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검사-변호사 은밀한 불륜 막후

스폰서검사 그랜저검사 물렀거라~벤츠검사 납신다!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법조계 비리가 또 다시 터졌다. 이번엔 ‘여검사와 변호사’다. 앞서 ‘스폰서검사’ ‘그랜저검사’ 파문으로 큰 곤욕을 치른바 있는 검찰이지만 ‘여검사와 변호사’는 어쩐지 좀 다르다. 벤츠가 오가고 샤넬백이 등장한다. 게다가 이들에겐 이른바 ‘로맨스’가 있다. 바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그 사랑이다. 국민에게 칼날처럼 냉엄한 법을 행사하는 법조인의 세계에 ‘스폰’에 ‘불륜’까지 가미됐다니 막장 종합세트가 따로 없다. 다음에는 무슨 검사가 등장할지 참담하다 못해 궁금하기까지 하다. 대한민국 검찰의 부끄러운 도덕성의 현주소를 말해 준 이른바 ‘벤츠여검사 사건’. 그 기막힌 내막을 들여다봤다.

잊혀질만하면 터지는 법조계 비리,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부장판사 출신 최모(49) 변호사와 파문이 커지자 지난달 18일 검찰에 사표를 낸 전직 여검사 이모(36)씨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탄로 났다.

이 과정에서 여검사 이씨는 내연관계에 있던 최 변호사로부터 벤츠승용차와 법인카드를 받아 쓴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 청탁의 대가로 500만원대 명품 핸드백도 받았다. 또 아파트를 얻어줬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두 사람을 둘러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은밀하게 이루어져 쉽게 드러나지 않던 이번 사건은 최 변호사와 또 다른 내연관계였던 대학강사 이모(40·여)씨가 최 변호사의 휴대전화, 이메일 등을 확보해 이를 검찰과 언론에 넘기면서 불거졌다. 이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최 변호사의 여자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지난 2005~2007년 법률구조공단 부산지부에서 변호사로 일했던 전직 여검사 이씨는 그해 8월 검사로 신규 임용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근무했다.

이씨는 이후 지인의 소개로 부장판사 출신의 최 변호사를 만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가 됐다. 당시 두 사람은 결혼한 상태로 각자 가정이 있었다.

‘은밀한 만남’이 지속되던 과정에서 최 변호사는 여검사 이씨에게 자신이 대표로 있는 로펌 소속 벤츠 차량과 법인카드를 제공했다. 이런 ‘후원’은 이씨가 2009년과 2011년 전라도와 수도권으로 근무지를 옮긴 뒤에도 계속됐다.

그러나 잘나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최 변호사가 이번 사건을 검찰에 진정한 대학강사 이모씨와 또 다른 관계를 맺으면서 금이 갔다. 시간제 강사였던 이씨는 최 변호사에게 이 검사와의 관계를 청산할 것을 압박했다.

이 때문에 올해 5월 최 변호사는 이 검사에게 “그만 만나자. 벤츠를 돌려 달라”고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강사 이씨와 최 변호사의 내연관계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최 변호사와 사이가 틀어진 대학강사 이씨는 지난 7월 “2억원의 빚을 갚지 않는다”며 최 변호사를 고소하고 대검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최 변호사는 여검사 이씨와 대학강사 외에도 두 명의 여의사, 심지어 자신의 친구 부인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정황까지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최 변호사의 여자들’이 아닌 ‘벤츠검사’로 불리는 이유는 다름 아닌 법조인인 검사와 변호사의 은밀한 뒷거래 의혹 때문이다.

이씨가 제출한 진정서에는 최 변호사가 A검사장과 또 다른 검사장급 인사에게 사건청탁을 한다는 명목으로 이씨로부터 1천만원짜리 수표와 골프채, 명품지갑을 받아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다 내연관계였던 여검사 이씨에게 벤츠 승용차와 법인카드를 제공했다는 주장도 들어 있었다.

최 변호사는 여검사에게 이런 선물공세를 펼치고 각종 검찰사건이 유리하게 처리되도록 청탁했다고 한다. 거꾸로 여검사는 최 변호사에게 원하는 자리로 보내달라는 인사청탁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변호사가 현직 부장판사에게 상품권과 와인을 전달하자 ‘매번 뭘 이렇게 챙겨주시느냐’고 했다는 증언도 나온 상태다.

이 사건의 얽히고설킨 의혹은 크게 세 갈래다. 먼저 최 변호사가 친분이 두터운 검사장에게 청탁해 자신이 직접 고소한 형사사건 피의자를 억지로 기소했다는 의혹이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초 식당을 함께 운영하던 동업자의 부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들통 나면서 4억원을 지급하게 됐다가 추가로 ‘10억원을 주지 않으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당하자 동업자를 공갈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벤츠여검사 사건’
풀어야할 세 가지 의혹

최 변호사가 대학ㆍ사법연수원 동기인 관할 검찰청의 A검사장를 통해 담당검사에게 압력을 넣어 무리하게 동업자를 기소했으나 결국 무죄가 선고됐다는 게 의혹의 뼈대다.

