의리
서로 보직 바꾸기

지난달 1일 발생한 ‘수원 20대 여성 피살 사건’에 구두로 사의를 표명한 서천호 경기경찰청장과 강경량 경찰대학장은 서로 자리를 맞바꿨다. 둘은 경찰대학교 1기(법학과) 출신이다.

서 경기청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강 신임 경기청장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경찰대학교 (1기) 법학과와 한양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85년 경찰에 첫 발을 내디뎠다.

수도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그는 수사통으로 통한다. 경기 평택서장·김포서장, 경찰청 혁신기획단 업무혁신팀장, 서울 강북서장, 광주경찰청 차장,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 전북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을 맡은 바 있다.

서천호 경찰대학장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경남 진주고등학교와 경찰대학교(1기) 법학과를 졸업했다. 경비와 정보분야에서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경찰대학 경찰학과장, 경찰청 정보2과장, 서울 수서경찰서장, 경남경찰청 차장, 경찰청 경비국장을 지냈으며 부산청장을 거쳐 최근까지 경기경찰청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이 인사를 두고 말들이 많다. 서 청장이 경찰대학장으로 발령 나자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 소속된 14개 시민단체는 일제히 “서 청장이 책임지고 사퇴할 줄 알았는데 ‘시늉’만 내고 슬그머니 살아남아 오히려 경찰을 가르치는 곳으로 취임했다”고 반발했다.

류명화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정부가 서 청장을 파면하지 않고 경찰대학장으로 전보 발령한 것은 국민을 우습게보고 민생치안을 가볍게 여긴 처사”라고 격분했다.

남주홍 국정원 1차장 내정에 보은인사 논란 일기도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지역차별 없는 균형인사 해야

이들 외에도 경찰대 1기 출신은 또 있다. 청와대 치안비서관에 내정된 백승엽 경찰청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지도부장(49)은 충남 예산 출신으로 경찰대를 1기로 졸업했다.


그는 경찰청 교통기획계장, 서울경찰청 경비지도관, 대구 달성경찰서장, 경찰청 인사과장, 서울 서대문경찰서장, 충남지방경찰청 교통지도부장 등을 역임했다.

부임한지
8개월 만에?

이 대통령이 이번에 단행한 인사의 백미는 따로 있다. 차관급 인사에서 국가정보원 1ㆍ2차장을 바꾼 것이다. 1차장에 발탁된 남주홍 주 캐나다대사는 경기대 교수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안보ㆍ통일분야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과거 여러 차례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 대선캠프 때부터 이 대통령에게 통일정책을 조언했으며, 한때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청문회를 앞두고 사퇴한 바 있다.

대표적인 저서인 <통일은 없다>에서는 김대중 정부의 2000년 남북정상회담 6·15공동선언이 대남 전략용 공작문서라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이번 인사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사실을 뒤늦게 포착한 것에 대한 반성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정부 안팎에선 전형적인 보은인사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북 강경 인사를 내세워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는 것.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도 남 대사가 1차장에 내정된 직후 논평을 내고 “대표적인 대북강경론자이자 햇볕정책 비판론자로 악화된 남북관계를 더 꼬이게 만들 인사를 오히려 국정원 제1차장으로 내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남 내정자가 지난해 9월 주 캐나다대사에 부임한 지 8개월여 만에 국정원 1차장으로 내정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남 내정자가 부임하기 전 5개월이나 공석이던 주 캐나다대사직은 향후 다시 한 달 이상 공석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가 캐나다 정부에 대한 외교적인 결례라는 지적이다.

한편, 이 대통령의 이번 경찰·국정원 등 인사를 두고 정권 말기까지 측근 회전문 인사를 하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이 거세다.

민주통합당 박 대변인은 “결국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 말기가 되어도 측근 인사, 회전문 인사의 잘못을 시정할 생각이 손톱만치도 없음을 확인했다”고 질타하며 “인사는 만사라는데 모든 인사를 망사로 만드는 대통령의 왜곡된 인사관을 강도 높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또한 경찰 인사와 관련해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지역 차별 없는 균형인사를 해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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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