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라이벌 인터뷰②>구로갑 3차전 이범래(새누리당) vs 이인영(민주통합당)

‘금배지’ 주거니 받거니… 이번엔 누구 손에?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여야 모두 19대 총선에 나설 ‘옥석’이 점차 가려짐에 따라 대진표도 정해지고 있다. 일찌감치 낙점돼 출마 채비를 마친 선수들은 벌써부터 불꽃을 뿜어내며 그야말로 총선정국은 뜨겁다. 여기에 무려 세 번째 혈투가 예고되며 긴장지수가 높아진 지역구가 있다. 바로 ‘구로갑’이다. 수성의 깃발을 치켜든 이범래 새누리당 의원과 설욕을 다짐한 이인영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링위에 올라와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구로갑은 바람의 영향을 받아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개’ 지역구로 꼽힌다. 실제로 17대 총선에서는 이 최고위원이 18대 총선에서는 이 의원이 각각 당선되며 금배지를 주거니 받거니 해왔다. 현역의원으로 튼튼해진 지역기반과 의정활동 성과를 내세우며 지역구 수성에 나선 이 의원과 민주통합당에서 두 차례나 최고위원으로 뽑히며 지역구 탈환에 고군분투 중인 이 최고위원. 과연 이번 금배지는 누구의 가슴에 달게 될까? <일요시사>는 피 튀기는 혈전지 구로갑에서 두 후보를 만나봤다.

 

◎‘서민지킴이’ 이범래(새누리당)

“MB정부 금융위기 빨리 극복했지만 과실은 서민에 못 미쳐”

-왜 구로갑에 이범래여야 하는지?

▲구로갑은 도시와 농촌의 복합지역으로 서남권의 대표적 낙후지역이었다. 저는 이 지역 출신으로서 18대 국회에서 구로의 변화를 가져왔지만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 소외된 지역을 발전된 지역으로 완성시키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출마하게 됐다. 앞으로 구로가 변두리가 아니라 새로운 변화의 중심지로 성장해 자랑스러운 지역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구로의 변화를 위해 핵심적으로 추진했던 것들은?

▲구로의 60년 숙원사업이던 영등포교도소 이전문제를 해결했다. 이 자리는 완전히 새로운 신시가지로 변화될 것이다. 그리고 34년간 미개발 부지가 있던 고척동에 국내 최초 돔야구장을 건립 중이고, 48년 만에 KBS 개봉 송신소를 이전하여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게 됐다. 또 지역을 동서남북으로 갈랐던 남부순환도로를 25년 만에 지하화 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왕래가 편해졌고, 동질감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10년의 숙원사업이던 고척2동에 간선버스를 들어오게 하며 교통 불편도 해소했다.


-임기 말 MB정부를 평가하자면?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모든 나라들이 어렵다. MB정부는 그 와중에서도 나름 빨리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반서민의 삶에 영향을 못 미쳐 생활이 어려운 분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 같다. 금융극복의 과실이 서민들에게 못 내려 간 것이 아쉽다. 또 인사부분의 실패는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런 부분에서 일반 국민들이 실망하게 된 것 같다.

-(새누리당) 당명 개정의 의미는?

▲옛 한나라당이 그 모습 그대로, 그 사람 그대로가 된다면 국민들에게 절대로 어필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었다. 때문에 이름 바꾸고 사람을 바꿔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절박함이었다. 

-바꿔야 한다는 인식에도 막상 공천결과에 대한 반발로 탈당행렬이 이어졌다.

▲저도 지방선거 공천심사를 여러번 했지만 사람이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번에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분들은 객관적이고 공정하면 승복하겠지만 그렇지 않아 승복 못한다는 입장인 것 같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객관적이고 누구나 인정하는 시스템이 정착이 되었으면 한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지역민심은?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만이 많다. 싸우지 말고 좀 국민을 위해 제대로 해봐라하는 것이 다들 기본적인 생각이다. 우리 지역이 발전을 원하고 더 열심히 해보라는 격려도 있지만 아직도 많이 미흡하다고 질책하시는 분들도 많다. 미흡하지만 더 열심히 해서 지역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지역으로 바꾸겠다.

-지난 선거에서 926표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궁동에 위치한 대형교회의 표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직접 뛰었던 후보자 입에서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궁동·오류동 지역은 제가 자라난 지역이라 아는 분이 많다. 또 제가 다닌 학교가 위치해 있기에 저한테 정서가 쏠려있다. 무엇보다 교회나 절의 표가 지역의 선거를 결정한다는 것은 우스운 얘기고 오히려 종교모독이다.

-이번 총선에서 특별한 전략이 있다면?

