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겨울이다~ 신나는 체험여행 떠나자

<한국관광공사 추천 12월의 가볼 만한 곳(2)> 서울 종로&경남 함양


한국관광공사는 ‘야! 겨울이다~신나는 체험여행’이라는 테마 하에 2011년 12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겨울바다, 훈훈한 미술 엿보기 체험(경남 통영)’ ‘마을을 삼켜버린 보아뱀과의 한판! KT&G 상상마당 논산(충남 논산)’ ‘민화, 쇳대, 짚풀 등 전통향기 만나고 체험해보는 하루(서울)’ ‘우리 전래놀이 체험으로 겨울을 즐긴다(경남 함양)’ ‘사계절 숲체험이 가능한 편백나무숲, 우드랜드(전남 장흥)’ ‘200년 종가의 기품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성주 윤동마을(경북 성주)’ ‘감성이 피어나는 꿈의 궁전, 충주 향산리 미술촌(충북 충주)’ 등 7곳을 각각 선정·발표하였다. 그 두 번째로 서울 종로와 경남 함양을 각각 소개한다.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동숭동, 명륜동, 신문로2가 등
민화, 쇳대, 짚풀 등 전통향  만나고 체험하는 하루

서울의 북촌한옥마을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여행지이다. 그곳에는 한옥의 아름다움과 골목의 정겨움이 살아있다. 또 하나 더 매력 포인트를 추가하자면 박물관, 공방 등 전통의 향기를 눈과 마음으로 관람해보고 직접 손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명소들이 많다는 점이다.

내·외국인에 인기 만점

북촌한옥마을의 중심점인 재동초등학교에서 북촌로를 따라 감사원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다보면 전통병과교육원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가회동 11번지 골목길이 나온다. 이 골목 속에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골목 구경도 재미있거니와 동림매듭공방, 가회민화박물관, 한상수자수전시공방 등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그곳들의 출입문을 그저 지나치기만 해도 전통공예와 전통예술의 향기에 빠져드는 것 같다.

가회민화박물관(종로구 가회동 11-103)부터 들어가 보자. 2002년에 문을 연 이 박물관은 우리 민족의 삶과 염원이 담겨있는 민화와 부적을 전시하고 있다. 소장 유물은 민화 250점, 부적 750점, 민속자료 250점 등 총 1500여 점에 달한다. 안방과 건넌방, 대청마루 등을 하나로 연결시킨 듯한 전통 한옥 내부가 전시실로 꾸며졌다. 민화와 부적 등을 관람한 후에는 전남 나주 동원사에서 가져온 차를 한 잔씩 무료로 마시면서 조상들의 솜씨를 다시금 음미해볼 수 있다.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민화의 의미에 대해 김희선 학예사가 설명을 한다.

“민화란 장식적 필요에 의해 그려진 그림으로 조선시대 말 궁중, 사대부가를 비롯해서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존재했던 그림입니다. 대부분 병풍으로 제작돼 집안을 장식하거나 결혼식, 회갑연, 제사를 지낼 때 뒤에 세워놓기도 했지요.”

가회민화박물관이 준비한 상시체험프로그램은 종류가 다양하다. 단청카드 만들기, 부적 찍기, 탁본 찍기, 부채그리기, 열쇠걸이그리기, 문자도 그리기, 모란티셔츠 만들기 등이 주요 체험거리다.

이 박물관에서 불과 50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한상수자수전시공방(종로구 가회동 11-32, 전화 02-744-1545)에 가면 여자들의 방한모였던 ‘풍차’를 비롯해서 오늘날 폐백 시에 입는 활옷과 자수를 놓은 십장생도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손수건에 수놓기, 찻잔받침대 만들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공방 마당 남서쪽 모서리의 장독대에 서면 북촌로 건너편의 오밀조밀한 마을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북촌한옥마을 도보여행 시에는 북촌문화센터도 들러보는 것이 좋다. 이곳의 홍보전시관에 들러 먼저 북촌한옥마을의 유래와 한옥의 특징을 알아보는 게 여행의 순서이다.
 
한옥 짓는 과정, 지붕의 형식, 온돌의 구조, 마루의 종류 등이 잘 설명되어 있다. 북촌문화센터의 안방과 사랑방, 뒷마당 등의 장소에서는  여러 가지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계절마다 체험거리는 조금씩 달라지는데 민화그리기, 매듭 만들기, 조각보로 브로치 만들기, 염색하기, 짚풀공예, 서예, 자수 등이 주요 체험거리로 꼽힌다.

