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만상 진화하는 ‘스마트범죄’ 실태

지금 누군가 당신의 스마트폰을 노리고 있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고가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이를 노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찜질방에서 자고 있는 사이 도난당하거나 택시에 두고 내린 휴대전화가 범행 대상이 되는 것은 이미 흔한 일. 관련범죄가 진화하면서 그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훔치기 위해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위장취업까지 한 10대가 적발됐는가 하면,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 ‘삥듣기’ 수단, 스마트폰 대출사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고가의 스마트폰만 노리는 사람들. 진화하는 스마트폰 범죄 실태를 추적해봤다.

날로 진화하는 스마트폰 범죄, 조직적 범행의 새로운 표적
단순절도 넘어 ‘폰삥’사기…스마트폰 담보로 ‘대출사기’까지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 2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국민의 4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이를 노리는 범죄도 한층 조직화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관련한 범죄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휴대전화 가격이 이전과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

현재 스마트폰 가격은 80만~90만원 선에 이른다. 이 고가의 스마트폰을 손에 넣은 후 바로 처분할 수 있는 장물판로가 확보돼있다는 점도 스마트폰이 범죄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또 다른 이유다.

이전에는 훔친 휴대전화를 주로 국내 시장에서 처분했지만 이제는 손쉽게 해외로 팔아넘길 수 있게 돼있다. 최신형 스마트폰은 해외 판매용으로 30여만원 상당의 고가에 거래되는데다 인터넷으로도 쉽게 사고 팔 수 있다.

절도범죄의 표적
‘고가의 스마트폰’

이렇듯 범죄의 새로운 표적이 된 스마트폰. 단순 절도뿐만 아니라 분실 스마트폰을 습득해도 ‘팔면 돈이 된다’는 이유로 돌려주지 않고 처분해 버리는 범죄도 흔하다. 최근에는 훔치거나 잃어버린 스마트폰 수백 대를 수거해 중국으로 밀반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중국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국내에 자금책과 수집책을 두고 도난·분실 스마트폰을 대량 수거해 항구를 통해 중국으로 밀반출한 손모(37)씨 등 2명을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최모(31)씨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 유령회사를 설립·운영한 중국총책 홍모(34)씨 등 2명은 현재 추적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총책 홍씨를 중심으로 자금총책 2명, 수집책 6명, 스마트폰 절도범 7명 등으로 구성돼 조직적으로 활동했다.

홍씨가 대포폰과 장물매입자금을 자금총책에게 건네주면 이를 건네받은 자금총책은 수집책을 통해 훔치거나 습득한 스마트폰을 구입해 중국에 밀반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밀반출한 스마트폰은 477대로 총 4억2930만원 어치에 달했다.

절도 등의 혐의로 붙잡힌 7명은 찜질방에서 훔치거나 길거리에서 주운 스마트폰을 수집책들에게 최고 28만원을 받고 판매해왔다. 이 중에는 이모(16·여)양 등 10대 청소년 5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스마트폰 절도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를 조사하던 도중 훔친 스마트폰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장물업자를 만나 판매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후 스마트폰 밀거래 조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기획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국 총책에 대해 경찰청을 통해 국내 송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단순히 훔쳐 팔아 넘기는 것을 넘어 조직적으로 도난 분실된 스마트폰을 팔아넘기는가 하면 최근에는 폰삥, 대출사기, 보험사기 등으로 그 수법도 더욱 진화하고 있다.

‘폰 삥뜯기’부터
‘대출사기’까지…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을 빌린 후 이를 되돌려 받으려면 돈을 내놓으라며 돈을 빼앗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하도 정도가 심해 ‘폰삥’이라는 신종 은어(隱語)까지 등장했다.

서울 중부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월 중학생 박모(16)양은 친구 2명과 함께 옷을 사기 위해 서울 동대문의 쇼핑몰들을 돌아다니다 여고생으로 보이는 2명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들은 다급한 표정으로 “배터리가 다 됐다. 전화 1통만 쓰게 해달라”고 했고, 박양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건넸다. 여고생들은 전화를 거는 척하며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가더니 돌변해 돈을 요구했다. 박양은 17만원을 뺏겼다.

동대문 쇼핑몰 인근에서는 지난 3월 중순에도 똑같은 범행이 있었다.