▲시끄럽지 않게 하겠다. 선거가 주민들의 즐거운 선택이 되어야 하는데 유세차가 와서 떠들고 외부 인사들이 와서 떠들면 주민들도 짜증을 낸다. 때문에 우리 지역은 조용하고도 즐겁게 선거를 치를 생각이다. 외부분들이 오더라도 즐거운 잔치가 되도록 하겠다.

-총선에서 내세울 ‘이범래표’ 정책은?

▲구로갑은 아직도 변화가 필요한 지역이다. 19대에는 지역을 남북으로 가로막는 경인전철을 지하화하고, 그 65만평의 부지는 주민생활에 편리한 시설을 유치해서 지역의 모양의 바꾸려고 한다. 단순히 우리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서울역에서 온수역까지, 청량리에서 도봉산까지, 그 구간과 그 지역 국회의원들이 공통공약으로 내세울 것이다. 또 구로갑 지역은 서울과 경기의 변경지역으로 교통체증구간이다. 교통해소를 위해 고척삼거리에서 유한대학 구간에 이중화 도로를 개설하겠다. 이는 국토부도 적극 검토 중이다. 오류동 민자역사 건립으로 지역 상권 활성화 계획도 있다. 지역 저소득계층의 목돈마련 등을 위해 특히 어렸을 때부터 금융경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한국투자자교육재단,KDI 등과 연계해 무상 금융경제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할 생각이다. 이것이 우리 지역에서 성공하면 전국적 프로그램으로 만들 생각이다.

-18대 총선당시 이인영 후보가 내세운 1호선 지하화 공약에 대해 당시 부정적 입장이지 않았나?

▲당시 이인영 후보 측에서 내세운 지하철 지하화 공약은 사업의 필요성은 우리도 인정했지만 당시 국가정책사업으로 계획이 없었고, 재원대비 편익부분에서 사업성도 없었다. 게다가 경인전철은 인력뿐 아니라 산업의 이동과 국가안보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때문에 당연히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이 후보측도 공약만 내세웠지 근거나 부연설명이 없었다. 현재는 재원마련 및 65만평에 달하는 부지 활용방안 등 철저한 검토 끝에 새누리당 서울시당의 정책으로 채택된 부분이다. 이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울·경기·인천 시장 후보들이 1호선 지하화 계획에 합의했다. 또 지금은 기술적 진보와 국가 유효부지 활용도 증가, 주변 재산권 문제 등 서울의 균형발전이라는 틀에서 검토를 마쳤다.

-이번 구로갑 지역의 판세전망을 스스로 한다면?

▲솔직히 모르겠다. 요즘에는 여론조사도 맞지 않다. 현재 지역주민들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저도 ㅇ기회를 놓치면 우리지역의 발전을 놓친다는 절박감에서 출마했다. 때문에 주민들이 제 마음을 믿어주고 저를 인정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벌써 세 번째 격돌이다. 상대 후보 측에 하고 싶은 말은?


▲이인영 후보는 아주 깔끔한 사람이다. 서로 지역문제를 의논하고 깨끗하게 승부를 겨뤘으면 좋겠다.

<이범래 프로필>

▲1977 우신고등학교 
▲1982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 
▲2007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1981 제23회 사법시험 합격
▲1988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1991 법무법인 중앙 대표변호사
▲2008 제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진보 통합 깃발 세운 ‘야전사령관’ 이인영(민주통합당)

“정의의 심판 통해 보편적 복지·경제민주화 실현해야”

-왜 구로갑에 이인영이여야 하는지?


▲구로는 대한민국의 대표 서민도시다. 그런 구로에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주진보진영이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치는 반드시 보편적 복지·경제민주화·한반도 평화와 함께 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저는 일관성 있게 해왔다. 그것이 지금의 시대정신이고, 일관되게 해온 제가 구로갑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낙선 이후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 같다. 어떤 구상을 했나?

▲낙선해서 상대적으로 지역에 많이 있다 보니 서민들의 삶 속으로 많이 그리고 깊이 들어갔다. 그동안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등 삶의 불안정성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과 중소기업·자영업이 대기업에 의해 내몰리는 상황을 지켜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내에서 누구보다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강하게 주장했다. 또 이 두 가지를 실현하고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의 방향을 돌리기 위해 총대선 승리가 절실하다. 때문에 민주진보 연합정치 추진과 통합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마지막으로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돼 당권에 도전했다. 선배 정치인들을 ‘고려장’ 치르겠다는 것이 아니라 노장청 세대의 조화를 위해 ‘장’으로서 중심축 역할을 할 생각이다.

-임기 말 MB정부를 평가하자면.

