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 ‘개쌍도 VS 전라디언’ 지역감정 부추기는 인터넷카페 기승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3.30 17: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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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좌빨 or 개쌍도인들을 몰아내야 이 나라가 산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오는 4월 11일 총선을 앞두고 인터넷상에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카페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특정 지역민을 왜곡·비방하는 내용의 글들이 대부분. 별다른 이유도 없이 한 지역을 조롱하는 투의 글들은 다시 상대지역의 비난으로 이어져 때 아닌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 대한민국 최대의 고질병인 지역감정은 인터넷상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그 문제점은 무엇일까. <일요시사>에서는 이러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인터넷카페문화에 대해 취재해 보았다.

선거철 인터넷 카페에서 가열되는 때 아닌 지역감정 싸움
빨갱이·보수꼴통…서로를 폄훼하는 단어 동원해 비방전

오늘날 우리 사회를 좀먹는 폐단 가운데 하나인 지역감정. 특히 영호남 지역감정은 골이 깊은 상처처럼 아직도 엄존하고 있다.

그야말로 원수진 일도 없는데 무조건 서로 으르렁댄다. 똑똑해도 밉고, 미우면 더욱 미운 묘한 감정이 영남과 호남에는 지금도 식을 줄 모른다.

그리고 지난 수십 년간 한국사회를 고통스럽게 했던 이런 지역감정의 망령은 최근 인터넷 공간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다.
 
국가의 암덩어리?
‘도 넘은’ 지역비방

“홍어 좌빨(좌익 빨갱이) 전라디언들을 몰아내고, 온라인을 우익세상으로 만들고자 한다.”“지역감정 유발에 총력을 기울여라. 전라도만 때려잡으면 경상도가 대한민국 정권을 영구히 잡을 수 있다. 정권은 곧 권력이요 이는 곧 밥그릇이다.”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려는 경상도 패권주의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개쌍도가 죽어야 이 나라가 산다! 일본으로 좀 꺼져라. 대한민국 지도에서 파버리거나 분리시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전라도나 경상도를 비방하는 이 같은 문구들이 적잖이 눈에 띈다. 근거 없는 비방이나 악플 등이 그간의 인터넷 문화에 만연했던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특정지역을 비방하는 목적의 카페까지 만들어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일례로 R2카페에서는 전라도를 조롱하고 폄훼하는 내용들이 주류를 이룬다. R카페는 지난 1월 지역감정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포털로부터 영구접근제한 조치를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후속카페 R2로 재탄생한 것이다. 카페 내에서는 우익 지지와 호남지역을 이유 없이 비하하는 글들이 주를 이룬다.

작성자 라도미***는 “전라도인들의 문제점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라도인들은 인색하고, 교활하며 폭력적이고 잔혹하다. 또 정이 없고 욕심이 많다”라고 썼다.

이어 작성자는 “전라도인들은 오로지 자기 자신한테만 쓰는 돈만 안 아까워하고 그 밖에 본인이 써야할 돈은 너무도 더없이 아까워하는 그런 더없이 인색한 최악의 자린고비들이라서 욕을 먹는 것이고, 또한 전라도인들은 돈 욕심이든 음식에 대한 욕심이든 아님 그밖에 여러 가지 부분에서 오로지 자기네들이 제일 많은 이득을 챙겨먹어야지 직성이 풀리는 그런 최악의 욕심쟁이들이라서 욕을 먹는 것이고, 남들 사이를 이간질하는 교활한 간신배들이라서 욕먹는 것이고, 본인들보다 연약한 사람들한테는 더없이 잔혹한 폭행과 폭력을 가해서 본인들보다 약한 자들을 더없이 잔혹하게 폭행 살해하는 그런 무서운 최악의 폭군들이기 때문에 욕을 먹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회원들이 올리는 글들이 대부분 이런 유이고 댓글들도 온통 이런 내용 일색이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광주인화학교에서 일어난 ‘도가니 사건’이 다시 회자되며 전라도를 비방하는 댓글이 잇따르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전라남도 쓰레기들을 고발한 영화가 바로 도가니”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이 80년도 5·18 전라도 광주 반란폭동을 진압했던 것처럼 그렇게 전두환 전 대통령 같은 정의의 남성이 다시 한 번 출현해서 이 세상 최악의 악인들인 전라남도 인간들을 다시 한 번 훈계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호남인들을 맹비난했다.

