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의 화장’ 어디까지 이해하시나요?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4.06 15: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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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피부가 장난이 아닌데”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화장품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됐다. 바야흐로 남자도 피부가 경쟁력인 시대인 것이다. ‘외모를 가꾸는 남자’를 뜻하는 ‘그루밍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미용이나 패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20~30대 미혼 남녀들은 ‘화장하는 남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싱글남녀 54% “남자도 화장하는 시대…기초화장은 OK”
최악의 화장발 이성은? 진한 스모키 여 VS 향 짙은 남

예전부터 남자가 화장을 한다는 것은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과 같은 강도의 쇼크로 다가왔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진한화장은 아니지만 여성들처럼 파운데이션을 바른 남자는 발견하기 어렵지 않다. 눈 주위에 색조화장을 한 남자들도 자세히 보면 간간이 보인다.

여자들의 화장은 점점 누디해지고 있는 반면 남자들의 화장은 오히려 점점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추세이다. 외모가 경쟁력이 된 시대인 만큼 ‘남자답지 않다’고 해서 외모를 가꾸는 것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것.

최근에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나~화장하는 남자야

신개념 소개팅 서비스 이음이 20~30대 성인 미혼남녀 1080명을 대상으로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4%)이 ‘남자도 비비크림 정도의 기초화장은 해야 한다’고 답했다.

직장인 박모(28·남)씨는 “자신한테 어울리고 화장해서 더 멋져 보인다면 화장 하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개개인의 취향이다 보니 약하게 자연스럽게 화장하는 남자들을 보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과한 화장은 아직까진 흔하지 않은게 사실이라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이모(21·남)씨는 “남자들도 자기관리를 해줘야 하는 현실인데 여전히 화장하는 남자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솔직히 화장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피부가 너무 어두워서 5호로 톤만 살짝 잡아주고 연한 눈썹이랑 입술색 때문에 아이브로우랑 틴트 등 티가 잘 나지 않는 것만 골라서 사용하는데 솔직히 자기관리 못하는 남자보다 자기관리도 철저히 잘 해주는 남자가 더 낫지 않냐”고 털어놨다.

반면 직장인 김모(26·여)씨는 “아직까지 내가 보수적인 지는 몰라도 남자가 화장하는 건 별로라고 생각한다. 잡티·여드름 정도를 가리기 위해 비비크림까지 바르는 것은 이해하지만 과도하게 파운데이션까지 바르는 건 좀 그렇다”며 “요새는 화장하는 남자들이 하도 많다 보니 피부가 좋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화장한 것 아니냐’는 의심부터 드는데 피부가 안 좋은 사람은 아무리 좋은 거 바르고 가리려고 해도 효과가 없는 거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20~30대 남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장품은 무엇일까.

남성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장품은 역시 ▲스킨, 로션 등의 기초제품이 55%로 가장 높았다. ▲비비크림 등의 기초메이크업제품을 바르는 경우도 5명 중 1명꼴인 21%를 차지했으며 ▲에센스, 선크림 등 기능성제품을 사용하는 남성들도 10명 중 2명꼴인 19%였다. 반면 아무것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5%에 그쳤다.


여성은 ▲에센스, 선크림 기능성제품(55%)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어 ▲ 비비크림 등의 기초메이크업제품(21%) ▲스킨, 로션 등의 기초제품(21%) ▲무사용(3%)’의 순으로 답했다.

정기적인 팩과 각질제거 등의 피부 관리를 하는 남성들도 절반이나 됐다. 싱글 남성 55%와 싱글 여성 70%가 평소 가장 많이 하는 피부관리 방법으로 ‘정기적인 팩 사용 및 각질제거’를 선택한 것.

이렇게 외모에 신경 쓰는 미혼 남녀들도 상대방의 지나친 화장과 외모 꾸미기에는 반감을 표했다.

“소개팅 자리 선호하는 이성의 화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남성(78%)과 여성(71%) 모두 ‘내추럴 메이크업’을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가장 선호하지 않는 화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남성 5명 중 2명(42%)은 ‘진한 스모키 메이크업’을, 여성 2명 중 1명(52%)이 ‘강한 향의 남성스킨’은 탐탁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것만은 제발 하지 마!

대학생 신모(21·남)씨는 “나도 가끔 남성전용 비비크림을 바르긴 하지만 전에 소개팅을 나갔을 때 여성분이 스모키 화장을 하고 나와서 놀란 적이 있었다”며 “소개팅 시 사람의 첫인상 판단은 5초안에 다 끝난다던데 왠지 잘 놀 것 같고 가벼워 보이는 이미지가 박혀서 오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윤진 이음 홍보팀장은 “최근 남성들을 위한 비비크림이나 아이브로우처럼 다양한 남성전용 뷰티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며 “여성들 역시도 외모를 가꾸는 깔끔한 모습의 이성을 선호하는 만큼 화장하는 남자의 전성시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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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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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