‘삼반오망’ 정권으로 규정한다. 반민주·반민생·반평화와 민주주의 후퇴·서민경제 파탄·남북관계 악화·국토환경 대란·국가재정 위기로 역대 최악의 정권이다. 정치보복이 아니라 정당하게 심판하고 평가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이 잡히지 않는다. 정의의 심판이다. 무엇보다 MB노믹스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신자유주의 종주국인 영국과 미국도 이것을 수정 중이다. 정권적 공방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기에 심판을 통해 새롭게 고쳐야 한다.

-공천 잡음 이후 지지율이 새누리당에 다시 역전당한 모양새다.

▲국민공천 대신 사무실 공천이 됐고, 공천혁명 대신 기득권 공천이 돼버렸다. 누차 경고해왔음에도 반영돼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결과가 나버린 상황에서 지도부로서 책임을 회피 할 생각은 없다. 다만 지지율이라는 것은 공천·정책·연대 3박자를 갖춰야 최상이 된다. 공천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친것은 사실이지만 새누리당과 우위를 따져놓고 보면 전혀 밀리지 않는다. 객관적 지표로는 현역탈락률?경선지역의 수 등에서 민주당이 2배는 넘는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이 일자리·복지·경제민주화 정책을 (민주당을) 따라왔지만 줄푸세 사태 속에서는 가짜로 밖에 안 보인다. 우리가 서민·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 점과 야권연대가 이뤄지기에 지금부터 본격 선거체제로 들어가면 지지율이 훨씬 상승할 것으로 본다.

-연대를 추진하는 한편 구민주계의 탈당과 신당창당 등 분열양상도 보이는데?

▲김대중의 40대 기수론이 성공한 것은 정일형 박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대중 정신과 민주당 정신은 세대의 흐름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도 이 뜻에 대해서는 다른 이의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세대를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통해 승부하자는 것이지 그분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 아니다. 때문에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지역민심은?

▲MB정권에 실망하고 분노한다.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기대심리는 있지만 총선까지 이어져 (민주당을) 역전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민심에 기댄 반사이익에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공천에서 부족했지만 정책과 야권연대를 계기로 스스로의 능력과 힘을 증명해 수권세력으로 총·대선 승리의 길을 만들겠다.

-지난 선거에서 926표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궁동에 위치한 대형교회의 표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 분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선거에 진 사람의 입장에서 무엇에 핑계를 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제가 부족했던 탓이다.

-이번 총선에서 특별한 전략이 있다면?

▲정치는 상상력이다. 지역발전은 주어진 조건에서 맞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뛰어넘어 지역발전의 모멘텀을 위해 새로운 상상력을 발동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것이 2008년에 공약으로 내세운 지하철 1호선 지하화였다. 당시 한나라당에서 말도 안 된다고 했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자기들 것으로 만들었고 지금은 수용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실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총선에서 내세울 이인영표 정책은?

▲구로갑에 이른바 ‘휴먼타운·행복벨트·복지벨트’로 도심재생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뉴타운 중심의 욕망을 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중심으로 복지요소를 추가한 휴먼타운이다. 특히 지하철 1호선의 지하화로 인해 생기는 52만평의 큰 공간에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학교·복지관·문화관 등 사회투자시설을 만들 것이다. 때로는 필요한 만큼의 주거복지공간을 만들어 장기전세 임대 주택 등을 효과적 구사할 수도 있고 공간을 내에서 교통로로 쓸 생각이다.

-이번 구로갑 지역의 판세전망을 스스로 한다면?

▲경합우세 정도다. 진보신당 후보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경합을 벌일 것 같다. 하지만 사퇴하면 우세할 것 같다. 물론 진보신당의 행보에 연연하지 않고 경쟁력을 키우려고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승기의)흐름은 잡힌 것 같다. 남들에게 추킴을 받기보다는 더욱 겸손해지려 한다. 그러면 대체로 현격하게는 아니지만 흐름을 잡을 것 같다.

-벌써 세 번째 격돌이다. 상대 후보 측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몇 가지 짚어봐야 할 부분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여의도에서 안양천까지 야구장에 선착장을 만들겠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일종의 4대강 토건정책의 연장인지? 지금은 아무 얘기도 없이 꼬리를 감췄다. 뉴타운식 광역 개발하겠다며 득표했었는데 지난 4년동안 무엇이 진행되었는지 궁금하다. 또 전철 1호선 지하화는 말도 안되는 발상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자기 공약처럼 얘기하는 등 디베이트(토론)가 필요하다.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토론을 하며 꼼수경쟁 말고 멋지게 페어플레이 했으면 좋겠다.

<이인영 프로필>

▲1983 충주고등학교 
▲1988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 학사 
▲2009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정보통신학 석사 
▲1987 제1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2003 한반도재단 동북아전략연구소 소장
▲2004 제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2010 민주당 최고위원회 최고위원
▲2012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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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