북촌로 북쪽의 감사원 오른쪽 길을 타고 계속 가다 보면 성북동으로 넘어가기 전 와룡공원을 보게 된다. 와룡공원에서는 서울 성곽과 성북동이 사이좋게 어울린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성곽 도보관광 제1코스 중의 한 포인트인 와룡공원. 여기서 말바위전망대까지는 530m, 말바위전망대에서 숙정문까지는 500m, 숙정문에서 창의문까지는 2km 거리이다.

이번에는 대학로 방면으로 자리를 옮겨보자. 마로니에공원 뒤편, 소극장들이 밀집한 속에 쇳대박물관(종로구 동숭동 187-8)이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의 옛날 자물쇠 및 세계 각국의 독특한 자물쇠를 전시한 이색박물관으로 쇳대는 열쇠의 방언이다.

입구에는 1956년 사진가 정범태씨가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촬영한 ‘열쇠장수’사진이 걸려있어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1950년대 후반 작가가 해방촌에서 자취한 시절 옆방에 살던 열쇠 장수 신씨라고 한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유명 인사들이 기증한 갖가지 열쇠와 자물쇠가 눈길을 끈다.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 탤런트 강부자씨, 강제규 감독, 가수 이문세씨, 소설가 김훈씨, 사진작가 김중만씨 등의 손때가 묻은 것들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특히 눈여겨볼 전시공간은 두석장의 작업실(재현)이다. ‘장석’과 ‘두석장’이란 용어에 대한 설명이 조그맣게 붙어 있다. 이를 보면 장석이란 ‘목가구에 붙여서 결합 부분을 보강하거나 열고 닫을 수 있는 금속제 장식을 총칭’한다. 두석장은 ‘구리와 주석을 합금한 놋쇠 장석을 만드는 장인’을 말한다. 쇳대박물관에는 김극천 장인(중요무형문화재 제64호)이 직접 사용하던 도구를 기증받아 전시 공간을 꾸며놓았다.

도심 속 과거 여행

대학로 뒤편 언덕에는 낙산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서울성곽이 남북으로 뻗어있다. 혜화문(동소문)을 출발, 낙산공원을 거쳐 동대문성곽공원→흥인지문(동대문)→이간수문→오간수교→동대문역사문화공원→광희문으로 이어지는 서울성곽 도보관광 제2코스가 이곳을 지난다. 낙산공원 정상에서는 성곽의 유려한 곡선미와 함께 그 뒤로 펼쳐지는 북한산국립공원의 장엄한 산세를 조망하기에 좋다.

대학로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혜화동로터리를 만나는데 이곳에는 짚풀생활사박물관(종로구 명륜동 2가 8-4)이 있다. 이곳에서는 우리 조상들이 오래 전부터 짚과 풀을 이용해서 만들고 사용했던 생활공예품들을 감상하게 된다. 본관 지하 1층과 1층이 짚풀문화유물전시관이고 2층은 기획전시실이며 한옥관에서는 초등학교 교과서 속 전통문화를 관람하는 한편 다양한 짚풀체험을 해볼 수 있다. 보릿집 컵받침, 부들부채, 방울여치집, 볏짚인형, 달걀꾸러미, 빗자루, 복조리, 냄비받침 등 다양한 생활소품들이 만들기의 대상이다.

짚풀생활사박물관에서는 상허 이태준가옥, 길상사, 심우장, 성북구립미술관 등이 가까우니 시간 여유가 있으면 이런 곳들도 방문해보자. 특히 길상사는 고 법정스님의 발자취가 남은 도심 사찰이라서 비록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차분하게 명상에 젖어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경내에는 극락전, 범종각, 일주문, 적묵당, 지장전, 설법전, 종무소, 길상화불자공덕비 등이 배치되어 있다. 설법전 앞의 관세음보살 석상은 성모 마리아를 닮았다.

북악스카이웨이 드라이브코스는 성북구 정릉 아리랑고개에서 종로구 자하문고개에 이르는 10km의 찻길로 중간에 북악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2층 규모의 팔각정에서는 조망이 일품이다. 북쪽으로 보면 보현봉에서 비봉을 거쳐 족두리봉으로 이어지는 북한산 능선과 평창동의 조화, 남쪽으로 보면 남산과 서울시내 곳곳의 장대한 어울림 등이 시야에 들어와 장관을 이룬다.