스마트폰 보험사기도 있다. 이동통신회사들이 제공하는 스마트폰 보험서비스를 악용, 허위로 분실신고한 후 스마트폰을 팔아버리는 식이다.

지난달 9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스마트폰 분실보험을 악용해 100대가 넘는 단말기를 보상받아 내다 판 혐의(사기)로 강모(32)씨와 휴대전화 대리점 주인 이모(44)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대학생이나 중국 유학생 등의 명의를 스마트폰을 개통하고 보험회사에 보상을 청구하는 수법으로 단말기 128대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대출사기도 등장했다. 스마트폰을 담보로 돈을 대출해 준다며 폰을 택배로 받은 후 연락을 끊는 식이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달 14일 스마트폰 담보 대출 사기 혐의로 신모(34)씨 등 8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중순부터 1년여 동안 신용불량자에게 “스마트폰을 개통해 주면 최고 500만원까지 대출해 주겠다”는 스팸메시지를 보냈다.

이 문자메시지에 솔깃한 이들은 신씨에게 최신 스마트폰을 보냈지만 대출금은 끝내 받지 못했다. 신씨는 2000여명으로부터 시가 19억원에 달하는 휴대전화 2300여 대를 챙긴 후 연락을 끊었다. 

다양화된 ‘스마트폰 범죄’
사전에 막으려면…

이처럼 스마트폰 관련범죄는 전국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범행에 가담하는 피의자도 호기심 많은 10대에서부터 50대 장년층까지 나이를 불문한다.

이들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해보려는 욕심에 훔친 스마트폰에 자신의 휴대폰 정보가 담긴 유심칩을 넣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훔친 스마트폰을 전문 브로커들에 의해 중국으로 밀거래해 다시 동남아시아 등지로 팔아넘기는 경우도 있다.

팍팍해진 삶에서만 원인을 찾기에는 미흡하다.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도덕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관련범죄가 늘어나고 있고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찜질방 등 대중공간에 있을 때는 스마트폰을 항상 손에 들고 있거나 미리 안전한 곳에 보관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넷 장물거래 기승…일부 중고매매 사이트서 버젓이 거래
스마트폰 사용자 2000만 시대, 늘어나는 범죄 대책은 없나?


경찰은 또 택시 절도의 경우 손님에게 돌려주면 2만~3만원, 우체국을 통해 돌려주면 1만원의 사례금만 받을 수 있는데 반해 장물업자에게 팔면 기종과 상태에 따라 최대 20만원까지 받을 수 있어 현혹당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택시업자들을 대상으로 중고 스마트폰을 매입하겠다는 장물업자들도 점점 조직화 전문화 되어가고 있다.

이들은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기사들에게 명함 전단을 뿌려 자신들을 홍보한 뒤 택시기사들로부터 연락이 오면 한 대당 7만~20만원씩 사들인 뒤 곧바로 도매업자들에게 대당 25만~45만원씩 팔아넘기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이 짭짤한 부수입에 현혹돼 이 같은 범행에 동참하는 경우가 많다”며 “택시에 휴대전화를 두고 내릴 경우를 대비해 가급적 카드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받아둬야 한다”고 권했다.

경찰은 아울러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의 경우 익명 또는 차명 거래가 가능해 장물 스마트폰의 주요 거래창구로 악용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공익요원인 박모(24)씨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장물 스마트폰을 전문적으로 매입하다 적발됐다.

박씨는 사이트에서 ‘해외폰’ ‘국내개통 불가폰’ 등의 용어를 사용해 장물폰을 구입하겠다는 글을 올린 뒤 갤럭시S와 아이폰3는 10만~15만원에 매입해 25만~35만원에 매도하고, 갤럭시S2와 아이폰4는 25만~30만원에 구입해 35만~40만원에 팔았다. 국제우편(EMS)이나 보따리상을 통해 중국과 필리핀 등지로 판매 처분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고가의 스마트폰을 장물로 유통하는 범죄가 증가하는 가운데 스마트폰 장물거래조직이 도난·분실 스마트폰을 고가로 매입하면서 용돈이 궁한 노인들과 청소년들을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하고 있다”면서 “휴대전화 절도범과 중고거래 사이트 등 장물유통 경로를 추적, 강력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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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