수사를 맡은 부산지검은 당시 사건기록을 토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는 여검사 이씨의 사건 청탁의혹과 금품수수 여부이다. 최 변호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벤츠 승용차와 법인카드, 샤넬 핸드백 등을 제공받은 여검사가 동료 검사에게 최 변호사의 사건 청탁을 했다는 것이다.

경력자 특별채용으로 임관한 여검사 이씨는 임용 전 법률구조공단 부산지부 변호사로 근무할 때부터 최 변호사와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처음에는 치정문제로 치부됐지만 최 변호사가 여검사에게 사건 청탁을 하고 대가로 540만원의 샤넬백 대금을 지급한 정황, 사건처리 과정을 상세히 알려주는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대가성이 있어 보이는 금품수수 사건으로 비화했다.

부산지검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에 여검사가 54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구입한 뒤 최 변호사가 사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자신의 은행 계좌에 돈을 부쳐 줄 것을 요구했고, 12월 5일 이 돈에 상응하는 539만원이 최 변호사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앞서 지난 9월 여검사 이씨는 최 변호사에게 “(창원의 한 검사에게 최 변호사) 뜻대로 전달했고 그렇게 하겠대. 영장청구도 고려해 보겠대”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자신의 건설업을 돕던 2명을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었다. 검찰은 이 문자가 이 사건 해결을 여검사가 도와주고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정황으로 보고 있다.

부산지검은 문자메시지 공개 직후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밖에 최 변호사가 관사가 좁다는 이유로 아파트를 구해달라는 여검사의 요구로 아파트를 얻어줬고, 여검사가 인사 청탁을 해 최 변호사가 또 다른 검사장급 인사에게 알아보고 결과를 알려줬다는 의혹도 나왔다.

또 검찰은 의혹을 수사하던 중 여검사 이씨가 최 변호사의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정황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이 입수한 여검사와 최 변호사가 올해 1~2월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여검사 이씨는 1월7일 최 변호사에게 “카드 꼭 갖다 줘야 돼. 다음 주에 계속 회식 있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스폰’과 ‘청탁’ 오간 부적절 거래…“검찰 4달간 수사 방치해”
검사가 벤츠와 샤넬백에 목매는 나라 “부끄러운 검찰 도덕성”


여검사는 2월1일 부산으로 최 변호사를 만나러 가며 “참 카드 꼭 받아놔. 직원 시키든지” “세뱃돈도 준비해줘”라고 보냈다.

여검사와 최 변호사가 같은 신용카드를 번갈아 사용했거나, 최 변호사로부터 기존에 받아 사용하던 신용카드 기간이 만료되자 여검사가 최 변호사에게 재발급을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 번째 의혹은 ‘판사 뇌물’ 의혹이다. 최 변호사가 올해 초 부산지법의 모 부장판사(50)에게 5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과 고가의 와인을 선물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금품의 액수나 민사항소사건을 담당하는 부장판사의 위치 등에 비춰 대가성이 없고 수사할만한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부산ㆍ경남 지역에서 10년 가까이 활동해온 최 변호사가 법원ㆍ검찰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유착관계를 맺었을 가능성 때문에 진상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말도 나온다. 대법원은 일단 윤리감사관실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이 사건에는 ‘법조3륜’이라 불리는 변호사와 검사, 판사가 모두 등장한다. 부장판사까지 지낸 중견 변호사가 일선 여검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사건과 인사를 서로 청탁했다느니, 벤츠와 샤넬가방을 선물했다느니 등 법조인으로서의 도덕 불감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벤츠여검사’ 의혹을 넉 달간이나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이미 지난 7월 이 사건에 대한 진정을 접수했지만 감찰을 벌이지 않다가 최근에야 여검사의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검사가 벤츠를 탄다’는 등의 진정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는 이유에서였다. 법조인들의 한심한 윤리의식과 더불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식’ 행태가 또다시 여실하게 드러난 셈이다.

“가재는 게 편?”
법조비리 근절해야

그러다 최근 대학강사 이씨의 제보로 진정내용이 보도되면서 사건이 넉 달 만에 공개됐고 검찰은 뒤늦게 전담팀을 구성해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변호사 사무실과 자택, 여검사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계좌추적도 벌여 사건 전반을 파헤치겠다고 한다.

검찰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나서야 수사에 나섰지만 늦게라도 진상을 철저히 밝혀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아울러 사실 규명과 함께 법조비리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조롱이 또 다시 흘러나온다면 땅에 떨어진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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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