이외에도 최근 전라도 지역에서 발생한 폭행·강간·살인 사건 뉴스들을 스크랩한 뒤 ‘국가의 암덩어리’라는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또 다른 전라도 비방사이트인 D카페는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대한민국 애국우파들의 모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을 반역자로 분류하는 등 비방전을 펼치고 있었다.

또 다른 쪽에서는 반(反) 경상도를 표방하는 S사이트가 있다. 아예 초기 화면에 우리나라 지도를 그려 놓고 지역별 선호도를 표시해 놨는가 하면 “라도가 까이니 쌍도가 까이는 게 진리 아니겠는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영남지역을 깎아내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래서 ‘개쌍도 것들’이라 욕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반세기 이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먹을 때는 ‘우리가 남이가’ 지역주의 하면서 지역 이기주의를 사회 고발하는 건전한 비판에 대해서는 방귀뀐 놈이 성질낸다고 도리어 지역주의성 코멘트로 폄하하거나 욕하고 물타기한다”며 “민족 대화합이나 지역균형발전에는 가장 소극적인 저 집단 돼지 떼가 서식하는 개쌍도 지방을 독립시켜야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올 것으로 믿는다”라고 썼다.

이 외에도 영남지역 출신 정치인에 대한 험담은 물론 ‘개쌍도=쪽빠리, 조작과 날조는 취미생활’(반경전), 개상디언 구별법 등의 글들이 난무하고 있었다.

이러한 망국적인 지역감정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정책에서 유래한다는 견해가 압도적으로 많다. 물론 그 시대의 정책이 일정부분 책임질 바가 있지만 지역감정은 실상 역사적으로 훨씬 더 오래된 것으로 적어도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문제는 지역감정
아닌 ‘혐오증’

그러나 원인이야 어찌됐든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인터넷카페들의 행태는 반사회적이고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 같은 지역감정 조장이나 국론 분열 행위는 누가 뭐라 해도 옳지 않다는 것.

전문가들은 해당 사이트 운영진이나 회원들 스스로 자정하는 노력을 할 때라고 꼬집었다. 이 카페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역감정을 내포한 글들이 특정 인물에 대한 비난에서 그치지 않고 호남·영남 지방 주민을 일반화시켜 비방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지적이다. 전라도 혹은 영남 출신 주민들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터넷상에 확산되고 왜곡된 이미지를 다양한 사례에 접목시키며 패러디를 즐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라도 사람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식의 구체적인 피해사례가 화재로 오르면, 못된 짓을 한 ‘바로 그 사람’은 중요하지 않고 오직 전라도 사람이라는 것만 부각되어 전라도 사람이니까 당연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또 이러한 현상들은 다시 영남과 호남의 지역감정으로 비화되어 영남에 대한 조롱으로 이어진다. 반대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소수의 문제를 전 지역의 문제로 끌고 가는 ‘일반화의 오류’
문제의식 없는 수용이 더 큰 문제…“스스로 자정 노력해야”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어느새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수의 사람을 그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으로 확대 해석하고 있는데 굉장히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것은 지역감정도 아닐뿐더러 타 지역을 깎아내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단지 지역을 깎아내릴 소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역감정이 그대로 투영된 인터넷 문화의 영향이 현실 속에서 개인에게 어떻게 수용되고 있느냐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지역에 대한 비난이나 조롱을 한 때 웃고 즐길 수 있는 유머라고 여겨 별다른 여과 없이 받아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취사선택 잘해서
받아들여야…

만약 이제 막 인터넷 콘텐츠를 접하기 시작한 중?고등학생이라고 한다면 문제는 더 커진다. 이 시기의 학생들은 개인의 가치관이나 역사관 등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감정이 섞인 글들을 접하면서 잘못된 시각을 가질 확률이 높다.

또 특정 지역 사람들에 대한 글이나 뉴스기사만 모아놓은 과거의 사건들을 접함으로써 그 지역전체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가질 수 있다.

가령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제대로 된 관점을 확립하기도 전에 특정 지역 비방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접하게 되면 역사적 사건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가지기 십상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 문화협회 관계자는 “과거부터 한국사회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왔던 지역감정이 인터넷상에서 너무 가볍게 다뤄져 자칫 그것이 의미하는 시대적 배경과 영향조차 희석되어 버릴 수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지역감정과 관련된 언급을 아무런 여과 없이 쉽게 수용하는 경향은 개인의 가치관 형성에는 물론이고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덧붙여 “때와 장소를 알고 정도를 지키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역감정이 단순히 웃음의 소재로 쓰이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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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