한편 광화문광장의 서쪽, 서울역사박물관과 경희궁 인근에는 경찰박물관(종로구 신문로 2가 58)이라는 이색적인 박물관이 있어서 가족나들이객들을 반겨준다. 경찰의 역사와 문화를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이해시켜주는 공간이다. 5층 ‘역사의 장’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경찰의 변천사를 소개해주고 있으며 4층 ‘이해의 장’은 경찰특공대 등의 활동을 보여준다. 2층 ‘체험의 장’에서는 몽타주 만들기, 지문이야기, 거짓말탐지기, 교통정리 해보기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1층에서는 경찰근무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거나 순찰차 및 모터사이클 등을 타볼 수 있어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서울 종로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①가회민화박물관→서울교육박물관→북촌골목 산책→삼청공원
②쇳대박물관→짚풀생활사박물관→길상사→북악스카이웨이
③경찰박물관→경희궁→서울역사박물관→광화문광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날 가회민화박물관→쇳대박물관→짚풀생활사박물관→경찰박물관→경희궁 답사
·둘째날 서울성곽걷기(북악산 코스, 4시간 소요)→창경궁과 창덕궁 답사→광화문광장 산책
♣대중교통
·가회민화박물관 : 안국역에서 02번 마을버스 이용
·쇳대박물관 : 혜화역서 도보로 200m 거리
·짚풀생활사박물관 : 혜화역서 도보로 500m 거리
·경찰박물관 : 서대문역서 도보로 5분 거리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반포나들목→남산 3호터널→광화문광장→가회동
-중부고속도로→88올림픽도로→한남대교→가회동
♣주변 볼거리
광화문광장, 북촌한옥마을, 청운효자동골목, 부암동골목, 교남동골목, 인사동골목, 윤동주 시인의 언덕, 삼청공원, 사직근린공원, 조계사, 서울교육박물관, 부엉이박물관, 청계천, 보신각, 청와대 사랑채, 종로타워


경남 함양군 안의면 이전리
우리 전래놀이 체험으로 겨울을 즐긴다

수은주가 영하로 뚝 떨어졌다. 곧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방학과 함께 부모들의 걱정도 슬슬 커진다. 날씨가 춥다고 아이들을 마냥 집에서만 놀게 할 수는 없는 일. 이럴 땐 체험여행이 최고의 대안이다. 청청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도시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경남 함양 안의면에 자리한 다송헌은 우리 고유의 전래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맑은 남강 앞에 자리한 이곳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다송헌을 일군 이는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놀이 100가지>의 저자인 이철수씨. 이씨는 중학교 교사 출신으로 27년 동안 안의중학교에서 농업을 가르쳤다. 그리고 퇴직한 뒤 같은 교사 출신인 부인과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던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농장을 일궜다. 2009년에는 농촌진흥청 우수체험교육농장으로 선정되었고 전래놀이 관련 전시회도 여러 번 개최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높은 바람개비가 방문객을 반긴다. 잘 다듬어진 정원에는 갖은 식물들이 자라지만 겨울이라 볼 수 없어 다소 아쉽다. 항아리로 만든 정겨운 모양의 조형물도 있고 원두막도 운치 있게 서 있다. 그네와 표주박, 솔방울, 땅콩, 도토리 등으로 만든 장난감 등이 마치 동화나라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송원의 자랑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다송헌에 머무는 동안에는 지루할 겨를이 없다. 대나무 소리통 만들기, 호두 거북이 만들기, 아이스바 고무총 만들기 등을 비롯해 수많은 만들기 체험놀이를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굴렁쇠, 죽마, 투호, 활쏘기 등도 다송헌에서 즐겁게 체험해볼 수 있는 우리 전래놀이다.

계절별로도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봄이면 나무로 곤충 만들기, 진달래 화전 및 꽃 도장 찍기, 보리짚 공예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여름에는 다슬기잡기, 봉숭아 물들이기 등을, 가을에는 밤 줍기, 수수깡 공예, 도토리 인형 만들기, 겨울에는 쥐불놀이와 썰매 만들기, 썰매 타기 , 연 만들기, 솟대 만들기, 대나무 활쏘기 등을 해볼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체험을 패키지로 묶어 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도 다송헌의 장점이다. 겨울에는 썰매타기와 쥐불놀이, 만들기 3가지, 숲체험 등을 묶어 하루 동안 경험해볼 수 있다. 가격은 8000원~1만원. 미리 전화로 예약, 상담하는 것이 좋다. 부대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다송헌 황토방에서는 차 한 잔과 함께 온돌문화를 즐길 수도 있고 습지의 아기자기함을 간직한 다송헌 연못도 있다. 숙박시설도 완비되어 있다. 5인 가족용 숙박시설과 20~70명 동시 수용이 가능한 숙박시설도 준비되어 있어 단체여행객도 체험이 가능하다. 다송헌은 다송헌에서 즐기는 체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변 여행지와도 가까워 더욱 즐겁고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다송헌이 자리한 안의면은 약초로 유명한 곳. 심마니와 지리산, 덕유산 골짜기를 제집 드나들 듯 드나드는 약초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이다.

2006년 안의장터에 문을 연 ‘함양토종약초시장’에 가면 함양에서 캔 약초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원래 안의면 안의장(5, 10일 장)은 토종약초꾼들이 많이 드나들어 이 지역의 대표적인 ‘약초장’으로 불리던 곳. 이곳의 약초들은 모두 인근 1000m 이상의 산에서 나는 토종 약초들로 약효가 어느 지역의 약초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약초시장 건물에 들어서면 그윽한 약초내음이 먼저 반긴다. 시장을 돌다 보면 산삼, 천마, 당귀, 황기 등을 비롯해 헛개나무, 가시오가피나무, 옻나무, 느릅나무, 엄나무, 지축, 초우, 청미례, 구기자, 오미자, 도라지, 익모초 등등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약초시장에서 반대방향으로 20여 분 가면 용추계곡 가는 길이다. ‘용추’로 불리는 계곡이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 다 있는데, 울창한 원시림과 바위가 어울린 풍경은 함양의 ‘용추’를 첫머리에 놓기에 모자람이 없다.

매표소에서 용추폭포 가는 길, 차는 여러 번 선다. 가장 먼저 서는 곳은 연암 물레방아 공원. 연암 박지원이 1792년 함양군 안의현감으로 부임해 용추계곡 입구인 안심마을에 물레방아를 만들면서 실용화됐다. 그때부터 ‘함양산천(咸陽山川) 물레방아 물을 안고 돌고, 우리집의 서방님은…’이라는 민요도 생겨났다고 한다. 커다란 물레방아를 비롯해 장승 등이 설치되어 있어 가족들과 함께 돌아보기 좋다.

물레방아 공원을 지나면 용소와 꺽지소, 매바위 등이 차례로 나타난다. 바쁘더라도 차를 세우고 보고 갈 만한 곳들이다. 주차장에는 장수사 일주문이 있다. 신라 소지왕 때 각연 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절이었지만 한국전쟁 당시 불타버리고 지금은 일주문만 남았다. 장수사 일주문을 지나면 웅장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직접 보는 용추폭포는 땅 밑까지 뚫을 기세로 장쾌하게 내리꽂힌다. 용추사 어귀에 있는 용추폭포는 높이 15m로 꽤 큰 폭포다. 물이 흐르는 바닥은 흰 화강암 바위다. 겨울계곡을 흐르는 물이 무척 맑다. 마음 속의 찌든 때까지 한꺼번에 씻어줄 것만 같다. 

용추사와 용추폭포

용추폭포에는 이무기와 관련한 전설이 내려온다. 옛날에 물레방아 굵기의 커다란 이무기가 살았는데 용이 되기 위해 신령께 빌어 108일 동안 금식기도를 하면 용이 되어 승천할 수 있다는 계시를 받았다. 계시에 따라 열심히 금식기도를 한 이무기는 날짜 계산을 잘못해 107일 만에 하늘로 힘차게 오르려다가 천둥과 벼락에 맞아 죽었다는 얘기다.

함양의 최고 명소는 상림이다. 12월의 숲은 낙엽으로 가득하다. 낙엽을 지그시 밟으며 산책하는 겨울숲이 오히려 봄, 여름보다 운치 있다. 상림은 통일신라 때 최치원 선생이 함양(당시에는 천령군) 태수로 있으면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모두 1.6km에 달하는 상림숲길에는 120여 종, 2만여 그루의 나무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다. 

지곡면 개평 한옥마을도 꼭 가보길 권한다. 선비마을 함양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조선시대 동방 5현의 한 사람으로 꼽혔던 일두 정여창 고택, 1880년에 지은 하동 정씨 고가 등 50여 채의 한옥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일두고택은 TV 드라마 ‘토지’의 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경남 함양 여행정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날 다송헌 → 함양토종약초시장 → 연암물레방아공원→ 용추폭포
·둘째날 함양상림 → 개평마을
♣대중교통 정보
-버스 :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함양시외버스터미널까지 10:10~00:10(심야)까지 5회 운행, 동서울터미널에서 함양까지 06:30~19:00분까지 11회 운행 약 3시간20분 소요.
♣자가운전 정보
서울 출발 대전~진주 간 고속도로-함양IC-함양 / 대전~진주 간 고속도로 지곡IC
♣주변 볼거리 용추자연휴양림, 보림사, 함양향교, 농월정, 학사루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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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